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피지알에 비슷한 내용을 썼다가 지웠는데 홍차넷에 더 보충해서 작성했던 글을 다시 옮겨봅니다.
콜레라 ( Cholera )
콜레라는 과거 극심한 설사 유발시켜 많은 사람을 죽인 무서운 유행성 질병입니다. 물론 현재에도 많은 저개발국에서 이 콜레라로 고통 받고 있구요. 원인은 콜레라 비브리오균 때문입니다. 마치 쉼표처럼 생겨 비브리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다만 바이러스나 기생충에 비해 콜레라는 세균성 질환이기 때문에 항생제로 치료하기 수월한 편입니다. 콜레레균은 소장에 붙어서 장의 세포들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고 수분과 염분을 상실하게 하는 독소 ( Cholera toxin ) 를 분비합니다. 이로 인해 심한 설사 (정말 심한 설사, 하루에 20리터 정도) 를 하게 되고 탈수로 파랗게 피부색이 변하면서 사망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무서운 질환이지만 현대 의료체계가 확립되어있는 선진국에서는 사망자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온성 음료를 투여하거나 우리 몸과 등장액인 링거액을 정맥 투여해서 우리 몸 수분을 유지시켜 급격한 쇼크를 막고 항생제를 투여해 콜레라균을 죽이는 게 일반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콜레라 독소 ( Cholera toxin )
콜레라 독소가 소장상피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GM1 Ganglioside 결합 후 둘(A,B)로 나눠져서 B-unit이 세포 내로 들어가 G-protein과 결합하여 ADP ribosyltransferase로 작용하고 이에 cAMP 농도 (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 ) 를 증가하고 cAMP가 Protein kinase를 활성화시키며 이에 소장상피세포내의 Cl-가 소장내강으로 급속히 분비됩니다. 이렇게 되면 Na+도 흡수가 저해되고 소장내강으로의 분비되고 소장내강에 Na+Cl- 축적되어 몸 내부의 수분이 급속히 소장 내강 모이고 아주 심한 설사를 유발하며 몸의 탈수를 일으켜 심한 쇼크를 줍니다.
과거에는 콜레라에 걸리거나 심한 설사를 하면 흰죽이나 닭죽같은 걸 먹였습니다. 지금도 설사를 하면 죽을 먹지요. 설사로 수분이 빠져나가는데 단백질 함유된 흰죽은 아주 좋은 수분 공급원이 됩니다. 잘 이해가 안되시겠지만 콜레라 독소가 Na+을 소장내강으로 급속히 분비되도록해서 탈수가 일어나는데 위의 그림처럼 죽을 먹어서 glucose와 amino acid를 공급해주면 Na+ 가 glucose와 amino acid와 함께 다시 소장상피세포로 흡수되어 탈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즉 잘 끓여 흡수가 쉽도록 만든 단백질 함유된 죽이 Na+를 재흡수시키고 결국 수분도 같이 재흡수되어 탈수를 막는 이치입니다. 설사가 심하시면 병원가시고 견딜만한 수준이면 닭죽이나 전복죽 드셔서 원기를 회복하세요.
콜레라 비브리오균의 고향은 인도의 벵골만입니다. 콜레라균은 원래 해조류를 먹고 사는 아주 작은 크기의 요각류 몸위에 포자로 있다가 태풍과 쓰나미 등으로 해수가 내륙의 식수에 유입되고 결국 인간을 감염시킨 겁니다. 인도의 풍토병으로 오랫 동안 인도에만 머물다가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화되고 영국의 세계화에 힘입어 그 후 인도로부터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1817년부터 전세계로 퍼져나갔으며 그 후 수차례 대유행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엔 1821년에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괴질이라고 불렸죠. 19세기 콜레라가 유럽에 유행하고 당시 지저분한 도시 생활을 하던 유럽인들에게 맹물을 마시는 건 너무나도 위험한 행동이었습니다. 지저분한 도시 생활을 시작한 보통의 가난한 유럽인들은 농촌의 농민들과 달리 평균 수명이 30세밖에 안되었다고 하네요. 콜라라 등 유행성 질병에 쓰러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시 귀족들이나 부자들은 아예 맹물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홍차, 커피처럼 끓여 먹는 것과 와인, 맥주처럼 발효된 것만으로 수분 흡수를 했습니다. 차마시는 문화와 술에 취해 사는 문화도 다 여기에서 기인한게 아닌지 의심되네요. 아무튼 콜레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고 그 이후 상하수도시설의 중요성과 손씻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위생시설의 발전으로 인류는 초고밀도로 도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왕좌의 게임의 "존 스노우"...요즘 좀... 상하수도시설 관리와 손씻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한 또 다른 "존 스노우"가 있습니다. 1840년대 "존 스노우" 라는 의학박사가 집요한 역학조사를 통해 오염된 물로 콜레라 전염됨을 최초로 규명하였습니다. 그 후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를 막기 위해 오염된 상수도를 폐쇄하고 손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힘을 썼고 전염병학의 기초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매년에 200~300만명의 저개발국의 어린이들이 콜레라 등의 수인성전염병으로 사망한다고 합니다. 1년에 약 100억~200억달러만 있어도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수많은 저개발국에서 콜레라를 몰아낼 수 있다고 하네요. 그게 멋진 수도관이나 하수도시설이 아닌 기본적인 수질관리와 임시변소만 있어도 콜레라로부터 수많은 인명을 보호해줄 수 있답니다. 콜레라균이 염소에 무지 약합니다. 우리도 소독된 수돗물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그게 염소 소독한 물로 그 염소가 아직 다 증발하지 않아서 공급되는 물입니다. 염소 소독은 콜레라균을 죽이기 위함입니다. 비싸지 않은 염소를 병에 담아 놓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우물이나 사람들이 집에 저장한 물에 정기적으로 조금 뿌리기만 하면 되고 더러운 손에 의해 쉽게 오염되는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입구가 넓은 용기가 (우리 선조들이 쓰던 두레박 같은 것, 손가락 푹 담그고 쓰죠.) 아니라 마개가 있고 입구가 좁은 플라스틱병에 물을 담는 것 입니다. 우리가 버리는 피트병과 가격이 싼 염소만으로도 그들은 콜레라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역시 콜레라의 고향인 인도에서는 염소에 내성이 생긴 콜레라가 생겼고 이도 많이 퍼져있는게 사실입니다.
이라크는 독재자 후세인 시절 다수의 교육을 받은 중산층이 바그다드, 팔루자, 바스라와 같은 도시에 집중되어 사는 현대적이고 부유한 나라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당시 가장 심각한 어린이 질환은 비만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미국의 공격으로 이라크 상하수도시설이 파괴되고 의료 체계가 마비되었습니다. 유아사망률을 급속히 치솟고 감염성 질환이 퍼졌으며 콜레라가 재발했습니다. 백만명 이상의 이라크 아이들이 이로 인해 죽었다고 합니다. 고도로 산업화 된 국가가 전쟁으로 필수적인 현대위생설비가 파괴당한다면 이라크와 비슷하게 고통 받게 될 것 입니다. 우리나라도 전쟁이 나면 비슷한 결과가 나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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