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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2/25 02:24:52
Name 王天君
Subject [일반] 밸붕이다 밸붕
나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다. 왜냐면 피곤하니까. 정치는 결국 싸움이다.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되고, 이것이 지금 시급하고, 저것은 나중에 좀 하고, 그것만은 하면 안되고. 찬반을 두고 주먹질 대신 우아한 협잡질로 헷또와 가슴 속 정으-를 두고 겨루는 거지.(그 와중에 심심치 않게 리얼파이트도 터지고) 민주시민 민주시민 하지만 따지고 보면 대의민주주의는 시민이 정치에 일일히 신경을 쓸 수가 없으니까 대리자 하나를 뽑아서 등떠미는 제도 아닌가. 그러니까 나는 앞으로도 정치에 큰 관심을 갖고 싶지 않다. 대리자 놈들이 다 잘 하겠지.

그래서 선수선발이 중요하다. 거기에는 기본 전제가 붙는다. 아주 훌륭하지는 못해도, 좀 까일 때가 있어도, 그래도 저 인간이라면 4년에 딱 한번 오는 내 최후 최고의 민주파워 필살기인 "표 한장"을 주마 - 라는 결론 하에 모인 천하제일 민주정치꾼들이 각축전을 벌일 거라고. 거기 국회에서는 우리 동네 아파트도 아니고 충청남도 보령시 죽정동도 아닌, 이 기상과 이 맘으로 길이 보전해야 할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고 있어야 한다. 저 멀리 한나라 말기 십상시 때부터 가까이는 붕당정치까지 고위 관료라는 놈들이 나랏일 말아먹은 이야기가 한 둘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인류는 유구한 역사 아래 이 모든 교훈을 깨우치고 정치적 수준이 훨씬 더 올라갔을 것이며 국회에 모인 이들은 성인 직전의 반열에 올랐어야 했는데.... 마뜩치 않다. 어째 의심이 짙어진다. 고르고 골라도 그 나물에 그 밥인데 나물이고 밥이고 온통 다 쉬어터진거 아니냐고. 나는 새로 나온 싱싱한 고기입니다 - 라고 외치는 정치인도 그냥 쟁반채로 철수시키고만 싶다.

진짜 짜증나는 건,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차마 맞다고는 못해도 또 지면 지는대로 어쩔 수 없는 느낌을 다른 편이 줘야하는데 이게 "악"으로만 보인다는 거다. 이제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선과 악이 갈라져서 치고 박는 이야기는 촌스럽지 않나. 최소한 프리더도 지 곤조를 지킬려고 한참 열 올리던 부동산업 다 때려 치우고 생명의 신비를 찾다가 그렇게 끝까지 간 거였단 말이지. 그런데 이건 당최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정알못인 내가 아직 모르는 무슨 비밀이 있는건가. 당신이 한국의 우치하 이타치였던 것입니까. 그런데 이타치가 뭐 이리 많어. 그리고 하는 말들은 횡설수설에 저열하기가 짝이 없다. 나조차도 듣자마자 딱 각이 나올 만큼. 저거 완전 황당한 놈이네.

한술 더 떠서 멍청하고 짜증나(보이)는 얘들이 힘도 세다. 대한민국 현실정치의 파워밸런스가 개판이란 거다. 소년만화로 치면 주인공은 간신히 필살기 하나 얻는다. 그 필살기 하나 얻을 동안 스승이 디져나가고 동료가 잘있어...하면서 몸빵하다 죽고, 애인이란 게 웃는 낯짝에 눈물짜면서 옆구리로 칼 막아주고, 뭐 아무튼 말도 못하게 쓰러져 나간다. 아무튼 이 필살기만 얻으면 뭔가 그래도 잘 돌아갈 줄 알았는데 겐세이 놓는 세력은 여전히 짱세다. 친구도 많다. 네놈의 필살기는 강력하지만 우리에겐 그걸 무효화할 다른 필살기들이 얼마든지 있지!! 음하하하하하 그리고 또 다시 지배세력의 등장. 두둥. 그러니까 언제 렙업 시키냐 이 말이다. 싸우면 싸울 수록 뭐가 좀 나아져야 되는데 어째 점점 다 깎여나가는 느낌. 우리팀 필살기는 어째 자폭기밖에 없는 것 같다. 이 놈의 지긋지긋한 클리셰. 웃으면서 안녕....... 앞으로는 다음 세대에게 맡긴다.....

이제 불만을 넘어서 당황스러운 지경에 다달았다. 원래 파워업이라는 게 좀 적당히 올라가야 하는 건데 그게 아니다. 그래도 주인공들이 좀 경험치도 쌓고, 어찌어찌 어떤 결과를 얻어냈는데 속편에서 진짜 말도 안되는 상대방이 나와서 그냥 다 때려부순다. 원래 힘의 균형이라는 게 시소처럼 이쪽이 무거운 만큼 저 쪽이 떠오르고, 왔다리 갔다리 그러는 거 아니었냐고. 그런데 무슨 톰과 제리 널뛰기처럼 피융 날아간다. 그리고 힘이 없어서 처박힌다. 상대방은 토둔과 수둔에 능했다. 산을 쌓고 성을 쌓아서 사람들 무리를 멈추게 했고 그 사이로 물을 쏴서 밀어내고 쓰러트렸다. 이 두가지 능력이 합쳐지니까 땅이 파지고 거기에 물이 부어지면서 강이 생기더니 나라 전체가 휘청..... 이게 말이 되냐고. 10년간 뭐라도 해볼려고 했는데 그게 어떤 한 명의 힘에 죄다 박살나고 다 수몰된거다. 뭔 스토리가 이렇게 개같아. 아무리 짱짱 센 악역을 등장시켜서 카리스마를 보여줄려 해도 그렇지.

여기까지만 해도 물음표와 짜증이 섞여서 솟구치는데, 대한민국 정치판 이야기의 작가 놈이 누구인지 태업을 곱빼기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짱 센 놈이 싹 다 한수저에 호로록 말아먹었는데 그 뒤를 잇는 보스가 너무 강력해..... 이거 완전 파워 인플레 아니냐고. 이 전의 보스는 엄청 강적이다. 그런데 그 다음 얘는 초초초 강적. 지난 적이 권모술수에 능한 전통적인 악역의 이미지였다면 이번 적은 이해도 잘 안간다. 캐릭터 분석도 잘 안된다는 거다. 왜 저러냐고? 저게 말이 될 거라고 생각하나? 혈통 빼고는 아무 것도 없으면서 화만 잘 낸다. 이뻐할 구석이 쥐뿔도 없다. 그런데 파워만 만땅이니 공략의 여지도 없다. 교활한 놈은 더 똑똑해지든가 해서 이기면 되고 약점을 찾아내면 되는데, 이건 그냥 바보를 데려다놔서 힘만 세게 만들어놓으니 뭘 해볼 여지가 없다. 그냥 모든 논리랑 규칙을 다 씹어먹고 내 마음대로 한다~~ 고 소리만 지르니 뭐라고 싸움도 못한다. 절대무적의 필살기,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난 모르겠고" 권.

그런데도 이걸 어떻게든 상대해볼려고 낑낑 대는 소수의 인간들이 참 안쓰럽고 대단해죽겠다. 이미 밸런스가 무너질 대로 무너졌는데 거기에서 어떻게든 비전서를 찾아 다 같이 외쳐대는구나. 필리버스터? 난 그런게 있는줄도 몰랐다. 무슨 테리 보가드 신기술인줄 알았는데, 어찌저찌 그 멋있어 보이는 이름으로 뭔가를 막아내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필리버스터!!!! 여기다 대고 어리석은 놈들, 네놈들이 과연 그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무모한 짓이다!! 라고 비웃는 것도 아니다. 이건 반칙이다, 이런 건 듣도 보도 못했다!! 며 무식한 분통을 터트리고 있어서 또 한번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정말 대단하다. 여기에 되돌려주자. 이건 사실 네 녀석의 기술이다!!!!! 역시. 소년만화의 정석은 한명의 영웅이 아니라 모두의 힘을 모으는 것이다. 내가 안되면 너가, 너가 안되면 저 뒤의 그들이. 진정한 힘은 끊어지지 않고 버티는 연대와 인내에서 나오는 거 아니겠나.

이 길고 긴 자루를 다 같이 쥐고 휘둘러서 제 발등에 찍히는 해피엔딩을 기대한다. 김성모 만화처럼 말 같지도 않은 밸런스로 돌아가지만, 그러니까 황당하게라도 우리 편이 뒤집어내고 말 것이다. 싸움은 근성이다!!! 나는 옆에서 왱알왱알 거리면서 응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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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
16/02/25 02:35
수정 아이콘
아.. 쟁반채로 철수..가 그 철수씨로 보이는건 단지 기분탓이겠죠? 아.. 안입니다.
yangjyess
16/02/25 02:45
수정 아이콘
킄킄킄 별 관심 없는 일인데 이글은 정말 재미나는군요 킄
유스티스
16/02/25 02:54
수정 아이콘
글에 나오는 대한민국의 작가가 일관성이 있다면 이번 필살기도 많은 친구와 애인을 소모해가며 통하는듯하다가 적의 무대뽀같은 반격에 좌절하며 무산되겠군요.

작가는 국민일진데.
이호철
16/02/25 02:58
수정 아이콘
여담입니다만 김성모씨의 그것(?)은 왱알'앵'알 입니다.
슈퍼집강아지
16/02/25 08:49
수정 아이콘
일관적이지 않았다니 충격적이군요.... 나름의 변화를 줬었다니..
王天君
16/02/25 10:19
수정 아이콘
한때 김성모 갤러리에서 살았는데.......수치스럽네요
klemens2
16/02/25 03:02
수정 아이콘
악입니다.
그러지말자
16/02/25 03:02
수정 아이콘
필리버스터는 버스터콜을 위한 시동기인걸로..
여튼 만화와 현실의 가장 큰 차이는 피아식별이 힘들다는건데..
자기가 주인이라는걸 인지할 의지조차 없는 사람들 붙잡고 니가 주인이라고 부르짖는것도 참 모양새가 이상하긴 합니다만, 주인님 밥상에 똥오줌 싸갈기고 주인님 등골빼서 육수를 쌂아먹는 것보다는 훨씬 덜 이상하니 어느쪽이 우리편인지는 명확해 보입니다.
호노카센세
16/02/25 03:16
수정 아이콘
국민 수준따라 가는거죠 뭐 언론잡고 여론 호도가 통하니 그게 사실이 되는거고...
16/02/25 03:58
수정 아이콘
저는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절대악은 없다라는 주장에는 크게 동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대체적으로 비정량적 양비론을 따라가는 의식의 흐름이니까요. "결국 이 모든게 악이 아닌 것 같은데 생각하자니 피곤하다."라는 비정량적 양비론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더 많은 나쁜짓을 한 녀석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알고 스스로 조장하며 자기 편으로 만들어서 세력을 불리는 것이 악이 아니라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너는 얼마나 깨끗해서 그러느냐?라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그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최소한 그들보다는 깨끗하다.라고요.
16/02/25 09:04
수정 아이콘
더많은 나쁜짓을 한쪽이 악이라면 상대악인거죠, 절대악이 아니라
16/02/25 10:32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입니다.

문제는, 2016년 한국에서 특히 현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논리구조에서는'절대악은 없다'라는 말이 '그럼에도 상대악은 있다'라고 논리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절대악은 없으므로 다 나쁘다'라고 발전하는 거죠.

제가 주구장창 말하는 "여당이 잘못하는 것은 말리지 못하는 무능한 야당 탓"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주 대표적인 예입니다.
16/02/25 11:01
수정 아이콘
당연히 본인 지지정당을 상대악이라고 규정하진 않겠죠.

보통 저런 논지 나오는게 야당 지지자들이 여당을 절대악처럼 몰아가기 때문이죠.
야당이 완전무결하지 못하는한 절대악으로 몰아가는게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이런걸 하기때문에 너희가 악이야->너희도 하자나->너네가 더 심함 이렇게 되니까요.
이렇게 되버리면 현야당이 여당이 되면 악하지 않을거라는 믿음이 안생기죠.

물론 절대악으로 몰아가는게 임펙트는 더 있겠지만 애초에 서로 지지층이 그것때문에 흔들릴 수준도 아니고 중도층에게 어떻게 먹히냐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여당이 더 나빠 하지만 야당은 무능해, 라고 생각하면 여당찍을 수 있는거거든요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까
레이스티븐슨
16/02/25 09:46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논리와 이성으로 설득하지 못하면
가장먼저 들고나오는게 너는 뭐가 다르냐는 양비론아닌가요
본질적인 오류나 잘못은 호도하고 너도 똑같이 지구사는 사람이야! 라고 지적하는 상황이 웃기다고 봅니다.
수면왕 김수면
16/02/25 04:35
수정 아이콘
왱알왱알
16/02/25 05:14
수정 아이콘
한국 정치를 정상화시키려면 조선일보를 없애야합니다. 미국에서도 저희 부모님은 chosun.com만 읽거든요. 그런 쓰레기 신문을 왜 읽냐고 하면 더더더더욱 읽으시는거 같아요. 얼마전 pc 가 느리다고 해서 바이러스 걸렷길래 다시 설치하면서 그 pc로 youtube를 들어갔더니 온통 북한관련 동영상만 나오더라구요.
육체적고민
16/02/25 05:41
수정 아이콘
하이유우머와 로우유우머가 적절히 섞여있군요.
파랑니
16/02/25 07:19
수정 아이콘
정치에서 선악을 따진다는 건 정말 시대에 어긋나죠.
현재 또는 미래에 자신(또는 자손)의 이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정당을 지지하면 된다고 봅니다.
16/02/25 09:23
수정 아이콘
테리보가드 신기술 엌크크크
16/02/25 09:48
수정 아이콘
한국은 세계체고
작은기린
16/02/25 10:37
수정 아이콘
짤짤이로 끝내지말고 버스터콜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버스터콜은 해군 원수랑 대장만이 쓸 수 있는 권한이잖아? 발동이 안될려나!!!
16/02/25 10:49
수정 아이콘
드래곤볼의 악당도 점차 저열하게 변하죠.
세계를 다스리고 싶어한 대마왕 피콜로(노년)
조직을 지배하고 영생을 추구한 프리더(중년)
최고의 일인자가 되고 싶어한 천재 셀(청년)
개초딩 마인 부우...
제발 현실은 만화보다는 좀 더 나았으면 좋겠네요.
Sgt. Hammer
16/02/25 10:50
수정 아이콘
새는 왱알앵알
그림자명사수
16/02/25 12:45
수정 아이콘
절대악이 없다는데 동의할수 없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선거에 개입하여 부정선거를 저지르려한 새누리당은 절대악 그 자체입니다
테임즈
16/02/25 14:51
수정 아이콘
글과 큰 관계는 없지만 김성모 작품은 파워밸런스 자체는 괜찮죠

애초에 그게 중요한 만화가 아니다보니
王天君
16/02/25 14:55
수정 아이콘
김성모 작품은 파워밸런스가 엉망입니다. 이번 럭키짱만 해도 개판인걸요. 강건마, 전사독, 풍호, 지대호, 불주의 등장과 퇴장이 엉망진창입니다. 거기다가 일격이라는 중딩까지 나와서 이 작품의 파워밸런스는 진짜 아무래도 상관없을 이야기가 되버렸어요.
테임즈
16/02/25 15:39
수정 아이콘
돌아온럭키짱이 유달리 난잡한거죠.

이전작품에선 그나마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주인공과 적이 강해지긴 했습니다
王天君
16/02/25 15:42
수정 아이콘
글쎄요. 마계대전 보던 어릴 때도 파워밸런스가 좋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장군 싸우고 수호신 싸우고 해야지 이랬다 저랬다, 2부에서는 뭔 요상한 놈들 다 튀어나오고.
제가 말하는 파워밸런스에는 "상한선"의 개념도 포함됩니다. 너무 끝간데 없이 치솟으면 좀 싱거워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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