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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0/14 10:26:56
Name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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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관전평] OSL EVER 2007 스타리그 16강 2주차 관전평


*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였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OSL 16강 2주차 경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A조 2경기. 신희승 vs 오충훈 @ 페르소나

신희승이 벙커를 지으면서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고 팩토리를 아래로 내리는 전략도 들킨 데다 확장까지 늦게 가져가면서 불리하게 시작하는듯 보였지만, 페르소나 맵 곳곳에 펼쳐진 다크스웜에 벌쳐와 마인을 배치하는 등 맵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다시 우세를 점했고, 여기에 다수 드랍십 활용이 더해지면서 신희승이 그대로 1승을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오충훈이 믿을 수 없는 근성의 뒷심을 발휘하면서 드랍십 한 기 없이 순수 지상 물량만으로 신희승을 압도, 재차 경기를 뒤집었다. 이번엔 정말로 오충훈이 승리를 가져가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 순간, 신희승이 다수의 병력을 짜내 오충훈의 본진 팩토리 지역을 장악했다. 오충훈이 효율적인 방어에 실패하면서 흔들리는 사이 신희승이 대규모 병력으로 거칠게 몰아붙였고 무난하게 센터를 빼았긴 오충훈이 지지를 선언, 신희승이 승리를 챙겼다.

전략가 신희승. 근성가이 오충훈. 두 사람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

신희승이 임요환의 뒤를 잇는 차세대 테란 전략가로 이미지를 굳히면서 여타 테란들과는 다르게 초중반에 어떤 전략적 승부를 걸다가 패배하는 모습이 많았는데, 꼭 그런 것만 전략이랄 수 있겠나. 맵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지형과 요소들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승기를 잡는 모습도 충분히 좋은 전략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여전히 중후반 운영 면에서는 불안한 면이 엿보이지만 그 부분도 조금씩 나아지긴 하는 듯.

오충훈은, 참 이만큼 우직한 선수가 있을까 싶다. 누구나 드랍십 활용을 떠올렸을 법한 상황에서 지상군만으로 상대를 반쯤 무너뜨리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오늘도 지난 번처럼 극적인 역전승을 가져가나 싶었는데, 막판에 너무 안심했던 걸까. 아직은 성장중인 선수라는 인상이 강한데, 잘만하면 왕년의 최연성 같은 모습을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B조 2경기. 변형태 vs 박성준(T1) @ 카트리나

초중반에는 비교적 안전한 뒷마당이 있는 카트리나. 노배럭 더블을 가져가는 변형태를 상대로 박성준은 본진과 뒷마당, 그리고 변형태의 진영과 가까운 타 스타팅의 뒷마당에 해처리를 펼쳤다. 이런 박성준의 의도를 까맣게 몰랐던 변형태는 뒤늦게 이 확장을 발견하고 전병력을 급파한다. 하지만 박성준이 이미 다수의 뮤탈을 보유한 데다 적절한 타이밍에 럴커를 확보하며 변형태의 공격을 막아낼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박성준은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오버로드 인구수가 막히면서 럴커의 변태 타이밍이 예상보다 약간 늦어진데다, 후속병력을 끊고자 뮤탈을 외곽으로 돌린 것이다. 마침 정찰 중이던 SCV로 뮤탈이 떨어져 나왔다는 정보를 얻은 변형태는 스캔으로 박성준 확장의 상태를 확인, 앞에서 대기하던 병력으로 바로 공격을 감행하고 멀티를 완파하는 데 성공했다.

박성준은 지금까지 모아둔 자원으로 빠르게 하이브 테크 디파일러까지 확보하지만, 변형태의 끊임없는 공격에 3 가스 확보를 위한 확장을 위협 받으며 힘겹게 짜낸 병력으로 소모전을 펼쳤다. 반면, 변형태는 난전을 유도, 박성준의 확장과 병력 확보를 방해하며 안정적으로 3 가스를 확보하고 베슬을 차곡차곡 쌓았다. 결국 자원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박성준이 패배를 선언하고 경기 종료.

박성준은 하루 전에 있었던 MSL 16강 경기에 이어 또 다시 테란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점점 전성기의 실력을 되찾아가는 투신이지만 요즘 절정의 실력을 과시하는 다른 저그 유저들에 비하면 운영과 꼼꼼함이 뒤떨어져 보인다. 적절한 타이밍에 숨을 고르며 멀티를 하나만 더 늘렸더라면, 럴커나 디파일러 같은 핵심 병력을 저렇게 흘리지 않았더라면, 고개를 가웃거리게 만드는 이런 아쉬움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면 어느새 상대 병력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 염보성과의 경기에서 보여주었듯 레어 테크 유닛을 이용한 전투력은 정말 강력하지만, 하이브 테크에서는 언제나 가스 멀티의 부족으로 별 힘을 못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박성준도 이런 자신의 현재 단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 날 경기에서 깜짝 확장을 가져가며 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패. 결국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다. 차라리 전성기 시절처럼 2 해쳐리 레어테크로 이른 타이밍에 상대방을 강하게 몰아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는지 항상 어정쩡한 운영에 발목을 잡히고 만다. 단점을 보완하려다 장점마저 조금씩 삭아가는 꼴인데,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그나저나 오프닝에 이름이 김성준으로 잘못 표기된 것을 보았을 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C조 2경기. 이제동 vs 김성기 @ 블루스톰

이제동은 앞마당을 가져가는 3해처리 레어 이후 스파이어를 가는, 김성기는 앞마당 가져가면서 2 배럭에서 바이오닉 병력을 모으는, 두 선수 모두  요즘 테저전의 트렌드라고도 할 수 있는 무난한 빌드를 선택했다. 중후반 운영을 통한 힘싸움 양상으로 가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것을 뒤집은 것은 김성기의 선택이었다. 한 단계 빠르게 바이오닉 병력을 짜내 뮤탈이 나오기 전 타이밍을 노려 적진을 급습하는 불꽃 전략을 선택한 것.

하지만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뮤탈리스크가 생산되며 불꽃러시는 무위로 돌아갔고, 이제동은 무시무시한 뮤탈 컨트롤로 김성기의 앞마당을 사실상 무력화 시켰다. 그러는 동안 럴커가 생산되고, 김성기의 바이오닉 병력이 저글링-럴커-뮤탈 병력을 상대로 분전하는 동안 이제동은 무난하게 디파일러를 생산하고 대규모 병력을 확보한다. 이후 무난하게 이제동이 김성기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간다.

'테란은 이렇게 이기면 된다' 매뉴얼 수준의 경기를 선보이는 이제동. 개인적으로 이 놀라운 대테란전 경기력의 바탕은, 물론 운영도 운영이지만, 이제동의 막강한 뮤탈 컨트롤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만 해도 이제동의 뮤탈에 압박을 느낀 김성기가 뮤탈 전 타이밍을 노려 빠르게 불꽃러시를 시도하다가 결국 판을 그르친 형국인데, 같은 프로게이머들도 이제동의 뮤탈을 얼마나 두려워 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바로 전 박성준과 변형태의 경기가 오버랩되면서, 한 때 최강의 뮤짤로 믿을 수 없는 역전극을 선보이며 - 이병민과의 EVER 2005 결승전 마지막 경기 - 일세를 풍미했던 투신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커진다.



D조 2경기. 이영호(테란) vs 안기효 @ 몽환 II

노 게이트 더블넥을 가져가는 안기효를 상대로 이영호는 마린 2기와 다수의 SCV를 동반한 벙커러시를 시도한다. 치열한 공방 끝에 이영호는 안기효의 앞마당에 벙커를 짓고 넥서스까지 파괴하는데 성공한다. 순식간에 불리한 상황에 처한 안기효는 오히려 이영호 앞마당 뒤 언덕에 게이트와 로보틱스 퍼실리티를 소환하더니, 바로 옆 섬 확장에서 캐리어 생산 태세를 갖추며 깜짝 쇼를 준비한다.

안기효는 리버로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캐리어 생산까지 시간을 벌고자 하지만, 이영호는 큰 피해없이 상황을 수습하고 빠르게 안기효의 앞마당으로 진출, 재차 앞마당 넥서스를 들어냈다. 게다가 캐리어를 예측이라도 한듯 적절한 타이밍에 골리앗을 생산하며 안기효의 캐리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진 안기효는 지지를 선언했다.

대토스전에서 또 다시 올인성 초반 전략을 선보인 이영호. 결국은 벙커러시가 성공하면서 승리를 거두긴 했는데, 조금 찜찜하긴 하다. 과거 임진록 삼연벙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전략의 사용빈도가 너무 빈번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임요환이 이랬으면 '역시 임요환!' 막 이러면서 전략적이라고 띄워줬을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이영호를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편견이 작용하는 건지도.
* 메딕아빠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10-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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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0/14 10:56
수정 아이콘
저도 평소에 이영호 선수에 초반지향적인 전략관을 싫어하는 편이지만
안기효전에서 확인하자마자 나가는 모습은 정말 나이스판단 굿판단이었죠.

그 상황에서 그이상 좋은 전략이 없었으리라봅니다.
이젠민방위
07/10/14 10:59
수정 아이콘
네번째 경기 이영호 선수의 경우 저도 그 생각을 했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했다면~~

일단 예전 초반 올인과는 다른 점이, 자신 스스로 능동적으로 준비해온 올인이 아닌, 상대방을 보고 시도했다는 점이겠죠.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대처였다고 봅니다.

노게이트더블에 원팩 더블로 쫓아가는건 아무래도 넘 밀리고 들어가는 인상이 있네요. 본인이 인터뷰에 대답했듯이 위치에 따라, 상대방

빌드에 따라 다른 전략이 준비되었던듯도 하구요.

후반 싸움이 안되서 초반에만 목메었던 임요환 선수와는 달리 그래도 후반도 단단하다는 인상을 받아서 최근의 초반승부에 큰 우려는 생

기질 않네요.
07/10/14 11:25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의 빌드는 매우 극단적이네요. 초반 올인이나 완전 배쨰는 플레이.. 따라서 어중간한 중간정도의 운영 상대론 아주 큰 효과가 있는듯.
Judas Pain
07/10/14 11:32
수정 아이콘
영호 선수는 판을 짜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면에선 어느 종족전이나 최상급인것 같습니다. 테란이란 종족으로서 아주 좋은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괴물같은 중후반 운영을 보유한 이재호 선수가 아직까지도 커리어가 없으며 무명에 가깝고 반면 이영호는 최연소로 한번에 OSL에 4강까지 치고 올라간건 그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토스전에선 중후반 운영이 경직된게 흠인데, 경험이 차면 나아지곘지요. 이미지에는 안좋겠지만, 안기효 전에선 더할나위없는 판단과 실행이었습니다.
볼텍스
07/10/14 11:35
수정 아이콘
테란유저 입장에서 몽환 11시 7시 정도 거리 노게이트 더블 본 다음에 벙커러쉬는 전혀 극단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석이죠.
타마마임팩트
07/10/14 11:37
수정 아이콘
솔직히 그 상황에
치즈+벙커러시 안했으면
뭐 무난하게 토스가 앞마당 자원 파먹으면서 테란 압박하고 여기저기 문어발 확장끝에 캐리어 뜨고 지지 나오는 게임이었죠
이영호 선수의 판단은 아~~~~~주 적절했습니다~
07/10/14 11:50
수정 아이콘
저도 이영호선수가 초반 극단적인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최고의 판단을 내린거죠
초반 더블넥 가지간 토스와 무난하게 가져가면 힘싸움에서 밀릴수 밖에 없죠
세이시로
07/10/14 11:54
수정 아이콘
2경기를 보면서 박성준 선수의 멀티방어실패와 하이브 이후의 운영에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변형태 선수의 끊임없는 공격성향은 역시 놀라웠습니다. 3차례에 걸친 본진 안쪽 멀티에의 드랍쉽 견제(그 중 한번은 마린한마리 메딕두마리 정도가 내렸던가요?)로 결국 하이브까지 깨버렸고, 회전형 맵인 카트리나의 성격을 잘 이용한 다양한 러쉬루트 활용 등 저그를 정말 지속적으로 괴롭게 만들어 주는 운영이었습니다.

3경기는 김성기 선수의 약간 늦은 앞마당 등의 요소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불꽃 타이밍을 막은 건 그 직전에 본진에 난입한 저글링이었다고 봅니다. 그렇게 벌었던 몇초 차이가 뮤탈 생산 타이밍까지 성큰이 버텨주느냐 마느냐를 결정했습니다. 물론 저그가 상당히 유리해진 상황이라고 해도 거침없이 앞마당을 유린하는 뮤탈에, 성큼성큼 테란의 본진까지 걸어들어가는 러커들, 모든 걸 포기하고 나오는 테란의 한방을 압도적으로 쌈싸먹는 모습은 이 선수의 무시무시함에 테란이 불쌍해지는 장면이었죠.

이영호 선수를 보면서 느끼는건, 정말 나오기 힘든 '모든 수를 다 쓸줄 아는' 선수가 얼마나 무서운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테란에게 훌륭한 유산들이 많이 전해져 내려왔지만 한 선수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그 많은 카드를 모두 손에 쥔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그에 비해 이영호 선수는 그 모든 전략전술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일정한 틀이 없이 상황에 따라 극단적으로 최고의 선택을 해냅니다. 과거 이윤열 선수가 컨트롤, 생산, 운영이 모두 완벽한 모습으로 공포의 시대를 만들었듯 이 선수에게도 그런 무서움이 느껴집니다.
Judas Pain
07/10/14 12:10
수정 아이콘
케텝팀이 이영호 선수를 무리해서 팬텍에서 빼간게 그것 떄문이 아닐까 하는데,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다 준비해서 판을 짜고 정확한 판단과 완벽한 전략-전술 재현력을 바탕으로 실행할 줄 아는것 만큼, 테란을 위력적으로 만드는게 없습니다. 나쁘게 보자면 카피의 달인이지만 어제 진영수 선수가 하나의 상황에 맞게 하나부터 착실히 쌓아나간 테란의 무서움을 제대로 보여줬죠, 토스빠 입장에선 송병구-안기효 선수가 미리 눌러놓지 않았으면 굉장한 재앙이 됐을 거라고 봅니다. 이윤열-최연성 급의 선수는 못될지라도 최소한 전상욱 선수만큼의 괴력은 보여줄거라고 생각합니다.

백마고지에서의 대 마재윤전 메카닉은 징그러울 정도였습니다.
세이시로
07/10/14 12:29
수정 아이콘
'가까우면 8배럭하고 멀면 더블커맨드한다' 이 말이 테란의 사기성을 증명하는 대표적 명언이죠. 초반에 상대가 째면 그냥 확 찌르고 상대가 주춤하면 자기가 째버립니다. 그전까지는 '가까우면 2배럭하고 멀어도 2배럭한다'였는데, 8배럭과 더블커맨드는 빌드의 효율성을 최고로 끌어올린 선택입니다. 지금은 많은 선수들이 더블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이 양극단의 수를 제대로 소화하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양산형 테란은 더블밖에 할줄 모르고 그나마 저글링에 뚫리고 뮤탈에 치이고... 모든 수를 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나의 신의 수를 두는 것이죠.

대 마재윤전 메카닉이 놀라웠던 것은 그 완벽한 판짜기와 압도적인 운영에도 있지만 카피만 할줄 아는 걸로 생각되던 이영호가 또 전혀 다른 자기만의 포텐셜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기의 메카닉도 나왔지만 이영호의 메카닉은 정말 무시무시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봤지만 이영호 선수가 송병구, 안기효 선수에게 눌렸다는 판단은 유보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다지 무서워하지도 않고 상대의 수를 다 염두에 두고 있는 선수입니다. 무엇보다 이영호는 송병구가 약해질 무렵에 지금보다 더 강해져 있을 거라고 예측합니다.
Judas Pain
07/10/14 12:44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가 패배를 극복하고 또 그때가 온다면 다시한번 테란의 악몽이 시작되곘지요. 무서운 재능들이 테란 신인쪽에 보이고 있거든요.

세이시로님은 이재호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이시로
07/10/14 13:24
수정 아이콘
이재호 선수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편은 아닌데 질문을 하시니 난감하군요. ^^;;; 짧은 소견으로는 이재호는 그의 별명 중 하나인 '컴퓨터테란'이 잘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전략에 대한 대응이나 생산이 기본적으로 완벽할 뿐만 아니라 온갖 유닛을 활용해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는, 한 경기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보여주려 하고 또 잘 활용하는 선수입니다. 이영호가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가장 강력한 카드를 내미는 스타일이라면, 이재호는 모든 카드를 다 펼쳐 보이며 상대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그런 다양한 카드 중에서 상대방이 예측치 못한 타이밍에 날아오는 드랍쉽이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것 같습니다.

단점으로는 역시 안정적인 빌드를 지향하고, 새로운 플레이는 안나온다는 점, 승부수를 띄우는 전략성 부족과 경기 외적인 마인드 미정립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다양한 초반 플레이를 선보이며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인공지능의 향상을 보는 것처럼 즐겁습니다. 컴퓨터가 했을 때 가장 당황스런 전략은 4드론이지 않습니까? ^^ 경기 외적으로도 프로리그에서는 지지 않겠다는 마인드를 세운 염보성 선수에 비해 개인리그나 프로리그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못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능에 비해 욕심이 모자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Judas Pain
07/10/15 02:55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잘 읽었습니다.
07/10/15 20:38
수정 아이콘
와 세이시로님 정말 정확한 표현력이군요. 읽어보니 제가 느끼던걸 완벽하게 구사해주셨네요.
제가 유심히보고있는 테란 3선수는 이재호, 염보성, 이영호 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염보성선수의 대해 세이시로님의 의견이 궁굼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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