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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01 18:50:55
Name 독수리의습격
Subject [일반] [야구]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 대한 간단한 느낌
* 경어는 생략합니다

1. 조성환은 내보낼만 했다. 다만 이대호가 너무 잘 쳤을 뿐. 굳이 언급하자면 조성환을 내보내는 과정이 좋지 않았는데, 괜히 공을 서서 받게 했다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카드를 죄다 공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1루 빈 상황에서 앞 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낸다는 것은 다음 타자보고 대놓고 '너 병살타로 잡을거임'이라고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정재훈은 전 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투수답지 않게 줄곧 이대호와의 정면승부를 피했으며 떨어지는 변화구와 낮은 직구로 땅볼 치면 좋고 안 속으면 어쩔 수 없고.....라는 태도를 취했다(어차피 다음 타자도 발 느린 홍성흔이었으니). 하지만 상대는 국내 최고의 정확성을 자랑하는 타자 이대호. 자신이 노리고 있는 구질과 코스로 공이 들어오기만 하면 쳐내는건 누워서 떡먹기였을 것이다. 갖고 있는 카드를 전부 다 공개한 김경문 감독은 이대호의 믿을 수 없는 괴력에 떡실신.

2.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숨은 MVP는 강민호. 롯데팬들은 1차전에 갑자기 바깥쪽으로 공 반 개 정도 늘어난 스트라이크 존에 분통을 터뜨렸지만 강민호는 2차전에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여 두산 중심 타선을 속된말로 보내버렸다. 직구 승부는 애초에 포기하고 무조건 떨어지는 변화구+바깥쪽 스트존으로 두산 타자들의 밸런스를 모조리 망가뜨렸고, 두산의 3,4,5,6번 타자는 15타수 무안타 7삼진이라는 창피한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그나마 노련한 김동주만이 간신히 볼넷 두 개 골라 출루했을 뿐. 사실 상대 타자들의 밸런스와 당일 심판의 성향을 고려한 볼 배합은 박경완, 진갑용같은 국내 최고의 포수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고급 리드인데 역시 향후 10년간 국대 포수답게 응용이 굉장히 빨랐다. 왜 정규시즌에선 이렇게 안 했나?

3. 김경문 감독은 왜 굳이 고영민을 고집할까? 지금의 고영민은 조커카드면 몰라도 선발로는 쓰기 어려울 것 같다. 1차전에서 테이블 세터로 올려놨다가 삽질하길래 빠질 줄 알았더니 2차전에는 아예 3번 타자로 선발출장. 물론 지난 몇 년간의 포스트시즌에서 고영민의 크레이지 모드로 재미를 많이 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확률이 낮은 선택지에 배팅해서 운좋게 걸려들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데.....차라리 이원석-손시헌-오재원-김현수의 내야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4. 로이스터 감독은 확실히 포스트 시즌을 정규시즌 끝나고 하는 'extra game'으로 생각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단기전에서 승부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것은 그냥 감독의 철학이 반영된 경기 운영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점이라면 배장호, 강영식에 대한 불신을 대놓고 드러냈다는 것인데 그만큼 롯데 불펜이 객관적인 데이터상 못 믿을 선수들이 많으니 굳이 논할 부분은 아닌 듯. 롯데가 워낙에 잘 하기도 했지만 올해 두산은 지난 몇 년간의 가을야구 진출 팀중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데, 로이스터 감독은 과연 삼성, SK와 같은 배터리 중심의 야구를 펼치는 팀과 만났을때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5. 두산 입장에선 내일 이재곤을 무조건 초반에 무너뜨려야 향후 준플레이오프에서 승산이 있다. 절대 선발투수의 소임을 다 하도록 하면 안 된다.

6. 정재훈은 김경문 감독을 많이 원망할테고, 김경문 감독은 이용찬 빠따 백 대는 때리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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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BB
10/10/01 18:55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읽다가 마지막에서 빵 터졌습니다. (- -)
방과후티타임
10/10/01 18:59
수정 아이콘
뭐, 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성환 고의사구야 할만 했죠. 저도 보면서 내보내!!!라고 외쳤으니까요......근데 이대호가 거기서 볼홈런을 칠줄이야.......생각해보면 김주찬 안타도 두산입장에선 좀 억울할 법한 안타였죠.
결론적으로 정재훈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10/10/01 19:00
수정 아이콘
두산은 아마도 롯데는 어떻게든 잡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준플레이오프에 이용찬을 엔트리 등록안하고,
플레이오프에 엔트리 등록해서 이정도면 괜찮지 않겠냐고 할 생각이였던것 같은데...
정재훈은 컨디션이 제일 좋다고 하는데 운이 지지리도 없고, 임태훈은 지금 허리 통증이 있다고 하던데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갑자기 불팬이 이렇게 붕괴되니 이용찬이 정말 많이 아쉽게 되었습니다.
10/10/01 19:01
수정 아이콘
지금 두산에서 마무리해줄건 정재훈선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과감하게 쓰다가 김경문감독이 화를 자초한 느낌입니다. 남은 경기 역스윕 못하라는 법도 없긴 하지만, 당장 뒷문은 누가 지킬지 모르겠네요. 그냥 빠따로 압도하는 거나 기대해야 할지-_-;
하늘의왕자
10/10/01 19:02
수정 아이콘
김경문 감독은 이용찬 빠따 백 대는 때리고 싶을 것이다........
크크크크크크크크
눈시BB
10/10/01 19:34
수정 아이콘
1. 확실히 그 작전은 최선이었다고 봅니다. 결국 이대호가 잘 한 거고, 그래서 이대호였던 거죠. 공도 좋았고, 두산이 못 한 게 아니었죠.
2. 이번 롯데는 정말 놀랍습니다. 타격전이든 투수전이든 ( 다우 승 좀 챙겨달라고 ㅠㅠ ) 두산은 결코 밀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롯데의 불안 요소들 - 수비 불안, 火펜, 주루사, 풋내기 강민호(?) - 이 경기를 바꿨습니다. 로이스터 감독님 언플 익히신 거 같네요 -_-; 장점을 강화한대놓고 약점을 보완했어요. 정말 팽팽했던 1, 2차전을 이긴 건 결국 그거였죠.
3. 시즌 초반 강민호와 투수들에게 강요했던 몸쪽 공략 ( 실전에서만 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연습이었다고 했죠 ) 계속 불 지르는 불펜을 끝까지 믿은 것, 상대 선발 투구수 절약시켜주더라도 무조건 치라는 노 피어 정신... 이게 정말 '계획된 것'이라면 무섭고도 감동입니다. 플레이오프까지 갈 수 있고 설령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지더라도 이런 식의 야구를 계속 보여준다면 3년만에 '자율야구'가 꽃 피웠다고 봐도 되겠죠. 뭐 결과론이긴 합니다만.
4. 근데 시즌 중에 진작에 이러지 =_=... 강민호의 볼배합, 불펜, 수비까지 ' 정규시즌은 포기한 거냐? 처음부터 포스트시즌에 모든 걸 걸 생각이었나? ' ' 우승하기 위해서다 ' 이런 거였을까요? 1, 2위 싸움 어려워진 이상 최대한 갈고 닦아 놓은 거였을까요?
5. 사실 이번 롯데 불펜의 승리는 김사율, 임경완의 원맨쇼였습니다. 잘 하는 선수를 계속 던지게 해야 된다는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이 반영된 거고 승리한 거죠. 이게 앞으로도 잘 갈 수 있을지, 정말 잘 지켜 봐야 될 거 같습니다.
페타지니
10/10/01 19:47
수정 아이콘
6번에 매우 공감합니다. ^^
달덩이
10/10/01 21:0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마무리 이용찬선수를 높게 평가하는건 아니지만....이번 시리즈 내내 이용찬선수의 빈자리가 커보이긴 합니다.

그와 별개로 두산타자들이 끈질기게 승부하려는 의지가 왠지 적어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m]
10롯데우승
10/10/01 21:43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용찬선수있었으면 두경기모두 정재훈이 홈런맞는일은 없었을겁니다.
그 약점을 파고들어간 롯데의 경기력도 .. 괜찮았구요.
베스트베스트가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Roman_Plto
10/10/02 01:32
수정 아이콘
전 게임을 다 보진 못했지만 중간중간 보면서 전형적인 두산의 패배시나리오에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최근 가을야구중 가장 전력과 페이스가 떨어진 상태에서 맞은 준플레이오프..
그걸 극복해 승리로 이끌 전략과 순발력이 솔직히 김경문 감독님에겐 부족해 보입니다 (늘 부족한 느낌이었죠)
두산팬이지만 롯데의 진출을 거의 확신하고, 이번 탈락을 계기로 감독교체..도 신중히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달감독님 지휘하에서는 가을야구는 계속 나갈지 몰라도, 거기까지.. 일겁니다

p.s. 9회 홈런맞고 져도, 김선우선수의 호투 불구하고 져도 화나지도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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