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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4/02/04 10:05:16
Name 구밀복검
Subject 겨울왕국에 부족한 것은 무엇이었나 : 8살의 관점으로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다소간 날이 서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겨울 왕국을 그리 나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먼저 말해둡니다. 저도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이었고, 설연휴를 즐겁게 해준 것 중 하나였죠. 동화적이고 목가적인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게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가하는 것은, 훨씬 더 깊은 감동을 주며 올타임 급의 여운을 남길 수 있던 것이, 준작 수준에 머무른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항상 모든 문제점은 다른 것과의 비교를 통해 분명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디즈니의 몇몇 작품들과의 비교를 통해 얼음왕국 Frozen이 부족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돌이켜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이 글에서는 어떤 현학적인 해석 따위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8살도 느낄 수 있는 직관적이고 즉물적인 측면에서의 약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제가 8살이기도 하고 해서...

이하의 내용은 문어체로 작성되었습니다.



1. 배경

어느 누가 어떤 서사물을 접할 때든, 특별한 걸 보고 싶지 범상한 걸 보고 싶지 않아한다. 그건 애어른이 따로 없다. 그리고 이야기가 특별하려면 <특별한 공간>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스토리가 펼쳐지는 공간이 구체적이고 부피 있게 묘사 될 때 인물과 사건에서 역동성과 두터움이 느껴진다. 배경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배경 묘사의 중요함을 알려주는 정석적인 사례들을 보자.





인어 공주의 언더 더 시. 설명이 필요한가? 8살의 눈으로도 '우왕 이게 바다야???'라는 게 그대로 와닿는다. 이렇게 바다의 이채로움을 때문에, 에리얼이 바다를 벗어나 육지로 가려는 것, 마녀와 계약을 맺으려는 것은 진지하고 묵직한 느낌을 갖게 된다. 어디 동네 뒷산으로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세계 그 자체>를 벗어나는 것이 되는 것이다.





라이온킹. 오프닝에서부터 아프리카 초원이 이런 곳이라는 것을 파노라마처럼 죄다 보여준다. 각종 새들, 기린, 코끼리, 얼룩말, 개미떼, 타조 등등...동물 그려진 그림책 보는 거보다 여기 나온 동물들 보는 게 훨씬 재밌다! 그 순간 날아오는 앵무새에 맞춰 카메라가 이동하고 그 가운데에는 포스 있게 생긴 숫사자 한 마리가 떡하니 서있다. 갈기 늠름한 숫사자가 중심에 서 있는 거 보고 싫어할 애들이 어딨겠는가. 카메라는 어린 사자 녀석으로 이동하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숫사자 친구인 모양인 원숭이처럼 생긴 애가 어린 사자를 힘차게 들어올린다. 코끼리들이 울부짖고 원숭이들이 환호하며 백수가 경배드린다. 사자는 백수의 왕이고 얘가 주인공이고 이 화려한 초원세계에서 썰 풀어나갈 거라는 것을 아주 인상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준다. 이 일련의 장면에서 몇 번 비춰지는 태양도 시각적인 두터움을 배가시킨다. 애들한테 물어봐라. 태양 보면 가슴 벅차오르지 않냐고....그리고 강력한 효과음과 함께 THE LIONKING이라는 굵고 직선적인 힘찬 문구가 나타난다. 여기서 이미 뻑 가는 거다. 관객으로 하여금 프라이드 랜드를 밖에서 관조할 수 없게 만들고 스크린 안으로 뛰어들게 만든다. 무파사의 묵직한 존재감은 프라이드 랜드 주인이라는 데에서 나오며, 스카의 야심이 매혹적인 것은 그 대상이 프라이드 랜드이기 때문이고, 심바가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결단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프라이드 랜드이기 때문이다. 프라이드 랜드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 없이 그냥 스토리를 전개시켰다고 생각해보자. 라이온킹에서 러닝타임 내내 느껴지는 즉물적이고 자동적인 충만감은 반절 이상 깎여나갔을 것이다.



오죽하면 작품에 드러난 배경을 그냥 순서대로 나열하기만 해도 게임이 만들어진다. 그만큼 배경 묘사가 적절했다는 이야기다.



이에 비해 겨울왕국에서 배경 묘사는 빈약하다. 초록색이던 왕국이 엘사가 블리자드 스톰 몰아치니까 백색으로 변하고 끝이다. 그냥 벽면에 벽지 도배하는 것처럼 배경색이 변한 것 외에는 별로 볼 게 없다. 그야말로 무주공산 허허벌판...매력적이지도 않고 신비롭지도 않고 음산하지도 않은, <특별한 공간>과는 거리가 먼, 굉장히 평면적이고 구체성 없는 공간이다. 겨울왕국은 제목부터가 공간명임에도 불구하고 - 물론 원제는 Frozen이고 겨울왕국이라는 타이틀과는 어떠한 필연적인 연관성도 없긴 하지만 - 어쨌든  겨울왕국을 보고 난 다음 겨울왕국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 잘 생각이 안 난다. 그냥 엄청 춥고 눈 많은 곳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차라리 경기나 강원 북부의 군부대가 더 그럴 듯한 구체성을 띤 공간이다.

만약 엘사가 눈폭풍 몰아치기 전과 후의 왕국의 모습을 각각 구체적으로 묘사해주는 장면이 있었으면, Before&After의 차이가 실감나게 느낄만큼 배경 묘사가 구체적이었다면, Frozen은 좀 더 구체적으로 와닿았을 테고 인물들의 행위는 더 많은 의미폭을 띨 수 있었을 것이다. 하다못해 산장에 있던 오큰이 엘사가 틀어박힌 북쪽산을 설명하는 싱글송이라도 불렀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

물론 볼륨이니 두터움이니 하는 어휘를 애들은 모르겠지만, 비교를 해보면 뭔가 협소해보이고 비좁아보이고 스케일 차이가 난다고 느낄 거다. 예컨대 인어공주 보러 바다 가고 싶다, 초원 가서 심바와 놀고 싶다는 애들은 있어도, 겨울왕국에 가보고 싶다는 애들이 그만치로 많을까? 엘사나 안나 만나서 사인 받고 싶다는 애들은 많겠지만...

요는 어휘를 모른다고 생각과 느낌이 없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광활함, 웅장함, 거대함, 웅혼함, 그리고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충만함이란 감정은 너무나도 원초적이라서 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큰 것이 아름답다는 데에는 애 어른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큰 거 = 아름다운 거





2. 서사
많은 이들이 겨울왕국에 대해 악역과 빌런이 빈약함을 문제로 꼽곤 하지만, 그게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이 작품의 핵심 갈등은 선악 구도 따위가 아니라 엘사의 운명 극복하기와 자매애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딱히 악역의 매력이 중요하진 않는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은 백설공주나 알라딘, 라이온킹 따위보다는, 미녀와 야수와 유사한 작품이다. 미녀는 아나에, 야수는 엘사에 대응된다. 물론 엘사가 야수보다 훨씬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것은 큰 차이기는 하지만....





어떻게도 포장이 안 되는 야수의 저주받은 외모...



비주얼에서 일단 먹고 들어간다.



여하간, 겨울왕국에는 악역이 딱히 필요가 없다. 미녀와 야수의 가스통만 해도 그다지 매력적인 악역은 아니다. 오히려 비호감 요소로만 가득한 찌질이 중2병 아저씨일 뿐..; 저런 아저씨들이 수염 깎은 얼굴을 8살 짜리의 얼굴에 비벼대며 고통주는 것을 즐긴다. 가스통에 비하면 한스는 전통적인 디즈니의 클리셰를 비틀고 만든 이색적인 악역이다.



찌질이 중에서도 상찌질이.

결국 진짜 문제는 악역의 매력 따위가 아니라 이 작품의 핵심 갈등인 자매애가 회복되는 과정이 충분하게 그려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겨울왕국을 본 이들이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게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것은 Let it go 신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Let it go 보고 깊은 인상을 받지 못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런데 기실, Let it go 까지의 내용은 플롯이라고 할 수 없다. 그냥 설정에 불과하다. 어릴 때 친하게 지매던 자매가 언니의 마법의 위험성 때문에 격리된 채 긴 시간을 보내면서 멀어지며 사춘기를 보내다가, 언니의 대관식 날에 동생이 언니를 자극하는 바람에 언니의 마법이 만인에게 공개되고, 당황한 언니가 달아나고, 동생은 언니를 찾으러 간다...까지. 이것은 문제 상황을 제시하는 도입부일 따름이다.

플롯은 그 이후부터인데, 딱히 별 게 없다.

아나가 언니 찾으러갔다가 명치 쎄게 맞고 옴 -> 명치 고치러 트롤들에게 감 -> 한스에게 키스하러 갔다가 실패 -> 크리스토퍼 찾으러 나왔다가 언니 대신 희생

이렇게 정리하고 보면 주인공은 단연 아나이다. 엘사는 아예 플롯의 진행으로부터 거의 배제가 되어 있다. 설정에서 제시된 문제 상황은 '어떻게 엘사가 자신에게 주어진 마력의 저주를 극복하고, 자매가 어릴 때처럼 다시 격의없이 지낼 수 있을까'이다. 아주 매력적이다. 흔히 화제가 되는 것처럼 Womance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그런데 정작 그 이야기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는다. 마지막에 아나가 언니 대신 탱킹 하는 것이 전부다. 중후반에 이르기까지 자매 간의 접점은 전무하다. 설정과 스토리가 따로노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나가 주인공인 플롯>이 매력적인가? 플롯만 놓고 보면 사실 4복음서에 나오는 흔하디 흔한 예수의 병고침 사례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병든 자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니라'

미녀와 야수의 로맨스와 비교해보자. 미녀와 야수는 벨과 야수의 로맨스가 진행되는 경과가 단계적으로 명확하다.





처음에 야수는 벨에게 저녁을 함께 들 것을 (딴에는 친절하게) 권유하지만 벨에게 일언지하에 딱지를 맞는다. 야수는 분개하다가 '(장미가 시들기 전에 키스를 할) 가망이 없다'고 절망한다.





이랬던 둘이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어떻게?




벨을 구하려다 다친 야수를 벨이 간호해주며 티격태격하는 장면. 야수와 벨이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이 장면에서부터 벨에게 야수는 '흉칙하게 생겼고 외모도 광포하지만 의외로 상냥하단 말이야?'라는, 야수에게 벨은 '내가 가까이 하기엔 너무 아름답지만 어쩌면 날 사랑해줄지도 몰라.'라는 불안 반 기대 반의 양가 감정을 가지게 된다.





Something there. 벨과 야수의 내면을 서술하고 소소한 일상사 몇 개를 보여주며 서로에 대한 반감과 오해가 해소되고 서서히 감정이 무르익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바로 이어지는 가구들의 노래. 커플 탄생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장면.
이쯤 되면 남은 건 허니문 뿐이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벨과 야수의 댄스 타임. 주전자의 노래가 서정적이면서도 열기어린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당연히 키스가 뒤따를 거라고 생각할만한 장면.





그러나 여기서 흐름이 바뀐다. 위독한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려는 벨에게, 장미가 시들기 전에 키스를 해야만 하는 자신의 사정을 숨기고 벨을 보내주는 야수. 그럼으로써 야수는 대인배가 된다. Remember, 큰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순조로운 로맨스를 기대하던 관객들은 자연법칙적으로 긴장할 수밖에 없다.

* 잠깐 아동적인 관점을 벗어나 성인적인 관점을 취하자면..사실 야수가 흐름 그대로 바로 키스했으면 그건 그리 감동적일 게 없다. 사실 로맨스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야수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벨을 꼬시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도 있으니.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일종의 매춘과 다를 게 없는 셈...야수가 벨을 놓아주는 순간, 야수의 행위는 생존전략이 아니라 트루 러브가 된다. 같은 궤에서, 겨울왕국에서 아나가 한스나 크리스토퍼와 키스를 하지 않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이건 정말 대단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인이 돼야해요. 대인급이 아니면 그거 못하는 거에요!



이상의 스토리가 복잡한가? 전혀 안 복잡하다. 겨울왕국보다 훨씬 단순하다. 8살이 이해하기에 미녀와 야수가 훨씬 간단명료하다. 하지만 더 나은 스토리이다. 이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은 스토리가 단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적인 빈약함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의 관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미녀와 야수와 비교해볼 때 알 수 있는 겨울왕국의 문제는 엘사와 안나의 관계는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약>한다. 미녀와 야수로 치면 처음에 식사 같이할 것을 권유한 야수가 딱지 맞는 장면과, 죽어가는 야수에게 벨이 키스하는 장면 둘만 있는 셈이다. 이건 마치 전희 없는 섹스와 같다. 사람들이 엘사가 가장 기억에 남더라는 이야기를 많이하는데, 기실 엘사 밖에 생각나는 게 없다는 건 결국 설정 말고 남은 게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함이 아니라 빈약함일 따름이다.



이렇게 별 기발한 거 안 하고 썼던 노래 한 번만 재활용해줘도 훨씬 더 나은 흐름을 만들 수 있다.

만약 자매 간의 양가감정을 드러냈다면, 양자 간의 관계를 좀 더 입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애들은 그런 복합성을 이해 못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성인들이야 다 커서 형제자매가 친구 같든지, 아니면 아예 아오안이든지, 따로 살아서 1년에 한 두 번 보기도 힘들든지, 여하간 어떤 형태로든 관계 정립이 끝난 상태다. 더 나이 먹고 유산 가지고 다툴 때 즈음 되지 않는 한 딱히 형제자매와 더 관계가 좋아질 것도 나빠질 것도 없다. 그에 반해 아이들 사이에서 형제자매란 훨씬 다면적인 존재다. 최초의 친구기도 하고, 유일하게 대등한 존재이기도 하며, 기본적으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자신을 가장 많이 웃게 만드는 존재기도 하면서 자신을 가장 많이 울게 만드는 존재다. 다시말해, 형제자매에 대한 양가감정이란 애들에게 있어 우리에게 있어서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당연한 감정인 것이다.

또한, 양가감정이란 것은 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실상 그다지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아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불안 반 기대 반이 양가 감정이다. 그런 모호한 상황에서부터 진도가 나오고 흐름이 나오고 밀당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나와 엘사 간에는 딱히 그런 것이 없다. 아나는 전혀 거리낌 없이 엘사에게 다가가고 엘사는 전혀 거리낌없이 아나를 보호하려한다. 그냥 저주 때문에 가까이 하지 못했을 뿐,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이 의좋은 자매일 뿐...그러니 양자 간의 로맨스가 진전될 것도, 감정이 깊어질 것도, 반감을 해소할 것도 없이 순탄하기만 할 수밖에 없다. 이미 처음부터 스토리가 완결되어 있었던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나와 엘사가 서로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좀 더 복합적일 필요가 있었다. 가령 아나가 엘사를 가여워하면서도 '그런 문제가 있었으면 진작 말해줄 수도 있는 거 아니었나...왕재수(깍쟁이)'라고 하는 장면이 얼마나 신선한가? 그런 것을 훨씬 더 적극적으로 써먹을 수 있었다.

미녀와 야수는 뻔하다. 하지만 진부한 스토리 속에서도 절절함을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에 반해 겨울왕국은 클리셰를 비틀었다. 그러기에 뻔하진 않았지만 충분한 충족감을 주진 못했다.
핵심은 진부하냐 그렇지 않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양자 간에 설득력 있게 썸타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차라리 홍보 영상 중에 하나처럼 눈싸움하는 신이라도 좀 넣든가...하다못해 야수조차도 눈싸움을 하건만..





3. 결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왕국은 좋은 작품입니다. 더블 히로인 구도의 성공, 자매애라는 신선한 화두, 엘사라는 캐릭터의 매력, 올라프를 중심으로 한 디즈니 특유의 위트, 이런저런 디즈니의 전통적인 클리셰를 뒤집는 전략, 그리고 시각적/청각적 아름다움. 서두에서 밝혔듯이 충분히 즐길만한 작품이고, 흥행할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볼륨감과 두터움, 충만감에 있어서는 다소간 부족함이 있었고, 이것이 그것이 성인에게만 호소할 수 있는 고도의 감식안이 아니라 아동들이 충분히 느끼는, 오히려 아동들이 더 원초적으로 받아들이는 측면이라는 점에서 몇 마디 아쉬움을 토로해봤습니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03-05 14:11)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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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04 10:16
수정 아이콘
8살의 관점으로 라는 부제는 적절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글의 내용도 그렇구요 ^^(어른의 관점으로 너무 잘쓴글입니다 )
구밀복검
14/02/04 10:18
수정 아이콘
설날에 떡국을 좀 많이 먹었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4/02/04 10:21
수정 아이콘
적절한 듯
지니쏠
14/02/04 10:27
수정 아이콘
우선 배경에 대해서 크게 공감이 안가는게, 왕국은 굳이 포장해 줄 이유가 없는 그야말로 배경 일 뿐입니다. 주인공자매에게는 심바나 에리얼처럼 왕국에서 뛰어놀 기회가 전혀 없었거든요. 유년시절에 주인공 자매는 성안에만 갇혀 있었고, 성 안의 모습이나 그 외로움은 눈사람 만들래? 로 충분히 묘사되었다고 생각해요. 이후에는 엘사의 북쪽산으로 배경이 옮겨지는데, 렛잇고가 흐르는 북쪽산의 묘사는 정말 아름답지 않았나요? 얼음궁전은 그 아름다움의 정점을 찍고요. 엘사가 만든 얼음다리를 건너 얼음궁전에 가볼래? 라고 한다면 전 단연 네 라고 말할텐데.
플롯에 대해서는, 애초에 자매애는 변함이 없었기때문에 자매애의 회복을 메인으로 보는 관점부터가 별로라고 생각해요. 안나를 다치게 한 엘사의 트라우마가 결국 안나의 희생으로 회복되는 과정이 메인 플롯이죠. 엘사의 내면묘사는 꽤 괜찮게 됐다고 생각해요. 어릴적 해맑던 모습, 방안에 틀어박혀 울며 자기혐오하던 모습, 대관식에서의 억눌려 있으면서도 기품을 유지하려 노력하던 모습, 렛잇고에서의 자기혐오와 억압, 기품까지 모든걸 벗어던지고 자유를 노래하던 모습, 안나의 2차부상 이후의 절망, 엔딩에서의 행복한 모습까지요.
구밀복검
14/02/04 10:44
수정 아이콘
- 제가 말한 왕국은 겨울왕국에 나오는 왕국이 아니라, 겨울왕국 그 자체입니다. 다시 말해 겨울왕국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세계 전체를 말하는 거죠. 꼭 왕성 같은 것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위에서 말했듯 let it go 이전의 장면들은 사실상 설정일 따름이니 더 자세히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더불어 겨울산이 <보기에 아름답다>는 것은 <특별하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층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왕국에 묘사된 배경으로서의 겨울산은 다른 이런저런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온 겨울산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특유하고 독자성이 있는지 알기 어려우니까요. 에컨대 위에 제시된 <인어공주>의 바다나 <라이온킹>의 초원은 다른 작품들의 바다나 초원으로 환원되지 않는, 그 작품만의 오리지날 바다고 초원임과 비교해보면 말이죠.

- 그래서 "그냥 저주 때문에 가까이 하지 못했을 뿐,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이 의좋은 자매일 뿐...그러니 양자 간의 로맨스가 진전될 것도, 감정이 깊어질 것도, 반감을 해소할 것도 없이 순탄하기만 할 수밖에 없다. 이미 처음부터 스토리가 완결되어 있었던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고 썼던 것이죠. 결국 '애초부터 별 문제 없고 엘사만 멀쩡해지면 됨.'으로, 굉장히 사소한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서사의 목표가 사소한 것이다보니, 중간과정을 그릴 건덕지도 없는 거고요.
지니쏠
14/02/04 10:57
수정 아이콘
겨울산은 엘사가 자신의 특이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맘껏 발산하며 살 수 있는 장소로 정했다는 것에 존재가치가 있죠. 한편으로는 결국 외로움을 감당해야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성에서의 자신의 방의 연장이기도 하고요. 이정도면 나름의 독자성이 있지 않나요?
처음부터 스토리가 완결돼 있다는건 자매애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만 그렇지, 위에도 언급했듯 엘사 스스로의 극복 을 메인플롯으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전에도 겨울왕국을 블랙스완에 비교한 적이 있는데, 누구도 블랙스완을 사소한 서사라고 말하진 않잖아요. 물론 깊이가 다르긴 하지만요.
구밀복검
14/02/04 11:01
수정 아이콘
- 그쯤 되면 특유한 건 엘사지, 겨울산이 아닙니다. 겨울산이 특유한 건 엘사가 있기 때문이지, 그 자체 내적인 풍성함을 갖추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결국 엘사라는 캐릭터에 의존하는 거죠.

- 엘사 스스로의 극복을 메인플롯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본문에서 말했듯, 엘사는 설정에서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뿐, 스토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떨어지니까요. 출연 자체가 적습니다.
지니쏠
14/02/04 11:12
수정 아이콘
배경이 엘사라는 캐릭터에 의존한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엘사라는 캐릭터가 배경을 구현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산은 엘사의 자유와 두려움의 발현이고, 이는 각각 얼음궁전과 마시멜로로 정점을 찍습니다. 올라프는 엘사의 동심의 발현이고요.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단지 인격으로서의 엘사가 안나보다 적게 출연한다고 해서 엘사를 주인공으로 볼 수 없다고도 말할 수 없겠죠.
구밀복검
14/02/04 11:24
수정 아이콘
배경을 엘사의 내면이 구현된 것으로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서사에서 딱히 역할이 없으니까요. 본문에서 요약했듯 겨울왕국의 스토리는

아나가 언니 찾으러갔다가 명치 쎄게 맞고 옴 -> 명치 고치러 트롤들에게 감 -> 한스에게 키스하러 갔다가 실패 -> 크리스토퍼 찾으러 나왔다가 언니 대신 희생하고 명치 완치.

인데, 이 과정에서 엘사가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너무 적습니다. let it go 이후부터는 그냥 철저하게 아나의 이야기죠.
그점에서 밑의 Karlla님의 코멘트와 같은 입장입니다. 겨울왕국의 설정을 독특하게 해준 건 엘사라는 캐릭터였는데, 정작 스토리는 엘사와 큰 관계 없이 흘러가죠.
14/02/0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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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엘사가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하셨는데 동의하기 힘드네요.
엘사는 어찌보면 설정을 만든 캐릭터입니다.
작품상에서는 거의 신급 캐릭터이죠.

여기에 엘사 이야기가 중심이 되면 다른 캐릭터는 그냥 다 죽는다고 보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전 차라리 이 구도가 더 좋네요.
중년의 럴커
14/02/04 10:29
수정 아이콘
엘사가 한스나 크리스토프랑 키스를 하면 안되죠. 안나의 오타맞죠?
구밀복검
14/02/04 10:31
수정 아이콘
이크, 수정했습니다.
14/02/04 10:39
수정 아이콘
명문이네요
Friday13
14/02/04 10:4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비익조
14/02/04 10:44
수정 아이콘
저는 배경 설정을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배경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이점을 캐릭터랑 노래가 다 가져갔어요. 애들은 배경보다 캐릭터에 집중하는데 올라프 녹을때 애들 소리치는거 보고 애들이 참 좋아하겠다 싶더군요. 애들은 엘사?안나?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올라프..소수의 스벤.. 여기서도 롤이 이김 크크
구밀복검
14/02/04 10:51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올라프 보면서 많이 낄낄대긴 했는데, 올라프 하드 캐리가 된 거부터가 서사의 빈약함을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닌가 싶더군요.
비익조
14/02/04 11:01
수정 아이콘
시나리오의 빈약함 저 또한 안타까웠지만, 그게 성인의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애들은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 보다 캐릭터를 기억하는 것에 집중하더라구요.
라이온킹이나 미녀와 야수같은 명작을 보여주더라도 기억나는 건 주전자랑 품바밖에 없었습니다 -_-;;
리니시아
14/02/04 10:48
수정 아이콘
명문이네요(2)
노래와 아름다움에 취해서 본질을 제대로 보지 않으려했는데
사실 여타 디즈니작품에 비하면 꽤나 시끄러운 빈수레죠

하지만 '사랑' 의 정의만큼은 확실하게 다가왔죠
Darwin4078
14/02/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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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고 장면 보면서 좀 중2병스러운 연출 아닌가 싶었지만 엘사 나이가 중2병이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라 스루패스.
스토리 플롯 단순한거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데이투데이 보는 것도 아니고 해서 로빙패스.

사실 8살의 관점으로 보자면 개콘성우로 했으면 더 재미있었을거 같았지만, 그러면 엄마아빠가 안보여줬겠죠.
요새 엄마아빠들은 애들이 보여줘~보여줘~한다고 그냥 보여주지는 않는거 같아요. 본인들이 판단해서 재미있겠다 싶은걸 보여주는 분위기죠. 플러스 해서 본인들이 봐도 재미있으면 금상첨화. 그게 겨울왕국이죠. 오랜만에 디즈니가 어른들의 취향(캐릭터)과 아이들의 취향(비주얼, 공주나오는 단순한 스토리)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한게 아닌가 싶어요.

애니메이션 취향이 라이온킹, 미녀와야수 개봉당시와 많이 달라졌죠. 그때는 성인취향의 애니메이션도 좀 먹히는 분위기였고 해서 애니메이션이라도 영화같이 재미있네 싶으면 보고 그랬는데, 요즘 성인들의 애니메이션 취향은 철저하게 서브컬처 취향으로 바뀌어버렸어요. 과연 엘사가 기존 디즈니 프린세스 스타일로 나왔다면 흥했을까 싶기도 하고...

솔직히 디즈니 스타일은 호보다는 혐에 가깝고, 그래서 영화관에서 지금까지 디즈니 애니를 본 적이 없었지만, 겨울왕국은 두 아이들 데리고 영화 보기엔 압도적 비주얼로 아이들 시선을 빼앗아버려서 관람하는동안 칭얼대지도 않고 집중해서 봐서 편하고 좋았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엘사, 안나한테 관심도 없구요, 올라프, 스벤에 환장함. -0-; 올라프 녹으려고 할때 막 울려고 했는데 엘사가 구름 만들어줘서 살아나니까 안나 살아날때보다 더 좋아하더라구요. 아이들도 단순한 일자형 스토리라 쉽게 이해하고 한스 배신을 식스센스급 반전이라 생각하고, 자매가 서로 화해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까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지들도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하는거 보니 아빠웃음이 절로 나오고 그랬어요. 물론 그얘기하고 5분도 안되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싸우는건 일상다반사.
14/02/0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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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왕국에 대한 지나친 옹호가 불편했던 일인으로서, 재밌게 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녀와 야수와 비교해서 보니 좀 더 명확해지는 면이 있네요. 좋은 설정 가지고 조금 더 잘 만들 수 있었던 영화 같은데 아쉽습니다. 물론 저도 얼음왕국을 재밌게 봤지만, 더 좋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에서요.
아씨와모모
14/02/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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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작품을 봤는데 이렇게 해석하니 좀 놀랍네요..
전 애니를 안좋아해서 끌려가다시피 따라가서 봤는데 OST가 계속 맴도네요. 렛잇고~
최종병기캐리어
14/02/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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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짜리, 5살짜리 조카랑 설 연휴에만 4번 겨울 왕국을 보면서 느낀건...

스토리따윈 필요없어... 였습니다.

영어자막버젼인데도 불구하고 얘네들은 계속 틀어달라고 합니다. 레리꼬 레리꼬 그러면서...

4번 정주행후 그 아이들은 노래부분만 틀어달라고 합니다. 유튭으로 let it go외 do you wanna build a snowman을 두시간 반복청취합니다. 이해가 안되지민 애들은 뭔가 다른게 있나봅니다.

하지만 덕분에 올 명절은 쉽게 보냈습니다

그리곤 5살짜리 여자 조카애는 '나 엘사 옷 사줘' 그러고 8살짜리 남자 조카애는 '나 저 집 사줘' 그럽니다.
비익조
14/02/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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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짜리 조카는 눈 안내리냐고 그러더군요.. 설연휴에..
같이 올라프 만들자고.. 그런데 설연휴가 너무 따뜻해서 울상이었어요 애들이 크크크크 처음봤습니다. 그런거..
14/02/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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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귀엽긴한데 어째 글에서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느껴지네요
요새 유명한 그 삼촌이신건 아니겠죠(...)
14/02/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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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짜리 아이도 볼 수 있나요?? 볼수있다면 5살이 만 5살인지 한국나이 5살인가요?
최종병기캐리어
14/02/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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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나이 5살이고 극장이 아니라 그냥 집에서 오빠랑 봤습니다. 오빠가 귀찮아하면서도 대충(말도안안되게) 설명해주는데도 콩떡같이 알아듣고 신나라 보더군요...
14/02/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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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5살짜리 극장에 데려가도 되는줄 알고 잠깐 솔깃 했네요 ㅠㅠ
사악군
14/02/0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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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짜리 아들과 함께 가서 보고 왔습니다. 단 한번 칭얼대지 않고 집중해서 끝까지 잘 보더군요. 엄마가 안고 있는 팝콘통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뻗어 집어먹으면서.. 극장 10번은 와본 사람같더라구요 크크크크크

레리꼬 틀어줘 레리꼬~ 미키마우스 보러 가자~ 소리를 해서 좀 난감하긴 합니다.
태바리
14/02/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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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이번에 6살, 4살 되는 아이들과 같이 봤습니다.
중간에 잠깐잠깐씩 지겨워는 하지만 잘 봤습니다.
저희 뒷줄에는 이제 만두살도 안되어 보이는 아기와 6~7살 보이는 아이와 같이 왔던데 두살짜리 아기는 극장불이 꺼지자 마자 울어버리더군요.
소나기가내려온다
14/02/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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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8살의 관점이 아니라 38살의 관점으로 보는거 같네요.
지나간것에 대한 추억보정 리뷰라는 느낌만 들어요.
디즈니의 전작만 보더라도 현재의 감성에 맞춘 기준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이죠. 겨울왕국 또한 그렇고요.
구밀복검
14/02/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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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은 아닙니다...ㅜㅜ
푸른봄
14/02/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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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안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이야기가 꽤 분명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유는 모르지만 멀어진 언니와 다툼, 그리고 언니 사라짐, 언니를 찾고 얼어 가는 왕국을 구하기 위해 길 떠남, 그 과정에서 갖은 고생을 하지만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배우게 됨, 자기 희생으로 언니를 구함.. 전형적인 스토리이긴 하지만요.
뭐랄까, 렛잇고와 극강 미모의 엘사가 이 영화를 더욱 다양하게 볼 수 있게 하기도 하지만, 서사에 있어서는 오히려 안 좋은 이야기를 듣게 만드는 거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크크.
14/02/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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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엘사의 비중이 애매했다고 봅니다. 더 크던지 아니면 더 작던지.
자투리여행
14/02/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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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에는 오히려 무미건조한 배경이 더 어울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겨울왕국의 배경들 상당수가 세상과의 단절을 이야기하는 배경들인데, 굳이 눈부시게 아름다워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봐요.
비교하려면 라이온킹, 인어공주보다는... 플롯 부분처럼 미녀와 야수 배경과 비교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엘사의 왕국과 인어공주의 바다는 그 출발선부터 다르죠.
물론 왕국이나 설산을 눈부시게 아름답게 표현함으로서 그 안에서 따로 노는 엘사를 더 부각시킬 수도 있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러다가 아이들이 '혼자 노는 엘사가 훨씬 더 좋아보여.' 식으로 생각해버리기라도 하면 이 것도 나름대로 곤란할 것 같아요.
구밀복검
14/02/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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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뭐 위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겨울산이 안 예뻐서 문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무미건조한 것도 좋다고 보고요. 다만, 제가 생각하는 무미건조함이란 황량하고 스산하고 음산하고 접근하기 힘든...뭐 그런 느낌이 들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겨울왕국의 겨울산은 딱히 그렇지도 않고 그야말로 무색무취하지 않았나 싶어서요.
자투리여행
14/02/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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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하고 스산하고 음산하고 접근하기 힘들고 그러면... 작품은 더 좋아질 것 같은데 애들은 싫어할 것 같아요. 흐흐..
구밀복검
14/02/0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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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디까지나 무미건조하게 그린다고 하면요 흐흐 요는 특별하냐/안 하냐.
비욘세
14/02/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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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킹의 숭고함은 대체 어디서 오는걸까를 고민했던 잉여타임이 있었는데 말끔히 해소되네요.
구밀복검
14/02/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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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보고서 고양 반 아쉬움 반으로 예전 디즈니 작품들이나 다시 볼까 하고 라이온킹을 봤는데, 이건 뭐 다시 나올 수가 없는 초사기 작이더라고요 ㅜㅜ 어릴 때 기억으로는 꽤나 길었던 거 같은데(그만큼 스케일이 크게 느껴졌는데), 막상 보니 러닝 타임도 80분 밖에 안 되고...80분이 꽉꽉 채워졌단 이야기죠.
14/02/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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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겨울왕국 좋은 작품이지만.. 라푼젤과 주먹왕랄프에서 보여준 기량을 생각하면 이번 작품에는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때보다 좋아진 점도 많았지만요.

라푼젤에서 왕국에서 날려보낸 등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그것을 보면서 그곳이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인지도 모르게 그 곳을 그리고 그 곳을 향해서 나아가는 라푼젤의 모습을 통해서 왕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당위성을 만들어낸 솜씨.. 주먹왕랄프에서 랄프와 바넬로피의 소망을 단순하면서도 교묘하게 엮어서 이야기를 단순하면서도 풍부하게 만들어낸 솜씨를 생각하면 이번 작품에서는 엘사가 왜 왕국으로 돌아가야 하는지..(엘사에게 있어서 왕국이 왜 중요한지...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안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요.) 엘사와 안나의 접점이 거의 없는 서사 구조는 아쉬웠습니다.
구밀복검
14/02/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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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라이온킹 같은 경우에는 REMEMBER WHO YOU ARE 이거로 그냥 끝장내버리니까요. 안 돌아가는 게 말이 안 되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제시하죠.
14/02/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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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정말 김준영 우승할 때 멘트 콤보는 끝내줘요.

엄옹이 운을 떼는데 캐리형이랑 용준좌가 살짝 끊었어요. 엄옹은 거기서 당황하지 않고 한 템포 쉰 후 다시 하던 얘기를 이어가는데 여기서 착 가라앉은 톤으로 '대인이...' 이어서 '천재도 못 했고, 본좌도 못 했고'


아?
난 왜 이 얘기를...
마스터충달
14/02/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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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go씬이 명장면인 이유는 좋은 노래 덕도 있지만
겨울왕국에서 의미있으면서도 큰(멋있는)공간이 처음으로 나오거든요. 엘사의 얼음성이죠.
(그나마 다른 의미있는 공간이라곤 엘사의 방 정도?)

엘사의 얼음성은 정말 여러가지로 큰 역할을 합니다.
우선 영화내에서 가장 비주얼 넘치는 장면이죠. 게다가 그 건설장면의 역동성에서 엘사의 심경변화를 잘 보여주기도 하죠.
그러나 얼음성이기에 진짜 집이 될 수 없는 복선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근데 이것 말고는 영;;; 앞도할만한 스케일이 없어 보입니다.
대관식 장면은 UP에서의 결혼식 장면이랑 스케일이 비슷하고 -_-;;
왕국을 살리려면 'love is an open door'씬에서 뭔가 좀 뿅갈거릴 만들었어야 되는데
문제는 한스가 배신자라는걸 아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가 꺼려졌을라나요?
아님 왕국이 작다는 컨셉에 충실하려고 한걸까요?
여러모로 love is.. 씬이 아쉽네요 저는
14/02/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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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짜리 조카는 엄청 좋아하더군요.
14/02/0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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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보고 무플에서 리플이 40개가 달릴때까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지만 배경을 더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대체 뭐가 있을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배경을 명확히 할 시간에 아무 캐릭터나 노래 하나 부르게 해서 2번에서 아쉬움을 토로한 서사를 조금이라도 더 보강하는게 몇배는 더 좋다고 생각되고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1번부분엔 공감이 안 되네요.
유리한
14/02/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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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명확히 함으로써 서사를 더 단단하게 가져가야 했다는 게 요지가 아닌가 합니다.
azurespace
14/02/0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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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왕국이지 수도의 규모가 일개 소도시보다도 작은 나라를 포장하면 뭐 얼마나 포장할까요 -,.-;;
롤 접었습니다
14/02/0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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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최근작푼인 라푼젤과비교하면 여러가지로 많이딸려요 겨울왕국은.. 개연성이라던지 스토리가좀 빈약하긴해요
애패는 엄마
14/02/0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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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은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정도 열풍이 불만한 이유는 뭘까 하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엘사라는 캐릭터 매력일까요.
하긴 열풍은 도통 이해 안갈때가 더욱 많이 불었던 같기도 하네요. 완성도는 더 부족했지만 더 불었던 해운대나 7번방의 선물 등등
14/02/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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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원작처럼 엘사 역할을 악역으로 만들고 그에 적절한 얼음 마녀 이미지라면(얼음왕국 알파버전인가? 그버전이었으면..)

이렇게 흥하진 않았을 겁니다 ..

고로 엘사 캐리! 스토리라인은 확실히 좀 떨어지는 맛이 있다고 생각함
애패는 엄마
14/02/0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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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열풍은 이해불가한 캐릭터의 힘같기도 하네요. 친구나 7번방, 왕의 남자 때도 그랬던 거 같구요.
구밀복검
14/02/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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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 엘사 캐리 + 후반부 올라프 캐리라고 보네요. 흐흐.
애패는 엄마
14/02/0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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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주변 반응 아닌 반응을 보자면 미국에서 자란(혹은 그렇지 않아도 충분한) 디즈니 빠 성인들은 보고 나오면 재밌긴 한데 라이언킹이 짱이었어와 성인 스타일 애니 빠들은 재밌긴 한데 랄프랑 라푼젤이 더 좋았어로 갈리는 느낌이네요.

두번째 여담으로 뮤지컬 보고 나온 느낌이에요. 뮤지컬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보통 뮤지컬이 스토리가 빈약한 경우가 더 많은데 캐릭터랑 노래로 캐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근데 이건 애니잖아
구밀복검
14/02/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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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디즈니빠 성인과 성인 스타일 애니빠의 차이가 정확히 와닿네요. 저는 전자인 듯 크크.
리산드라
14/02/0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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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을 정말 즐겁게 보았습니다만 엘사가 스토리플롯에 이어지는 후반부요소가 많이 아쉽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를 눌러버리는 리치퀸님의 매력!!

능력이 두려워 자신을 가둬버린 엘사에게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안나의 커뮤니케이션 시도는
놀란 엘사의 명치치기로 이어지게 되고 안나는 죽음에 근접하게 되지만 또다시 안나의 점멸도발로 인해 안나의 명치는 나앗습니다 (?!?)
엘사는 달라진게 끝까지 없는데 아오키지 찜쩌먹을 능력이 갑자기 컨트롤이되고 왕국에는 봄날이 옵니다

안나가 엘사의 마음을 여는 것 -> 안나의 명치 치료로 스토리의 포커싱이 변하며 자연스럽게 엘사는 쩌리가되버리죠....
이러한 부분이 저에게는 설득력 부족으로 많이 느껴지더군요.
집짓기 장면의 위엄이 퇴색하는 것이 너무나도 슬픕니다 ㅠㅠ
비연회상
14/02/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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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똥차게 잘 쓰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베인티모마이
14/02/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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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본문과 비슷한 이유로 작년 랄프가 더 와닿고 재밌었네요
14/02/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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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약하다는게 심플하는 장점도 될수 있으니까요.
RPG게임의 서사와 디테일보다 모바일 게임의 심플함과 귀여움 임팩트가 먹히는 세상이니까 적절햇다고 봅니다.
디즈니도 세상과 타협해야죠.
기아트윈스
14/02/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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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이네요

저도 이정도 준작을 두고 왜 저럴까 싶었는데 미녀와야수로 빗재서 푸미까 시원시원하게 풀립니다.

추천드립니다
브릿츠
14/02/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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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부분에 있어서 격하게 공감합니다.

겨울 왕국 스토리 실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아동용이라 그렇다 인데... 이게 참 할말없게 만들더군요. 심플해도 잘만든 스토리가 얼마나 많은데.

한 두 시퀀스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영화 전체가 포장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르크르크
14/02/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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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관람했는데...역시 노래씬과 그 렛츠고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 느꼈습니다. 겨울왕국 분명히 스토리가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요. 좀 더 보강만 했으면..좋았을텐데 말이죠. 특히 맨 마지막 장면에 스노우맨으로 엘사의 대답했으면...너무너무 아쉽네요. 2번 관람했는데 특히 그 부분이 참...ㅠㅠ
14/02/0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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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캐릭빨, 연출빨 등으로도 관객동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제가 영화 등에서 나름 중요하게 생각하는것들에 대한 것들에 대해서는 혹평을 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지만(잘해야 기존 디즈니 애니와 차이가 없음 정도)...그냥 캐릭빨,연출빨 하나만 봐도 볼만한 애니였다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이젠 미국 애니에서도 모에 캐릭터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새삼 놀랍더군요.하하
저글링아빠
14/02/0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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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서사의 질과 양으로 영화는 책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뮤지컬의 서사는 영화의 그것을 따라갈 수 없죠.
어린아이들에게도 소구해야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역시 물론 감안해야합니다.
대놓고 뮤지컬 애니메이션이기때문에, 감안할 것은 감안해야합니다. 그리고 다른 일반 영화엔 없는 장점-음악과 연출-들이 이것을 보완하게 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서사구조가 단순히 부실하다는 평으로는 모자랄 정도의 치명적 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본문글에 언급하셨듯 중심이 되는 이야기의 전개라는게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있으라 하니 나타나고 보시기에 좋았더라도 아니고 최소한의 설득력있는 이야기의 연결은 있어야 하는데 이건 너무하죠.

엘사가 렛잇고를 부르면서 성을 만드는 데까지의 이야기는 글쓴분이 너무나 잘 설명하셨듯 서사가 아닌 그 서사를 펼치기 위한 설정입니다.
말하자면 영화 아바타에서 주인공이 급사한 형 대신 외계행성으로 가서 아바타에 접속해서 임무에 투입되는 거기까지의 이야기인 것이죠.
사실 여기까지의 겨울왕국은 나무랄데 없이 잘 되어 있다고 봅니다. 저도 여기까지는 우와우와 이러면서 봤어요. (사실 그런 면에서 배경설정의 부족함이 아쉽다는 데에는 견해를 조금은 달리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엘사가 창조한 매력적일 수 있는 세계를 그 이후의 서사에서 전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좀 아쉽더군요. 영화 아바타를 떠올려보시면 제 이야기가 쉽게 이해되실듯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리고 나서입니다.
그 이후의 스토리는 아무리 뜯어보고 뒤집어봐도 안나가 집나간 엘사를 찾아가 관계를 회복하는 이야기임에 분명한데,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거의 생략되어있다시피합니다.
엘사와 안나의 관계는 갈등이 깊어지지도 갈등이 해결되지도 않고 그냥 멈춰있습니다. 안나의 모험은 계속되지만 대답없는 메아리예요.
엘사가 안나를 내쫓는 건 그렇다치고 엘사가 소환한 얼음몬스터는 왜 안나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엘사는 가만히 있는건지,
엘사의 공격에 안나가 맞은 이후 엘사는 그에 관해 왜 아무 일도 하지 않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 일들 투성이입니다.
그러다가 안나가 엘사를 대신해 궁을 맞아주고 나서(이 장면에서 서폿이 원딜 대신 궁 맞아주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제가 막장인 탓도 있었겠지만 이미 전 이 영화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는 얘기겠죠) 갑자기 갈등이 해결되는데, 가족이니까라고 넘어가기엔 뒷맛이 텁텁합니다.

게다가 엘사는 자신의 힘을 제어 못하는데,
왜 엘사가 돌아오면 왕국에 봄이 돌아온다는 건지,
이제 엘사는 돌아와서 괜찮은 건지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마지막 눈사람 녹을뻔하는 시퀀스를 보면 마치 힘을 갑자기 조절할 수 있게 된 듯 한데 왜인지 전혀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아니, 이럴거면 그냥 처음부터 힘을 잘 썼으면 그만이잖아?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는 이쯤 오니 사실 허탈을 넘어서 조금 화가 나더군요.

제게 이 영화는 렛잇고까지는 숨을 멎게 하다가,
나머지는 빨리 집에 가고 싶어하게 만들었던 그런 영화였습니다.
최소한 아바타나 라푼젤 정도의 뻔한 스토리는 보여줬어야죠.
밑밥 이렇게 잘 깔아놓고 겨우 이런 초라한 이야기라니,
화려한 대리석 계단과 기둥으로 장식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쓰러져가는 외양간이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서사는 김성모 화백 극화에도 훨씬 못미치는 저질이었고, 덕분에 영화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기술과 연출과 음악(사실 중간의 급작스런 재지한 넘버라든지 뜬금없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뮤지컬적 클리셰로 치고 이정도는 넘어갑시다)을 가지고 이것밖에 이야기를 못풀어간 결과 명작의 와꾸로 범작이 나와버려 아쉬웠습니다.
14/02/0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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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 엘사든 좀 더 복잡한 감정과 심리묘사를 보여줬다면 성인의 입장에서 봐도 더 공감이 가고 소위 말하는 스토리의 개연성이라는 점에서 납득이 갔을텐데 러닝타임도 너무 짧고 너무 작품을 허겁지겁 끌고가다보니 이런 캐릭터들의 단편적인 성격에 급전개까지 더해져 좀 더 잘 만들수 있었는데 하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 빠진 노래중에는 안나의 엘사에 대한 질투같은걸 노래한것도 있다던데 그런거 다 더해서 무삭제판으로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타이밍승부
14/02/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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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이군요, 고개 끄덕거리면서 잘 봤습니당
14/02/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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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가 너무 잘 만든 거죠. 작품상 후보까지 올랐었으니...
그보다 저는 인어공주 에리얼의 노래가 자꾸 생각나더군요. 보고 온 건 겨울왕국인데...
RedDragon
14/03/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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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과 흥행은 다르다는 걸 입증한 사례죠.
물론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봤지만, 이렇게까지 흥행할 줄은 몰랐는데.. (라푼젤, 랄프, 토이스토리3 등 작품성은 앞에 개봉한 영화들이 겨울왕국 찜쪄먹죠)
적절한 벨런스 인 것 같습니다.

저도 후반부에 아쉬움이 많았던게, 스토리가 탄탄하게 이어지지가 않고 비약이 좀 있었죠. OST도 중간 중간 들어갈 타이밍이 있었는데 그냥 휙휙 지나갔고요. 초반부에 집중이 되었죠.
그런데 이게 아이들한테는 먹혔던 모양입니다. 그 휙휙 지나가는 스토리 속에 올라프와 스벤.. 이 정말로 하드케리를 해버려서 아이들의 머리속에 팍! 박혀버렸으니...

겨울왕국의 초반부 -> 어른들의 만족 (엘사, 안나의 케릭터성 및 OST, 뮤지컬 )
겨울왕국의 후반부 -> 스벤, 올라프의 종횡무진 활약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 두개가 버무러져서, 성인들은 뭔가 찝찝하지만 엘사와 OST로 만족을 했고, 아이들은 올라프와 스벤에 만족하고.. 이게 입소문을 타니 1000만을 넘은거죠.
애초에 아이들이 정말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영화에 작품성을 따지는건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겨울왕국정도의 성인+아이들의 벨런스를 맞춘 애니는 라이온킹 정도로 보고, 미녀와 야수는 작품성이야 넘사벽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하기에... 디즈니 제작자들이 오랜만에 두 부류를 만족시키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8살이면... 애니메이션에 작품성을 따지진 않자나요? 크크
*alchemist*
14/03/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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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디렉터스 컷..이 아닐까 생각되죠 사실 흐흐

뭐 그래서 이것저것 파고들고 보는 재미는 확실히 더한것 같긴 합니다..
호지니롱판다
14/03/0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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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킹은 진짜 우주명작이죠. 드림웤스와 픽사의 대두 이전 셀 애니메이션 시대의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
겨울왕국하고는 비교가 민망한 수준이라 봅니다
호지니롱판다
14/03/0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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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 디즈니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이 애초에 죄다 명작들이죠.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킹
작품성 측면에서 보자면 디즈니 전성기로 꼽히는 시대라
구밀복검
14/03/0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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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미녀와 야수-알라딘-라이온킹 이 라인이 압도적이죠. 그 이후의 포카혼타스-노틀담의 꼽추-타잔도 그에 못미치기는 하지만 나쁘지는 않고.
흔히들 디즈니 르네상스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일해라..
14/03/0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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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계시지만 8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계시지 않나.. 마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흐흐
구밀복검
14/03/0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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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조숙한 편이긴 합니다?
탈리스만
14/03/0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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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겨울왕국을 재미있게 보았고 비슷한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많이도 필요없이 딱 5분정도만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네이버에 올라온 제작진 인터뷰를 보면 스토리를 한번 갈아 엎어버린 것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엘사와 안나는 자매 설정도 아니였고 단지 엘사가 악역이였죠. 그러다 둘이 자매라는 설정이 추가되었고 렛잇고 노래가 나오면서
설정을 전부 갈아엎고 엘사 캐릭터를 바꿨다고 합니다. (이디나 멘젤이 부르는 것을 듣고 그랬다는 루머도 있었죠 사실이 아닙니다.)

유튜브에 보시면 초기 설정의 콘티 영상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엘사와 안나가 싸우는 life is too short 이란 노래도 있고 엘사가 쳐들어온 병사들을
잡아서 매달아놓고 자신의 눈 병사들을 보여주며 위협하는 장면도 있고요.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렇게 했으면 지금과 같은 인기가 나왔을까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입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엘사라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천만관객을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보거든요.

아무튼 간만에 애니메이션 대작이 나왔습니다.
월드 와이드 10억달러 넘기는건 이미 확정이고 역대 애니메이션 1위의 기록을 보유중인 토이스토리3의 10억 6천만불도 넘을 수 있을거 같더군요.
구밀복검
14/03/06 22:09
수정 아이콘
예. 엘사의 캐릭터는 잘 잡았다고 봅니다. 다만 스토리에서의 출연/관여의 비중이 좀 더 높았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긴 하더군요. 작품의 초점 자체는 엘사에 맞추어져 있는데, 정작 엘사는 일정 시기 이후 스토리의 진행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기승전결 자체는 아나에 의해 진행되다보니 없잖아 위화감이 들더군요.
포프의대모험
14/03/0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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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주먹왕 랄프는 91만이고 겨울왕국은 1000만인지 생각하면 겨울왕국의 강점은 명확하죠. 시청 연령층의 커버리지가 압도적입니다.
아바타가 천만을 넘긴 이유도 여깄구요.
구밀복검
14/03/06 22:05
수정 아이콘
요즘 애들도 오락실에 좀 가야할 텐데 말이죠 크크.
YoungDuck
14/03/06 09:25
수정 아이콘
요렇게 좋은 글이 있었다니 잘 읽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더라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겨울왕국만의 장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엘사의 케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let it go이고요.
계속 let it go를 듣게 되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무엇에 끌렸는지 알 수 있네요.
구밀복검
14/03/06 22:04
수정 아이콘
뭐 논문도 그렇고 상품도 그렇고 소설도 영화도, 전반적인 퀄리티가 어떻든 간에 셀링포인트가 명확해야 잘 팔리는 법이긴 하죠 흐흐. 저도 렛 잇 고 뽕은 영화관에서 충분히 경험하긴 했던 터라 겨울왕국의 흥행 자체에는 별 의문이 없긴 합니다.
재미있지
14/03/06 20:41
수정 아이콘
겨울왕국에는 충분한 메시지와 강약을 담았다고 생각하고 보면 볼수록 잘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저와는 반대의 평이로군요!!

이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온도'와 '교류'에 대한 부분을 '마음'과 '소통'이라는 부분으로 대체하고 보면
이영화는 너무나도 쉬운 메시지를 담고있습니다.

올라프가 하드캐리하는 이유는 올라프 그 자체가 바로 이 작품의 핵심 주제의 심볼이기 때문이죠.
"어떤 사람 앞에서는 녹아 없어지는 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이건 안나와 엘사의 관계 그 자체이죠.
엘사는 그 의도와 본심과는 다른 '남에게 상처를 주는 표면'입니다.
그리고 그걸 가두고 '관계를 거절'하는, 어쩌면 행동 나쁜 착한 사람 같은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기 싫으니 교류를 거부합니다.
하지만
"상처를 주는 너라도 곁에 있고 교류하고 싶어.
정말로 날 사랑한다면 나와 소통을 해줘."
그리고 안나와 엘사의 관계의 회복은 단 하나,
엘사가 다시 안나를 뜨거운 포옹을 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다른 어떤 큰 행동이나 감동이 필요한게 아닌
'단지 그것 하나만으로도'
안나는 큰 기쁨이기 때문엡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실 만 한,
만약 안나가 크리스토퍼와 키스를 했으면 마법이 풀렸을까? 라는 질문에
저는 100%확답할 수 있습니다.
네.
분명히 크리스토퍼와의 키스로도 풀렸을겁니다.
그러나 그런 거창한 키스가 아닌
그저 '접촉'만으로도 무언가 눈물 한방울 흘린다거나
노래나 어떤 부수적인 연출을 일체 배제하고
'진심을 담은 뜨거운 포옹 하나로 마법이 풀리는 장면'은
반드시 필요했던 겁니다.

:D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재미있지
14/03/06 20:55
수정 아이콘
그리고 '문'은 마음의 벽, AT 필드죠.

-초반 ♪눈사람 만들래 노래의 특이한 안나의 노크와
엘사의 성을 처음 방문한 안나 일행의 올라프가 하는 '노크'에 대한 대사는
노크가 단순한 의미가 아닌 누군가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암시합니다.
또한 이것은 ♪사랑은 열린 문 으로 ♪렛잇고의 '뒤돌아 문을 닫아' 하는 가사까지 관통하죠.
-올라프의 설정, '난 해골이 없는데.. 뼈도!!'라는 대사는 웃기지도 특별한 의미를 담지도 않지만
(할만한 대사임은 틀림없지만)굳이 솔로컷에 클로즈업 해서 할만한 대사는 아님에도 넣었죠.
그건 올라프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표현하는 대사죠.
올라프는 마음의 상징이고 그 자체가 전지적 시점이며 '우리의 모습'중 하나인 것이죠.
-그리고 또한 우리는 '안나'도 '엘사'도 될 수 있습니다.
나도모르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그로인해 스스로에게도 상처를 준 사람,
나에게 상처를 주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고싶은 사람이 있는 그런 사람.
어찌보면 이 이야기의 어떤 '과정'적인 부분이 최대한 생력되어지는 이유는
정말로 사랑하고 아낀다면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심으로 소통하라.'라는
바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그것이 바로 모든 과정의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인 거겠지요.
-또한 트롤들의 노래 이 후 '럽!'하고 갑자기 '으흙!' 하는 약간은 웃길만한 급전개를 하면서도
굳이 그 노래를 넣은 이유는,
바로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것이 꼭 남녀간의 사랑같은게 아니더라도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그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다는 (안나와 엘사)
주제에 관통하는 핵심 노래중에 하나기 때문이죠.
사랑은 모든 것을 녹입니다. 하지만 엘사가 본디부터 안나를 사랑하지 않아 못 녹였던걸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사랑함에도 마음의 문을 닫고 거절하는 엘사는'
이 겨울의 저주를 녹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깨닫게되는거죠.
안나에게 진실로 괴롭고 고통스럽게 하는건
'자신을 거절하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엘사'인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가는 열쇠는 절대 거창하지 않는
단, 하나 - 소통과 거절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실한 사랑이 담긴 따뜻한 포옹-
이었던 것이지요!!

아휴!!
이 외에도 하고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저보다 잘 아시는 분도 많을텐데
잘난 척, 쑥쓰러운 글은 최대한 줄이는게 좋겠죠?TT

제 개인적인 생각은 그러니까,
겨울왕국은 보면 볼수록 잘 만들었고
그 장면 하나하나에 크게 신경을 썼다는 점입니다!!
보면 볼수록 더 느껴지다보니
영화의 겉으로 보이는 스토리의 부실한 듯한 장면들이
전부 납득이 되어가고있습니다.
재미있지
14/03/06 21:16
수정 아이콘
어.. 그 그리고요.(...)
안나와 엘사,
두 사람 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의외로 주인공 스러운 모습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항상 '주변 인물에게 휩싸이는' 수동적인 모습만 보여주며
또한 사건에 대해 반드시 누군가에게 기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안나는 스스로 행동하는 듯 보이고
능동적인 캐릭터같지만,
사실 잘 생각해보면 그녀는 그 어떠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합니다.
엘사는 애초에 문제덩어리구요.(...)
즉, 두 사람은
우리들 -관객들의 마음의 대변자 중에 하나-로서
주변에 휘둘리기만 하고
스스로 해결도 못하고 기대지만
결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들의 마음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 진짜 줄일께요 20,000
RedDragon
14/03/07 10:25
수정 아이콘
Love is an open door ! 이게 주제죠. ost에도 있고요. 크크
저도 ost 연속으로 쭉 ~ 듣다 보면, 아 이게 ost 의 내용만으로도 어느정도 연결이 되는구나.. 정말 의외로 짜임새 있구나. 이런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디즈니가.. "야 우리가 스토리 쩌는거 못만드는거 같애? 안만드는거야.. 애들이 이해 못하자나! 랄프의 주먹처럼 작품성만 높여봤자 애들은 안본다고! 대신 ost에 넣어주마. 이걸로 느껴라" 라는 느낌?
[Do you want a build a snowman? - For the First time(첫부분) - Love is an open door - Let it go - For the First time(얼음성 부분) - Fixer Upper (트롤송)]
정말 이 5개의 노래는 진국입니다. 정말 딱 하나 아쉬웠던게.. 마침표를 찍는 "쩜" 부분이 없다는 거였는데, 재미있지님의 댓글을 보다보니. 아 이게 Fixer Upper 가 그 "마침표" 가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가사의 내용이 후반부에 급 전개 되는 스토리에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낭만토스
14/03/10 03:30
수정 아이콘
뭔가 허전하다 했더니 이런 것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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