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1/21 16:50:15
Name 발라모굴리스
Subject [일반] 가장 공감가는 입당 인사문- 오창석
오창석
서른살
팩트티비라는 대다수에게 듣보잡일 방송사의 아나운서 출신이며, 현재 "신넘버쓰리"라는 욕이 찰지게 난무하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욕은 함께 진행하는 이작가와 남배우의 몫이고 이 분은 약간 샌님 스타일이죠 제 느낌엔 그랬습니다
이분이 더불어민주당에 셀프 영입? 하였(되었)습니다
팟캐스트에서 출마한다고 하길래 농담인줄 알았는데 진짜라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겨우 이 정도 충격파로 그 어려운 피지알 글쓰기버튼을 누른건 아니랍니다
입당 인사글이 그냥 내 얘기같고 내 친구 얘기같고 하는 거시기한 마음에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비슷한 연령대라 그런가봅니다
그의 좌절 나도 똑같이 겪었던 좌절이었고 그의 고민이, 고통이 지금 내 고민이고 내 고통이거든요
그래서 진부하게 까지 느껴지는 그의 출마 동기가 참 가슴을 때리네요
특히 마지막 단락 새누리지지자인 아버지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게 뭔지 잘알거든요
저는 학부시절 아주 크게 아버지와 파이트한 이후, 엄마의 표현데로 라면 집 기둥이 흔들릴정도로 싸운 이후 정치에 정자도 꺼내지 않지만 사이가 좀 멀어진 느낌이랄까 그렇거든요
무튼, 보잘것없는 경력에 흙수저 출신, 아무것도 검증된바 없는 사람의 부산 출마 소신을 격려하며 이 무모한 도전을 조용히 응원하겠습니다


아래 입당 인사 전문 입니다))))

1. 거절이 두렵지 않은 당돌한 부산 남자 오창석입니다.

저는 오로지 행정고시를 쳐서 공무원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청년이었습니다. 방황하던 와중에 입대를 했고, 군대에서 본 뉴스를 통해 아나운서의 꿈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 길도 쉽진 않았습니다. 돈을 벌고 여행을 하기 위해 떠난 호주에서는 세계일주를 위해 열심히 모으던 돈을 같이 살던 형에게 부동산 전세 사기로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호주 차이나 타운, 일식집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며, 돈까스를 만들며 돈을 다시 모았고, 그 돈으로 유럽으로 갔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장하석 석좌교수님을 인터뷰하려고 했습니다.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메일도 연락이 되지 않았고, 페이스 북 메시지도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갔습니다. 런던의 살인적 물가 때문에 금전적 위기가 다가오자 망설였습니다.

그때 저의 좌우명을 정했습니다. ‘내 몸은 굶겨도 내 꿈은 굶기지 않겠다.’ 기적적으로 교수님을 만나 뵙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후 총 17명의 인터뷰를 더해 책으로 묶어냈습니다만, 딱 2배인 34명의 인터뷰 거절도 함께였습니다. 책을 내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총 29곳의 출판사에서 ‘당신이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당했기 때문입니다. 좌우명대로 꿈은 굶기지 않았고, 실제 몸은 굶겼습니다. 좌우명은 함부로 짓는 게 아니라는 진리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제게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고, 과정은 공정하지 못했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어떤 순간에서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거절을 당했지만, 좌절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지금 이 순간까지 서 있습니다.

2. 진도 팽목항에서 난장판을 보았습니다.

정치에 크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4년 4월 16일이었습니다. 저는 팩트TV 소속으로 22일간 팽목항 현지에서 세월호 참사를 취재했습니다. 난장판을 보았습니다. 비극의 현장에서 제가 절망한 것은 시스템 이전에 진심 없는 대한민국 정부였습니다. 진도에서는 착한 사람도 꼭 행복한 인생만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함께 확인했습니다.

참사와 동시에 몇 개의 컨트롤 타워가 동시에 난립했고, 시스템이 결여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안타까움은 그 참사 현장에서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구하려는 진심이 부족해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잊으라 해도 잊을 수 없고, 가만히 있으라 해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아픈 경험이었습니다.

사고는 불시에 우리의 동의 없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정치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부산은 비겁하지 않습니다.

제 인생의 과정은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부산 정신’의 총체입니다. 부산은 비겁하지 않습니다. 부산은 쫄지 않습니다.

두렵다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다고 비겁하게 구는 것이 아니라, 늘 언제나 정면돌파를 선택한 부산정신이 있습니다. 저는 부산에 출마하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바로 떨어짐을 예상할 겁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떨어지는 게 두렵습니까? 그렇게 두려워하면 우리 세상이 바뀔까요?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 정치에 있다면 두렵지 않습니다. 그것이 세상을 향한 강한 외침이 될 수 있다면, 저는 늘 그래왔듯이 과감한 정면승부를 보려 합니다. 그래서 부산 어르신들이 보시기에, ‘고노마 부산 아 맞네, 부산 싸나네, 시근있네’라는 패기 있는 부산의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입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저는 영입 아닙니다. 저는 제가 제 발로 찾아갔습니다. 그게 ‘부산 싸나이’의 패기입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정치로 풀어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진심이 통했는지 아니면 ‘얼굴이 통했는지’ 당에서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부산으로 출마하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하나하나의 일에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제 고향 부산역시 다시 힘차게 도약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세상에서 우리 친구들이 큰 거리낌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우리 세대가 아이 낳는 방법을 몰라서 안 놓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제가 부산으로 출마하는데 가장 큰 난관이 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인 우리 아버지이십니다. 아버지 이 방송 보시고 깜짝 놀라실 겁니다. 아마도 다가오는 설에 열리는 가족회의가 제 인생 최대의 격전지가 될 것입니다. 설득이 안 되면 제 이름이 우리 가족 족보에서 낙마할 수도 있습니다. 아부지, 아들 세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부산에 사셔도 이번 한번은 꼭 더불어민주당, 이번 만큼은 아들 오창석 밀어주십시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iAndroid
16/01/21 16:53
수정 아이콘
.
highfive
16/01/21 17:56
수정 아이콘
실제 안철수 안티에 가깝습니다. 방송에서도 한동안 관련 언급자체를 피하다가 이젠 대놓고 커밍아웃했죠.
16/01/21 16:57
수정 아이콘
더민주는 100% 상향식 공천은 아닌지라 경선지역에 다른 누군가가 전략공천 될 리스크는 있지만...

적어도 이 분 한테 후보 경선에 나가서 한 번 싸워볼 기회는 주어졌으면 좋겠네요.

태어나 이 분 이름 처음 들어보는 사람한테
이런 바램이 생길 정도의
좋은 글이었습니다.
16/01/21 16:57
수정 아이콘
경선거치겠죠? 그냥 후보로 내기에는...
㈜스틸야드
16/01/21 16:59
수정 아이콘
비례대표가 아닌 이상에야 부산이면 경선을 거치긴 할겁니다. 부산시당이 워낙 강성인 곳이라 인재도 꽤 있어서 말이죠.
애패는 엄마
16/01/21 17:01
수정 아이콘
글 참 맘에 드네요
발라모굴리스
16/01/21 17:03
수정 아이콘
더불어 지난 총선때 30대 투표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20대보다도 낮았어요
가장 적극적으로 투표해야하는 세대라고 생각해요 분발했으면합니다
별빛이내린다
16/01/21 17:09
수정 아이콘
이야 신넘버쓰리에서 오창석씨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네요. 크크 두 형님들한테 당하는 모습만 봤었는데
시노부
16/01/21 17:10
수정 아이콘
...왜 박정석이 생각나는건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글을 읽고 나서 기억하고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동엽
16/01/21 17:26
수정 아이콘
https://namu.wiki/w/%EA%B3%A0%EC%B0%BD%EC%84%9D

이 형님이신줄... 깜짝 놀랐네요.
세인트
16/01/21 17:36
수정 아이콘
으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가만히 손을 잡으
16/01/21 17:38
수정 아이콘
222222
리듬파워근성
16/01/21 17:42
수정 아이콘
와 글이 살아있네요 멋집니다
16/01/21 17:49
수정 아이콘
글에서 바로 윗분 닉네임이 느껴지네요. 리듬 파워 근성!!
최강한화
16/01/21 17:51
수정 아이콘
글 참 잘쓴거 같습니다. 이렇게 무덤덤하게 글을 써 내려가고 여러사람들을 공감시키는게 참 힘든데 말이죠..
신넘버쓰리에서 이작가나 남배우가 어떤식으로 반응할지 궁금해지네요..크크;
Judas Pain
16/01/21 17:54
수정 아이콘
햐, 부산싸나이네요.
tannenbaum
16/01/21 18:20
수정 아이콘
글에서 섹시함이 흠뻑 묻어 나네요. 머찌다!!!
16/01/21 18:20
수정 아이콘
아이구 팽목항에서 그리 고생을 하더니 또 고생길로 가시네요. 안타깝고 미안하지만 열심히 응원할게요
황승언
16/01/21 19:39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뽐뽀미
16/01/21 20:16
수정 아이콘
글만 읽고는 눈물이 찡. 잘 되셨으면 좋겠네요!
SoulCompany
16/01/21 21:32
수정 아이콘
씬넘버쓰리는 어쩌고 ㅜㅜ
팟캐만 듣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몰랐는데 멋있는 삶을 살아왔네요
힘들다고 하지만 싸워봐야 아는거죠 기대됩니다
음란파괴왕
16/01/22 12:05
수정 아이콘
헐 오창석이 그 오창석이었네요. 이작가님이랑 방송하는 거 들으면서 굉장히 친근하다는 느낌 많이 받았었는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239 [일반] NBA 역사상 가장 부자인 선수들 TOP 10 [6] 김치찌개5534 16/01/22 5534 0
63238 [일반] Cosmos [5] 소야테3612 16/01/22 3612 2
63237 [일반] 더불어민주당 이름 괜찮지 않나요? [63] 갈길이멀다7569 16/01/22 7569 1
63236 [일반] 트인낭과 장애인 비하(feat. 이재명 성남시장) [179] 토다기12481 16/01/22 12481 0
63235 [일반] [썰전] 기성복 고르듯 정당을 고른다는 것 [41] 사도세자8224 16/01/22 8224 13
63234 [일반] 손님 맞을래요? 용산 as센터들 후기 [26] 뀨뀨13617 16/01/22 13617 1
63233 [일반] '저성과자' 해고 가능…정부, 양대지침 발표 [110] 여망10002 16/01/22 10002 8
63231 [일반] 내 삶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할때.. [48] The Special One6455 16/01/22 6455 4
63229 [일반] 국민의당 안철수계 김한길계 갈등? [182] 에버그린15905 16/01/22 15905 7
63228 [일반] [유럽축구] ELO로 알아보는 역대 최고 & 최악의 감독들 [24] 사장8536 16/01/22 8536 4
63227 [일반] 론스타-한국 3차 심의 완료, 지는 경우 5조6000억원 지급 [14] 곰주7671 16/01/22 7671 1
63226 [일반] 야당 비판하면 패배주의? 피는 자기만 흘린다 생각하는 선민의식? [27] 삭제됨6841 16/01/22 6841 48
63225 [일반] 카미카제는 정말로 비효율적인 전술인가? [109] 류지나10974 16/01/22 10974 7
63224 [일반] 패배주의에 대하여 [63] 절름발이이리9117 16/01/22 9117 54
63222 [일반] 드라마 내적으로 외적으로 최고의 결말 - 응답하라 1988 [47] MyBubble7964 16/01/21 7964 5
63221 [일반] 강현민/범키/크로스진의 MV와 여자친구의 티저영상, 포미닛의 티저이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14] 효연덕후세우실3921 16/01/21 3921 0
63220 [일반] 답답한 막장 헬조선의 표본 누리과정 사태. [52] 가라한7759 16/01/21 7759 2
63219 [일반] 종편 킬러 표창원 [44] 에버그린12246 16/01/21 12246 9
63218 [일반] 라노벨 같은 역사 이야기 - "우리집으로 마왕이 이사온 건에 대하여" [17] 예니치카6882 16/01/21 6882 42
63216 [일반] [정치] 다시 한번 느끼는 단단한 벽에 대한 절망(대통령의 쟁점법안 처리 촉구 서명운동 여론조사) [85] 영원한초보8202 16/01/21 8202 7
63215 [일반] [짤평] (약스포) <스티브 잡스> - 에런 소킨이 바라본 잡스 [33] 마스터충달5577 16/01/21 5577 2
63214 [일반] 가장 공감가는 입당 인사문- 오창석 [22] 발라모굴리스7404 16/01/21 7404 13
63213 [일반] 실미도와 변호인 영화 내의 국가관 [2] Moonset4338 16/01/21 4338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