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1/14 20:33:51
Name 빙봉
Subject [일반] 굿 다이노 - 픽사의 아쉬운 범작 (스포 포함)
픽사는 최근 몇 년간 일종의 슬럼프에 빠져있었습니다. 물론 <카 2> 정도를 제외하고선 분명 준수한 작품들이었지만 그 이전의 뛰어난 작품들에 비해선 아쉬운 영화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으로 다시금 픽사는 여전히 자신들이 엄청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굿 다이노>가 가지는 의미는 픽사가 다시금 도약 할 수 있는가 혹은 <인사이드 아웃>이 마지막 불꽃이었는지에 대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영화는 사고로 아빠를 잃은 알로와 인간 아이 스팟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정과 성장이라는 테마를 다루고 있는 영화인데 일단 기본적으로 스토리텔링이 어느 정도는 뻔합니다. 인간과 공룡의 위치만 뒤바꾼 채로 똑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인데 뻔한 이야기이지만 허술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메인 캐릭터는 단단하지만 여정 상에서 만나는 캐릭터들에는 허술한 부분이 있어서 클라이맥스를 제외하고선 10분 짜리 디즈니 단편을 보는 느낌이 조금 납니다. 어찌보면 전개 부분의 플롯이 파편화된 느낌이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스토리텔링이 어느 정도 뻔하다는 것은 스토리가 왕도에 가깝다는 점이죠. 물론 ‘어른을 위한 동화’를 100% 수행해낸 ‘토이스토리3’, ‘업’ 같은 영화 혹은 바로 전작 ‘인사이드 아웃’보단 아쉽지만 단단한 이야기로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픽사 팬으로써 아쉬운건 어쩔 수 없네요.

스토리가 아쉬운 대신 시각적 부분은 지금까지의 픽사 영화보다 훨씬 진일보한게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처음으로 인물과 사건 대신 배경이 보이는 픽사 영화가 아닌가란 생각도 드네요. 실사 같은 디테일과 멋진 풍광을 모두 잡아낸 인상적인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픽사’라는 기대치를 가지고 보기엔 너무 아쉬운 작품입니다. 시각적 진일보가 눈에 띄는 대신 안정적이고 평범한 스토리텔링과 아쉬운 구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단단한 스토리텔링과 두 메인 캐릭터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p.s. 극장에 아이들이 꽤 있었는데 중간중간 놀라거나 무서워하는 모습이 좀 보이더라고요. 어쩌면 가족용 애니메이션 치고는 꽤 징그럽거나 깜짝 놀랄만한 장면이 있어서 흥행이 안되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jjohny=쿠마
16/01/14 20:42
수정 아이콘
닉네임이 위엄돋으시는군요. 크크크
jjohny=쿠마
16/01/14 20:46
수정 아이콘
'스토리 범작' + '시각적 진일보'에 공감합니다. 스토리는 대체로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안전한 선택지들을 취하는 듯 하더라고요. (아버지가 죽을 때는 '설마 이 뒤로 라이온킹을 그대로 따라가는 건가' 했는데,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었네요.)

전작이 인사이드 아웃(빙봉빙봉 ㅠㅠ)인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이었는데, 그 약점을 극복하지는 못한 정도랄까... 그런 느낌입니다.

대신 중간중간에 끼워넣는 위트가 괜찮았고 시각적 완성도도 뛰어나서 저는 괜찮게 봤습니다.
16/01/14 20:52
수정 아이콘
어떤 점에서 최근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픽사의 그것을, 반대로 픽사의 시각은 디즈니를 닮아가는 경향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최근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픽사의 냄새를 지울 수 없는 느낌이 좀 들더라고요.
이야기 자체는 공룡과 인간이 뒤바뀐 점을 제외하면 똑같은 데다가 굉장히 안정적인 전개죠. 픽사의 스토리 텔링이 후퇴하거나 이야기가 이해가 안되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뻔한 전개라는 한계가 분명 존재했던거 같습니다.
시각으로는 픽사 영화 중에 가장 감탄할만한 비주얼이 아닌가 싶어요.
제 닉네임은 그런 캐릭터를 의심한 저에게 반성의 의미로 붙인 겁니다. 미아내 빙봉아ㅠ.ㅠ
푸른음속
16/01/14 20:57
수정 아이콘
요즘은 픽사랑 디즈니랑 바뀐거 같아요. 그나마 인사이드 아웃에서 조금 선전하는가 싶더니..
픽사 진성 빠돌이었던 저도 요즘 랄프-겨울왕국-빅히어로의 3연타에서 조금씩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더 재밌다고 느끼는 중입니다.
동물 관련된거 하나 나오던데 그거까지 나오면 완전 돌아설지도..
16/01/14 21:03
수정 아이콘
볼트 이후로 디즈니 애니가 본인의 클리셰들을 비틀어 사용하기 시작하고+픽사 인사들이 들어오면서 디즈니의 서사가 픽사스러운 독특함으로 변화한 느낌이 크지 않나 싶어요. 반대로 픽사의 서사가 어느정도 안정적인 느낌으로 내려앉은 느낌이구요. 저도 픽사 빠돌이라 아쉽긴 합니다. 주토피아가 우리나라는 2월 개봉이더라구요. 미국보다 한달 가까이 개봉하던데 기대됩니다. 크크
RedDragon
16/01/15 13:24
수정 아이콘
중간에 라푼젤 빼먹으셨습니다! ㅠㅠ
신작 예정작은 주토피아죠. 개인적으로 무지 기대중입니다. (디즈니는 기대 안했던게 없는거 같네요 그러고보니...;;;)
푸른음속
16/01/15 13:39
수정 아이콘
라푼젤은 그닥 재밌게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고 있던 전형적인 디즈니 영화랄까요
16/01/14 21:12
수정 아이콘
월E시절이 최전성기 였는데
달도 차면 기울듯이 어쩔수 없지요
다시 전성기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16/01/14 21:15
수정 아이콘
월e-토이스토리3-업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픽사 영화입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지속적으로 준수한 애니메이션을 내놓고 있어요. 다만 바로 전작이 인사이드 아웃이었단게...
오단기아
16/01/14 22:13
수정 아이콘
월E는 정말 최고였죠!
16/01/14 22:17
수정 아이콘
Eeeeeeeeeeeev! 최고죠 크크
빌리진낫마이러버
16/01/14 22:25
수정 아이콘
다섯 살짜리 딸내미랑 보러가기 괜찮을까요?
놀라운게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네요.
딸이랑 첫 영화 데이트로 볼려고 했었는데
16/01/14 22:44
수정 아이콘
흠칫하는게 좀 있어요. 아랫 댓글이 대답이 될 수 있을거 같아요. 다섯살이면 좀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16/01/14 22:34
수정 아이콘
어른들 입장에선 생각보다 애들 영화라서 아쉽고
애들 입장에선 몇몇 갑작스러운 장면 때문에 무섭고
모처럼 영화표 산거 후회한 픽사 작품이었네요,,,
16/01/14 22:45
수정 아이콘
이번 영화가 픽사 작품 중에 유일하게 극장 상영 중에 손익분기점을 못넘는 작품이 될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묘사가 애들에겐 세고 어른이 보기엔 서사가 너무 정직하고 그렇긴 합니다.
16/01/14 22:49
수정 아이콘
일단 인사이드아웃 이후 개봉 간격이 너무 짧았네요. 픽사는 1년에 한편 정도 개봉해야 좋지요. 그러나 6개월만에 개봉했고 스토리 자체도 무난해서 어른과 아이 둘다 만족시키지 못했네요
16/01/14 22:59
수정 아이콘
이게 근데 계획 자체는 2014년 개봉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개봉 연기가 된걸로 알고 있고 감독의 첫 장편인걸 생각해보면 개봉까지 꽤 험난했던 것일 수도 있을거 같아요.
모지후
16/01/14 22:56
수정 아이콘
픽사의 다음작이 '도리를 찾아서'인데
그때도 이번 굿다이노처럼 될지 조금 걱정이네요.
'니모를 찾아서' 스핀오프라 기대하고 있는데ㅠㅠ
16/01/14 23:02
수정 아이콘
그래도 앤드류 스탠턴이면 다...다르겠죠ㅠㅠ.
꽤 텀이 길긴 한데 픽사 창립 30주년이란 이벤트가 겹쳐있어서 제대로 각잡고 만들어주길 기대해봐야죠. 원래 빠돌이 짓이란게 나오기 전까진 한없이 불안해지는거 아닙니까.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114 [일반] [응팔] 누군가는 남편이 되면 안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63] 외쳐228367 16/01/15 8367 0
63113 [일반] 새로 바뀐 썰전 어떻게 보셨나요? [59] 주환8805 16/01/15 8805 0
63112 [일반] 개인적인 2015년 최고의 곡.avi [5] Hobchins3902 16/01/15 3902 0
63111 [일반]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TV Top10 [18] 김치찌개16693 16/01/15 16693 1
63110 [일반]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공개되었습니다.(중복 수정) [42] 신예terran8730 16/01/15 8730 1
63109 [일반] 2015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불법 다운로드된 영화 Top10 [11] 김치찌개8755 16/01/15 8755 1
63108 [일반] [핵자랑주의] 입시가 드디어 끝났네요. [92] 삭제됨8842 16/01/14 8842 14
63107 [일반] 피지알 관리시스템 민주화 제안 [18] Judas Pain4340 16/01/14 4340 1
63106 [일반] 메르스 사태의 뒷처리 [10] Cogito4612 16/01/14 4612 0
63105 [일반] 김종인 영입에 대한 잠깐 생각들 [29] 로빈6646 16/01/14 6646 0
63103 [일반] [해축]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6/17 시즌 여름,겨울 이적시장 영입금지 징계. [24] SKY925651 16/01/14 5651 0
63102 [일반] 배우 알란 릭맨이 사망하였네요. [27] Fin.5010 16/01/14 5010 0
63101 [일반] 스베누 황효진 대표의 보유차량 목록이 공개되었습니다. [47] 공유는흥한다16039 16/01/14 16039 1
63100 [일반] 굿 다이노 - 픽사의 아쉬운 범작 (스포 포함) [19] 빙봉3309 16/01/14 3309 0
63098 [일반] 法 "'제국의 위안부' 저자, 피해자에 9천만원 배상하라"(종합2보) [15] 카우카우파이넌스6410 16/01/14 6410 0
63097 [일반] 경제머신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레이 달리오 [8] 콩콩지4635 16/01/14 4635 5
63096 [일반] 복지부동이 짱이다 [78] 사악군8033 16/01/14 8033 43
63095 [일반] 무한도전 <예능총회> - 하 [28] 王天君8964 16/01/14 8964 2
63094 [일반] 무한도전 <예능총회> - 상 [24] 王天君9639 16/01/14 9639 0
63093 [일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前 의원 조기선대위원장으로 전격영입 + 9·10호 인재영입 [201] 바밥밥바14791 16/01/14 14791 3
63092 [일반] 대한민국의 국부(國父) 이승만? [347] 에버그린14820 16/01/14 14820 12
63091 [일반] 뒤늦게 알게 된 추억 속 만화가의 부고 [9] The xian6221 16/01/14 6221 1
63090 [일반] 장르문학 도전기. [70] 산악왕트래킹14099 16/01/14 14099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