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법 중에 ARG(Augmented Reality Game) 라는게 있습니다. 증강현실게임 이란 뜻인데요,

게임의 내용을 현실로 끌어와서 마치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느끼게하는 방식입니다.

포켓몬 고 처럼 그냥 실시간 현실 이미지에 게임내용을 접목한게 있는가 하면 포탈 시리즈처럼 게임 내 회사의 웹사이트를 실제로 만들기도
합니다. 한때 유튜브에서 흥했던 Kaizo Trap같은 동영상 미궁류 게임도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요.

이런 게임의 포인트는, "유저가 직접 현실에서 단서를 찾는다"에 있습니다. 게임 내에서는 일절 정보를 찾을 수가 없어요. 게임의 진행은
현실에서 풀어나가는 거고, 게임은 그 결과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ARG의 가장 큰 맛은 바로 "현실감"에 있습니다. 가상의 떡밥을 현실에서 찾는다는 것은 유저로 하여금 실제로 내가 그 게임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목표를 달성했을때의 성취감은 어마어마하지요. 그리고 성취감은 다른 사람에게도 공유하고 싶게하는 요인이 됩니다. 때문에 마케팅에서도 ARG를 도입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오버워치나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가 이런 것을 활용하여 광고를 했지요.

최순실 게이트를 다루는 JTBC 뉴스룸에서, 전 이 ARG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JTBC 뉴스룸을 보신분은 알겠지만, 다루지도 않는 떡밥을 툭툭 내던집니다. 특히 오늘은 niet24 니, 춘차장 이니, iccho 같은 걸 말이죠.

다른 건 모자이크 했으면서 저것들은 다루지도 않는데 그냥 표기해놓습니다. 그러면서 천연덕스럽게 알 수 없다느니, 조사해보는 중이라니의 말을하죠.

그러면 인터넷 검색 좀 해봤다하는 시청자 입장에선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직접 찾아봅니다.
사실 찾아보는데 물리적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인터넷 아이디인데요. 잉여로웠던 경험을 살리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주갤같은 곳이 폭발합니다.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단서를 찾아보고, 결과를 공유 하는 것이죠. 또한 그 결과와 반응이 매우 좋기 때문에 재밌습니다.

당연히 몰입도도 높고 이것을 공유하고픈 욕구가 일어납니다. 지금도 서로 알아낸 것을 가지고 공유하고 퍼다나르고 하는 식으로 순식간에
뉴스가 확산되고 있죠. 물론 언론사에 제보를 하기도 하고요.

초유의 사태에 대한 뉴스를, 우리는 단지 언론사에서 말하는 걸 앉아서 보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뉴스 취재 과정에 참여하는 셈입니다.

마치 증강현실게임 처럼요.

아니 게임이 아니라 뉴스니까, 증강현실뉴스 라고 해야하나요?

JTBC 입장에서도 이런 식으로 뉴스의 몰입도를 높이면서, 취재하는 수고를 덜기도 하고(팩트 체크 같은 과정이 따로 필요하겠지만) 다음 뉴스에 나올 떡밥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뉴스가 이리도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