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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5 03:12:36
Name 포켓토이
Subject [일반] 안철수를 위한 변명
목차

(1) 안철수의 "새정치"란 도대체 무엇인가?
(2) 우리나라 정치판의 문제
        1) 우리나라 정치판의 문제: 지역 기반
        2) 우리나라 정치판의 문제: 새누리 vs 민주 vs 진보떨거지의 세력 구도
(3) "새정치"를 위한 안철수의 행동들
        1) 안철수는 대선거구제, 그것도 아주 큰 초대형 대선거구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100% 비례대표에 의한 국회의원 선출을 꿈꾸었을 지도 모른다.
        2) 안철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쪼개려고 했다.



(1) 안철수의 "새정치"란 도대체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안철수의 "새정치"가 실체가 없다고 비판하셨죠.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새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럼 정확하게 구태정치가 뭐고
새정치는 뭐냐?
여기서 아마 "새정치"라는 의미를 많은 사람들은 "수단/방법/과정"에서 찾은 것 같습니다.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다른 길을 걸어서 다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아마도
새정치일 것이다라고 막연하게들 상상하셨죠. 예를 들면 안철수-박원순 단일화때 보여준
것처럼 정말 칼로 자른듯 정확하게 공정한 단일화 규칙을 단숨에 정하고 이를 준수하여
깔끔하게 단일화를 한다- 라는 식으로 과정 그 자체가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정치를
안철수에게 기대한겁니다. (설사 그런 과정 중에 안철수 자신의 패배가 직감된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정치에 염증을 느낀 많은 분들은 기존 정치인들의 방법론과 행동방식 그 자체가 틀렸다고
판단한겁니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걸 기대했던 안철수 후보의 정치인스러운 행동
하나하나가 실망거리가 되었구요.
하지만 이제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안철수가 말한 "새정치"는 그런걸 의미했던것 같지는
않습니다. 안철수의 워딩을 돌이켜보면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을 대변못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자기들만의, 또는 소수 계층의 이익을 위해서 뭉치고 행동하기 때문에
문제있다고 했을뿐 기존 정치인들의 정치 행동 하나하나, 그 모든것을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모든 연설이나 발언내용을 다 아는게 아니라서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예를 들면 FTA조약 저지를 위해 국회를 점거하고 농성하는 민주당의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FTA조약 승인과 관련해서는 그 어떤 절차적인 하자도 없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야말로 국민의 뜻이지요 선거로 뽑힌 대통령과 국회의원 다수의 결의에 의했으니) 그리고
반대하는 사람만큼 찬성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행동이 숭고한 영웅적 행위일지 모르지만 찬성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정당한 절차에 승복못하는 더티하고 추례한 행위일뿐입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면 국회 점거 농성은 정말 해서는 안될 행동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이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상황을 뒤집을 수 없다는걸 알지만 분노를 표출하고 저항하고 투쟁하기 위해서 그런걸
민주당에게 요구한겁니다.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부응한 것이구요.
그럼 민주당이 잘못한걸까요? 저는 민주당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FTA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뜻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싸운 이유가 그저 그들의 지지와 표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도 좋습니다. 정치인과 국민은 결국 그런 식으로 교감하는게
당연할테니까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당들이 그런 식으로 국민의 뜻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여서 표현해준 적이 과연 몇번이나 있었을까요?
안철수 후보도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후보의 목표는 정권 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새누리당이라는 최악을 배제하기 위한 부차적인 목표일뿐 진짜
목표는 정치 그 자체를 개혁해서 새정치를 이뤄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기에게 과도할
정도의 지지를 보여준 국민의 진의임에 분명하고 이를 위해서 자신은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안철수 후보는 생각했을겁니다.
정치는 투쟁입니다. 아름다운 과정은 감동을 주지만 정치가 항상 아름다운 과정만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안철수-박원순 단일화는 우연이 낳은 기적일뿐
(물론 그런 기적조차도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정치라는 행위가 항상 그렇게 아름답고 감동을 준다는건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다만
정치가 보다 성숙한다면 평상시에도 좀더 "우아한" 방식으로 싸우는건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그건 어떤 개인이 단숨에 이뤄낼 수 있는 목표는 아닙니다. 안철수가 그런걸 목표로
했다면 결국 어느 시점에선가 아름답게 싸우다가 아름답게 퇴장할 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2) 우리나라 정치판의 문제


안철수가 목표했던 "새정치"라는 것이 아름다운 과정을 의미하는게 아님은 분명합니다.
"새정치"라는 것은 분명하게 말해서 결과, 즉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구태정치"라는 것은 지금의 정치판 모양새이고 새정치라는 것은 정치가 좀더 제대로
기능해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상태, 새로운 모양새, 새로운
구도라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렇다면 "새정치"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선 2가지 관점에서의 조명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현재 정치판이 도대체 뭐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인가, 그리고 안철수 후보는 그간 새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가의 두가지입니다. 이것을 조합하면 안철수 후보가 어떤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생각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에 도달하고 싶어했는지 추측이
가능합니다. 물론 너무 힌트가 적은 관계로 상상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우선 현재 정치판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판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2가지입니다.
(지금까지의 안철수 후보의 행동을 보며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서 역으로
쫓아가 찾아낸 것이라서... 고작 이 2개만이 안철수 후보가 생각했던 정치판 문제의
전부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네요. 안철수 후보라면 아마 훨씬 더 많은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찾아서 가지고 있었겠죠.)


1) 우리나라 정치판의 문제: 지역 기반

단순히 경상도와 전라도가 싸운다는 식의 해묵은 지역감정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그 이전에 국회의원들이 지나치게 지역기반으로 활동한다는 그 자체가 문제라는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들은 지역일꾼이라고 흔히 일컬어집니다.
지역일꾼?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왜 지역일꾼입니까?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과거라면 국회의원이 지역일꾼의 역할을 겸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방정부도
있고 지역의원들도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더이상 지역일꾼이 될 필요가 없는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회의원은 지역일꾼이어야만 합니다. 왜냐면 소선거구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회의원중 상당수는 의정활동보다는 지역구 관리에 더욱 열을 쏟습니다. 왜냐면
의정활동 잘한다고 해서 그게 자신의 재선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역구를 위해
뭔가 그럴듯하고 큰걸 해줘야 지역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다시 표를 주지요. 그게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꾸준하게 지역구에 얼굴을 비추고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조직 관리를
해야합니다.
실제 선거에서도 나라의 미래를 가르는 중요한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잘게 쪼개서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지역기반의 사소한 문제들을 가지고 결국 후보가 선출되고 국회의원이
선출됩니다.
뭔가 많이 이상합니다. 법을 잘 만드는게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있어서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해서 좋은 법을 만들 수 있느냐, 거기에
필요한 경험과 능력과 실적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어야 함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지금 국회의원을 그런 식으로 뽑고 있습니까? 서울은 그나마 좀 덜합니다만
지방에선 해당 지역에 도로 놔주고 다리 놔주는 국회의원이 제일 좋은 국회의원입니다.
게다가 국회의원이 이런 식으로 한사람 한사람 강하게 지역색을 띄게 되기 때문에
지역감정의 문제가 국회정당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되게 됩니다.
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한 대안이 바로 대선거구제입니다.
정치 개혁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대선거구제가 아니라도 일단 현재의 소선거구제가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는 거의 100%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소선거구제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유지되고 있을까요?
그건 아마 일단 소선거구제를 중선거구제나 대선거구제로 바꿀 경우 필연적으로 국회의원
정원이 줄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소선거구제가 일단 한번 지역 기반을 잡아서
조직을 만들어두면 계속해서 해당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하는데 매우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국회의원들의 편의에 맞춘 일방적인 사정 때문에 소선거구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봅니다.


2) 우리나라 정치판의 문제: 새누리 vs 민주 vs 진보떨거지의 세력 구도

상식적인 정당 구조는 [보수 vs 진보]가 이상적입니다.
양당구조도 좋고, 좀더 당이 여러개로 나눠져서 스펙트럼 별로 분류되어도 좋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보수 vs 진보의 구도에서 유권자가 자신이 원하는대로 정책만을 보고
지지정당을 고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나쁜 것은 유권자들이 정책이 아니라 다른
이유때문에 정당을 고를 수 밖에 없게 되거나 결국 이도 저도 아니어서 지지정당을 도저히
선택하지 못하고 정치 참여를 포기해버리는 경우입니다.
우리나라의 정당 구조는 많이 꼬여있습니다.
일단 새누리당은 정책적으로 보면 보수정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정통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친일,비민주,수구세력들이 또아리를 틀고 남아있으면서 당을 오염시켰기 때문에
부패 문제도 심각하고 감정적으로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사람도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보수
성향의 국민들중 일부는 새누리당에게 도저히 표를 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있음으로 해서 새누리당 그 자체만을 적으로 생각하는 세력, 즉
민주당이 생겨나게 됩니다. 노무현 시절을 거친 현재 민주당의 정체성은 그야말로 anti
새누리당이라고 봐야합니다. 새누리당과 싸우기 위해서 뭉친, 새누리당이 아닌 나머지의
합집합이 지금의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에는 정책적으로는 도저히 합쳐질 수 없는 보수와
진보와 구민주당(지역기반세력)이 혼재합니다. 그런 어정쩡한 민주당인데도 민주당이 받는
표중 상당수는 민주당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에게 주는 표입니다. 그래서
민주당의 지지기반은 꾸준하지 못하고 심한 기복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새누리당과 싸우기 위해 민주당이 진보의 기반을 흡수해버렸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진보 기반 정당들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성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진보성향 유권자들은 진보에게 표를 줘봤자 언밭에 오줌누기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민주당에게 표를 주거나 아니면 선거를 포기합니다.
새누리당이 싫은 보수성향 유권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민주당에게 표를 주거나 아니면
선거를 포기합니다.
이래저래 정치를 기피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양산하는 정당 구조인 것입니다.
이런 구조를 타파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단 정치 개혁을 위한 중대한 실험이 과거에 한번 있었습니다. 바로 열린우리당입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실패했습니다. 왜 실패했냐하면 결국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이 가지는 지역기반의 한계를 깨트리려고 했을뿐 보수진보
구조의 개혁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새누리당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고, 민주당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그래서 양쪽에서 외면받는 어정쩡한 정당이며 진보는 아예 존재가
희미합니다. 이런 구도 속에서 열린우리당은 자기 자신을 보수와 진보 둘중 어느 한쪽
스펙트럼으로 확실히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나머지가 하나로 모일 수 있죠. 하지만
한나라당을 흡수할 수 없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은 결국 현재 민주당 스탠스의
확장판이었고 열린우리당은 그 덩치가 한나라당보다 커지는 순간 스스로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 붕괴될 수 밖에 없는 모순을 가지고 있었던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안철수는... 아 나머지 얘기는 이후 안철수의 행동 편에서 하겠습니다.



(3) "새정치"를 위한 안철수의 행동들


1) 안철수는 대선거구제, 그것도 아주 큰 초대형 대선거구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100% 비례대표에 의한 국회의원 선출을 꿈꾸었을 지도 모른다.

꽤 오래된 얼마전 안철수 캠프에서는 국회의원 정원 100명으로 축소라는 발언을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이 내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왜 국회의원 정원을 축소해야 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축소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었던터라 그러다보니 많은 오해를 샀습니다. 무작정
국회의 힘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 도리어 국회의원을 늘려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 이런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후 이런저런 것들을 보면서 사정을 알게 되어 국회의원 정원 축소라는건 그냥 목표하는
결과일뿐이고 대선거구제의 도입을 강력하게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와 꽤 충돌이 있었다는 점은 단일화 토론때도 드러난 바가 있지요.
안철수 후보는 대선거구제에 의한 국회의원 정원수 축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새정치 공동선언의 문구에도 집착했고 토론에서도 언급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에
비해 문재인 후보는 아무래도 기존 민주당 국회의원들 입장도 대변해야 하다보니까
국회의원 정원 축소 같은 공약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보통은 "대선거구제"의 도입을 말하지 그 결과중 하나인
"국회의원 정원수 축소"를 딱 찍어서 말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대선거구제에 의한
긍정적인 효과들은 단순 정원수 축소가 아니라 보다 복합적인 다른 것들이거든요. 예를
들면 지역 인지도가 낮지만 능력있는 후보에게 좀더 기회가 돌아간다던가 그런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정원수 축소"만을 말했다는 것은 안철수 후보의 비젼은 정말
국회의원 숫자를 줄여서 이뤄낼 수 있는, 그보다 한발자욱 더 나아간 뭔가 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대선거구제라고 하면 기존 소선거구 몇개를 묶어서 하나로 합치는 것입니다.
대선거구제로도 국회의원 정원이 조금 줄기는 하겠지만 국회의원이 1/3 이하인 100명으로
줄어드는 식의 파격적인 변화는 상상하기가 힘듭니다. 비례대표까지 생각한다면 도대체
전국을 몇개의 지역구로 나눠야지 100명이 되는걸까요?
아마 각 도나 광역시 별로 한 2-3명씩 뽑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지역사정을 말하고
대표할 국회의원도 필요는 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지역 국회의원은 최소한의 숫자만 있으면
되고 나머지는 보다 고도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지역색이 전혀 없는 비례대표로만
채우겠다는게 아마 국회의원 100명 정원 계획의 본질이 아닌가 합니다. 대충 지역의원
40명에 비례대표 60명 정도? 만약 이 계획이 정말 시행된다면 더이상 지역감정은 존재할
수가 없게 됩니다. 왜냐면 국회의원 구성 자체에 지역색이 사라지는데 어떻게 지역감정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계획같지만 잘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한 계획입니다. (실현가능성은 별도로)
그런데 그렇게 되면 다른 분들이 지적한대로 너무 국회 머릿수가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더 자세히 생각해보면 별 문제가 아닙니다.
일단 전에도 말했다시피 국회의원 업무의 상당부분은 지역구 관리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국회의원은 더이상 지역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지역구 관리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시간은 그냥 국회 안에서 국정활동을 하는데만 쓰는겁니다. 아마 지역 관련
업무와 권한은 대폭 지방정부와 지역의원들에게 이전되겠지요. 그렇다면 과연 100명이
그렇게 모자란 숫자일까요?
더군다나 국회의 권한과 힘은 어디까지나 법에서 정해진 국회의 책임과 의무에서 나오는
것이지 국회의원 머릿수에 의해서 결정되는게 아닙니다. 국회의원 머릿수가 많으면 국회
힘이 더 세진다는 발상은 도대체 뭘까요? 도리어 국회의원 숫자가 적으면 각 개개인의
발언과 생각이 좀더 중요해짐에 따라서 지금처럼 하나의 정당 안에서 여러개의 계파로
나뉘고 보스 정치하는 그런 일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2) 안철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쪼개려고 했다.

이건 정말 민감한 부분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준 행동들에 대한 변명입니다.
저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음모론중 상당수가 어느정도는 진실을 내포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안철수가 총선때 유일하게 간접적으로 지원을 해줬던 송호창과 인재근중
송호창이 안캠으로 온 사실, 이것에 관한 음모론이 있습니다. 안철수는 송호창뿐만 아니라
인재근을 위시한 김근태계를 통채로 영입해서 민주당을 반으로 쪼개려고 했다는
음모론입니다. 그런데 인재근이 안철수를 의심하고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물론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입니다만 송호창이 안캠에 합류한건 분명한 사실이지요.
그리고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 이태규와 김성식과 관련해서도 음모론이 있습니다. 이태규가
자발로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게 아니라 MB의 사주를 받고 안캠에 합류했다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해서는 음모론이 여럿으로 나뉘는데 안철수가 MB의 지시를 받고 있는
아바타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에서부터 이태규가 MB의 지시를 받고 안철수를 이용해서
대선판을 망가트리려고 했다는 그럴듯한 주장까지 다양합니다. 하여튼 분명한건 안철수가
친이중의 골수 친이를 자신의 캠프로 받아들였다는거지요. 안철수가 어떤 수준의 천재인데
이태규의 정체를 모르고서 무작정 받아들였을까요? 이태규가 능력이 있다고 하지만 이태규
때문에 깍이는 지지율을 생각하면 이태규의 능력은 그렇게 대단한게 아닙니다. 사실 안철수
몰락의 시작이 바로 이태규 때문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를
손상시키면서 이태규를 받아들인데는 분명 나름의 이유가 있을겁니다. (물론 그렇게 힘들게
받아들인 이태규를 잘못 써서 결국 망하긴 했지만요...)
그리고 박지원 이해찬을 퇴진시키고 김한길을 위시한 민주당내 후단협 세력과 안철수와는
교감이 있었을거라는 음모론, 이것 역시 저는 어느 정도 사실일거라고 봅니다. 안철수가
모든걸 배후에서 지시했다거나 이런 말도 안되는 얘기는 안믿지만 어쨌든 안철수의 허락
또는 묵시적 동의 하에 안캠의 스탭들이 일을 진행시켰겠지요.
그렇다면 이 모든 안철수의 행동들이 가르키고 있는 지점은 무엇일까요?
그건 민주당을 쪼개고 새누리당을 받아들이겠다는겁니다. 즉 대통령이 된 후 신당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이지요. (신당을 만들어야 정치개혁을 할 수 있으니 안철수는 민주당 입당을
절대 할 수 없는겁니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그럴듯한 증거가 추가되는데 안철수는 한번도 MB정권 심판이라는
표현을 쓴적이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안된다- 라고 이전에 못을 박았지만 새누리당 안의
구성원들에게 딱히 적대감을 표현하거나 니들 나중에 가만 안둔다라는 식으로 겁준 적이
없다는겁니다. 사실 안철수가 MB를 딱히 용서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딱히 복수심이
없더라도 안철수의 도덕성만 봐도 충분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게 지나치게
적대적으로 나가지 않는 것은 새누리당을 나중에 포용하기 위한 밑밥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물론 그냥 나중에 국정운영을 위해서 지나친 감정싸움은 피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 글은 어디까지나 그냥 소설이에요)
이전에 제가 문제점 분석 편에서 말했다시피 우리나라 정치판의 문제중의 하나는
새누리당의 존재입니다. 새누리당이 그냥 평범한 보수정당이었다면 상관없는데 우리나라
정치역사와 복잡하게 맞물려서 새누리당은 절대 그 명맥을 유지해서는 안되는 정당이
되어버렸습니다. 새누리당은 해체되고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전처럼
간판만 바꿔다는 수준이 아니라 확실하게 버려야 할 것들은 버려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새누리당을 쪼갤 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왜 쪼개지려고 하겠습니까? 새누리당
외에는 민주당뿐인데 민주당은 절대로 새누리당에서 온 사람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만약
새누리당이 쪼개지면 자멸할뿐입니다. 그것을 그들 자신이 알고 있기에 새누리당은 절대로
쪼개지지 않습니다. 쪼개지는 순간 권력을 놓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새누리당을 쪼갤 수 있는 방법이 없는건 아닙니다. 민주당도 같이 쪼개면 됩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같이 쪼개서 새누리당에서 버릴건 버리고 민주당의 보수세력과 합쳐서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드는겁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합당이라면 더이상 그 신당에게
과거의 책임을 지울 수는 없겠지요?
그렇게 하고 민주당에서 쪼개진 나머지 반쪽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지금의 진보세력과
손을 잡고 새로운 진보거대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수구세력을 떨거지로 만들고
보수vs진보의 양당구조를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관점에서 안철수 후보의 정치 공작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되려
좀더 잘해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근데 결국 실패했네요.. 역시 정치 아마추어가 단번에
성공하는건 무리입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굉장히 기분이 나쁘시겠지만 민주당 역시 언젠가는 정치 개혁을 위해서
쪼개져야만 하는 정당입니다. 지금의 민주당은 절대로 좋은 모습이 아니에요.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쪼개져야만 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순서상 민주당이 먼저 쪼개져야만 새누리당도
쪼갤 수가 있겠지요.
이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새누리당 안에서 영웅이 나오는겁니다. 그래서 새누리당을
완전하게 휘어잡고서 그 힘으로 새누리당을 개혁하는거지요. 사실 MB정권 초반 정도의
힘으로 새누리당을 휘어잡았다면 맘만 먹었으면 새누리당을 개혁하는게 불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어설픈걸까요?) 다만 문제는 지금의 새누리당에서 살아남아서
최고의 지위에 오를 정도의 사람에게 그런 도덕성과 역사인식과 사명감을 기대한다는게 좀
무리라서 문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새누리당 안에 있는 소장파중 누군가는 이런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거대한 정치개혁을 단번에 발생시킬 수 있을거라고 현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안철수 후보뿐입니다.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5년후까지 부디 꼭 살아남으셔서 담번엔
꼭 성공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정치 계속하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제발 살아남아주세요.
안철수 후보 당신은 옛날 V3시절부터 나의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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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1.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누라가 읽고서는 소설 참 잘썼네.. 라고 평한 글이지만
그래도 일독하실만한 가치가 없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글 제목처럼 안철수를 위한 변명일뿐이지만...

PS2. 근데 이해가 안가는게 김근태계 영입설입니다.
제 논리대로라면 나중에 새누리당과 합쳐질 세력으로 김근태계를 골랐다는건데
그건 정말 이상하잖아요? 차라리 애초부터 김한길에게 접근했다면 모를까..
역시 이건 그냥 음모론에 불과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인재근 의원이라면
민주당 내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개인적으로도 충분히 경의를 표할만한
대상이니 그냥 예의차원에서 한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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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란시느
12/11/25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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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보고 클릭해버렸...
음...한 가지의 목차만 가지고도 엄청난 논의가 오갈 얘기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하나하나 대응하기가 좀 힘드네요.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설로서는 그럴수도 있겠거니 생각하지만 역시 설만으로는 이유가 되질 못할테니까요.
타테시
12/11/25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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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윗부분은 다 인정하겠지만 아랫부분에는 즉 정당 쪼개기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정치쇄신은 다른 것 보다도 민주통합당의 쇄신이 중요했다고 봅니다.
새누리당은 어차피 박근혜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뭉쳐있는 정당이기 때문에 박근혜가 무너진다면
지리멸렬하게 무너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다릅니다. 이쪽은 어찌 되었든 반 새누리 기치 하나만으로 모였습니다.
반 새누리 기치가 성공을 거둔다면 이쪽의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겠죠.
안철수 후보가 원했던 정치쇄신은 민주통합당의 현 구조가 어느 정도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당 밖의 인사가 안으로 들어가지만 실제로는 힘을 발휘 못하는게 현재 민주통합당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을 발휘하려면 안의 구조가 지금의 정당에서만 머물렀던 사람 중심에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죠.
박지원-이해찬 두 사람은 물론 잘못은 없습니다만 정당구조의 대표적 인물들이고, 자신이 들어갈 자리를 막는 사람들이죠.
물론 인적쇄신을 원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도 이들의 쇄신을 요구한 이유는 다른 것 보다도
안철수가 정당 외 사람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가 원했던 것은 결국 자기가 단일후보가 되던, 그게 아니던 플레이 할 자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겠죠.
실제로 단일후보가 되었다면 모르겠으나, 단일후보가 되지 않았다면 확실히 그의 자리는 위태로웠을 것이라 봅니다.
이박이 퇴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건 그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그걸 위해 나섰다고 봐야죠.
차라리 야권지지자들은 의견표명 보다도 이런 저런 일에 대해 이렇구나 식의 반응만 보였어야 했다고 봅니다.
결국 자기의 마음에 와닿는 단일후보를 선출하는게 중요했고, 거기서부터 정치쇄신의 출발이라 봐도 무방했죠.
하지만 야권지지자 중 일부는 그러하질 못했죠. 거기서 안철수 후보가 강수를 던졌다고 봅니다.
바로 후보직 사퇴겠죠. 결국 후보직 사퇴를 통해 안철수 후보는 당장의 정치개혁에는 실패했지만
차기에는 확실히 위치가 공고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야권 내의 세력위치가 완벽해졌죠.
즉 다른 식으로 자신의 정치실험에 나서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여러모로 안철수 후보는 한국 정치계에서는 정말 어찌 보면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됩니다.
결국 이 사람은 당장의 개혁은 어렵다 느꼈지만 다음의 개혁은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봅니다.
12/11/25 03:5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일단 안철수 씨가 국회의원 축소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어떤 정책을 이야기 할 때에 그것이 갖는 정당성 혹은 강점을 어필하기 위한 단어 선택을 합니다.
즉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면 국회 개혁과 같은 단어로 추상적인 주장을 하지 인원수를 그것도 100명이나 줄이겠다는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겠다는 건 일반 국민이 봐도 굳이 그래야만 하는지 와 닿지가 않은데 굳이 그 구체성을 강조했다는 점은 오히려 이를 통해 파악하고자 했던 무언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씨는 마지막 순간에 결국 기존 정당 (새누리당 만이 아닌 민주당에 대해서도) 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내비쳤고 결국 민주당이 하겠다는 개혁과 새 정치라는 것이 본인들의 밥그릇을 내려놓는 방향임에도 따라올 것인가를 확인해보려는 수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꼭 이렇게까지 해석할 수는 없겠지만 지역감정을 꼭 의식했다기 보다는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점이 크다고 생각하고요.

비례대표 늘리고 지역구 의원 수 줄여서 국회의원 수를 조정하겠다라는 말에 대해 안철수 씨는 앞에 건 알겠는데 그래서 결국 국회의원 수를 조절하자는 데에 합의한 것 아니냐, 여기서 조절이라는 것이 늘리겠다는 것은 아닐테니 줄이자는 얘기에 합의한 것 아니냐고 주장을 했죠.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서로 합의가 안되니 포괄적인 단어를 쓰자고 지시한 것이고 그것을 우리가 동의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했고요.
자 여기서 안철수 씨가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려 하는 반면에 문 후보는 합의를 위해 어느정도 양보를 했다라고 파악할 수도 있지만
안철수 씨가 약속받은 점에 대해 (문 후보의 의사와 상관없이 합의한 선언문에 저런 문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 측이 안철수 씨의 생각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하게 될 개연성이 농후합니다) 문 후보가 정치적으로 빠져나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안철수 씨는 물론 본인이 대통령이 될 생각이 가장 컸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민주당이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는 보장을 받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본인들이 가진 것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구요.

새누리당을 공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그의 사고가 편을 나누어 계층 간 분열을 유도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편성을 갖춘 사고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 떠나서 어쨋든 새누리당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그 지지자들을 스스로 흡수할 수 없게 만드는 행동이며 민주당과 새누리당 사이에 위치한 그의 입장에선 선택하기 힘든 전략이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12/11/25 04:31
수정 아이콘
비례대표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지역구 의원의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주요 법안을 세울 때 각 지역에 대한 배려 없이 총체적 국익이라는 면만 고려하게 되면 지금의 지방 홀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고, 그런 문제점에 대해서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새누리 - 민주당의 구도가 정상적인 보수 - 진보의 구도가 아니라는 말씀에는 크게 공감합니다. 새누리당에서 공화/민정 계열을 뺀 나머지와 민주당의 보수파들이 하나의 정당을 꾸미게 되는 것이 한국의 정상적인 정치 지형 구축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하고요. 하지만 그걸 위해 모든 정당들이 해산 후 헤쳐모일 필요까지는 없지 싶은 것이, 우리나라 보수파들은 박근혜씨의 개인 카리스마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을 뿐, 그 외의 다른 구 세력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60 ~ 80년대에 한 자리 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정계를 은퇴한 상태이지요.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씨가 이기던 지던 그 분의 시대도 이것으로 끝이고, 이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정치 구도가 자리잡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대선의 의미라면 그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이 5년 빠르냐 5년 늦느냐 정도의 차이만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12/11/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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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선구제는 개인적으로 반대입니다. 이렇게 해버리면 양당제가 고착화 되어버리고 선거로 인한 심판기능이
저하되어 버립니다.. 중대선구제란게 한 지역구에 두명이상 국회의원을 뽑는다는 이야기인대 그럼 1,2등만 하
면 되기때문에 민주당,새누리당 국회의원들 선거로 계속 당선 됩니다. 선거로 심판이라는 기능 현져하게 약
화 되어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도 반대를 합니다. 심판기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때 다리 놔주어서 뽑아주는게 아니라 우리나라는 그냥 정당보고 몰표로 몰아줍니다. 전
라도,경상도에 다리 안놔주어도 잘만 뽑아줍니다. 대구,부산,광주등등 현재도 지역경제가 무너져 있지만 새누
리당 민주당에 대부분이 각정당 국회의원입니다. 선거때 말고는 잘찾아 가지도 않습니다. 이 지역색은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박근혜가 대구에서 계속 국회의원 할수있는건 지역공약을 해서 그런게 아니라 박근혜 이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이 tk에서 쓸어가는건 지역공약을 해서 그런게 아니라 새누리당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당도
민주당이기때문에 호남에서 몰표를 받는 겁니다..

이게 단순한게 아니라 우리나라 현대사와 맥을 같이 하기 때문에 지역공약 이런걸로 바뀌는게 아닙니다. 제주
도에서 야당이 표를 쓸어가는건 제주 4.3 사건이 결정적입니다. 민주당 호남에서 표쓸어 가는건 광주민주화 운
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경북에서 새누리당이 표쓸어가는건 박정희가 tk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경남에서 새누리당
이 쓸어가는건 김영삼이 경남출신이고 삼당합당을 했기 때문입니다. 강원도,서울,충청도는 이런 역사적 기억이
나 정치거물들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표가 왔다갔다 하는 겁니다.

정치라는건 선거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대 지역감정, 역사적경험 때문에 심판기능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구태정치인이 늘어났니다. 심판을 받지 았기 때문입니다. 처재를 성폭행해도 뽑아주고, 횡령해도 뽑아주
고 부패를 해도 뽑아주고 무슨짓을 해도 뽑아줍니다. 이 해결방법이 중대선구제는 아닙니다. 2등해도 뽑아주면
거대정당은 유권자를 무서워 하지 않게 되고 구태정치인만 늘어납니다.
12/11/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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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4.3 사건은 제주도의 투표성향과 큰 관계가 없습니다.
보시면 2004년 탄핵사태 이후 열린우리당이 싹쓸이한 이래 올해 선거까지 민주당계열 정당이 독식하게 되는데요.
그전에는 제주도의 경우 매번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습성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민주정의당 1명을 끼워넣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한 중선거구제 당시에도 무소속이 강세였습니다.
자세히 보면 인물투표에 가깝습니다(후보자들이 계속 정당을 바꿔서 나와서 말이죠 -_-).
투표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981(국) : 무소속 2
1985(국) : 민주정의당 1, 무소속 1
1988(국) : 통일민주당 1, 무소속 2
1991(지) : 광역의원 민주자유당 8, 무소속 9
1992(국) : 무소속 3
1995(지) : 도지사 무소속 / 기초단체장 민주자유당 3, 무소속 1 / 광역의원 민주자유당 7, 민주당 2, 무소속 8
1996(국) : 신한국당 3
1998(지) : 도지사 새정치국민회의 / 기초단체장 한나라당 1, 새정치국민회의 2, 무소속 1 / 광역의원 한나라당 3, 새정치국민회의 8, 무소속 3
2000(국) : 한나라당 1, 새천년민주당 2
2002(지) : 도지사 새천년민주당 / 기초단체장 한나라당 1, 새천년민주당 1, 무소속 2 / 광역의원 한나라당 11, 새천년민주당 6, 무소속 2
2004(국) : 열린우리당 3
2006(지) : 도지사 무소속(기초단체 폐지) / 광역의원 한나라당 22, 열린우리당 9, 민주당 1, 민주노동당 2, 무소속 2
2008(국) : 통합민주당 3
2010(지) : 도지사 무소속 / 광역의원 한나라당 12, 민주당 18, 민주노동당 2, 국민참여당 1, 무소속 3
2012(국) : 민주통합당 3
12/11/2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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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과 관련해서 어떤 제도가 나을지는 사실 저는 아직 확신이 없습니다.
국회의원수가 주느것이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를 주게 될지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제도 든지 그 단독으로는 영향을 알수없고 어떤 역사적, 사회적 맥락속에서 이루어 지는지를 살펴야 하기 때문이죠.
한편 만약 안철수가 구상하는 중대선거구제 실험으로 간다면, 지역의회가 대폭 강화되는 것이 필수가 되고, 중앙 국회와의 연계성을 고려하는 보완책이 있어야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양원제의 요소를 가미하여,, 국회의원 수를 줄여서 입법에 중점을 맞춘 상원의회와, 지방의회를 하원의회급으로 강화시켜 이원화 한다던가 말이죠.

어쨌든 5년 기다리면 좀더 구체화된 구상이 드러나겠죠. 아직은 고민이 깊지 못하여 판단을 잘 안서는것 같습니다.
가라한
12/11/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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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시 국회 권력 구조는 양원제가 답이라 봅니다.
현재 합쳐져 있는 지역구와 비례 개표를 쪼개서 철저한 지역 대표성에 기반한 지역 의회와 오로지 당에 정책에 의한 비례 대표 의회인 정책의회로 나누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에서는 지역의 이해를 대표할 자와 계층의 이해를 대변할 자가 다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양원제의 장점은 의원수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거죠.
지역의회는 지역수 때문에 줄이는데 한계가 있지만 정책 의회는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정책 의회는 많아 봐야 50명 아니면 20-30명이면 충분하다 봅니다.
근데 양원제로 가려면 개헌이 필요한건지 국회법만 바꾸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올라갈팀은올
12/11/2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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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글이네요. 아마 안철수가 정치계 생활을 끝마칠 때 쯤 자서전이 나온다면 이런 종류의 글들이 적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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