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에 엔씨와 롯데의 퓨처스리그(2군) 경기가 중계되고 있다. 산뜻하게 새단장을 한 마산구장엔 벌써 유니폼과 플래카드를 준비한 팬들이 함성으로 선수들의 힘을 북돋는다.
아름다운 그 면면 가운데, 유니폼과 모자, 점퍼까지 갖춰입은 부자의 모습이 보인다. 0:0인 스코어에도 불구하고 쌀쌀한 바닷가의 밤 날씨가 시원하기만 한 마냥 즐거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내려보며 누구랄 것도 없이 설렘이 가득하다.
자신이 자라고 추억을 만드는 어린 시절에 녹색의 잔디와 바로 옆에서 영원의 대양까지 이어진 푸른 바다와 같은 쪽빛의 경기장을 안아 넣은 저 아이의 삶에 한 없을 부러움을 보낸다.
자신과 함께 자라나갈 야구팀이 눈 앞에서 힘찬 걸음마를 시작하고, 모든 아버지가 꿈꾸는 행복이 그의 곁을 지킬 것이다.
이 작은 팀의 큰 성공, 눈부신 이름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 면도를 하고 술을 기울일 때에나 비로소 찾아올 지 모르지만, 지금 만난 그 친구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임을 확신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완벽해지던가.

그 아이의 눈 속에 달려들고 있을 저 풍경이, 언젠가 나와 내 아이에게도 선물되기를 바라는 수 밖에 달리 질투나는 그 행운을 말할 방법이 없는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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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탑으로 일거리를 끄적거리며 티비를 보다가, 어느 새 빠져들어버린 물색없는 야구팬의 두근두근한 감상문입니다.
엔씨 정말 멋진 팀이네요. 창원 분들,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