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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2/24 17:41:34
Name 일각여삼추
Link #1 http://handrake.tistory.com/35
Subject [일반]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この素晴らしい世界に祝福を!, 2016)


제작 : 스튜디오 딘
감독 : 카나사키 타카오미
장르 : 판타지
방영 : 2016년 1월
진행 : 6화/10화 예정

※ 네타가 있습니다.
※ 원작을 보지 않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촌구석에 살던 주인공 사토 카즈마는 어느 날 게임 한정판을 사러 시내로 나가던 중 트럭에 치이려는 여자애를 보고 무심코 도우려다 치일 뻔한 쇼크에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의로운 죽음이었다는 자부도 잠시, 필요도 없는 일에 끼어들었다는 사실과 그 과정에서 비참한 모습을 여러 사람에게 보였다는 점을 여신이라 불리는 존재에게 신랄하게 비웃음을 당한다. 카즈마는 화가 난 나머지 이세계에 가져갈 아이템으로 자신을 놀려대던 여신 아쿠아를 지정한다.

카즈마는 특별한 능력이나 아이템 대신에 아쿠아를 데려오기로 한 까닭에 능력치는 평범하기 그지없다. 모험가로서는 가장 밑바닥인 현실에 카즈마는 곧 육체노동으로 하루하루 끼니를 잇는 지경에 처하고 만다. 그나마 믿었던 아쿠아 또한 별 경험 없이 지상으로 강림한 탓에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다.

힘겨운 하루하루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높은 능력치를 부여받은 아쿠아는 모험길드에서 주목을 모으는데 성공하지만 정작 파티 모집에선 중2병 마법사 메구밍과 마조히스트 다크니스와 같이 능력만 뛰어난 괴짜들만 모여들 뿐이다. 그것도 본인들의 되지도 않는 고집으로 각각 능력치를 폭렬마법, 탱킹에 올인했기에 마법사는 마법 한 방에 리타이어고 탱커는 공격기술이 서툴러 어그로를 제대로 끌지조차 못 한다. 카즈마는 이런 한심한 인생들을 데리고 어떻게든 마왕을 퇴치한다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자 하는데…….

여러모로 볼 때 지금까지 등장한 이세계물 클리셰를 180도 뒤틀어놓은 작품으로 보인다. 『소드 아트 온라인』(2009)은 게임판타지였기는 하나 주인공 키리토는 하나부터 열까지 평범한 축을 뛰어넘는 먼치킨에 가깝고, 『방패 용사 성공담』(2014)의 이와타니 나오후미 또한 편중되긴 했지만 방어능력에 한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에 반해 본작의 주인공 '사토 카즈마'의 능력치는 타인보다 약간 높은 지력과 상인이 될만큼 높은 운을 제외하면 골고루 평범에 그친다. 죽는 계기 또한 착각으로 인한 심장마비여서 시스템 이상으로 갇히게 된 키리토나 도서관에서 고서를 펼쳐 보다 차원이동한 나오후미에 비해 격이 떨어진다.

다른 이세계물과의 이런 차별성은 시청자에게 몰입감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이 차원이동을 하자마자 온갖 미녀가 달라붙고 능력치도 출중해서 아무 어려움 없이 이세계 생활을 만끽한다면 지켜보는 대다수 평범한 시청자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아무리 차원이동을 하는 것이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편의 제공은 흥미를 떨어뜨리기 십상이다. 아무런 고생 없이 얻는 보상에 성취감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 여신 아쿠아를 이세계로 데려왔지만 민폐덩어리고, 능력치만 뛰어난 마법사와 크루세이더는 뭘 해야 할지 몰라 날뛰는 가운데 주인공이 제어해서 제대로 된 파티로 꾸려 나가는 모습은 주어진 능력이 아니라 지혜와 용기로 역경을 헤쳐 나가는 통쾌와 쾌감을 선사한다.

결국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의 성공은 기존 이세계 먼치킨물의 안티테제 성격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국내 판타지에서 비슷한 작품으로는 『하얀 늑대들』(2003)을 꼽을만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 또한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관에서 칼질도 제대로 못 하는 주제에 언변 하나만으로 작중 최고 기사단 캡틴 위치에 오른다. 본작의 주인공 카즈마 또한 통솔력으로 엉망진창 파티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유사하다.

작중 현대인 천재론이 하나도 먹히지 않는 것 또한 장점이다. 흔한 이세계물 클리셰가 『마법공학』(2007)에서와 같이 환생 전 세계에서 얻은 지식으로 기물을 뚝딱뚝딱 만들어 내어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인데 이 작품에서 만든 거라곤 (원작에서) 라이터와 몇 가지 잡다한 물건뿐에다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도 못 한다. 현대인 천재론 자체가 평범한 현대인이 이세계에서 활약하는 일종의 핑계로 처음 도입된 것인데 너도나도 차용해 비슷비슷한 작품을 찍어내다 보니 독자, 시청자의 피로가 쌓였다. 중세, 이세계인이라고 지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주인공 보정인지 별 다른 실패와 반발 없이 성공을 이어가는 장면은 현실성도 떨어진다. 참고로 국내에서 이 부분을 정확히 공략해 명성을 떨친 작품이 『일곱번째 기사』(2005)이다.

결론적으로 클리셰에 지친 시청자에게 재미있게 볼만한 작품이라고 적극 추천한다. 『로도스도 전기』와 같은 정통 판타지까지는 아닐지 모르나 전개와 인물 설정에 억지가 적어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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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t. Hammer
16/02/24 17:46
수정 아이콘
리뷰 감사합니다.
애니메이션 안 본지도 한참 됐는데, 소개해주시는 작품들 중 재미있어 보이는 건 한 번 알아봐야겠네요.
이호철
16/02/24 17:48
수정 아이콘
소개글로만 보면 먼치킨 깽판만 아닐 뿐 충분히 기존 클리셰의 한 패턴으로 보입니다만,
개인적으로 클리셰 떡칠물에 차원이동물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감사히 보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마징가Z
16/02/24 17:55
수정 아이콘
원작은 하렘냄새가 풀풀 나죠. 크크크크

그런 거 다 차치하고서라도 간만에 크게 웃으면서 본 라이트노벨&애니메이션입니다.
16/02/24 17:57
수정 아이콘
기쁘지 않은 하렘이지만요 크킄크
16/02/24 17:56
수정 아이콘
저예산 티가 풀풀 나는 작화덕에 좀 미묘한 느낌입니다
다만 1화 막노동과 이어지는 장면들은 멋지게(...) 잘 뽑아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원작도 재밌어요
국내에는 1~4권 발매중입니다!
마성의우시오
16/02/24 18:00
수정 아이콘
오히려 그 저예산 작화가 작품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더군요.
우리는 하나의 빛
16/02/24 18:01
수정 아이콘
이고깽값물이지요. 이세계에 고등학생이 가서 깽값 물어주는 이야기..
양념게장
16/02/24 18:02
수정 아이콘
이거랑 그림갈이랑 뭐가 더 재밌나요? 둘 다 여기저기서 많이 들리던데 혹시 둘 다 보셨으면 소감 좀... :$ 부탁드려도 될까요
우리는 하나의 빛
16/02/24 18:22
수정 아이콘
가볍게 웃으면서 보고싶다면 본문의 코노스바를, 나름 진지한 성장물(?)을 보고싶다면 그림갈을 보시면 될겁니다.
그림갈 재미없겠다 싶었는데.. 보다보니 재미있더라구요.
착한 외계인
16/02/24 18:36
수정 아이콘
코노스바는 이세계 관련 애니 설정을 코믹하게 뒤트는 맛이 좋아서 유쾌한 느낌이고
그림갈은 먹고 사는데 있어서의 팍팍함과 현실의 고단함이 스무스하게 묻어나는 애니라 마음 가라 앉히고
보기 문안한 애니입니다. 여튼 둘다 과거 소드 아트 온라인처럼 주인공이 쉽게 쉽게 적(괴물)해치우고 영웅되는 그런 류는 아닙니다.
16/02/24 18:34
수정 아이콘
그림갈은 꿈과 희망도 없는 스토리고 (애초에 애들 스펙도 구림)
코노스바는 꿈과 희망도 없는 척 하는데 사실 애들 스팩 조합은 엄청납니다. 단지 개그물이여서 애들이 스팩을 못 살려서 그렇지...

어그로를 끄는 힐러
하루에 1방만 가능한 딜러
(공격을 못해서)어그로를 못 끄는 탱커
영고의 주인공
16/02/24 18:13
수정 아이콘
메구밍 귀여워요 메구밍
16/02/24 19:57
수정 아이콘
메구밍 귀여워요 메구밍(2)

원작 기준으로는 다크니스의 최근권 활약이 심상치 않더군요!
착한 외계인
16/02/24 18:29
수정 아이콘
이번 분기 최고의 개그 애니메이션 같아요. 이 세계 클리셰를 반죽해서
빚어낸 솜씨가 제법 좋아보여서 즐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프닝과 엔딩 특히나 엔딩은 완전 제 취향...
16/02/24 18:33
수정 아이콘
이건 진짜 흔하디 흔한 이고깽류를 질리게 본 사람들은 더 웃을 수 있게 이고깽을 비튼 작품이죠
굉장히 재밌게 보고 있는데 총 10화라니 ㅠㅠ
16/02/24 18:33
수정 아이콘
스튜딘이라 반신반의하면서 봤는데 지금은 매주 챙겨보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 신작은 나만이 없는 거리랑 함께 딱 두 개 보고 있네요
아이지스
16/02/24 18:37
수정 아이콘
이번 분기 개그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써니는순규순규해
16/02/24 18:47
수정 아이콘
저 3인(탱딜힐)의 조합이 얼마나 막장인지는 파티 바꾸기 이벤트에서 알 수 있죠
네버스탑
16/02/24 19:36
수정 아이콘
애니 많이 보시는 분들이 작화가 안 좋다고 말씀들 하시는데 저런 장르의 애니에서 이 작화는 오히려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다이아몬드에이스나 하이큐 같은 스포츠 애니를 즐겨보는 편인데 이건 나름 유머도 있고 심하게 심각하지도 않고 그냥 즐기기에 좋은 애니 같더군요
그냥 잘 볼 겁니다 크크
16/02/24 19:52
수정 아이콘
저예산이라고 까는 사람들이 있던데
역내청 1기를 보고 와야 그 소리를 안하련지...
이건 딱 개그물에 어울리게 가성비 좋게 뽑아낸 것 같은데..
한들바람
16/02/24 19:45
수정 아이콘
크...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는 금요일 밤 11시 30분 애니맥스에서 방영중인데 그 시간이 애니플러스에서 나만이 없는 거리를 방영하는 시간이죠. 나만이 없는 거리를 소개하셨던 글에서 제가 본방사수중이라고 댓글을 달았는데 사실 저번주에는 이걸 본방으로 봤습니다. 나만이 없는 거리가 4월은 너의 거짓말이후로 오랜만에 접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는 작품이라면 코노스바는 월간순정 노자키군 이후로 오랜만에 접하는 아무 생각없이 낄낄대며 보고있는 작품이네요. 크크
16/02/24 20:38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작화가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캐릭터들이 매력적이고 성우들의 연기도 좋은편이고 중간에 잠깐씩 번뜩이는 아이디어 넘치는 연출도 좋습니다.
여자친구
16/02/24 23:25
수정 아이콘
주인공의 첫죽음은 토가시의 유유백서에서 진진의 죽음에대한 패러디이자 오마쥬(?)가아닐까싶더라구요.
열혈근성노력
16/02/25 05:38
수정 아이콘
와가나와 메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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