안녕하세요, 메존일각입니다.

2018년 프로듀스48의 한 경연 무대로 크게 화제가 된 루머를 팀원들과 촬영해 보았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나 영상 전개를 방송 무대 스타일로 편집해 보았습니다.

[퍼포먼스 영상]


[원테이크 영상]


원래는 6인곡을 촬영할 계획이었어요. 여자친구 '우다정'이나 아이브 '애티튜드'를 계획하고 있었죠. 하지만 저희가 4월 버스킹을 준비하면서 버스킹 준비에 맞춰 부랴부랴 5인곡 뉴진스 '하우스윗'을 생각했습니다.

이번 스튜디오는 3면 LED 월이 배경인 곳이었습니다. 스튜디오가 용인에 있어서 평일 중 하루 시간을 내어 답사를 가봤는데요. 하우스윗에는 360도를 도는 카메라 무브먼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선 도저히 무리겠더라고요. 그래서 팀원들에게 미안하지만 다시 투표를 하여 변경한 곡이 루머였습니다.


전설적인 무대인 건 분명한데...

이번 곡을 준비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레퍼런스의 부재였습니다. 루머는 공개 당시 크게 화제가 됐지만 프로듀스48의 경연 무대 말고는 사실상 참고할 무대가 없었거든요. 이후 아이즈원으로 계승된 뒤로 따로 음원을 내지 않았고, 공연도 콘서트를 통해서만 진행됐고요.

그래서 저희는 의상은 프로듀스48의 진한 보라와 검정의 조합을 따랐고, 멤버 파트는 아이즈원의 것을 따랐습니다.


의상 레퍼런스는 이것.

최종적으로 보이는 뷰는 방송 무대 스타일을 꾀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 무빙을 적극적으로 넣기보다는 방송에서 익숙한 뷰를 다양하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3캠을 사용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을 해보았고요. 적절히 섞어가면서 편집을 했습니다.


최대한 다양한 앵글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3면 LED 월이니 월에서 재생될 영상이 있어야죠. 스튜디오에 미리 준비된 영상들은 있었지만 그걸 쓰면 (루머에 맞춰진 게 아니니) 매 테이크 같은 타이밍에 영상을 쓰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전부 만들었습니다. 완전히 새로 만든 건 아니고 무료 영상들을 가져다가 루머 분위기에 맞춰 이래저래 변형해서 만들었어요. 그렇다 해도 이런 영상을 만들어보는 건 처음이라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만들면서도 '잘하는 짓인가?' 생각했을 정도로.


뒤에 흘러나오는 배경을 만드는 데에 제법 힘이 들었다.

조명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3면 LED월에서 조명을 잘 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뒷 배경이 늘 역광 상태이기 때문이죠. 이런 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면은 뒤에 배경 영상이 흐르고 피사체를 실루엣만 잡아서 찍는 겁니다. (석양녘 실루엣을 생각하시면 대충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저희 친구들이 잘 돋보이도록 조명을 쳐야 했으니 고민이었습니다.

그냥 치면 되지 않느냐? 네, 그냥 쳐도 됩니다. 그러면 뭐가 문제인가? 조명을 대충 치면 인물로 향하는 빛이 넓게 퍼져서 백월까지 묻습니다. 그러면 모아레가 생깁니다. 빛이 닿는 부분이 얼룩진 것처럼 돼서 보기가 싫어집니다.

이런 얼룩이 안 생겨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그런데 어떻게 조명을 쳐야 얼룩이 안 생길까에서 고민을 합니다. 저도 그동안 LED 월을 배경으로 촬영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무척 고민을 했는데, 조명 시뮬레이터로 돌려보면서 조명 계획을 짰습니다.


나름 꽤 고민해서 짠 조명 계획도. 노출이 충분해서 그림 아래의 젬볼은 쓰지 않았다.

암튼... 촬영 당일 스튜디오를 갔습니다. 층고가 4미터인데 고소작업대가 없어서(...) 4미터 천장까지 사다리 타고 높게 올라가 조명을 연결했습니다. 조명과 리시버 중간에 꽂는 핀 (주니어핀/베이비핀 얘기하면 너무 딥해져서 패스...)이 없었단 얘기까지는 생략하기로 하고요. 부랴부랴 땜빵할 스피곳을 구하고 힘들게 장착하고 위치 잡고 등등에 3시간쯤 걸렸습니다.

조명은 8개 정도 쳤고요.(천장에 단 조명 5개 포함) 위치를 더 세세하게 잡아야 했는데 시간 관계상 거기까진 포기했습니다. ㅠㅠ 다행히 조명은 비교적 깔끔하게 잘 들어갔습니다. 특히 인물에게.


완전히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조명에 80점은 줄 수 있겠다.

조명 설치에 시간을 너무 써서 대관 시간 5시간 중 남은 시간이 2시간이 안 되고, 팀원 한 명은 (거리가 먼 관계로) 30분 일찍 나가야 해서 1시간 남짓만에 진짜 빠듯하게 찍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3캠으로 촬영은 했지만 소스가 부족해서 정말 영끌하여 편집했습니다.

아무튼 제가 평소에 찍던 퍼포먼스 영상과는 달리 대놓고 방송 무대처럼 편집하려 했는데 여러 여건을 고려하면 비교적 의도대로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준비한 팀원들도 다들 하고 싶었던 곡이라 열심히 잘 맞췄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웠으니 다행입니다.


항공샷은 꼭 넣고 싶었고 잘 써먹었다.

앞으로 LED월 촬영은 기회가 생기더라도 되도록 안 하려고 합니다. 경험치는 쌓였으니 꼭 단점만은 아닙니다만 준비할 게 너무 많고, 조명도 까다롭고, 노력 대비 남는 게 별로 없네요. ㅠㅠ

다음 영상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즐겁게 감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