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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5/19 23:54:27
Name unipo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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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66편(BGM)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66편(BGM)



꼭 음악과 함께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지만 이것은 픽션이며 실제 인물, 단체와 무관합니다.












혹시 이 연재물을 한번도 읽지 않으셨거나, 한동안 안 보다가 이 66편부터 클릭하신 분이 계시다면 백스페이스를 눌러 주세요. 스포일러 덩어리일 것입니다.










#1
그들은 알고 있었다. 선수들과 함께 부대끼며 지내는 감독들은 선수들과의 정에 이끌리기 쉬우므로 이 일에 끌어들여선 안 된다는 것을. 그러므로 '협회'에 관여한 팀들 쪽의 대표는 감독들이 아니라 기업 관계자였다.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기획한-그러므로 가시적 홍보효과를 반드시 얻어야만 하는-사람들. 게임팀에 실제로 예산을 지원하는, 기업의 홍보 업무 담당자들. 이 판에 자기 자리가 걸린 사람들. 그러나 '협회'의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들은 양대 게임방송 수뇌부였다.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골백번 우려먹어 뼈까지 부서진 스타크래프트에 계속 의존하고 있는 이유는 뭐냐고.

그러나 그들은 다른 게임리그를 키우기 위해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싶어하진 않았다. 대신,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떨어지지 않게 우리가 인위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예전보다는 많은 게이머들에게 팬들의 관심이 분산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군계일학이라면 임요환. '협회'의 가장 중요한 존재이유는 첫 번째로 그의 양대 메이저 진출, 두 번째로 결승 진출이었다. 두 가지 모두 충족되면 세 번째에 도전할지도 몰랐다. 임요환과 홍진호의 결승 대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쓰는 유닛이, 연습과 실제 경기 때의 움직임이 다르다면, 다른 사람들은 눈뜬 장님처럼 모를지언정 자기 자신이 눈치채지 못할 수가 없다.

20대에 뒤늦게 찾아온 방황과 함께 시작된 슬럼프는 밤낮으로 계속되는 연습에서 자꾸만 그를 패배로 내몰곤 했다. 그러나 요환은 실제 경기에서 연습보다 훨씬 잘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e스포츠라 불리는 게임도, 제반 조건을 아무리 한쪽에 유리하게 해준다 해도 절대로 원하는 대로 승부가 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스포츠들과 같다. '협회'의 물밑 작업에도 그는 승승장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연습보다 실제 경기에서 이상하게 뭔가 잘 된다는 점을 모를 수는 없었다.


'협회'에는 비상이 걸렸다. 그들이 그렇게도 중요하게 생각하던 바로 그 임요환이 눈치를 챘고, 게임방송 관계자(동수)의 협조를 얻어 맵 조작을 알아낸 것이다.

그들은 당장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동수에 대해서는 선수 출신의 해설자인, e스포츠 발전의 증인과도 같은 그의 마음을 흔들리게 할 만한 말로 회유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스타크래프트 전체의 판이 깨질거라는 그 너무나도 진부한 말.


요환에게는 다른 전략을 썼다.



#2
"은혜도 모르고."

화를 내며 전화를 끊으려던 요환은 그 말에 멈칫했다.

"누구 덕에 황제 소리 듣는 줄 알아?"

그 말은 요환이 예전부터 항상 품어왔던 의문의 핵심을 건드렸다. 도대체 언제부터 조작이 시작되었을까 하는.


"왜 그 암울했던 테란종족에서 드라마틱하게 최강자가 나왔는지 모르겠어?"

딱히 적수가 없을 외모와 화려한 경기스타일을 가진 한 선수를 스타로 만들어 판을 키우기 위해서, 이미 그때부터 손을 대 왔다고 그는 말하기 시작했다.

"네가 테란의 황제로 군림하던 시절도 사실 우리가 만들어 준 거야. 네 우승은 모두 조작된 거라고."

물론 역시 거짓말이었다. '협회'의 활동이 시작된 것은 경기수 증가와 함께 관중수가 줄어들면서 스타 위기설이 나오기 시작한 후부터였기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요환이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대신 그의 머릿 속에는 충격으로 부서진 영광의 기억들 뿐.

자신의 우승 경력이 모두 남들이 만들어준 것이라면, 자신은 발밑의 땅부터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던 바가 결코 아니더라도 어쩔수 없이 공범이나 다름없다. 방금 들은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고액 연봉부터 하늘을 찌르는 인기까지 모든 것이 범죄행위로부터 비롯된 것이고, 자신은 그 범죄의 너무나 달콤한 수혜자가 되기 때문이다.


'뭐지......? 내 존재는, 게임을 하는 목적은?'


모든 것이 거짓 같고, 모두가 사기꾼 같았다. 갑자기 충격을 받은 그는 의심할 또는 화를 낼 힘도 없었다.


"내리막을 질주하는 브레이크 고장난 트럭이야. 모두가 거기 올라탔어. 너도 마찬가지야...... 혼자만 내리기엔 속도가 너무 빨라."

"원하는 대로 내가 입만 다물면, 다시는 조작 안한다는 약속 받을 수 있는 거지?"


요환은 무력하게 게임에 임했다. 에버2005에서는 그를 볼 수 없게 되었다. 협회는 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3
인기 해설자 한 명이 갑자기 그만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요환도 궁금했다.

온게임넷에 사표를 내고 잠적했다던 동수를 기다리는 동안, 십분여의 시간이었지만 요환은 커피 한 잔을 벌써 다 비웠다.

"문제가 생겼어."

나타난 그는 겉옷을 벗지도 않고 다짜고짜 그런 말을 꺼내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협회'한테서 약속 받은 건 요환이형도 마찬가지지? 그런데 형이 없는 스타리그에서도 그놈들은 아직도 개입을 시도하고 있더라. 나 때려치웠어, 이젠 봐주거나 냅둘 생각 없어."

"저, 정말이야?"

"그리고 형이 전해준 말이 미심쩍어서 예전 맵을 찾아봤는데 말야. 2004년말 이전의 요환이형 게임 중에는 맵이 수정된 사례가 단 한번도 없어.

아예 '협회'의 구성 자체가 얼마 안된 일인 것 같아. 요환이형을 협박하려고 쌩 거짓말을 한 거야."


대화는 해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요환은 동수와 마찬가지로 '협회'의 기만행위에 분개함과 동시에, 당당히 이 문제를 터뜨릴 자신이 생겼다. 어떤 대가를 치르던지 반드시 진상을 알려야 한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했다.

이건 자존심의 문제다. 스타크래프트는 이제 자신이 주인공인 무대가 되었다. 그 무대가 실력 외의 것으로 컨트롤되었다면 자신이 한 경기든 남의 경기든 간에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그 이상은 알 리 없었다. 동수가 사표를 낼때부터 이미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간파한 '협회'측이 미행을 붙여 그들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것을.



#4
덕분에 그들의 결의는 곧 '협회'의 귀에 들어갔다. 인터넷 세상에선 그들이 언론매체건 어디건 로비를 한다 해도 얼마든지 정보가 퍼져나가기 마련, 상황은 심각해 보였다. 그들이 동수를 회유하기 위해 이용한 말은 사실 과장이 아니었다. 승부조작은 어느 스포츠에나 최악의 범죄로 취급된다. 그리고 간신히 쌓아올린 e스포츠의 기반은 단 한순간에 무너질지도 모른다.

단 2인의 위험 인물에 의해 이런 결과가 나오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이미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해서 2인을 회유한 바 있다. 그러나 요환과 동수가 다시 치고 나와 버린 이상, '협회'에겐 그야말로 최후의 방법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것.


'협회'는 워3를 포함한 다른 게임들에게선 도저히 더 이상의 흥행성이 보이질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 입장에선 관심이 없는 워크래프트는 어차피 버리는 카드, 워크계에 승부조작 논란이 인다면 타격은 스타에 비해 미미한 수준일 것이다.

실제로 워3 리그에서 벌어진 맵조작 사건은 누가 말을 꺼내기만 해도 눈을 흘길 만큼 덮어주는 분위기로 넘어갔다. 그러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는 다르다. 스타의 승부조작 사건이 사회를 발칵 뒤집는다면?

이 파이를 키우기 위해 몇백억대의 돈을 투자해온 대기업들은 고스란히 돈을 날리고, 게임-사실은 스타크래프트가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중계로 방송국을 두 개나 유지하고 있는 양대 방송사는 당장 문 닫을 상황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협회'사람들은 원탁에 둘러앉아 말이 없었지만 속 생각은 일치했다.

단 몇만원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도 많은 이 세상이다. 몇백억대의 돈,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직장, 이 모든 것들을 지키기 위한 살인은 정당하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애당초 그런 상황으로 몰린 원인이 어디에 있었던가. 7년 전에 나온 게임 하나에 대롱대롱 매달려 그 줄 하나 끊기면 망할 정도까지 이르게 된 방송사들, 한 명의 톱스타를 족쇄로 묶고서 그를 둘러싼 세계에 의지하면 자신들의 영토도 넓어지리라고 판단한 사람들. 그들이 실소도 모른 채 정당이란 단어를 말했다.

그들은 결국 이런 사고방식의 극단에서 되돌아오지 못했다. '협회'는 살인을 각오할 수 있었다.


SK텔레콤 측 대표는 거부했다. 그러나 그 이유라는 것도 웃길 따름이었다.

게이머 하나의 목숨이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임요환이 그들에게 둘도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거부했다. 임요환이 없으면 T1도 존재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임요환을 죽이지 않고 은퇴시키지도 않고 영원히 입을 다물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방안이 요환을 공범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죽기를 원한 한 사람은 사라지고, 나머지 한 사람을 코너로 몰아 '협회'의 말에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완전히 입을 막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를 살려두면 승부조작은 물론 동수의 죽음도 배후를 의심해 사실을 폭로할 지 모르는 일 아닌가, 평생 입을 다물게 할 만한 약점을 잡아야 했다.


신조차 비극에는 징조를 미리 준다. '협회'는 5월 19일을 택해서 친절하게도 예고해 주었다. 예고편 다음에는 반드시 본편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범행 당일 동수의 집을 찾아가던 그 자신조차  예상하지 못할 만큼, 그 예고란 것은 빈약하기 그지없었다.

요환은 어떻게든 미리 알리고 싶어했다. 누군가 그를 도와 주어야만 했다.



#5
"신고하신 분 안에 계십니까? 경찰입니다!"

요환은 자신의 옷에 많은 피가 튀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 정도로 튄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경찰서에 가서 거짓을 진술할 생각을 하니 치가 떨린다. 이제 경찰은 거의 문을 부술 기세로 때려대고 있었다.

"안에 계십니까? 나와주세요! 안전합니다. 범인은 도주했습니다!"

요환은 그제서야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었다. 하얀 얼굴, 붉은 입술, 그의 잘생긴 얼굴은 아무런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저 공포에 질린 목격자로 보일 따름이었다. 원래 미남일수록 비극의 주인공이 되기에 적합한 법이다.

경찰들의 부축을 받아가며 거실을 가로질러 가다가 요환은 동수의 시체를 발견했다. 그는 죽어가면서 자신의 피로 무엇인가 글씨를 쓴 것이다.

차라리 그게 나에 대해 쓴 것이라면 좋겠다-


경찰서에 앉아서 목격자 겸 용의자 자격으로 진술을 하는 요환은 엄청난 두려움으로 돌처럼 굳어 버렸다.

그는 진호를 불렀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진호는 이제 완전히 절망적인 기분이 되어서 천천히 걸어갔다.

요환에게 좀 가까워졌다 싶은 순간, 요환이 진호의 목덜미를 거칠게 잡아챘다.
요환이 진호의 귀에 대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이었어. 진호야, 그 사람이었어!"


요환은 자신이 위증을 했다는 것을 직접 밝힐 수 없는 처지에 있었다. 진호가 그의 진술에 의문을 품고 경찰 대신 조사해 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가 진호에게 낸 수수께끼, 초자연적 현상처럼 사라진 '그 사람'의 수수께끼는 이럴 때 훌륭한 떡밥이었다.


요환의 생각대로라면 진호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고에 대해 의심하고, 곧이어 요환을 의심하고, 경찰과는 달리 모든 것을 백지에 놓은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이름과 정체는 요환조차 몰랐다. 그러나 요환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과 게임계에 음모가 있다는 사실을 슬쩍슬쩍 알려준 이상, 반드시 진호가 알아내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호는 정반대로 행동했다. 강민이 의심하기 시작할 때까지 그는 계속 요환의 말만 믿고 있었다.



#6
자신이 누군가에게 전후 사정을 얘기하면 바로 '협회'의 귀에 들어간다. 미행도 자유자재로 하고 숙소에 감시 카메라도 단 '협회'가 아닌가, 도청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만나서 하든 전화로 하든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으리라. 이미 자신은 '협회'에 24시간 감시당하고 있다. 그 정체불명의 조직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SK텔레콤이 관여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도 없으므로 감독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진호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버금갈만한 경력과 인기를 가진 진호를 '협회'가 쉽게 해치진 않겠지. 게다가 다른 팀이므로 날 감시하는 그들의 카메라를 피할 수 있다. 넓은 인간관계, 행여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협회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생각이 다부져야만 하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믿을 수 있고 날 믿어줄 만한 녀석.


기분나쁜 더위가 계속되는 7월이었다.
서바이버리그 심소명과의 경기를 앞둔 진호는 마음이 급했다. 요환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사실이 그리 반갑지가 않았다.

"형, 급한 거 아니면 나중에 시간있을때 얘기하자."

진호는 바로 요환의 말을 끊었다. 진호는 윤열의 부친상 때문에 내려갔다 온 차였고, 어떤 프로게이머인들 그렇지 않으랴마는 이번 MSL에 꼭 진출해야 한다. 그래, 요환형의 개인적 문제는 연성이나 성제, 또는 주훈감독과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호야, 나 사람을 치었어."

진호는 핸드폰을 다시 고쳐 잡았다. 손에서 떨어뜨릴 뻔했던 것이다.

"차 몰고 서울로 돌아오는데......밤이잖아. 졸리구. 그런데 누가 홱 뛰어드는거야. 정말 그 사람이 뛰어들었어. 내가 아니야......붕 날라서 저만치 나가떨어졌더라구. 피 막 흘리구, 도로에 차 한대도 안 지나가고, 아직 맥박이 뛰길래 어떻게든 살려야겠단 생각에 119부터 걸었는데 통화권 이탈이래구......"

끊지 말라는 듯 요환의 이야기는 쉴새없이 계속되었다. 진호의 머릿속에는 심소명과의 일전 따위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좀 멀리 가면 안테나가 뜰까 해서 100미터 정도 쭉 걸어가는데 그래도 전화가 걸리지가 않는거야.
할 수 없이 죽은 사람 있는데로 돌아왔는데,"

진호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 사람이 없어졌어. 진호야, 그 사람이 온데간데 없어졌어. 핏자국도 없었어. 정말 흔적이 하나도 남아있지가 않았어. 진호야, 나 이 얘기 아무데도 못하겠어. 어디가서 얘기하면 난 미 친 놈 소리밖에 안 들을 것 같아."

"형이 꿈 같은 걸 꾼 게 아닐까? 요즘 스트레스 받아서?"

"잘 들어 진호야. 깜깜해서 잘 안보이긴 했지만 분명히 내가 아는 게임계 사람 같았어. 어디서 본 것 같은 사람이었단 말야. 게다가 내가 전화 걸러 가기 전 내 뒤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렸어."

"뭐라고?"

"......'왜 그는 임요환부터 죽이지 않았을까?'"



자세한 사정은 말하지 않으면서, 진호가 자기 대신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힌트를 줄 생각이었다.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외계인처럼 감쪽같이 사라진 정체불명의 남자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만으로도 세 가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게임계 인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는 것, 뭔가 음모가 있으니 알아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은 이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본의 아닌 거짓말을 줄줄이 하고 있다는 것.


그 세 번째를 진호는 한동안 캐치하지 못했다. 진호는 요환의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 일이 있었던 것은 5월지만 정작 진호에게 말한 것은 협회가 살인날짜와 계획을 지시하여 요환이 궁지에 몰렸던 8월, 살인사건 직전이었다. 이건 그가 보낸 살인 예고였다!


그러나 진호는 그 시간 간격조차 의심하지 않았다. 그 후로 벌어지는 일들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작가 코멘트
#5는 1편의 #2,
#6은 1편의 #1에 대한 플래쉬백입니다. 어떠세요, 1편으로 돌아가 사건의 발단과 주인공들의 의도에 그대로 노출된 기분이?

60편대 중반까지 함께 달려오신 여러분을 위해, 긴 호흡으로 쓴 사건의 전말이 기다리고 있었달까요.

이번 편 짤방은 "훕스"님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 다른 소설인 지상 최후의 넥서스 짤방도 함께 보내 주셨는데 그것 역시 무척 훌륭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픽션은 픽션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이건 소설이고 실제 인물, 단체와 무관합니다.(이 얘기 계속 하기도 지칩니다-_-)

이번 편 BGM은 제가 정말로 아끼는 곡이랍니다. 다음편은 역시 다음주에.


※다음 편 예고
강민은 미리 알고 있었다. 단지 그게 왜 위험한지를 몰랐을 뿐이다.

다만 그들이 직접 접근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그가 알고 있는 한 아무도 성준에게 접근하거나 회유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링크: <왜 그는 임요환부터...?>전편 링크 새 창에서 보기
* 캐럿.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5-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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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polar
06/05/19 23:56
수정 아이콘
코엑스에서 오늘 경기 관전하고 오느라 늦게 올립니다. 음악 올리는데 실수를 해서;;; 올리자마자 클릭하신 네 분은 두 곡을 섞어 들으셨겠습니다.;;
06/05/20 00:00
수정 아이콘
아...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는겁니까? 서서히 궁금증이 하나씩 하나씩 풀려가네요...흐음...제본, 하실 생각 있으신겁니까?^^; 너무나도 흥미롭게 읽어간 소설인지라......^^
Lapistezuri Stern
06/05/20 00:03
수정 아이콘
이야. 대단하십니다. 저 필력이란..
[처음봤는데 대단하네요. 뭐 워낙 네타 당하고 보는걸 좋아해서 = _=; ]

앞으로 호러추리 소설쓸때 참고해야겠네요 ..!
daydreamer
06/05/20 00:09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조금은 새롭게.
그래서 더 열심히 집중하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십시오. 끝까지 열심히 지켜보겠습니다
나두미키
06/05/20 00:13
수정 아이콘
자기 전에 혹시나 하고 들렸는데.. 아.. 역시 잘왔군요.
감사합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
지렁이
06/05/20 00:16
수정 아이콘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이제야 사건 전말이 밝혀지면서, 사건들을 다시 한번씩 보게 되니 놓친게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는군요.
언제나 건필하세요~
아크이브
06/05/20 00:17
수정 아이콘
그날의 그사건이 한번 시간을 돌아 5월 19일에서야 밝혀지는 군요. 치밀하십니다^^
임요환에게 홍진호는 내겐 너무나 순진한 그대인가요.. ;;
한회한회 더 할 수록 무지 재미있지만 머리 속이 복잡해졌었는데 이젠 한회한회 속이 시원해지네요. ^^
unipolar
06/05/20 00:24
수정 아이콘
MIDO//제본할 생각이 있긴 있는데 대체 몇 분이나 신청하실지도 모르겠고 아마 제가 제본하면 저희 과에서 강의록 만드는 식 이상으로는 못할 겁니다. 도움은 구해 보겠지만......

Lapistezuri Stern//분명히 앞에 경고 메시지를 넣었는데도 처음 보시는 분이 1편부터 안 보시고 무려

육십 육

편만 딱 보셨다구요?-_-;;;;;;;;;;

daydreamer//이제부터는 사건의 전말을 푸는 내용이라 앞을 안 보신 분들이(특히 한강변 총격장면 등) 보기 시작하시면 앞부분 내용이 전혀 재미 없어집니다. 그래서 연재간격을 충분히 두려고 합니다.
홍승식
06/05/20 00:28
수정 아이콘
이거 완결된 다음에 출판안되나요?
책으로 진중하게 밑줄 쳐가며서 봐야겠습니다.
unipolar
06/05/20 00:29
수정 아이콘
나두미키//사실은 오늘 다들 주무시기 전에 올리겠다고 블로그 메인으로 약속해놨기 때문에 코엑스에서 바로 달려왔는데 무려 버스카드에 잔액이 부족합니다~ 결국 집에 걸어 오고. 자정에 간당간당 올리는 사태가 났다는.

지렁이//완결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고 확 질렀으면 좋겠는데 오늘 오프가서 물어 보니까 주변분들 아직도 64, 65편 안 보신 분들 계셔서 좌절했어요.-_- 계속 일주일에 한편 올리다 보면 기말고사를 넘길 것 같습니다.

아크이브//요환은 의심을 원하고서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했는데, 정작 들은 사람은 의심하지 않은 거죠.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떡밥을 던져 볼 생각을 하기도 전에 뒤이어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게 되었구요.
아케미
06/05/20 00:34
수정 아이콘
작년 여름, 이 소설의 연재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익숙한 장면의 새로운 설명은 언제나 즐겁죠.
……그나저나 '우승마저 조작된 것'이라는 청천벽력같은 말에 낭만오크를 떠올린 사람은 저만이 아니겠지요. 이래저래 슬픕니다.
unipolar
06/05/20 00:55
수정 아이콘
아케미//맞아요. 쓴 사람이 떠올리고 썼거든요. 읽는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당연합니다.ㅋ 그러고 보니 연재 시작이 작년 여름이네요. 익숙한 장면의 새로운 설명이라는 즐거움, 앞으로 한동안 맘껏 누릴 수 있을 겁니다.
unipolar
06/05/20 02:17
수정 아이콘
스갤에 동시 연재중이지만 정말 이번 66편만큼은 도저히 스갤에 올릴 수가 없습니다. 관리자가 올려 줘야 올리지 몇시간동안 기다려도 후...... 지금 시각 새벽 2시 17분경입니다. 66편은 스갤에 안올리던지 할 수밖에 없겠군요.;;

아, 그리고 계정 곧 과부하 걸릴 듯한데 배경음악 파일이 끊겨서 안나오면 리플로 알려 주세요.^^
팬이야
06/05/20 02:45
수정 아이콘
드디어 엉켜있었던 실타래가 하나하나씩 풀어져가는 느낌입니다.
.. 저도 우승마저 조작된 것.. 에 너무너무 슬픕니다..

어쨋든 빨리빨리 다음편을 보고싶습니다.
Daydreamer
06/05/20 02:51
수정 아이콘
...뭐 저도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었습니다. ^^;;; 이젠 더이상 손을 놓을 수 없군요

daydreamer님//한 글자가 소문자라는 것 이외에는 전부 아이디가 같으니 헷갈리는군요. ^^;;;;;
unipolar
06/05/20 03:14
수정 아이콘
팬이야//연재 시작은 작년 여름이었고 소재를 생각한 것은 년초였죠. 한참 워크계가 시끄러웠던 때였습니다. 그 사건과 김동수 해설이 그만둔 것에 대한 상상력이 이 소설을 구상하게 했습니다.

Daydreamer//사실은 저도 헷갈립니다. 그나마 pgr에서는 첫글자가 소문자 대문자 차이라도 있어서 망정이지, pgr밖에서는 정말, 전혀 모르겠습니다.
팬이야
06/05/20 08:39
수정 아이콘
역시.. 저도 계속 읽으면서 혹시 워크 조작파문에 필이 와서 혹시 이 글을 쓰신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어서 다음편을.. 으.. 궁금해라.. 하하
loextasy
06/05/20 10:05
수정 아이콘
unipolar// 연관성이 전~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5월 19일.. 메이나인틴 이거 왠지 WWE랑 굉장히 잘 맞는다는 생각이 ^^;;
지니쏠
06/05/20 11:23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네요~ 오랫만이에요 슬슬 끝을향해가는군요.
지니쏠
06/05/20 11:23
수정 아이콘
이정도 필력을 가진 인재가 의대로 간게 안타까워요. ㅜ
Dark_Rei
06/05/2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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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편 나오고 나서 첨부터 다시 읽었었는데...타이밍이 좋았네요..ㅎ

65편이 나온걸 이걸 보고야 알았습니다..ㅋ 에이스에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daydreamer
06/05/20 14:06
수정 아이콘
. 한글자 빼고 똑같으시다니;; 놀랐네요;;;
제가 바꾸던지 해야겠습니다.^^
unipolar
06/05/20 14:14
수정 아이콘
팬이야//어서 다음편을 올려야겠지만 잘 모르겠네요. 2주 후에 올라올지도;; "60편 후로는 못 찾아 읽었다"하는 분들을 재촉해서 다 소화하려면-_-ㅋ

loextasy//^^;;;; 그래도 왠지 재미있는데요.

지니쏠//뭐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겠지요. 좋게 말씀해 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ㅋ

Dark_Rei//보통 하루 지나서 게시판을 옮겨 주시더군요. 저는 그게 더 좋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에 스갤엔 결국 안 올라갔기 때문에 이쪽으로 게시물 조회수가 높게 되었네요. 63편 나오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읽으셨다니 굿 타이밍인데요!
귀염둥22222♡
06/05/20 20:19
수정 아이콘
오늘도 재밌게보고 갑니다^_^
수고하세요!
가루비
06/05/22 14:12
수정 아이콘
이렇게 늦게야 읽습니다... 휴우 -_-; 사실은
이거 올라온날 너무 정신이 없었거든요 :)

... 역시 필력어디 안갑니다.
게다가, 이 적절한 BGM...-_-;;

언제나 몰입도에서 탁월합니다. :) 언제나
건강조심하셔요
unipolar
06/05/22 23:40
수정 아이콘
귀염둥22222//매번 고맙습니다.^^

가루비//다른 칭찬은 민망한데, 이상하게도 선곡에 대한 칭찬은 아무리 받아도 기분이 좋은 거 있죠. 특히 이번에 쓴 곡이 제가 워낙 평소에 아끼던 곡이라 그런가봅니다.
06/05/24 17:53
수정 아이콘
잠깐, 저 댓글 안 달았습니까[...]
너무 잘 보고 있다니까요. 이러다가 정말....[헉!]
쪽빛하늘
06/05/25 10:47
수정 아이콘
너무 굳은 믿음도 때로는 안좋게 작용한다?... 라는 점을 보여주는 이번편이랄까;;; 근데 그렇게 믿어버린것도 왠지 진호선수 답다는 생각이 드네요...진호선수도 순진한 면이 있으셔서...
저도 잘은 모르지만 unipolar님이 설정(?)하신 선수들 성격은 제가 생각하고 있는 선수들 성격이랑 너무 비슷해서 당황스럽기까지 해요.
아.. 그리고 제본하시면 좋겠어요.. 저도 가지고 싶거든요 이글은...
unipolar
06/05/25 18:25
수정 아이콘
spin//정말 뭘요?우히히

쪽빛하늘//아무래도 다음편쯤에는 "제본판 신청하실 분들은 댓글 달아 주세요"라고 공지해서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야겠어요. 슬슬 시작해야겠습니다.
라니조아
06/06/04 18:56
수정 아이콘
저기 죄송한데요... 65편을 못 찾아서 전편링크전체보기로 들어갔는데... 65편의 링크가 64편으로 이어지더군요... 65편은.... 어디에....
unipolar
06/06/11 13:28
수정 아이콘
라니조아//지금 확인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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