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음에 흡수된 루리웹이 이번주 초에 사이트 개편을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약 4일간 임시게시판만 이용하는 상태가 되었지요. 그리고 29일 새벽 개편된 루리웹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개편이 아니라 개악 그 자체라는 악평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사이트 개편은 저의 전문 분야는 아니니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겠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주요 문제점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아래 사항들에는 제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제 생각과도 일치하는 사항도 있고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유저들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 가독성이 나빠짐: 글 및 줄 사이의 간격이 쓸데없이 넓어졌고, 따라서 메인페이지부터 스크롤 압박은 더욱 심해지고 보기도 더욱 힘들어짐

- 밋밋한 디자인: 루리웹의 색깔이나 특색 등이 완전히 사라진 디자인(+ 광고 수주를 위한 사이트 개편이라는 것 때문에 더 욕을 먹음)

- 덧글 시스템: 덧글이 역순으로 작성되며 일정 수 이상이면 페이지가 넘어가게 됨.

- 운영진의 게시물 직접 관리 불가능: 개인 커뮤니티가 아닌 포털사이트가 되면서 관리자가 게시물에 직접적인 터치를 가할 수 없게 되었으며 악플 하나도 다음측에 통보한 다음 삭제여부가 결정됨. 결과적으로 빠른 운영 대응이 불가능하며, 각 게시판 관리자들의 색깔에 따라 만들어가는 루리웹 개별 커뮤니티의 특수성이 없어질 위험이 큼

- 게시판 구조 개벽에 의한 혼란: 분명히 더 쉬운 개편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게시판을 찾기는 더더욱 어려워졌음

-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루리웹의 노하우가 담긴 유저 공략글 중 대부분이 삭제 혹은 소실되었음

- 단어 필터링 불가. 글 등록시에 일일이 카테고리를 지정해야 하는 불편 발생.

- 검색 기능이 추가되었으나, 형편없는 기능성 때문에 욕을 먹고 있음


작년 이맘때쯤으로 기억합니다만, 플레이포럼이 개편을 한다고 했다가 사이트를 이상하고 밋밋하게 만들어 커뮤니티의 특수성은 특수성대로 없애버리고 정보는 정보대로 따라오지 않아 다른 게임 커뮤니티로 사람들이 많이 빠져 버렸던 일을 아시는 분은 아실 것입니다. 제가 바뀐 루리웹을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이 바로 1년 전의 플레이포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그 일이 루리웹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지요. 게다가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 포털측의 행동입니다. 다음 공식 루리웹 블로그에 달린 유저의 항의 덧글과 루리웹 게시판에 올라오는 항의글을 실시간으로 삭제하는 등 토끼몰이식 강경진압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다음 아고라에는 루리웹 복구 청원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좋은 커뮤니티 하나 만들기는 어려워도(물론 루리웹이 좋은 점만 있는 곳은 아니겠지만) 죽이기는 참 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루리웹, 그는 좋은 커뮤니티였습니다. 애도를 표합니다.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