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12/22 01:40:19
Name workbee
Subject [일반] [workbee05] 난 결혼 안할꺼야... 아니 못할꺼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유게에서 혼수에 관한 얘기 보다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구하고, 몇 년 알뜰히 돈 저축하며 살다가, 어떤 문제가 생겨 살기 싫어졌습니다. 1년간 놀면서

벌어둔 돈 다 써 버리고, 다시 정신 차려야지 하고 일 시작해서 지냈지만, 사는 게 내 맘대로 되지 않고, 월급은 꽤 받았지만,

그거 다 흥청망청 써 버리다 보니 현재 나이 35살의 남자. 모아 둔 돈은 100만 원도 없고, 오히려 빚만 지고 있는

그냥 되는 대로 살다 보니 살만 뛰룩뛰룩 쪄서 죽지 못해 하루 하루를 아무 의미 없이 살아가는 인간 같지 않은 놈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하면 된다."였는데, 대학 졸업하면서부터는 "되면 한다."로 바뀌게 되고, 나 같은 거랑 누가 결혼하려고 할까 생각되니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실제 한 번은 직장 여 동료 3명과 다른 분 결혼식에 간 적이 있었는데, 3명이서 서로 말하는게, 누구는 몇평 아파트 구해와서 산다더라.

누구는 돈 얼마 해왔다더라. 그러면서 누구는 신랑이 5천만원밖에 없는데도 결혼 했다더라. 불쌍하다 이런 얘기를 제 옆에서 하더군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역시 난 결혼 못 하겠구나 생각하는데, 그분들이 말하다가 저한테 묻더군요. "그런데 xx씨는 왜 결혼 안하세요?"

"하하. 저 이제껏 모아둔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무 것도 없어요. 그런데 무슨 결혼을...." 그러니 조금 전까지 그렇게 말하던 3분이서

"어머, 좋아하기만 하면 되죠? 돈이 무슨 소용이예요.", "돈 없어도 맘만 있으면 잘 살아요." 등등........ 아니 조금 전에 5천만원있는

남자랑 결혼한 여자 불쌍하다고 한게 누군데......

  어쨌든 그냥 더 막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다가.......저번주 토요일에, 정말 돈이 무슨 소용이냐..... 이제부터라도 모으면 된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 요리도 잘하고 어른들한테도 잘한다. 가끔 신경질 낼 때도 있지만, 그러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이제까지는

중요하지 않다. 잘 할 자신있다. 앞으로 자신없다는 말 하지마라. 돈 없다는 말도 하지 말고, 앞으로 생길 일만 말하고 열심히 살자

라며 말해주는 여자가 생겼습니다. 저도 믿기지가 않네요. 그지같이 지내 올챙이같이 튀어 나온 똥배도 듬직하다 하고, 토실토실한 모습도

곰돌이 같아 귀엽다고 하고,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들을 하는, 그것도 6살이나 어린 예쁜 여자가 날 좋다는 것이 자고

나면 꿈에서 깰 것 같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든게 이제 5일정도밖에 안 지났네요. 정말 짚신도 제 짝이 있나 봅니다.
  
  유머란에 남자, 여자 혼수 어쩌고 얘기들.. 가끔 pgr에 올라오는 남녀 성격차이 등등, 다 필요없는 것 같습니다.(저도 6일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요.) 원빈, 김태희, 다 필요없죠. 자신을 아껴주고, 자신을 가장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서로가 같이

있으면 그게 행복인거고, 그래서 결혼하게 되면 또한 기쁨이겠죠.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많은 pgr 솔로분들...... 저같은 사람도 생기네요. 힘내세요~

추신: 그녀를 처음 만난 장소는 2008년 굴단 얼라이언스 그늘숲이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honnysun
11/12/22 01:42
수정 아이콘
적절한 미괄식이군요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내년에도 같은 분이랑~
11/12/22 01:43
수정 아이콘
제길.. ㅠㅠ 크리스마스때 더이상 이런글은 보고싶지않아 흑흑흑
Langrriser
11/12/22 01:45
수정 아이콘
주욱 읽다가 추신에서 '깜짝'...;;
근데 제가 지금 좀 애매해졌습니다. 결혼을 하시게 된건지, 하신건지 아니면 아직 그건 아닌건지...;;; 아마도 결혼을 하신 걸로 판단되지만..
음...아직 대학생인 제 입장에서는 상상의 영역이겠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리며(아직 안하셨더라도 나중을 위해 ^^;) 다 잘 되실거에요. 적어도
'승리'하셨으니까요. 크크;;
다가올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 즐겁고 행복하기만할 새해가 되시길 빕니다.
ps. 그래서 저도 이번엔 서부몰락지대에서 새해 해돋이를 보려고 하는데...하지만 난 서버가 윈드러너잖아..안될꺼야..아마...ㅜㅜ
XellOsisM
11/12/22 01:45
수정 아이콘
...아니 꼭두새벽부터 이런 광역 어그로를 시전하시다니!


커플부대에 편입하신것을 환영합니다.
11/12/22 01:47
수정 아이콘
한줄요약하면 게임하다 생긴 이야기..
멋진벼리~
11/12/22 01:48
수정 아이콘
제가 굴단 서부몰락지대에서만 새해를 세번 봤내요 물론 호드 타우렌 입니다. 저도 와우가 아닌 현실에서 새해를 맞아 하고 싶네요. 와우에 해돋이가 더 멋있긴 하지만요 [m]
3시26분
11/12/22 01:50
수정 아이콘
아 염장.. 저도 게임하는 여자분좀 만나고 싶습...
블루레인코트
11/12/22 01:52
수정 아이콘
노총각으로서 진심 부럽네요. 축하합니다.
Crescent
11/12/22 01:56
수정 아이콘
아..................
싸...싸...싸...
싸웁시다!!
초록추억
11/12/22 02:00
수정 아이콘
우와 나 아직도 이런 미괄식에 걸려들어!!
11/12/22 02:03
수정 아이콘
담배 끊기 힘드네요...
11/12/22 02:10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지금 제가 할 일은 로그인이군요..
11/12/22 02:16
수정 아이콘
아 와우를 하면 생기나요?
불량품
11/12/22 02:17
수정 아이콘
저는 06년도 즈음에 1년정도 토일 레이드빼고 그늘숲 육개월정도 내내 상주하던 저렙학살 유저로 플포게시판에도 올라온적 잇는 호드유저였습니다... 그 죄가 너무커서 안생기나봅니다...

PS. 저도 굴단서버입니다..
PS2. 와우가 중흥해서 다시 그늘숲같이 저렙이 풍성한(?) 지역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로나미에
11/12/22 02:26
수정 아이콘
저는 오래동안 사귀던 여친과 헤어지고 1년가까이 여친이 없다가 페이스북 친구 중 맘에 들던 분과 데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크리스마스이브에 6살이나 나이가 위신데요 크크 (제가 삼십대 초반입니다) 잘되길빌어주세요
BetterThanYesterday
11/12/22 02:51
수정 아이콘
에효... 하필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런 글을... 삭게가요 제발 가버리라고요!!ㅠ
11/12/22 02:53
수정 아이콘
너무 영화 같아서 믿겨지지 않는 스토리군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내년에 액트 1에서 만날 수 있겠죠? 흑...
PoeticWolf
11/12/22 03:03
수정 아이콘
아아. 지금 피쟐에 유부남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건 알고 계시겠죠? 후후후 따끈한 신혼 시절의 유부남이 해줄 이야기들을 기대합니다. 이런 염장글 말고요.
낭만토스
11/12/22 03:33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그런거였습니다

저는 호드니까

은빛소나무숲에서 만나요 우리

보고있나? [m]
흑백수
11/12/22 03:40
수정 아이콘
아, 오베시절 그늘숲에서 모르라딤한테 쫒기고, 늑대잡던 게 어제같은 데...... 역시 생길 사람은 생기는......
메티스
11/12/22 08:34
수정 아이콘
신고버튼 없나? 싱고머겅
와룡선생
11/12/22 08:59
수정 아이콘
제대로 염장글이군요..
35살의 모은돈 없는 같은 처진데..
그래도 잘 생겼으니 그런거겠죠? ㅜㅜ
헤르젠
11/12/22 09:01
수정 아이콘
시간왜곡 쓰고 극딜 들어가겠습니다
참고로 전 여친있습니다.응?
11/12/22 09:07
수정 아이콘
아오 빡쳐....

축하드려요
11/12/22 09:41
수정 아이콘
결국 workbee님은 될분이셔서 그래요.. 난 아마 안될꺼야...
이쥴레이
11/12/22 09:51
수정 아이콘
아.. 굴단서버에서 호드로 오픈초기때부터 하다가 2008년에 게임을 접었는데......
그때까지 계속해서 그늘숲에서 얼라를 잡았어야 했는데.. 못만나게.. ㅠ_ㅠ



뭐.. 농담입니다.흑흑..
진리는 하나
11/12/22 12:52
수정 아이콘
..........아..이게 뭔가요...어그로가 팍팍 쏠리네요...
이렇게 된 바...
평생 행복해버리세요! 흑흑ㅠ
텔레파시
11/12/22 16:24
수정 아이콘
헐.... 저보다 한참 형님이니 한참 일찍생긴걸로 위안 삼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053 [일반] 결혼해서도? 게임하기 어렵지 않아요~ [33] 영혼의공원5869 11/12/22 5869 1
34052 [일반] 무사히 수술 마쳤습니다 [76] 검은창트롤5202 11/12/22 5202 1
34051 [일반] 일부일처제 [12] 로렌스5123 11/12/22 5123 0
34050 [일반] 며칠 전 '아내 몰래 게임하기'에 대한 반성문 [55] 삭제됨6733 11/12/22 6733 3
34049 [일반] 퍼펙트 게임을 보고 왔습니다. [15] 감정과잉5410 11/12/22 5410 0
34048 [일반] [workbee05] 난 결혼 안할꺼야... 아니 못할꺼야....라고 생각했습니다. [39] workbee5904 11/12/22 5904 0
34047 [일반] [펌]역사서에 기록된 항우의 무력 [11] legend10165 11/12/22 10165 0
33938 [일반] 뜬금없지만 미리 작정하고 있었던 PGR 회원 한정 포교 이벤트(참여 종료. 명단 집계중) [789] The xian12629 11/12/17 12629 10
34046 [일반] 최강희 감독이 방금 전북현대모터스 홈페이지에 올린 글. [14] LowTemplar5235 11/12/22 5235 0
34045 [일반] [KBS스페셜] 대한민국은 행복한가... [13] 김치찌개4098 11/12/22 4098 0
34044 [일반] 씨모텍이라는 회사를 기억하십니까. [20] KARA6257 11/12/22 6257 0
34042 [일반] 뿌나 23화 감상 [31] 눈시BBver.26082 11/12/21 6082 0
34041 [일반] 원피스 포세이돈과 플루톤(스포있음) [35] 유명한그분8857 11/12/21 8857 0
34040 [일반] 기아차 고3실습생 뇌출혈발생 글을 보고 떠오른 공장의 추억 (완료) [29] kkong4381 11/12/21 4381 3
34039 [일반] 대사가 없어도 마음을 흔드는 단편작 모음 #2 (한국 작품 포함) [12] Absinthe 3424 11/12/21 3424 1
34038 [일반] [연예] 이수근씨가 KBS연예대상 대상 후보에서 제외되었다네요.... [55] 삭제됨8574 11/12/21 8574 0
34037 [일반] 서초동 장돌뱅이가 바라본 내일 정봉주 판결... [55] Kint16592 11/12/21 16592 4
34036 [일반] 파이널 판타지6를 추억하며 [89] 알파로크9366 11/12/21 9366 1
34035 [일반] MLB 역대 퇴장 5위 [21] 김치찌개3231 11/12/21 3231 1
34034 [일반] [스포츠] 무명의 한국인 투수, MLB 더블A와 계약 + 내년부터 XTM에서 프로야구 중계한다.. [24] k`5550 11/12/21 5550 0
34033 [일반] 지식채널e - 어린이를 사랑하는 법 [2] 김치찌개3906 11/12/21 3906 0
34032 [일반] 대단한 기사 2개 추가 +1 [23] Charles4793 11/12/21 4793 0
34031 [일반] 1년 동안 쓴 글들을 돌아보며... 총정리! [52] 눈시BBbr10848 11/12/21 10848 2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