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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18 15:12:50
Name hidarite
Subject [일반] <진행되는 과거로부터의 단절 (부제 : 10년전의 일기를 꺼내며)> #1 (to凡人님)
凡人님께서 겪고계신 꿈으로 인한 경험이 제가 겪었던것과 많이 유사하여, 혹시라도 읽으시고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것을 쓰면서 꿈으로 인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었다는... 다행히 N드라이브에 보관해두고 있었네요. 내용이 다소 길어서, 3편에 나누어 올려드립니다.

!Caution!
-98년에 쓴 소설입니다. 당시 사회적인 상황이 현재와 다르니 감안하고 봐주세요^^
(혹시 저와 비슷한 연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아련한 추억이 새록새록 기억나실지도^^)
-제 생에 두번째로 쓴 소설(드라마대본)입니다. 물론 이것으로 베스트극장 공모에 냈다가 보기좋~게 떨어졌다는. 글도 조잡스럽고 문체도 매우 거칠어서 부끄럽습니다만, 치기어린 어린시절의 애교라고 봐주세요^^
-글을 읽고나신 후 후식으로, 봄여름가을겨울의 <10년전의 일기를 꺼내며>를 들으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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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되는 과거로부터의 단절 (부제 : 10년전의 일기를 꺼내며)>  
                                   ― written by  MIMIR

S#1. 대학교 강의실 (윤서의 꿈)
카메라, 윤서의 시선을 따라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강의실 안의 풍경을 잡아준다(윤서의 꿈 속에서의 정경이기 때문에 윤서의 모습은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다). 고등학교 동창회 전경. 초현실적인 밝은 조명(하지만 자연광의 느낌이 나도록). 강의실 중간에 탁자가 놓여있고 그 위로 과자 및 음료수(술은 없음)등이 놓여있다. 성인들이 모인 고등학교 동창회라고 하기엔 상당히 고등학생들의 분위기가 난다. 몇몇 사람들은 종이컵을 들고 음료수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상당히 가볍고 밝아보인다. 카메라, 진아와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 정지하면

진아          야, 넌 무슨 옷을 그렇게 우중충하게 입었어? 지금 계절이 언젠데?
윤서E         지금 겨울 아니야?
수연          지금이 무슨 겨울이야? 봄이 된게 벌써 언제적 얘긴데, 너 혼자만 아직까지 겨울이야?

카메라, 다시 옆으로 돌면, 한 남자가 카메라를 향해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현빈이다. 점점 초점을 맞춰가는 카메라. 현빈, 카메라 앞까지 와서 악수를 청하듯이 손을 내민다.

현빈          (피식 웃으면서) 잘 지냈어?
윤서E         야… 너 진짜 오랜만이다. 내가 그동안 널 얼마나 보고싶어했는지 알아?
현빈          보고싶었다구?
윤서E         그래… 오죽하면 꿈에 다 나타났었다니까?

그 때, 벨소리(자명종소리) 울린다.

현빈          야, 종쳤다. 수업들어가야지.
윤서E        …수업? 우리― 졸업한거 아니야?

화면 어두워지면서 뿌옇게 변한다. 점점 커지는 자명종소리.

S#2. 윤서의 방
화면 점점 선명해지면, 윤서모의 얼굴이 보인다. 윤서를 깨우는 중이다.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이다.

윤서모        (윤서의 몸을 흔들며) 윤서야, 일어나! 너 오늘 신문사 시험보러 간대매?
윤서          (졸린 목소리로) 으응…. 지금 몇시야?
윤서모        벌써 7시 다됐어. 너 8시 반까지 가야된다고 했잖아?
윤서          (자명종 더듬어 끄면서) 밥주세요, 엄마.
윤서모        (방에서 나가면서) 빨리 잠이나 깨.

윤서모, 방에서 나간다. 윤서,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세운채로 앉아서 잠을 깨려고 머리를 흔든다. 눈을 꿈뻑꿈뻑하면서. 그러다가 꿈이 생각나는지 머리를 붙잡고 한숨을 푹 쉰다.

윤서          (질렸다는 표정) 으으―. 또 그 꿈이야?
성준E         또 그 꿈 꿨다고?

S#3. 교지 편집실
성준, 놀랍다는 표정이다. 성준과 윤서,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있다. 시기는 10월 말 정도이다. 약간 어두침침한 편집실(이후 S#60까지 회상 및 꿈 장면은 극도로 밝은 조명. 현실은 어두운 조명). 성준은 전공서적 정도를 펴놓고 공부하던 모양새이고, 윤서는 겉옷을 그대로 입고 가방을 안고 있는 모습이다. 밖에서는 풍물패가 연습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윤서         그래, 사람 미치겠다니까? 오늘 시험 떨어졌으면 다 그 꿈 때문이라구.
성준         (피식 웃으며) 너 그동안 맨날 기자시험 떨어지더니, 드디어 핑계거리 하나 만들었구나?
윤서         (항의) 핑계가 아니라니까? 그 꿈이라는 것도 한두번 같은 꿈이어야지. 레파토리도 단순해. (설명투로) 항상 고등학교때 아니면 동창회고, 항상 걔가 나오는거야.
성준         (신기하다는 듯) 근데 넌, 어떻게 그렇게 꿈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냐?
윤서         야, 너도 똑같은 꿈을 계속 꿔봐. (질렸다는 표정) 올여름부터 한 10번은 넘게 꿨을껄?
성준         (보다가) 진짜 너두 불쌍하다… 혹시 5학년스트레스땜에 귀신붙은거 아닐까?
윤서         (손 치켜들며) 저게!

성준, 웃으면서 전공책(물리학 정도)을 향해 눈을 돌린다. 그러다가 문득 고개 들어보면, 윤서, 교지편집실을 둘러보며 게시판도 유심히 쳐다보고, 컴퓨터도 만져보고 하고 있다. 이제 떠나야 하는 자의 애정어리면서도 아쉽다는 표정.
(M 시작 ―  김광민 “다시 만날때까지”)

윤서        애들은… 다들 어디 갔냐?
성준        오늘 일요일이잖아… 그리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편집한다구, 인쇄소 나간 모양인데?
윤서        (게시판을 보고서) 그래… 다음주면 벌써 11월이구나.
성준        (본다)
윤서        대학원준비는 잘 돼?
성준        (고개 젓고서) 잘되긴, 뭐….
윤서        (성준을 쳐다보며) 너두 참 지독하다. 난 5년다닌 것도 지긋지긋하던데, 너두 5년이나 학교 다녔으면서 또 공부를 하고싶냐?
성준        (웃는다)
윤서        (잠시 창문 밖을 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나두… 취직같은거 하지말고, 너처럼 대학원가서 학교에 남을까?

성준, 윤서를 본다. 윤서, 창문 밖을 쳐다보는 표정. 취직시험에서 계속 낙방한 착잡함과, 이제 정든 학교를 졸업할 때가 다 됐다는 아쉬움 등으로 복잡하다. 성준, 보고있다가 책 덮는다.

성준         (애써 밝은 목소리로) …술이나 마시러 갈래?
윤서         (웃는다)

(M 엔딩)

S#4. 술집
학교 앞의 칙칙한 소주집의 분위기. 성준과 윤서, 찌개안주를 앞에 두고 마주앉아있다.

윤서        (찌개 떠먹으며) 너 그럼 군대는 대학원 붙고 갈꺼야?
성준        응. 병역특례로 가든지, 아님 방위산업체로 가든지…
윤서        (알았다는 듯이 고개 끄덕끄덕)
성준        (술 한모금 마신 후) 그나저나 너, 시험은 잘 봤냐?
윤서        (술잔 들이키고서) 항상 그렇지 뭐… 상식이란게 그렇잖아, 어디서 문제가 나올지 모르고―.
성준        (술잔 채워주며) 이제 어디어디 남은거야?
윤서       (고개 숙인채 술잔 만지작 거리며) 방송사 하나랑… 신문사는 발표 나봐야 알고―. (표정 어두워지며) 올해는 IMF인지 뭔지 때문에 신문사도 거의 안뽑을꺼라고 하더라.

잠시 침묵. 윤서,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말을 꺼낸다.

윤서         너, 혜진이하고는 잘 지내냐? 저번엔가 싸웠대매.
성준         야, 말도 마라. 그때 혜진이 기분 풀어주느라고 진짜 고생고생 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웃는 표정이다) …넌 연애 안하냐?
윤서         글쎄―, (피식 웃으며 가볍게 고개 젓는다) 별로 생각 없는데? 그럴만한 여유도 없고.
성준         너, 혹시 그 남자애가 자꾸 꿈에 나타나는게, (장난스럽게) 연애하고싶은거, 아니야?
윤서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 젓는다) 에이―, 보고싶은 마음은 좀 있지만, 걔랑 연애를 하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은 아니야. 선우현빈이랑 다시 사귄다는건…(잠깐 생각해본다. 아무래도 어렵다) 5년동안이나 못봤는데, 좀 어렵지. 걔도 지금쯤은 사귀는 사람이 있을꺼고.
성준        그래도 한 번 연락해봐. 뭔가가 있으니까 자꾸 꿈에 나타나겠지. 너도 그런 꿈을 계속 악몽처럼 꾸고 싶진 않을꺼 아냐.

그때 서너명의 학생들(민혁, 규석, 혜진)이 몰려 들어오며 성준과 윤서에게로 인사하면서 다가온다. 교지편집실 후배들이다.

규석         (반가운 표정) 윤서누나, 오래간만이예요?
윤서         너네들, 인쇄소는 갔다오는 길이야?
민혁         예―.

규석, 민혁, 혜진, 각각 자리잡고 앉는다. 잘 오던 술집이라서 민혁이 직접 술잔이랑 수저를 가져온다. 각자 자리정돈하면서

혜진        언니, 그동안에 시험보시느라고 바쁘셨다면서요? 잘 봤어요?
윤서        (약간 어두워지다가 다시 장난스럽게) 다~~ 떨어졌다, 임마.
규석        올해는 방송이고 신문이고 사정이 어려워서 안뽑는데가 많다던데… 그래도 윤서누나같은 사람을 놓친건, 각 신문사와 방송사의 손해라구요.
윤서        (후배들의 위안에 마음이 풀린다) 어이구―. 대학와서 아부만 늘었지?
성준        규석이 저자식, 편집장된 것도 저 아부 덕분이라니까.

규석, 헤헤헤 웃는 모습. 모두들 시끌벅적 하면서 교지편집에 관한 얘기들(“그럼, 인터뷰는 누가 나가기로 한거야?”, “야, 나 그날수업은 진짜 들어가야된다니까? 혜진이 네가 좀 가주라.”, “형, 89학번에 참여연대에서 일하시는 분 있다고 하지않았어요?” 등등)을 나눈다. 윤서, 담배에 불붙이고 연기 내뱉는다. 후배들 앞이라서 웃으려고 애쓰지만, 그래도 표정은 어둡다.

S#5. 술집앞
규석, 민혁, 윤서, 성준, 혜진, 술집에서 나온다. 규석은 꽤나 취한 듯, 민혁이 부축하고 있다.

민혁        (규석을 부축하느라 끙끙대며) 누나, 전철 끊기지 않았어요?
윤서        택시타고 가야지 뭐…
성준        택시비는 있어?
윤서        응… 그보다도 (규석쪽을 쳐다보며) 규석이좀 챙겨라. 저자식, 편집장하면서 쌓였나보다.
혜진        예… 언니가 한 번 술 사주면서 풀어주세요. 그래도 편집장 마음은 편집장해본 사람이 잘 알지 않겠어요?
윤서        그래, 그럴께. (인사한다) 나, 그럼 갈께. 안녕.

다들 인사한다. 윤서, 몸 돌려서 택시잡아탄다.

윤서        (택시에 올라타며) 아저씨, 개포동이요.

S#6. 택시
택시 달리고 있다. 윤서, 창밖을 쳐다보고 있다. 라디오에서 심야프로(12시부터 2시사이에 하는)가 방송되고 있다. 라디오에서는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이 나오고 있다.

DJ E        예, 지금 나오는 곡은 정말 오래된 곡이네요―.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들으면서 2부 마치겠습니다.

윤서, 듣고 있다가 창밖을 본다. “세월이 가면”의 후렴부분이 현빈의 목소리와 오버랩된다.

S#7. 학교 운동장 (회상)
현빈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해도…

간부수련회 중이다. 학생들, 둥그렇게 모여앉아 놀고 있는 모습. 그 중, 현빈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 부르고 있다. 윤서와 진아, 현빈을 보면서 수근거리고 있다. 그 모습에서

윤서Na       선우현빈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초에 갔던 간부수련회때였다. 아니, 선우현빈이란 유명한 이름은 그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 우리 학년에서 선우현빈을 모르는 애들은 거의 없었다. 선우현빈을 둘러싼 수많은 소문들―― 그 대부분은 선우현빈의 이미지를 부반장으로서라기 보다는 날날이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소문난 플레이보이라느니, 입학하자마자 선배들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느니, 벌써부터 담배피다가 걸렸다느니….

윤서와 진아, 현빈의 노래솜씨에 감탄한 표정. 호기심있게 현빈을 보는 윤서.

S#8. 학교 (회상)
윤서와 진아, 학생들 사이로 교문을 나서고 있다. 하교하는 중이다. 즐거운 표정으로 끊임없이 얘기를 나누며 걸어오고 있다.

윤서         요즘 최준영이랑 잘 돼?
진아         (긍정의 웃음 지어보이며) 그렇지않아도 최준영이 자기친구 하나 소개팅 시켜주자고 그랬는데… 너 할래?
윤서         (흥미가 가는 표정으로) 최준영 친구? 누군데?

S#9. 패스트푸드점 (회상)
진아, 윤서, 현빈, 준영이 마주앉아있다. 실내에는 신승훈의 “미소속에 비친 그대”가 흘러나오고 있다.

준영         서로 인사해. 이쪽은
현빈         (손내밀며) 안녕. 난 준영이랑 같은 반이고, 선우현빈이야. (피식 웃는다. 그 위로)

S#10. 택시안 (현재)
기사E       학생, 다왔어요.

윤서, 창밖 보고 있다가 정신들면서

윤서         아, 예. (돈 꺼내어 주며) 감사합니다.

S#11. 윤서의 집. 거실
윤서, 들어온다.

윤서         다녀왔습니다.
윤서모       (야단친다) 너 또 택시타고 왔지? 기집애가 위험하게 12시도 넘어서 택시타고 집에오고… 최소한 전철은 타고와야될꺼 아니야? 술까지 처먹고…
윤서         (답답하다는듯이) 나 나중에 직장다니다가 야근해서 늦게 들어오면, 그땐 뭐라고 할꺼야? 회식하다 술먹고 늦게 들어오면 뭐라고 할꺼야?
윤서모        그 문제는 다른 문제잖아!

윤서, 방문열고 가방던지고 겉옷도 벗어서 던져넣는다. 그 위로

윤서모E      (퉁명스럽게) 취직이나 한 다음에 그런 소리 해…. (조심스럽게) 시험은 잘봤니?
윤서         아니.
윤서모E      (기가 막힌 표정) 아주 당당하게 못봤다는 소리가 나오는구나?
윤서         (일부러 명랑하게) 응. (부엌으로 들어간다)
윤서모       (부엌에 대고) 너 영미 알지?
윤서E        그런데?
윤서모       걔가 토익점수가 아주 좋아서, 이번에 외국인회사에 특채로 들어갔다고 하더라. 걔도 이번에 졸업하잖아.
윤서         (부엌에서 물컵들고 물마시면서 나온다) 그래서요?
윤서모       요즘은 학벌보다 어학실력이래더라. 너두 대학다닐 때 영어공부좀 하고 그러면 좋았잖아. 맨 교지편집인가 뭔가만 하더니…
윤서         (소리친다) 엄마 왜그래? 나 고등학교때 엄마가 그랬잖아. 대학만 가면 내가 하고싶은거 다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윤서모       (같이 소리친다) 얘가 뭐 잘한게 있다고 큰소리야? 고등학교때 너 공부잘한거 누가 알아주니? 대학을 5년이나 다녔으면 그만큼 번듯한 곳에 거뜬히 취직해야될꺼 아니야?

윤서모가 야단치는 것을 뒤로하고서 윤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S#12. 윤서의 방
윤서, 방문에 기대어서 잠시 있다가 혼잣말

윤서         (자조적으로) 누군 뭐 시험에 떨어지고 싶어서 떨어지나….

풋!하고 자조의 웃음 내뱉는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듯, 책상서랍에서 시간이 지난듯한 일기장(고등학교때의 일기장)을 꺼낸다. 한번 후루룩 펼쳐본다.
(M 시작 ― Eugine Freizen "Night Glider" ― S#23까지 계속됨)
윤서, 책상에 앉아서 일기장 펼쳐서 읽는다. 그 위로

윤서N       오늘 선우현빈하고 종로에 갔다. 원래 영화보러 가려고 했는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표가 없었다. 그래서 뮤직랜드에 갔다가 선우현빈이 이수만 2집 사줬다.

윤서, 오디오 턴테이블 위를 힐끗 쳐다본다. 자주 듣는 것인 듯, 가사지가 반쯤 나와있는 이수만 2집 LP판이 아무렇게나 올려져 있다.

S#13. 뮤직랜드 (회상)
이수만 2집 LP판. 현빈의 손에 들려있다. 윤서에게 건네주는 현빈.
윤서, 고맙다는 웃음.

S#14. 롯데월드 어드벤쳐 (회상)
준영, 진아, 현빈, 윤서, 4명이서 바이킹타러 줄서는 모습. 쉴새없이 이야기들을 나누는 모습들이다.

S#15. 떡볶이집 (회상)
현빈, 윤서, 마주 앉아서 즉석떡볶이를 먹고 있다. 뭐라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

S#16. 게시판 (회상)
6월 모의고사 전교생의 성적이 문/이과, 남녀별로 붙어있다. 윤서가 문과 여자 1등이다. 윤서, 진아와 함께 보는 모습. 준영과 현빈이 지나가다가 게시판을 턱으로 가리키며 “축하해”, “대단한데” 등의 말을 하는 듯. 진아가 현빈에게 몇등이냐고 묻는 표정… 현빈이 가리려고 하면, 준영이 현빈을 밀고 손으로 가리킨다. 현빈은 78등. 현빈, 머리를 긁적인다.

S#17. 패스트푸드점 (회상)
윤서와 현빈, 팥빙수를 먹고 있다.

현빈         벌써 다음주가 개학이네…. 근데 너, 어제 배구 봤냐? 장윤창이랑 하종화, 진짜 잘하더라―. 근데 일본에 나까가이찌가 너무 잘해서, 졌어.
윤서         (한숨 푹 쉬며) 야, 텔레비젼 얘긴 하지도 마―. 우리집 텔레비젼, 고장났어.
현빈         왜?
윤서         아빠랑 엄마가 나 공부해야된다고 고장냈어―. 저번 기말고사 성적 떨어졌다고, 텔레비젼도 못본대.
현빈         (웃으며) 그럼 그전 모의고사에서 1등했는데 안떨어질 수 있냐?
윤서         몰라…. 나 정말 요즘 집에 들어가기도 싫어. (신경질적으로) 엄마 아빠도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
현빈         (표정 순식간에 굳어지며) 그런 소린 하지도 마―. 네가 복에 겨워서그래.
윤서         (답답하다는 듯이) 아니야―. 네가 몰라서 그래. 우리 엄마랑 아빠랑―
현빈         (화를 버럭) 그 만둬! 넌 네가 지금 얼마나 많은걸 갖고 있는지 몰라.

윤서. 왜그러냐는 표정… 현빈은 표정 굳어진채 고개 돌리고 있다.

S#18. 교문 (회상)
학교 끝나고 아이들 하교하고 있다. 윤서, 진아와 같이 집에 가는 길. 현빈, 바삐 걸어가면, 윤서, 현빈에게로 가서 현빈을 툭 치고는

윤서         중간고사 잘봐! 시험 끝나는 날 영화보러 가자.

윤서, 손흔들며 다시 진아에게로 가면, 현빈, 윤서의 뒷모습을 잠시 웃으며 보고있다가 반대방향으로 간다. 오토바이를 탄 폭주족들이 모여있다. 주먹을 가볍게 마주치는 그들만의 제스츄어로 인사하면서 오토바이에 오르는 현빈.

S#19. 윤서의 방 (회상)
겨울이다. 윤서, 방에서 무선전화기로 현빈과 통화하고 있다.

윤서         우리집 무선전화기 샀다. 그래서 지금 방에서 전화하는거야.
현빈E        그래? 좋겠네.
윤서         부럽지? 근데… (따분한 표정) 지금은 방에 갇혀있는 신세다, 야.
현빈E        왜?
윤서         밖에 지금 우리아빠 회사분들 잔뜩 오셨거든… (별 감정없이) 우리아빠 부장으로 승진했다고, 우리집에서 회식하는거래.
현빈E        좋겠네―. 참, 근데, 진아랑 준영인 요즘 안 사귀는거래?
윤서         그런 모양이던데… 저번때 우리 같이 스케이트장 갔었잖아. 그때 이후로 깨진 모양이더라―. (생각난 듯이) 맞다, 너 그때 스케이트장에서 만났던 애들 있잖아…
현빈E        걔들이 왜?
윤서         걔들 유명한 깡패들이잖아―. 너 그런 애들하고 같이 다니지 마.
현빈E        (약간 기분나쁘다) 내 (강조) 친구들이야. 나랑 같이 먹고자는 애들이고.
윤서         먹고자는 애들? (무슨소린가 하다가) 언제까지 너 그렇게 다닐 순 없잖아…. 이제 한달만 있으면 우리도 3학년인데, 대학갈 준비 해야지―.
현빈E        (방어적으로) 난 괜찮으니까, 신경쓰지마. 공부, 그거 하기만 하면 금방 성적올릴 수 있으니까.
윤서         어? 너 저번 기말고사 잘나왔나보다?
현빈E        조금 올랐어―. 반에서 21등이야. 넌?
윤서         전교 11등… 그래도 서울대반엔 들어갈 수 있다고 담임이 그러더라.

S#20. 교무실 (회상)
윤서와 세영, 교무실 청소 중이다. 그 위로 선생님들끼리 하는 얘기가 들려온다. 윤서, 청소하면서 조심스럽게 귀 기울인다. 그 위로

교사1 E      선생님 반에 선우현빈 갔죠?
교사2 E      네… 근데 걘, 1학년때는 공부도 곧잘 했던데요..
교사1 E     (질렸다는 말투) 아유― 공부 잘하면 뭘해요? 걔가 머리는 좋은데, 반항기로 똘똘 뭉친애예요. 글쎄 작년 가을에 중간고사땐, 수학시험을 백지로 낸거 있죠? 그래서 왜그랬냐고 물어봤더니, 자기 아버지가 수학선생이라서 그랬대요. 나 참, 기가 막혀서.
윤서         (우울한 표정)

S#21. 복도 (회상)
윤서와 세영, 청소를 마치고 교무실에서 나온다. 세영, 윤서를 보고서 조심스럽게

세영         왜 그런 깡패를 사귀니? 하긴, 깡패긴 하지만, 교횐 열심히 다니더라.
윤서         걔, 너희교회 다니니?
세영         응. 근데 교회애들한테 들으니까, 저번 방학때 패싸움하고 가출했었대.
윤서         (그랬구나…)

S#22. 공원벤치 (회상)
윤서, 현빈과 나란히 앉아 있다.

윤서        (조심스럽게) 너, 가출했었대매?
현빈        (피식 웃으면서) 그것 때문에 나 아마 정학당할지도 몰라.
윤서        (놀란다) 무슨 소리야?
현빈        지금 선생님들이 회의하고 있을껄?
윤서        (본다. 어이가 없다) 너, 대학은 어떻게 할려고…
현빈        대학은 갈꺼야. (다짐하는 표정) 지금부터 하면 될꺼야….

S#23. 게시판 (회상)
<공고> 3학년 2반 19번 선우현빈. 위 학생을 교칙 제 27조에 의거, 유기정학 3일에 처함.
그 옆에는 3월 모의고사 성적이 게시되어 있다. 윤서는 전교 4등.

S#24. 윤서의 방 (현재)
일기장 읽고 있는 윤서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윤서, 추억에 빠져서 눈물이라도 날 것 같은, 그러나 희미하게 웃고 있는 표정.
(M 줄어든다)

S#25. 윤서의 집 (아침)

S#26. 윤서의 방
아침이지만, 창문을 커텐으로 막아놓아서 방은 어두컴컴하다.
윤서, 전화하고 있다. 한손엔 수험표. 방송사시험결과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윤서        (수험표보며) 41036 정윤서요…. (얼굴 표정 점점 침울해진다) 명단에 없다구요? (힘없이) 예… 감사합니다.

윤서, 전화를 끊고서 한숨을 쉰다. 음악이라도 들을 생각인지 오디오쪽으로 간다. 턴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이수만 2집. 윤서, 그것을 조심스럽게 들어본다. 생각하는 표정.

성준E       한 번 연락해봐. 뭔가가 있으니까 자꾸 꿈에 나타나겠지. 너도 그런 꿈을 계속 악몽처럼 꾸고 싶진 않을꺼 아냐.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졸업앨범을 꺼내는 윤서. 뒷장에서 전화번호를 확인하고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건다.

윤서        (조심스럽게, 그러나 두근거리는 표정) 여보세요? 거기 현빈이네 집이죠? …네? (실망스러운 표정) …아, 잠깐만요, 전화번호가 언제쯤 바뀌었는지… (체념) 아, 예… 알겠습니다.

윤서, 착잡한 표정이다. 그러다가 다시 전화를 들고 전화를 건다.

윤서         여보세요? 진아니? 나 윤서.
진아E        어, 윤서구나…. 너 오늘 뭐 발표난다고 그러지 않았어?
윤서         …떨어졌어.
진아E        그럼 이제 남은거 없는거야?
윤서         다음주에 한민일보 하나 남았다… 근데 진아 넌, 아직 발령 안났어?
진아E        몰라… 임용고시 붙기만하면 그날부터 펄펄 날아다닐줄만 알았는데―. 그래도 넌 고등학교땐 다섯손가락안에서 놀던 정윤선데, 잘되겠지. 넌 학교도 빵빵하잖아.
윤서         학벌같은거 다 필요없더라…. 근데, 진아야.
진아E        왜?
윤서         너 있잖아… (망설이다가) …최준영소식은 혹시 듣니?
진아E        아니―. 군대갔겠지 뭐… 그건 왜?
윤서         나… 요즘 꿈에 선우현빈이 나온다. 한두번도 아니야. 사람 미치겠어.
진아E        그럼 연락해봐. 근데, 벌써 몇년이냐? 우리 입학할때 마지막으로 연락했다고 그러지 않았어?
윤서         …

(M 시작 ― Michel Peracciani "Regina")

S#27. 윤서의 집 (회상)
밝은 표정으로 전화하는 윤서모. 윤서가 합격한 것을 알리는 전화이다. 윤서, 역시 밝은 표정으로 윤서모 옆에 붙어있다.

윤서Na      선우현빈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은, 정학이후로 연락이 끊긴지 1년이 채 못된 그 이듬해 겨울이었다. 그리고 그 날은 내가 합격한 날이었다.
윤서모       네, 형부… (자랑스럽게) 그럼요, 서울대요…. (웃는다) 아유, 고마워요. 윤서 바꿔드릴께요.
윤서         이모부, 저 윤서예요… (쑥스럽다는 표정) 운이 좋았죠, 뭐―. … 예, 감사합니다. (전화 끊는다)
윤서모       (뿌듯한 표정) 합격증 받으러 가야지? 옷입고 준비해.
윤서         (끄덕거리며 막 일어나려고 한다)
E            (전화벨소리)
윤서         내가 받을께.  (전화기 들며) 여보세요.
현빈E        …
윤서         (고개 갸웃하며) 여보세요?
현빈E        나… 현빈인데―
윤서         (놀라움)

S#28. 윤서의 방 (회상)
윤서, 일어나서 전화기(무선전화기)들고 서성이고 있다. 오래간만의 연락이라서 어색하기도 한 표정.

현빈E        축하해….
윤서         고마워.
현빈E        (조금 망설이다가) 여기, 너희집 근천데, 잠깐 만날 수 있어?
윤서         (난처하다) 어떻하지? 나 오늘 엄마랑 같이 합격증 받으러 가야되는데… 근데 넌 어떻게 됐어?
현빈E        …떨어졌어.
윤서         (말 막히는) 그랬…니?
현빈E        재수는 안할꺼야.
윤서         그럼, 후기 볼꺼야?
현빈E        아니, 그냥 대학안가고 살꺼야.
윤서         (놀라며) 왜? 까짓꺼 1년 준비해서 더 잘보면 되잖아.
현빈E        (화난다) 뭐?
윤서         그래―. 너 옛날에 1학년때는 잘했잖아. 근데 왜,
현빈E        (빈정거리며) 그래, 넌 잘난 서울대생이니까 나같이 대학떨어진 못난 놈은 이해도 못하겠지―.
윤서         (화가 난다) 너 진짜 왜그래?
현빈E        (침묵)
윤서         (화가 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표정) 나, 지금 나가봐야되거든? 나중에 전화할래?
현빈E        …알았어. 하지만 네가 나랑 전화할 시간이나 나겠냐? (전화 끊는다)

윤서,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전화기 본다.

윤서Na       그때의 나로서는, 낙방자의 아픔따윈 알지 못했고, 또 알 필요도 없었다.

(M 엔딩)

S#29. 윤서의 방 (현재)
인터넷으로 신문사시험 합격여부를 검색하는 윤서. 초조한 표정이다. 응시자란에 ‘정윤서’라고 치자, “축하합니다. 1차전형에 합격하셨습니다. 2차 면접은 12월 16일 수요일 오전 9시입니다. 장소는...”등의 글이 뜬다. 윤서, 점점 표정 밝아지면서 급하게 옆의 종이에 면접일시 등을 옮겨적는다. 다 적고나서 모니터 다시 보면, 모퉁이에 있는 한국통신인터넷사이트의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생각하다가 그곳을 클릭하는 윤서. 전화번호 안내 사이트이다.
윤서, ‘선우현빈’이라는 이름으로 전화번호를 검색한다. 해당되는 전화번호가 없다는 메시지가 뜨면, 어깨를 으쓱하면서 면접일시를 적은 종이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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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비 컨티뉴드.... (자게에 올라가는 글자수가 정해져있나봐요. 중간에 잘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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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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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스압때문인지 의외로 무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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