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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05 23:37:44
Name 질롯의힘
Subject [일반] 아이를 키운 다는 것~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입니다.
요즘 왕따다 뭐다 해서 아버지로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큰애가 초등학교 1학년인데, 앞으로 정글 같은 학교 생활을 어떻게 할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저도 어렸을 때 동네 껌 좀 씹어본 불량배에게 좀 맞아 봤지만
요즘 기사들을 보면 그때랑 비교할 바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제가 사는 동네는 그런 불량스러워 보이는 아이들이 많아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입에 걸레를 물었는지 말들 참 걸게들 많이 하더군요

제가 다녔던 중학교는 8학군(20년전 최고 선망의 학군)과 9학군 사이에 있어서
반 구성이 양극화가 심했습니다. 반은 산동네 사는 어려운 친구들이었고,
반은 강남의 아파트에 살았죠. 제가 9학군에서 전학을 갔는데, 슬슬 괴롭히는 친구들이 있더군요.
한번은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못살게 굴어서 껄렁한 무리 중 한 명을 물씬 패주었습니다.
방과 후 학교 뒤 야산에 끌려가서 칼이 제 목에서 왔다갔다하도록 위협을 당했죠
뭐 어떡합니까? 무릎 꿇고 빌었죠. 물론 선생님과 부모님께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는 절 보고 안타까워서 도와주는 친구도 없었죠(전학생이라 친구가 없을 때)
20년이 지난 일인데도 칼만 보면 몸서리 처지는 게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그래서 과일 칼질도 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칼만 보면 오금이 저립니다)
다행히, 공부를 곧 잘해서 불량스러운 무리와는 다른 세계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바람에
더는 건들지는 않았습니다만, 지금도 그 어두운 중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욕이 나오네요.
제일 화나는 건, 교실에서 그런 행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묵살 하던 담임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그 담임 얼굴이 떠 올릴때면, 욕이 절로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 중학교 동창들을 만나 그 당시 한 껄렁 했던 친구들 얘기 들어보니
조폭이 됐다던가, 어디 나이트 기도를 하는 것을 봤다던가, 뭐 그렇다더군요.

그 당시에도 학교 짱이 누구냐? 뭐 그런 거는 있었는데,
지금처럼 일진이라는 이름으로 조직화 돼서 주위에 엄청난 피해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학교에 한 두명씩 있는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하는 터프한 남자 선생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학교 안에서 사고 치는 것은 막을 수는 있었지요.

지금 회사 동료 부인(중학교 교사)나 집사람을 통해 얘기를 들어보면, 중학교는 정말 정글이라고 하더군요.
체벌이나 강제 전학이 없다는 점을 알고 정말 교묘한 수단으로 주위 애들을 못살게 군다고 합니다.
교사들이 전혀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욕하고 데 들고...
더 어이없는 건, 뭐라고 하면 바로 학부모 찾아와서 왜 우리 애 보고 뭐라 하느냐고 난리친답니다.

정말 공교육이 무너진 거 같습니다.

지금 초등학교 1학년인 우리 큰애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만, 정말 우리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한다면 절대 용서치 않을 겁니다.
어설픈 용서가 오히려 더 큰 화를 만드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물론,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사전에 대처해야겠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보람되고 기쁜 일입니다. 대학교 합격할 때, 취직할 때, 승진, 결혼할 때보다
아이가 첫 재롱 부리는 것을 보는 것이 더 기억에 남게 기쁜 일입니다.
그런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남이 못된 짓을 한다면 전 정말 용서할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이번 큰 사건을 계기로 정말 바뀌길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관심 두고 지켜보겠습니다.
여러분도 어린 시절부터 폭력의 두려움에 떠는 그런 사회를 만들지 않기 위해 많은 관심을 두고 여론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 일진이라던가 문제아들은 대부분 전두엽 발달이 덜한 친구들입니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많다면 그런 폭력적    성향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전적으로 부모 책임입니다.

-. 더 나쁜 건 폭력을 방임하는 학교입니다. 교사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것입니다.
   잘못된 행동을 지도하고   반발하는 학부모가 있다면 학교 차원에서 경고와 조치를 해야 할 겁니다.
   교육청이 무서워서 덮으려고만 한다면 그런 학교를 관리 감독하는 교육감을 선출한 주민 잘못도 있는 겁니다.
   교육감들은 이번 사건으로 학교에서 뜻있고 용감한 교사들을 보호받도록 제도적 보완이 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묵인 방임하는 교장을 처벌하는 것에 절대 찬성합니다.

-. 부모로부터 거의 버림받은 문제아들은 특수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그건 뇌가 애당초 잘못 형성된 거기 때문에
   부모가 못한다면 나라에서 지도하고 고쳐줘야 할 것입니다. 학교에서 하던지, 모아서 하던지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 상식을 넘어서는 폭력과 죄질은 절대 용서치 말아야 합니다.
   초범이라도 확실한 죗값(꼭 형사적이 아니어도)을  치뤄야 합니다. 하나 마나 한 처벌은 더 큰 재앙으로 올 것입니다.

-. 피해자가 도망 다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하고 도망다닌다?
   이게 제대로 돌아가는 법치 국가 맞는 얘기입니까? 두고 보겠습니다. 계속 피해자가 더 피해를 보는지
   당연히 이런 문제는 제도적으로도 보완되어야 할 겁니다.

*P.S : 방금 호루라기라는 프로에서 방임된 5남매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보면서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도 정부에서 허락을 받아야 할 세상이 올 거 같습니다.
        세상이 정말 왜 이러지요?
        3살 아이를 가난하다고 길에서 버리는 아버지, 애가 방해된다고 갓난아기를 목 졸라 죽이는 어머니,
       아이 다섯이 하루 종일 라면 하나로 나눠먹고 빵까지 훔쳐먹는데 부모는 하루 종일 겜방에 있고...
        무섭습니다. 그래서 더 이 악물고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그런 불행을 보게끔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이 정말 우리를 위해 열심히 사셨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열심히 공부하셔서 좋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가장이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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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사람
12/01/05 23:50
수정 아이콘
제가 글을 읽고 가장 먼저 느낀건 '아이의 잘못=부모의 탓' 이런 공식은 솔직히 좀 무서운 생각입니다. 물론 부모의 영향이 가장 큰건 맞지만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짧지만 공부한 내용들을 보면 '아이의 잘못=부모의 탓'이러한 공식으로 인해서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부모입니다. 부모에게 너무도 큰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 스스로도 아동이 엇나가는 행동을 하면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죄책감, 두려움 등) 부모 뿐만 아니라 주변환경이나 가족 내적인 문제도 아동이 일탈행동을 하는데 이차적인 영향을 주는데 이런 영향을 무시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질롯의힘
12/01/06 00:00
수정 아이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엇나가는 행동들은 여러가지로 표현됩니다. 부모의 탓이라는 건 가장 가까이 있고 아이를 키우는 '책임'있는 사람으로써
올바르게 지도해야할 '책임' 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성년자 범죄에 부모가 책임을 지는 것이겠죠.
범죄라는 극단으로 얘기하지 않더라도, 아이는 부모의 거울입니다. 별거 아닌거 같지만 애들 앞에서 무단횡단하는 거 길거리에서 담배피고 침뱉고, 운전하면서 욕하는 거 아이들은 다 보고 듣고 배웁니다. 이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쌓여서 사춘기때 이상행동으로 발현된다고 합니다.
부모로써 ' 책임'이 무거울 지라도 자식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부모는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없는 사랑으로 아이를 바로 잡아야 겠지요
아키아빠윌셔
12/01/06 00:17
수정 아이콘
학교 입장에선 학교 내에서 어떤 문제가 있다고만 하면 불이익들이 다가오는게 좀 문제죠.
가정에서 방치된 아이가 이상행동보여서 부모랑 아이랑 같이 상담 권유하고 기관 연계시키려고 해도
일벌인다고 욕먹고, 나중에 평가나 감사 때 교사의 지도에 관해서 태클걸기도...-_-;;
잿빛토끼
12/01/06 00:27
수정 아이콘
교사로 한마디만 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분들이 교사와 교육계의 탓으로 연결 시켜서 비난하는것 달게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생각해 주셔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교실의 권력구조 역시 많이 변화하였다는 것은 모두들 인정하실텐데요.
그렇다면 한 번 생각해 보죠. 그 많던 교사의 권한(이라고 쓰고 교사에게는 있어서는 안될 비인권적인권한들)은 이제 많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말이죠 교사의 권한을 빼앗아갔다면 그에 상응하는 권한을 가진 합법적인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학생인권조례다 뭐다 해서 학생들의 인권은 지켜지지만... 과연 교사의 인권은요?
전 초등학교 교사지만. 제가 학생들에게 훈계하면 돌아서자 마자 욕을 하는 것... 모르는 것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들에게 그것을 통제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 아이들을 데려다가 무슨 징벌을 하겠습니까? 반성문이요? 불러다 남기면 바로 전화 오죠. 학부모가 학원가야 된다면서요.

교사의 권한이 없어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징벌 시스템이나 이 일을 맡아줄 누군가는 필요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폭력이 나쁘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배우는 것이죠. 하지만 알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나쁜 것을 알면서 계속 하는 녀석들을 이를 알아도 계속 나쁜 짓을 반복합니다. 아무도 이에 대해서 통제를 하지 않으니까요. 이에 대한 신고가 교사에게 전해질 때 쯤이면 할 수 있는 것은 폭탄돌리기(전학) 혹은 경찰 신고 뿐입니다. 저희에겐 아무런 권한도 주어지지 않았으니까요.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아이들을 상담 치료하는 곳으로 보내는 일 밖에는 없습니다. 다녀오면 또 다시 그런일을 하는게 다반사이고, 결국은 다른 학교 전학입니다. 망가진 시스템안에서 언제까지 교사에게 학교 폭력의 책임이 전가 되어야 하나요?
차라리 지난번에 시행하려던 퇴직 경찰관을 학교에 상주시켜 이런 일들을 전담하는 편이. 미국의 경우를 생각해 봐서라도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덧붙여서 부모탓...
이것도 어느정도 맞는 말입니다만. 혹시 시골에 가족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아시는지요?
요즘 우리가 알던 그런 가족이 아닌 조부모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편부모 가정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런 사유로 인하여 가정에서의 교육이 부실한 것도 사실이죠. 이 아이들이 집에 가도 딱히 교육을 받는 것도 없으며, 가정안에서의 학생에 대한 관리가 없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어떠한 공적 시스템에 들어오지 않고 방황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 아주 높은 확률로 질 나쁜 학생들과 어울리는 경우도 많은 것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이게 부모 탓인지도 한번 반성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하루종일 돈을 벌어와야 하는 부모님들. 먹고 사는게 바빠서 학생의 가정교육에 신경쓰지 못하는 것을 모두 부모의 탓으로 돌린다면 그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닐까요?
결국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우리의 전체적인 시스템이 아닐까요?
영원한초보
12/01/06 00:31
수정 아이콘
저는 아래 글에서는 개인책임100%에 대해서 반론을 했지만
또 여기서는 전적으로 부모책임이라는데는 또 반대를 하게 되네요.
전적으로 본문쓰신 분 의견에 동의하면서
다른분들께는 사건을 한쪽면으로만 보지말고 입체적으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롯의힘
12/01/06 00:40
수정 아이콘
잘 못된 것은 하나둘씩 잡아나가야죠. 교사님들을 탓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할아버님, 외할아버님이 교장으로 정년퇴직하시고 집안에 교육자가 많은 교육자 집안이라 교사라는게 정말 신념과 긍지 하나만으로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잘압니다.
그동안 관심있게 보지 못해서, 교사의 권한이 어떻게 하나둘씩 빠져나갔나 알아봐야 겠습니다. 학생인권조례라는 얘기도 첨 들어보네요.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전교조인가요? 보수 또는 진보성향의 교육감 선거? 정신이 번뜻 듭니다. 제 아이를 지키기 위해 알아가야 할게
많네요. 체벌을 누가 앗아갔나요? 솔직히 지금 오냐오냐 하는 분위기의 학교를 만든 건 누구입니까? 정치적으로 민감한 거 같기도 하고 잘 알지도
못해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지만, 현장에서 교사분들께서 힘을 모아 권리를 찾아주시길 빕니다.
수십년이 지나도 면담때 서랍열고 돈봉투 바라던 담임 이름은 기억도 못하는데, 엇나간 친구들 혼쭐내주던 다른반 담임 교사님은 아직도 성함을
기억하네요. 그런 선생님이 계시기에 그나마 사회가 더 엉망이 되지 않는 최소한의 인성은 갖게 되는거 같습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잿빛토끼
12/01/06 00:45
수정 아이콘
제가 시니컬 하게 보는 것인지 몰라도. 이제 대부분의 교사들은 사실 체벌의 권한을 돌려 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것은 사회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이미 바르게 흐르기 시작한 물을 거슬러 오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인권을 신장하는 것 역시도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인권이 신장함에 따라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을 배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의 문화 자체가 학생들을 미성숙한 인간으로 보는 견해가 매우 강하여 그들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 것에는 매우 인색하죠.

아이들은 매우 영리합니다. 지금 교사와 학생의 관계중에 누가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는가는 명확합니다. 그들의 인권과, 그들을 잘못을 책임지지 않아도 사회가 어느정도 용납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제가 원하는 것은 처음부터... 폭력에 물들기 전부터 확실히 이는 나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줄수 있는 어떠한 시스템을 원하는 것입니다. 나쁜데 불이익이 없는 사회는 공평하지 않으니까요.
영원한초보
12/01/06 00:50
수정 아이콘
방금 SBS뉴스 보는데 게임폭력성이 문제라는 얘기 나오네요;;
질롯의힘
12/01/06 01:06
수정 아이콘
잿빛토끼 님// 듣고 보니 미국처럼 교사를 대신해 문제를 해결할 누군가가 있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적어도 교사님들은 뭣도 모르고 잠깐 나쁜 짓을 하는 아이들과 지능적으로 하는 아이들은 구분해 주실 수 있겠죠. 아무리 교사라도 그런 악질적인 아이들은 상대하기는 너무 어려운 일일거 같습니다. 이건 정상적인 일반인이 사이코패스 같은 범죄인을 상대하라는 거 아닌가요? 근데...그런 악질적인 행위를 하는 나이가 너무 어려지고 있다는게 정말 큰 문제인거 같습니다. 12살~14살이라 이게 어린이입니까? 청소년입니까? 죄질은 정말 조폭 못지 않고...
몽키.D.루피
12/01/06 01:15
수정 아이콘
교사의 인권을 왜 아이들에게서 빼앗아 오려고 합니까;;;;; 권리는 권리를 빼앗아가는 주체에게 대항해서 빼앗아 와야죠;;; 솔직히 요즘 미디어의 학교 폭력을 다루는 방식은 불편합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은근슬쩍 학생인권조례안 같은 학생인권 문제에 대한 교권 확립을 기대하면서 보도 하거든요.
교권이 마치 학생 인권의 반대 개념으로 비춰지는 게 불편합니다. 학생 인권과 교권은 교실 내에서 같이 성립되어야죠. 그리고 그 시스템을 만드는 주체는 학생도 선생도 아니고 그 위에 교육 정책 시행자들입니다. 학생, 선생, 부모는 구성원에 불과하죠. 이건 마치 국가 시스템의 문제를 국민 개인의 문제로 치환 시키는 것과 같은 겁니다. 학교의 문제가 왜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학생들의 문제이며 책임지기 싫어하고 개인주의 성향으로 바뀌어가는 선생의 문제이며 자기 아이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부모의 문제입니까. 잘못된 학생, 잘못된 부모, 잘못된 선생은 옛날에도 널리고 널렸었습니다. 그때는 이렇게 이슈화가 안 됐을 뿐이죠. 오히려 그때는 다른 의미로 더 막장이었습니다. 더 폭력적이고 더 권위적이 사회였으니까요. 선생에게 맞는 건 물론이고 부모, 형, 선배, 군대선임 등등 맞고 주눅들고 쫄고 다니는게 일상인 사회였습니다. 어쩌면 그때는 일부 한두명의 학생이 왕따 당한 게 아니라 세대 전체가 그 윗세대의 셔틀이자 왕따였죠.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학생, 선생, 부모가 한 마음으로 뭉쳐서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당국에 대항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인권조례를 더 확대 시켜서 학생들의 정치적 행동과 발언을 확대시키고 학생들 스스로 시스템에 반항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도와줘야죠. 왜 선생님이 교육권력의 개가 되어서 학생들을 억압하고 사학과 교육 당국의 입장을 학생들을 상대로 싸워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선생님들의 빼앗아 와야할 교권을 쥐고 있는 당사자는 사학과 교육당국입니다. 학생들의 인권을 쥐고 있는 당사자도 사학과 교육당국입니다. 부모들의 핏골을 빼앗아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모는 당사자도 사학들과 교육당국입니다. 그러면 전선은 분명하잖아요. 서로 싸울 필요 없어요.
잿빛토끼
12/01/06 01:23
수정 아이콘
옳은 말씀입니다. 저희도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상황이 싫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자신의 목줄을 잡고 있는 상대와 싸움을 하는일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인정하실 겁니다.
또한, 공무원은 복종의 의무가 있습니다. 저희는 위에서 내려오는 공문을 시행할 뿐입니다.
저희 목소리를 내기 위한 전교조, 교총...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계신가요?
또한 교사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제제는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에 덧붙여 정당에 당원으로 당비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밥줄을 끊습니다.
손과 발.. 입까지 틀어 막힌 교사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12/01/06 02:15
수정 아이콘
선생님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 학생에 대한 선생님의 통제 수단이 현재 현저히 부족한 시기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얼른 좋은 제도가 도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키워야지, 괴물을 키워선 안 되니까요...
잿빛토끼
12/01/06 02:19
수정 아이콘
몽키.D.루피님
휴대폰이라 바로 답글이 안달리는 군요.
위에 밥줄 이야기는 밥줄 걸고 교육관을 지키라는 말씀으로 한 말이구요
복종의 의무는 법령이기 때문에 징계를 당하게 됩니다 징계는 뭐 짤리는거 정직.감봉 경고 견책 등이 있구요.
그리고 저도 시국 선언했다가 징계한번 당해 보니 저같은 소시민은 밥줄 걸고 싸우는 건 무리일 듯 싶습니다.
자기 전에 한번 들어왔다 남기고 갑니다 ^^ [m]
스치파이
12/01/06 02:44
수정 아이콘
교실에서 학생과 선생님 간에 벌어지는 파워싸움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됩니다.
학교란 자기 관리를 할 수 없는 나이인 학생들의 욕망을 강제로 제어하고 교육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추가 학생 쪽으로 기울면 학생들은 제지를 뛰어넘어 방종을 거듭하게 될 것이고,
추가 선생님 쪽으로 기울면 과도한 통제가 이루어지게 되겠지요.
그 추의 균형을 잘 맞춰서 서로가 조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지금의 추는 학생들에게 기울어져 있네요.
12/01/06 08:51
수정 아이콘
아이의잘못은=능력없는 선생의탓 [m]
포켓토이
12/01/06 14:29
수정 아이콘
학생과 선생간의 파워싸움이 아닙니다.
학부모와 선생간의 파워싸움이죠.
결국 현재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입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무서워하는게 아니라 그뒤에 있는 학부모들을 무서워하는거구요.
문제의 본질은 학부모들이 현재의 교육시스템과 교사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겁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자녀를 지나치게 보호하고 있다는거죠.
모든 학부모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비율의 학부모들이 말이죠.
간단한 해결방법은 교육 평준화를 포기하고 완전경쟁시장으로 만드는겁니다.
대학처럼요..
그럼 그 피라미드에서 상위에 위치한 학교들에서는 문제가 해결됩니다.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 학교의 권위를 인정해줄테니까요.
이미 이것은 강남이나 목동같은 일부지역에서는 현실화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다만 그 피라미드에서 아래에 위치할수록 더더욱 컨트롤 불능이 되겠죠.
옛날처럼 모든 학교와 교사들이 권위를 되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수십년전만 해도 교사는 엘리트 직업이었고 대부분의 학부모들보다 학벌에서
우위에 있었습니다. 학부모들은 교사를 존경하고 권위를 인정했죠.
하지만 지금의 교사는 그냥 직업의 하나일뿐이고 좋은 교육 높은 수입을 얻는
학부모일수록 교사와 학교의 권위를 부정합니다.
결국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현재의 학교의 모습은 현재의 대한민국이
그런 사회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겁니다.
survivor
12/01/06 17:29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볼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학교에 다니면서 '피해자'가 되면 어쩌지?라는 한쪽 고민만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만난 학부모의 90%는 그랬습니다. 부모라면, 자기자식이 학교에 다니면서 '가해자'가 되면 어쩌지?라는 고민도 하셔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가 어느날 학교 담임으로부터 소환 전화오면, 그때부터 ' 내 자식은 그럴리 없다' 라는 무한 부정 드립, 아니면 손도 쓰지 못하고 무한 눈물 코스....를 밟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대응을 잘 못하고 봐주기식으로 넘어가서 계속 더 나쁜 일을 저지르고...저지르고....의 테크를 타는 경우도 많죠.
흡연 문제로 한번 학생 아버님께 전화 드렸는데 아버님께서 저에게 ' 저도 제 자식이지만 너무 영악하고 사기에 능합니다. 커서 사기꾼이 될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라고 말하시는데 마음에 많이 아프더군요.
텔레파시
12/01/06 18:51
수정 아이콘
survivor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저도 글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그거네요.
글쓴분은 자신의자식이 피해자가 될 상황을 매우 염려하시며 글을 썼는데,
만약 가해자가 된다면? 그에대한 생각도 지금처럼 심각하게 하셨을지..
(험담이나 저주하는건 아닌데 말이 서툴러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몽키D루피님 글이 공감되면서 안타깝네요..
이상적이지만 원래의 본질보다 더 확대되고 가장으로써 부담되는 사명감이랄까.. [m]
질롯의힘
12/01/06 22:28
수정 아이콘
우리 아이가 폭력적 성향이나 말 버릇을 잘못되지 않도록 주의깊에 살펴보고 있지만 부모 안보는데서 나쁜말과 또래들의 나쁜 행동을 배울 수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의 잘못을 회피하지는 않겠습니다. 형사상 사고까지는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그런 부분까지 예상하면서
키우기는 어렵구요. 아이를 믿어야 겠죠. 하지만 믿음이 꺠지면 정말 괴로울거 같습니다.
유치원때 좀 거칠은 성향의 아이 때문에 제 아이 뿐만 아니라 원생들이 고생이 많았는데, 우리 아이를 자꾸 괴롭혀서 문제제기를 해서 보게된 그아이의 어머니는 핼쓱해서 얼굴이 말이 아니더군요. 뭐 유치원생이라 큰 문제까지는 아니었지만 점점 아이가 커가면서 정도가 심해진다면면 문제아 부모는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갈 거 같습니다.
근데, 부모는 멀쩡한데 문제 투성이인 아이들은 심리, 행동 분석을 해보면 원인을 다 캘 수 있다고 하더군요. 생물학적으로 불안정한 요인도 있구요. 과잉 행동 발달 장애 같은거도 약물로 치료할 수있다고 합니다.
결국, 아이를 잘 관찰하고 보살피면서 문제의 여지를 초기에 대응하는게 중요하겠습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사고칠 확률이 확실히 낮아 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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