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이던가 우연히 LG 티움 미니에서 책상 위에 꽃을 키우는 사진을 보고 확 필이 꽃히더군요.
원래 식물 키우기에 일절 관심이 없지만 이건 괜찮겠다 싶더라구요.
원래 워낙 이런 쪽으로는 귀차니즘이 심한데, 깔끔한 디자인에 알아서 다 키워주고 일하는 책상에서 매일 꽃을 즐기기만 한다면 참 좋겠다 싶었죠.
그런데 좀 디테일하게 알아 보니 17만원에 달하는 가격도 가격인데 2, 3만원에 달하는 재배 키트 가격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더라구요.
이건 좀 아니다 싶어 인터넷을 뒤져 보니 훨씬 싼 중국산 수경 재배기가 많더군요. 그중 나름 괜찮아 뵈는 걸 해외 배송비 포함 9만원에 주문했습니다.
그래서 그 지금 이렇게 책상 위에서 메리골드를 잘 키우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보면 이런 느낌이죠.
잎이 수북해서 티움 미니 처럼 깔끔하진 않은데, 아마 거긴 종자를 좀 개량 한 것 아닌가 싶고 저는 뭐 이 정도면 대만족입니다...^^
수경 재배기가 편하긴 편하더라구요. 불 빛 켜지고 꺼지는 시간이나 수류 펌프 작동 시간 등도 핸드폰으로 설정 해 놓으면 완전 자동입니다.
씨앗만 사서 포트에 꽂아 놓으면 2, 3주에 한 번 양액 보충만 해 주면 됩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 이래 저래 수경 재배에 대해 알아 보던 와중 유튜브에서 장훈 농장 TV라는 채널을 알게 됩니다.
이 채널은 수경 재배 전문은 아닌데, 채널 주인장이 농사 지으시는 분인데, 우리 같은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도시인들도 집이나 텃밭에서 아주 쉽게 각종 작물을 키울 수 있는 각종 초간단 재배법을 알려 주는데 아주 유익하더라구요. 게다가 한 번 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신뢰감 넘치는 마성의 형사 말투까지....^^
아무튼 거기서 이것 저것 보다가 아무래도 딸기를 키워 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그 결과가 또 이렇게 되고 말았네요....ㅠㅠ.
제가 요즘 주로 재택을 하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것은 꽃이던 딸기던 제 방에서 키우면서 일하면서 가끔 힐링도 좀 하고 기분 전환도 하고 싶었던 거라... 볓이 잘 드는 마루나 베란다가 아니라 뒤쪽의 제방에서 키우려다 보니 저 식물등 다는데 티움 미니 값 정도 들었나 봅니다....ㅠㅠ.
원래 이렇게 많이 필요할 것이 아니었는데, 아까 보여드린 수경 재배기가 원래 12포트가 있어서 메리골드 씨앗 12립을 심었는데 얘네가 너무 커지는 겁니다. 도저히 수경 재배기로 감당이 안 되어서 6개를 뽑아서 스티로폼 박스에다 옮겨서 수경 재배중입니다. 수경 재배기는 수중 펌프가 있어서 물을 순환 시켜 주기 때문에 물 썩을 걱정은 없는데 수경 재배기 보다도 훨씬 큰 스티로폼 박스에서 물 안 썩을까 걱정 했는데 일단 해 보니 여름이 아니라 그런가 3, 4 주 정도도 끄덕 없긴 하네요.
이제는 꽃이 더 자라서 아마 물은 2,3 주 만에 갈아 줘야 하지 않나 싶구요.
아래가 처음 스티로폼으로 옮겨 줬을 때 사진인데 지금은 저것 보다 훨씬 빽빽하게 자랐습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 가운데 부분은 원래 기르려고 했던 딸기들이구요.
커피 컵에 기르고 있는 수경 재배 모종 4개 화분 1개입니다.
요렇게 수경 재배를 하는거죠. 이게 대략 2주전입니다.
이건 지난 주말 사진인데 벌써 꽃 핀게 보이시죠?
뿌리도 처음 보다 훨씬 자랐네요.
딸기를 꽃 때문에 키우는 건 아니지만 꽃도 나름 봐 줄만 합니다.
꽃 가운데 큰 부분이 암술, 주변의 작은 것들이 수술인데 수정 되면 가운데 암술이 딸기로 자랍니다. 면봉으로 수정 해 주라는데 저는 그냥 입으로 바람 불어 주니까 다 수정 됐습니다...^^
화분은 처음 부터 수경 재배 모종보다 훨씬 컸었어서 진도가 빠르네요. 벌써 딸기가 꽤 자랐습니다.
요건 오늘 상태네요. 딸기 형태가 제법 보이죠?
오늘 자고 일어났더니 분명 어제까지 못 봤던 런너가 2개나 나왔네요.
딸기는 특이하게 런너라는 줄기로 번식을 하는데 저 런너를 흙이나 물에 담구어 두면 저기서 다시 뿌리와 잎이 자랍니다.
혹시나 이 글 보시고 꽃이나 딸기 키워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한 번 시도해 보시길 추천 드려요. 수경 재배가 정말 생각 보다 너무 쉽고 관리도 깔끔합니다. (벌레 등으로 부터 해방). 저는 너무 많이 한 것 같고 그냥 큰 일회용 커피컵에 메리골드나 딸기 하나만 키우는 게 일반 가정에서는 딱 적당할 것 같네요. 식물은 기본적으로 뿌리가 커야 잎도 커지는데 커피컵에 키우시면 너무 커지지 않을거에요.
키우는 방법은 유튜브에 장훈 농장 TV 찾으셔서 최근에 올라온 딸기 키우기 동영상을 보시면 되요. 햇빛은 해 잘드는 곳에서 키우시면 따로 식물등이 필요 없고 식물등이 있으시면 장소 구애 받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키우실 수 있어요. 참고로 저는 커피 컵에 맞는 수경 포트랑 하이드로 볼(포트에 채워 주는 것), 암면(스펀지)는 따로 인터넷에서 구매 했습니다.
만약 수경 재배기가 있으면 씨앗만 넣어두면 거의 신경 쓸게 없긴 한데, 없을 때는 암면(스펀지)에 넣고 쟁반에 양액을 좀 부어서 그 위에 암면을 두고 2,3일 정도면 발아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뿌리가 좀 자라면 수경 재배 포트에 옮기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참고로 씨앗은 종류에 따라 암발아인지 광발아인지만 인터넷에서 확인 하시면 됩니다. (메리골드는 광발아)
딸기는 모종으로 구매하셔야 하니까 바로 수경재배 포트에 옮기시면 되구요. 초등학생 어린이 있는 집은 딸기 한 번 키워보시면 애들이 좋아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