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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4/08/08 01:58:37
Name Daydreamer
Subject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 #4.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최연성, 서지훈 선수로 보는 태음 기질)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 #4.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최연성, 서지훈 선수로 보는 태음 기질)
    
    
    0. 들어가기 전 잡설
    
  역시 많은 관심 보내주신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째 정치인들
멘트같다 -_-;) 몇 분이 추천게시판행을 말씀해 주셨는데…… 이 못난 글의 추
게행 가능성은 둘째 치고라도, 아직 끝나지도 않은 글을 추게로 가자고 말씀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채찍으로 알고 마무리지을 때까지 열심히 쓰도
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글의 내용에 대해 지적해 주신 pErsOnA님, 내용 오류
지적해 주신 초차원마장기님께 감사드립니다. 힘내겠습니다. ^_^ (_ _) ^_^
    
    
    1. 태음 기질에 대하여
    
  태음 기질은 ‘받아들이는 기질’입니다. 구체적으로 실생활에서는 “선 접수,
후 판단”으로 자주 나타납니다. 이 기질은 쉽게 어떤 사물이나 사안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충분하게 자료가 쌓일 때까지 계속해서 받아들입니다.
그러다가 그 받아들인 양이 일정 수준을 넘는 순간 판단이 섭니다. 태양 기질의
직관적 통찰, 소양 기질의 감각적 판단에 비해서 느리지만, 반면 탄탄하고 확실
한 판단이 됩니다. 그만큼 근거가 많기 때문이죠.
  이게 경기에 적용되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일단 자기 할 일에 매진합니다. 유닛이 되었건 맵의 지형 장악이 되었건 멀티가
되었건 ‘폭’을 확보한 후에는 서서히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나오는 것이,
소음 기질의 공격처럼 에스터크 같은 펜싱용 칼처럼 날카로운 것이 아니라, 묵
직하고 두꺼운 도(刀)처럼, 마치 태산과 같은 무거움이 있습니다. 물에 비유할
수도 있겠네요. 대부분의 물질을 녹이지만, 일단 한번 양이 모이면 그것만큼 무
서운 것도 없는.
  저번 글에서 삼국지 중의 태음인이 유비, 방통, 사마의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소극적인 자세로 주도권을 잡는다’입니다. 고개를 끄덕이실 분
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마의를 예로 들면, 소음인 공명이 그렇게 기장을
통해서 진출하려고 할 때마다 그걸 격퇴했습니다. 어떻게? 수비 위주로 ‘지지 않
는’ 안정적인 전술을 택해서, 꼭 필요할 때만 싸워주고, 그렇지 않을 때는 지키
기에 집중했죠. 어차피 군량과 자원 등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은 위나라였으
니까. 그러다 적이 후퇴할 때 비로소 치는데, 천하의 공명이 심리전을 걸지 않으
면 안 될 정도로 공격이 무섭습니다. 비록 심리전에 말려버리긴 했지만. (이 부
분은 뒤에 따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2. 태음 기질의 선수
    
  이렇게 ‘넓이’ 혹은 ‘폭’ 또는 ‘양’이 확보되어야 힘을 가질 수 있는 선수는?
먼저 떠오르는 것은 ‘퍼펙트 테란’ 서지훈 선수입니다. 이 선수를 kimera님의 소
고에서는 “한방을 위한 완벽한 운영”이라고 정의한 바 있는데요. 이것은 상대의
체제에 맞추어 방어하면서 그 체제를 갖출 수 있는 힘을 기른 후에 그 ‘한방’으
로 나오는 서지훈 선수의 운영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흔한 말로 “앞마당 하나 먹으면 무적”계열에 서지훈 선수도 들어가는데, 그
만큼 태음 기질의 선수에게 맵의 장악 혹은 자원 같은 폭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
만큼 큰 힘이 되는가를 말해주는 것이죠.
  여기에 ‘치터 테란’ 최연성 선수도 더하고 싶습니다. 엄재경 해설 위원이 자
주 말하는 말이 있죠. “헐크로 변신하기 전에 끝내야 한다”라고. 최연성 선수에
게 있어서 ‘폭’은 맵의 주요 위치 장악에 이은 자원의 확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아실테니 이쯤에서 두 선수에 대한 설명은 그만 하고, 몇몇 경기들에서 그런
특징이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장면 1> 올림푸스배 스타리그 결승전 서지훈 vs 홍진호 제 2차전
    
  무대는 네오 비프로스트. 이상하게 이 전장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던 서
지훈 선수와 당대 최고의 저그였던 홍진호 선수가 맞붙었습니다. 이 대결은 소
음 기질과 태음 기질의 경기 패턴 중의 하나를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서지
훈 선수가 소수 병력으로 압박 내지는 잽을 날려 주면서(웃, 어제 내일의 죠를
다시 봤더니 복싱 용어가 나오네요...-_-;) 결국 홍진호 선수의 가스 멀티를 파
괴합니다. 이때 상대가 태음 기질이라면 같은 태음 기질에 비해 폭에서 밀리므
로 역전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홍진호 선수는 극도의 가난 속에서 칼을 갈아서,
디파일러를 뽑아서 천하의 서지훈의 한방을 뒤로 물리면서 상대의 본진 앞까지
치고 들어갑니다. “뒤는 없다. 승부다!”라는 소음 기질의 한방. 엄재경 위원이
“이건 못막아요.”라고 말하자마자 서지훈 선수가 얼마 안되는 병력을 돌려서 홍
진호 선수의 본진을 급습합니다. 그리고 경기는 그것으로 끝.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소음 기질의 한방은 “먹히면 이긴다. 못 먹히면 진다”
는 뉘앙스가 있는데 비해, 태음 기질의 한방은 넓은 폭에서 나옵니다. 이 경기에
서는 홍진호 선수에 비해 앞서는 자원력과, 맵이 돌아갈 수 있는 네오 비프로스
트라는 점에서 권역의 확보가 이루어진 서지훈 선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병력으로도 상대에 비해 강력한 한방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듯 합니다.
    
    <장면 2> 스프리스배 MSL 16강전 최연성 vs 주진철
    
  위의 경기는 멋진 역전극이기는 했습니다만 태음인의 “우와”스러운 한방을
잘 보여줬다고는 하기 힘든 경기일듯 합니다. 그래서 이 경기를 다른 예로 준비
했습니다. 초반 최연성 선수의 투스타포트에서 나오는 레이스라는 전략 선택은
논외로 하겠습니다(마지막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베슬도 띄우지 않은 채로
저그의 대규모 병력과 교전, 상대의 몰래 멀티 근처에서 묶여버립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옵저버가 최연성 선수의 진영을 비추자 더 많은 양의 병력이
또 모여 있네요. 이 병력이 상대의 앞마당 근처에서 교전하다가 전멸해버립니다.
그런데 또 최연성 선수는 비슷한 규모의 병력을 보유하고 또 나옵니다.
  최연성 선수의 손 빠르기나 생산력이 유난히 강하다거나 하는 얘기는 아닙
니다(뭐 그것도 틀린 이야기 같지는 않지만). 앞에서 우스개소리로 썼지만 최연
성 선수는 ‘헐크’로 변신하면 정말 강합니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강해지죠. 전
맵에서 지배권을 확보하고 그 지배권을 자원의 우위, 그리고 그에 이어 병력의
우위로 환산하는데 강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 3> 센게임배 MSL 결승전 최연성 vs 이윤열 제 5차전
    
  다른 명경기도 있는데 왜 5차전이냐고요? 이것은 태음 기질의 ‘폭’이 반드시
부대규모를 말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예로 들고자 함입니다. kimera님의 소
고를 자주 인용하게 되는데요, 너무 훌륭한 글이라 어쩔 수가 없네요. 용서해 주
시리라 믿습니다.^^;; 소고에서 최연성 선수는 “상대보다 약간 부족한 물량을 자
리배치를 통해 극복하고, 이런 이득을 통해 자원에서 우위를 점해서, 그럼으로써
물량을 역전시킨다”라고 분석하신 바 있습니다. 이런 ‘자리의 확보’ - 맵의 주요
포인트 또는 권역의 확보는 태음 기질의 맵에서의 운신 ‘폭’을 넓혀주는 그것입
니다.
  두 선수 모두 탱크와 골리앗으로 체제를 선택합니다. 그런데 최연성 선수는
탱크 세 기가 확보되는 순간 상대의 앞마당 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합니다. 상대
보다 멀티도 늦게 가져가면서 동원한 탱크 세 기와 SCV 세 기, 결국 상대의 입
구에 진을 치기 시작합니다. “겨우 조이기 가지고 뭘 그러냐. 다른 기질도 조이
기 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런 조이기는 조정현 선수나 김
정민 선수의 조이기처럼 ‘이걸로 이긴다’가 아니라, 무리하지 않으면서 상대의
공격의 예봉을 잘 받아 넘기면서 자원을 상대보다 많이 확보하게 됩니다.
  비슷한 경기 예로는 질레트배 스타리그 16강 최연성 vs 이병민을 들 수 있
겠습니다. 경기 후에 ‘버스’ 논란이 일었던 하늘을 뒤덮는 레이스보다, 제가 집중
하고 싶은 것은 순간적으로 스캔을 통해 마인밭을 돌파해서 상대 입구 앞에 진
쳐버리는 선택이었습니다. 이후의 진행은 다들 아시다시피 워낙 일방적이었으니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얘기가 많이 늘어졌는데 이정도로 마무리 지어도 태음 기질의 성향에 대해
서 다들 감을 잡으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태음 기질은 뭔가를 확보해야 강한
기질입니다. 물론 이 기질이 초반 견제를 안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
만 소양 기질의 견제는 그것으로 ‘상대를 흔들겠다’는 의식이 강한데 비해, 태음
기질의 견제는 ‘이것은 부차적이다. 이것은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말입니다. 즉 태음 기질의 선수들의 경기 속에서의 선택의 궤적을 이
어보면 폭의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보입니다.
    
    
    3. 태음 기질이 다른 기질을 상대하는 방법 또는 그 역의 방법
    
    (1) 태양 기질
    
  태양 기질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경기를 세팅하는 능력이 강한 기질입니
다. 바둑에 ‘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몰려가다 보면 어느새 바둑
판을 가로질러 끝으로 몰리게 되는 것인데요. 태양 기질을 만나면 이렇게 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마치 부처님 손바닥 위에 올라가 있는 손오공 처럼요.
자, 그런데 손오공 대신에 바위덩이를 올려놓았다면? 무게가 예상외로 무겁다면
바위덩이를 가지고 놀기는 커녕 자신의 발등만 깨고 마는 것입니다.
  앞의 글에서도 썼지만 태양 기질의 선수를 상대할 때는 ‘예상을 깨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상을 깨는 단단한 수비, 예상을 깨는 전투력, 예상을 깨는 양 등.
이번 SPRIS배 MSL에서 벌어진 최연성 선수와 강민 선수의 경기 중 1차전과 3
차전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차전은 강민 선
수의 의도대로 경기가 흘러가버려 쉽게 강민 선수가 승리를 낚았죠. 반면 3차전
에서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멋진 수비를 보여준 최연성 선수에게 강민 선수
의 안배가 말려버렸고 그 결과 이후의 물량전에서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
니다. 즉 ‘예상을 깨면 태음 승리, 못 깨면 태양 승리’라는 말이 가능할 듯 합니
다.
    
    (2) 소양 기질
    
  소양 기질은 심리전에 능하다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극악한 흔들기와 견제
에 휘둘리다가, ‘한 방’을 못 모아서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대처법은?
앞에서 사마의에 대해서 적은 바가 있는데, 사마의가 태음인이라고 말씀드렸습
니다. 사마의는 공명이 죽을때까지 계속 심리전에 당합니다. 오죽하면 ‘죽은 공
명이 산 중달을 물리쳤다’는 속담까지 나오겠습니까. 그런데 사마의의 대처법은
어떠했던가요?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물리친 장면을 봅시다. 위군이 놀라 황급
히 병력을 후퇴시킨 뒤, 사마의는 나중에 가서야 이미 공명이 죽어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때 사마의의 대응은 “아, 역시 나는 공명의 재주를 따라갈 수
없구나!”라고 탄식합니다. 그리곤 그걸로 끝이죠. 엥? 자신도 소양인인 주유는
그것 때문에 피토하다가 죽었잖습니까? 그런데 그걸로 끝?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태음인이 심리전에 능한 상대를 이기는 방법은 ‘인
정하는’ 겁니다. 상대가 나보다 심리전에 능하다. 그걸 인정하는 겁니다. 거기서
무리하게 상대보다 앞서려다가는 상대의 의도에 말려서 패합니다. 심리전 걸라
고 내버려 두되, 최소한의 피해로 막는 겁니다. 그리고 그동안 알아도 못 막는
물량을 준비하거나, 주요 거점을 확보하는 겁니다. 아주 좋은 예가 올림푸스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전 서지훈 vs 임요환입니다. 서지훈 선수가 원사이드하게
3 : 0으로 이긴 바 있는데요, 세 경기 모두 패턴이 같았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심리전을 건다 - 서지훈 선수가 그것을 무시한다 - 임요환 선수가 피해를 입는
다 - 경기 끝’. 이것이 적절한 대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3) 소음 기질
    
  어찌 보면 이 소음 기질이 태음 기질로서는 가장 상대하기 힘든 기질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투신 박성준 선수를 봅시다. 박성준 선수는 8강에서 서지훈
선수를, 4강에서는 최연성 선수를 만났습니다. 두 번 다 태음 기질의 선수를 만
났는데 두 번 다 박성준 선수가 승리했습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
겠네요. 또 서지훈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올림푸스배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봐도
그렇고, 예는 무궁무진합니다. 전적상으로만 봐도 소음 기질의 선수들에게 약간
씩 전적 면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쓰게 된 이유라고 말씀드린 바 있는, 이번 질레트배 스타리그
4강전 박성준 vs 최연성 경기를 봅시다. 3, 4경기는 박성준 선수의 칼끝을 잘
막아낸 최연성 선수가 승리하였고, 1, 2, 5경기는 칼끝을 잘 찔러넣은 박성준 선
수가 승리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이 다섯 경기 모두, 박성준 선수에게
주도권이 넘어가 있다는 점입니다. 즉 태음 기질로서는 막아내면서 자신이 폭을
넓혀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만큼 상대의 공격이 날카롭기 때문에 막는데
만 집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면 상대의 폭이 나보다 넓어지게 되는
것이죠. 즉 ‘헐크로 변신을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뻔한 대답이지만 ‘잘’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기질의
장점을 이용하려는, 즉 심리전이나 견제 등을 이용하려 하면 자신이 잘하는 것
보다 능률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2경기에서 최연성 선수의 드랍쉽이 맥
없이 격추되는 모습이 그를 반증합니다. 그러면? 수비를 잘 하는 수밖에 없습니
다. 3, 4경기에서 박성준 선수의 원해처리 플레이마저 탄탄한 수비로 막아내는
최연성 선수의 수비만큼, 올림푸스배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홍진호 선수의 사활
을 건 공격마저 묵묵히 받아넘기는 서지훈 선수만큼. 그러고 나면 상대는 제풀
에 꺾이기 마련입니다.
    
    
    4. 마치면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권 서문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2권
을 쓰게 되면서 글이 점점 재미없어진다는 걸 깨달았다. 글이 점점 늘어지기 때
문이었다.’ 저 역시, 턱없이 부족한 글이지만 그나마 앞에 썼던 게 재미있고 핵
심을 잘 짚어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쩌면 낮은 조회수나 관심은 글의 수준
이 떨어지고 있는 당연한 반증일런지도 모르겠네요. ㅠㅠ
  그래도 끝까지 글을 마무리짓겠습니다. 그것이 읽어주시는 분들, 아니 PGR
에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에 대한 제 자그마한 성의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강민 선수를 위주로, 워크래프트3 게이머인 장재호 선수를
약간 첨가시켜서 태양 기질에 대해 써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 아. 만약 내일 못 올리면 화요일, 아니 수요일까지도 못 올릴지 모릅니다.
한의대 전체의 회의가 있습니다. 거기에 참여하게 될거 같아서요.
자세한 사정 이야기는 다음에 할 기회가 있겠지요. ^_^
* canopp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2-0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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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er
04/08/08 01:59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리플을 달아주시면 저에게 비교할 수 없는 큰 힘이 될듯 합니다. ^_^;;
MistyDay
04/08/08 02:0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04/08/08 02:47
수정 아이콘
대단한 글이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굉장히 흥미롭네요.
태양 - 게임의 주도권을 잡고 자신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성질.
태음 - 무엇이든 받아들이며 인내를 갖고 참다가 "폭"을 넓혀나가는 성질.
소양 - 끝없는 심리전과 견제로 페이스를 흔들어 주도권을 갖는 성질.
소음 - 공격적인 성향으로 "폭"보다는 "깊이"를 이용해 경기를 잡는 성질.
정도로 표현할수 있겠군요. 신기합니다 ^^

참고로 전 태양인이군요. -_-;
04/08/08 02:57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어서 1편부터 다시 쭉 보고 왔습니다. 추게 강력추천합니다~!
04/08/08 03:44
수정 아이콘
전 태음인인듯.-_-; 소양인의 스타일이 되고싶은데 쉽지 않더군요.
케샤르
04/08/08 04:43
수정 아이콘
문득 연재된 Daydreamer 님의 글들을 읽어보고 느낀 건데요.
이윤열 선수는 어떤 기질일까 의문이 갑니다.
정말 이윤열 선수가 천재라고 느껴지는게,
소양 기질적인 운영과 태음 기질적 운영이 적절히 혼합되어있다고 보이거든요.
소양/태음. 정반대인데 말이죠.

과거 초기의 이윤열 선수가 서지훈 선수처럼 태음기질이 강했었다면..
근래의 모습은 태소음양 고루 갖춘 정말 드문 플레이어같습니다.

끝없는 심리전과 견제로 페이스를 흔들어 주도권을 가지고 동시에 폭까지 넓혀가는 성질이랄까요..?
케샤르
04/08/08 04:47
수정 아이콘
저는 제 자신이 웬만큼 스타를 해왔고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 네가지 기질로는 뭔지 모르겠네요.
아직 스타일이 잡히지 않은건지..
주종이 테란으로 테테전은 태양 기질이고..
토스상대로는 소양 기질.. 저그상대로는 태음 기질이라는;;
근데 이렇게 생각해놓고 보니 정말 제가 어려워하는 각 상대 스타일이 그 기질에 강한 스타일이네요; 신기해라;
04/08/08 05:10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제 기질도 생각해보고 제가 좋아하는 선수의 기질도 생각해보고...

이젠 재밌게 보지만 말고 리플도 꼬박꼬박 달아야겠네요. ^^
04/08/08 05:15
수정 아이콘
아 개인적으로는 박정석선수와 이윤열선수에 대한 글을 너무 보고 싶네요. ^^;
혹시 써주실 의향이 없으신지요.. ^^;;
멋지다마린b
04/08/08 10:13
수정 아이콘
잘봤어요^^ 유령이지만 좋은글을 보고 지나칠수 없어 남깁니다^^;;
04/08/08 12:08
수정 아이콘
이래서 무플이 악플이라고 하는 군요.

경우경우에 따라서는 제가 판단하는 기준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지만,
그래도 꽤 재미나게 보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하고 다른 것은
한의같은 것은 모르므로 기질구분에서는 별로 이의가 없지만,
과연 그 경기를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는가? 라는 부분이랍니다.

예를 들어 질레트4강 박성준과 최연성의 경기를 보더라도
창과 방패, 공격을 하는 집요함과 폭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셨는데,
올인해서 상대방의 밑뿌리부터 흔들어버리려는 과감한 올인은
가히 태음인의 폭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집요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울러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면에서는 태양으로 구분해도 되겠죠.

같은 폭을 확보하는 행위, 혹은 게임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행위가
자신의 종족별로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테란이 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멀티와 선방어가 우선시 된다면,
프로토스가 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물량이 필요하다면,
저그가 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집요한 공격이 필요한 것일수도....란 생각을 해봅니다. 음, 이상한가요....
Daydreamer
04/08/08 13:08
수정 아이콘
연*^^*님//
아뇨, 이상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 해 봤거든요.

먼저 박성준 선수에게서 다양한 기질이 보인다는 말씀에 대해서, 네. 저도 고민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태음 기질은 항상 뒤를 돌아다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챙기기 때문에 좀 늦는 편이죠. 경기에서도 항상 약간의 여지는 남겨두는 편입니다. 가끔 올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소음 기질의 올인에 비해서는 약간 여유가 있다고 할까요. 그에 비해 소음 기질의 올인은 과감함을 넘어서 비장미가 느껴지는 그런 것입니다. 올인은 '집중력'이라고 봤거든요. 그래서 소음 기질이 강하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아, 그리고 태양 기질이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 라는 것은 제 글과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주도권은 전 기질이 다 가지려고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양 기질의 흔들기도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이라고도 해석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종족별 차이에 대해서, 예,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어쩌다보니 테란 선수 두 명을 예로 들게 되었는데 저그나 프로토스 태음 기질 선수를 예로 들었다면 말씀하셨던 차이가 드러나리라는 생각입니다. 아마 그게 '정석'이라고 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 정석에 대해서는 다음다음 편 쯤에 다뤄볼 생각입니다.

진지한 읽기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케샤르
04/08/08 18:49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러한 점에서 박성준선수는 태음보단 확실히 소음이라고 생각됩니다.
태음기질은 그 폭을 넓히면 역전당하지 않으려는 여지를 남겨두는데..
준결승에서의 그 공격스타일은 폭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도 보이지만.
그보다는 정말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 올인에 가깝기 때문에
소음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물론 그 경기만 놓고본다면. 말이죠.
완성형 저그라고 불리우는 박성준 선수의 저그.
준결승의 5경기를 보면 그건 소음이 아니라 태음 혹은 태양이라고 보이구요.
04/08/08 22:47
수정 아이콘
음...케샤르님의 의견에 일견 동의하는 것이 경기 별로 나타나는 경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체질을 다르게 - 이것은 스타일을 다르게와 비슷하게 되버리는 군요 - 읽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유심히 본 경기다 보니 자꾸 박성준 선수의 예를 들게 되는게, 그가 올인하기에 앞서 저글링 정찰을 보내 전 맵을 훑어보는 것에서 저는 폭을 읽는 것이구요. 올인하는 것을 소음적 집요함으로 읽기 이전에 종족별 특성에서 나타나는 차이가 더 크지 않는가. 즉 태음적 경향이라도 플토일 경우, 저그일 경우, 테란일 경우 다르게 나타날 테니, 태음적 저그라면 그런 플레이가 되는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을 해본 것입니다. 일단 제가 보기엔 박성준 선수 자신은 태음인이 맞거든요. 안심스테이크 같은 쇠고기를 좋아하고 과일쥬스같은 음료를 밝히는 걸 보면 이건 영락없는 태음인인제 자신의 체질을 떠나 플레이만을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역시 자신의 체질에 의해서 자신의 스타일이 창출된다고 보는 것이 더 쉬우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본 것이랍니다.
어째거나 daydreamer님이 나중에 보여주실 글들을 좀 더 읽어보고 저도 한번 생각해 볼려고합니다. 어째거나 저는 전문적 한의학적 지식이 있을리 만무한 평범한 양민이니깐요. 글에서 표현하신 것을 기초로 생각해야 하거든요..(고로 연재계속..연재계속...)
Daydreamer
04/08/08 23:13
수정 아이콘
연*^^*님//
으음...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고 동시에 제가 쓰려고 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처음부터 저는 '무슨무슨인'과 '무슨무슨 기질'을 별도로 생각하고 써 왔습니다. 태음인이라도 그 플레이에서는 소음 기질이 강하게 드러날 수도 있는 것이고, 태음인 선수라고 해서 항상 태음 기질의 경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수의 체형, 취향 등의 체질'과 판단을 분리시키기 위해 '무슨무슨 기질'이라고 자꾸 표현했던 것입니다. 즉 체질로부터 스타일을 읽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박성준 선수를 소음 기질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에 더해서 그가 '게임에 몰두하기 위해' 학교를 자퇴한 것까지.)
그리고 태음 기질의 저그 플레이어는 조용호 선수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경기 운영의 포인트가 후반에 있다는 점 등에서요. 박성준 선수가 '완성형 저그'라고 칭해지는 데는 이의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소음 기질의 희성 위에 태음 기질의 락정이 더해져서 만들어진 것이냐, 혹은 태음 기질의 락성 위에 소음 기질의 희성이 더해져서 만들어진 것이냐. 저는 전자로 봤거든요. '올인'플레이보다, 그의 경기 운영 중에 언뜻언뜻 드러나는 면들이 '소극적인 자세로 주도권을 쥔다'는 태음 기질의 기본 마인드와는 그다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 더해서, 스타일 변화에 가장 둔감하고 변화하지 않으려고 하는 기질이 태음 기질인데 박성준 선수의 운영은 그와는 맞지 않는 듯하더군요. (이건 다음에 쓰려던 얘긴데;;;)
연*^^*님과 케사르님, 매번 꼼꼼한 고찰과 그에 더해지는 격려 정말 감사합니다.
Daydreamer
04/08/08 23:14
수정 아이콘
앗, 오타입니다. 윗 댓글의 '태음 기질의 락성 위에 소음 기질의 희성' 중 소음 기질의 희성 을 희정 으로 고쳐서 읽어 주십시오. (이런...;;;)
기생오라비!
04/08/10 01:44
수정 아이콘
오호..간만에 좋은글 발견...뿌듯하네요..
이런 글 때문에 pgr올 이유가 하나 더 생긴답니다..
천검살라딘=ㅁ=
04/12/05 10:14
수정 아이콘
소음인 공명이 그렇게 기장을
통해서 진출하려고 할 때마다 그걸 격퇴했습니다. //
기장이 아니라 기산이 아닌지 생각됩니다. -_-;;
Daydreamer
04/12/05 11:19
수정 아이콘
천검살라딘=ㅁ=님//헉, 이런 실수를.. -_-;; 지적 감사합니다.
추게는 수정이 안되는군요. 실수에 대한 자책의 의미에서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아 쪽팔려 ㅠㅠ
AMD화이팅
05/01/05 01:58
수정 아이콘
대단하십니다 체질로 선수를 논하시다니 .. ^^ 글 감사합니다 잘 읽을께요
최광재
05/01/07 13:14
수정 아이콘
매번 글만 읽고 가다가 처음으로 댓글을 남기네요. 매번 읽을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소위 글빨(저속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존경의
의미입니다)이 대단하시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글을 더욱 좋아하는 것은 글솜씨보다는 체질의학에
맞추어 분석한다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좋아서 반복해서 읽는 것 같아요.
사상의학으로 분석한 선수들의 기질이라...다시 봐도 감탄 그 자체네요.
지난번 pgr과 스겔을 술집에 비유한 이야기 이후로는....다시는 그런 글이
안나올줄 알았는데...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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