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6/05/07 23:11:58
Name Timeless
Subject 남십자성 (2006-05-07 21:23:03)
17883번 농락게임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란 글에 남십자성님께서 달아주신 리플입니다.



남십자성 (2006-05-07 21:23:03)    
PGR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게임관련 사이트에서 주로 읽기만 하고, 글을 남기기를 꺼려합니다.
그래도 오늘 자게의 가장 핫 이슈에 대한 나름의 생각입니다.

오늘 게임을 비록 아직 못봤습니다만 (도저히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만한 곳에 있지 못한 관계로),
대충 이런저런 경기결과와 인터뷰를 보고 드는 생각인데,

한승엽 선수도 임요환 선수도 크게 잘못한 일은 없다고 봅니다. 아니, 그저 열심히 경기했으면 그것으로 족한 일이지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주훈감독의 인터뷰도 크게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최연성 선수와 이병민 선수의 속칭 "레이스 관광"을 지적하면서, 주훈 감독의
최연성 선수에게는 관대하고
한승엽 선수에게는 분노를 표하는 모습에 대해서 실망과 개탄(?)을 표하셨는데..

오늘의 게임이 개인리그가 아닌 팀단위 프로리그 게임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팀을 정비하는 또다른 모습으로 우주 인터뷰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적으로 T1을 조금 좋아는 하지만, 기왕이면 T1팀 또는 소속선수들이 이기면 좋다는 수준이지 반드시 T1팀과 소속 선수들이 이겨야만 한다는 정도는 아닙니다.)

가장 많은 이야기가 되고있는
최연성 선수와 이병민 선수간의 레이스 관광경기는 스타리그 16강 경기였던 것으로 기억이 되고 (이건 TV를 통해서 직접 봤던 경기이고),
고인규 선수의 배틀관광은 여러분이 이야기해주셔서 알게되었지만 프로리그의 팀플경기라고 하는데요..

최연성 선수의 레이스 관광에 대해서는 '불만스러웠다'라는 코멘트였지만, 고인규 선수의 배틀관광에 대해서는 '혼을 냈다'라는 후문입니다.

이 두 가지의 경우를 놓고 생각해본다면,

팀이 우선시되는 프로리그에서는 팀을 위해서라면 소속 선수에 대해서 화를 낼수도 있고 상대팀 선수에 대해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와는 다르게 팀보다는 각각의 개인에게 무게가 실리는 스타리그에서는 그저 '다음부터 그러지 않는게 좋겠다' 수준의 한마디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그 선수가 우승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팀의 이름으로 우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 개인의 이름으로 우승을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주훈 감독이야 무엇보다도 팀과 팀원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지위에 있는 만큼, 게다가 상대방에게 소속 팀의 주장이 매우 세게 당한(?) 만큼,
역시 뭔가 강렬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지도 모르고,
어느정도 비난을 받더라도 다른 팀들이 자기 팀원들을 낮추어서 볼 수 없게끔 만드는 강렬한 모습을 주고싶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와 같은 반응은 "프로"라는 이름으로써 어느 정도는 필요한 모습이라고 보이겠지요.

또한 '특단의 조취'에 대해서도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당연히 팀의 대표선수가 심하게 패배를 당했다면 그것은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는 취할 수 있는 조치라고 여겨집니다.



제아무리 임요환 선수나 최연성 선수나 그 누구더라도 이른바 '관광'게임은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단, 이와 같은 관광이 프로리그, 그것도 제 1 경기에서 나타났다면 이후의 2,3,4, 그리고 Ace 결정전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겠고,
(더군다나 소위 '그분'이 그런 모습을 당했다면) 따라서 팀원을 추스리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일종의 '협박'의 모습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예의" 부분은 저도 약간은 수긍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임요환'이라는 선수는 전체 게임산업에서 중요하지만, 경기 그 자체에서는 모든 선수와 동등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선/후배간의 예의에 대한 부분은 약간은 미스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선수나 감독의 인격이 무시되고 비난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달리 생각해야한다고 봅니다.
어찌 되었거나 자신이 감독을 맡고 있는 팀을 우선 챙기는 것이 감독의 역할인 만큼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모습의 하나라고 여겨집니다.
뭐 물론 이런 일이 자주 있으면 다시 생각해볼 일이긴 합니다만..



어찌되었건, 그냥 하나의 해프닝으로 넘어갈수도 있는 일인지 아니면 두고두고 씹힐 일인지는 좀 더 지켜보고 평가를 내리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제 생각에 동의 못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뭐.. 그냥 늘 눈팅만 하다가 제 생각도 한 번 적어봤습니다.)




하나의 글과 같은 무게의 댓글. 모든 PGRer의 꿈의 경지가 아닐까요^^;

자주 관련글 댓글화를 외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댓글보다는 메인에 뜨는 글이 더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댓글로도 충분히 남십자님처럼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지 않습니까.

댓글 중 처음으로 ACE 게시판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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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야
06/05/07 23:19
수정 아이콘
이정도 퀄리티의 댓글이라면..
뭔가 하고싶은 말이였지만 글재주가 없어서 우물쭈물 거리는걸 시원하게 써주셨네요.
남십자성
06/05/07 23:51
수정 아이콘
엇... 이런 무안할데가..^^;
댓글이 Ace로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저의 댓글로 가르쳐 주시니 그저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에효.. 쑥스러버라.^^;

감사하고 쑥스러울 따름입니다.
엘케인
06/05/07 23:56
수정 아이콘
아.. 이거 좋네요..
논란의 시작즈음에 글 몇개 + 댓글 좀 보다가
더 달린 댓글 & 관련 글들은 마음 답답해질까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이런 좋은 글이 숨어 있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06/05/08 00:09
수정 아이콘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아 그리고, 원래의 글과는 상관없는 불필요한 주제로 댓글들의 전개를 진행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일단 이 글의 밑에 달릴 댓글중에, 그런 리플들이 있다면 운영진분들께서 (가능하다면)과감히 삭제해주셨으면 합니다.

특히나 좋은 글의 경우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댓글 혹은 도발성이 짙은 글이 불러온 쓸데없는 논쟁이, 원래 글이 가졌던 색을 더럽히고, 심지어는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는 난감한 상황까지 초래하는 것을 가끔 봅니다. 원래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댓글을 남기셨던 분들은 제발 그만두세요. 글쓴이에 대한 실례입니다.

논쟁은 토론이 아닙니다. 제발 잘난척하면서 쉽게 단정짓고, 지저분한 상황을 만들지 말아주세요.
아케미
06/05/08 00:12
수정 아이콘
이야, 저렇게 정성이 담긴 댓글을! (제가 리뷰 쓸 적에 가장 아쉬웠던 것이 저런 댓글들을 소개해 드리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흑흑.)
06/05/08 00:22
수정 아이콘
토론 게시판에서도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습니다만

포럼식 게시판 구조가 된다면 (원래 글의 무게 = 댓글의 무게) 이 공식은 손쉽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06/05/08 04:50
수정 아이콘
주훈 감독님의 경우 개인리그에서는 선수 개인이 경기를 이끌고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상관할바는 없지만 프로리그는 개인이 아닌 팀들간에 대결을 펼치는 경기인만큼 내 편 남의 편 가릴 것 없이 엄하게 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인터뷰도 물론 선배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신 부분은 잘못되었지만 그외의 다른 부분은 이런점을 생각하며 보았을때 어느정도 수긍이 가능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06/05/08 09:34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저 리플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까봐 아쉬웠는데 ACE게시판으로 와서 참 다행입니다.

원문보다 훌륭한 댓글 ^^
만달라
06/05/08 09:39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06/05/08 18:51
수정 아이콘
남십자성님 댓글읽고,,,, 댓글로만 보기에는 넘 아깝다라고 느꼈는데...이렇게 ace게시판에서 읽을 수 있다니 넘 기쁘네요
cArpeDiem
06/05/09 01:00
수정 아이콘
이러한 상황에서 주훈감독님이 "예의부문에 대해선 사과하겠다 하지만 SOUL팀은 앞으로 우리팀을 더욱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하면 참 멋질꺼 같은데.. 암튼 두팀 앞으로도 멋진 게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남십자성님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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