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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1/20 15:39:41
Name 물빛노을
Subject 첫사랑...설레고...수줍고...섬찟한...(3)
(도배성 게시에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끊고 싶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리플

달아주시면, 기꺼이 한 개의 글로 합치겠습니다. 너무 길면 보시는 분들도 지루해하실 것

같아서요. 벌써 1시간 이상 이글을 쓰고 있군요...온라인에서 직접 때리는 거라 두서가 없

어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후 J와는 말조차 붙여보지 못했습니다. 저나 J 나 피차 어색했고, 옛날처럼 같이 놀기도

뭐했지요. J는 저와 떨어진 자리에 앉기 시작했고요. 설날연휴 하루 전날 저는 J에게 예전

처럼 발랄한 문투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설날 잘 지내! 친척들하고도 즐겁게 지내길 바래

~!(예전에 J가 제게 말하기를, 친척들하고는 별로 친하지 않다...고 했었죠) 희망찬 새해

를 맞이하길 바래...> 답장은 곧 왔습니다.

<미안하지만...이제 연락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나도 하지 않을께.>

제가 뭐라고 답장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극도로 흥분하여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아마 6개월 동안 나를 갖고 놀았구나...가 중심 내용인 문자를 셋 정도 보낸 것 같군요.

J는 참다 못해 다시 답장을 보냅니다. <니 맘대로 생각해!> 저는 한껏 비꼬아(내가 왜 그

랬을까...) <왜~? 다신 연락 안 한 다며~?>(-_-; J는 스타에 관심이 없고 전용선도 고2말

에 끊었기 때문에 인터넷을 자주 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이 사이트에 오지도 않겠지

만...이 자리를 빌어 적어도 저 문자에 대해서 진정으로 용서를 빕니다) J가 머리끝까지 화

가 나서 보낸 <니 맘대로 해! 연락은 이걸로 끝이야!>라는 문자를 끝으로 저와 J의 연락

은 끝이 납니다. 저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J의 번호를 지워버렸고, 저는 J를 잊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게 2월 학기는 제게 절망을 안긴 채 지나갔습니다.

3학년이 시작됐습니다. 수능에 대한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J가 좋았습니다.

저는 또 1반, J는 6반이더군요(6반에 친구가 없어서 한동안 J가 몇 반인지 몰랐었죠-_-;

더군다나 놀러가서 J의 얼굴을 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 애타는 마음이란....).

가끔 복도에서 눈을 마주치면 피차 눈을 피했습니다. 얼굴은 굳히고요. 저는 저 자신이 정

말 답답했습니다. 그냥 잊던지, 백배 사죄하던지...친구들은 잊는 걸 조언했습니다. 백배

사죄해봐야 잘해야 친구, 그럼 마음을 끊지도 못하고 더 미칠 거 아니야...라는 것이었습니

다. 백번 옳은 말이지만, 저는 따를 수가 없더군요.

어느날, 저는 J에게 다시 문자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지워버린 J의 번호가 생각나

지 않는 겁니다ㅠ.ㅠ 219-**** 아님 279-****일 텐데...그러나 저는 후환이 두려웠습니다.

만약 J가 저를 지저분하게 거절당하고도 쫓아다니는 놈이나 스토커로 생각할 경우, 번호

를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두 번호 모두에게 익명으로(017..이라거나...) 문자를 보내

기로 했습니다(이 자리를 빌어 018-279-****님께 진정으로 사과드립니다).

J의 생일은 8월 10일 입니다. 그날 저는 제 번호로 J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문자를 보내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선택한 번호는 279...그런데 279님은 자신은 J가 아니라는 대답을

보내며 영록이 누구냐...라고 합니다. 경우는 두 가지...J가 끝까지 모르는 척 하는 경우와

제가 번호를 잘못 아는 경우지요. 저는 애써 후자로 치부하면서도 혹시나 전자가 아닐까

하는 괴로움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저는 이판사판, J의 이메일로 하루 늦게(컴퓨터를 집에

서는 못하기 때문에...다음날 피씨방에 갔지요)생일 축하를 보냅니다. 나중에 보니 읽긴

했는데 답장은 안 오더군요.

6반에 제 친구가 한 명 생겼습니다. 친구의 친구인데 경시대회를 같이 나가면서 친해졌지

요. 사교성이 적은 그 친구에게 J의 번호를 알아다줄것을 부탁합니다. 고맙게도 그 친구

는 알아다줍니다(정말 그친구에게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J가 자기 반인지도 모를 정도

로 존재감없고-_-;; 조용한, 사교성 없는 친군데...). 219가 맞더군요-_-;

바야흐로 수능 전날이 되었습니다. 저는 소중한 친구들과 저와 함께 수능을 보는 사촌동생

에게 수능 잘 보라는 문자를 보낸 뒤에, J에게 문자를 보내야되나를 놓고 고민합니다.

결국 저는 제 이름으로 수능 잘 보라는 문자를 J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답장이 옵니다.

<하하..^^..고마워~ 너두 시험 잘 봐~> 저는 뛰어오르다가 의자를 차고 한바탕 뒹굴었지

만 가슴은 터질 것 같았습니다. 내용은 생각이 안나는데(별 내용 있었겠습니까? 공부 많

이 했냐, 자신 있냐 머 이런 얘기겠죠) 다시 답장이 옵니다.

<그렇게 물어본다면 대답해주는 게 인지상정! 묻지마! 다쳐!> 저는 다시 한 번 뛰어오릅니

다. 이 정도의 장난기 섞인 답문이라면 희망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J와 저는 화이팅을 교환한 후 문자를 끝냅니다.

J와의 짧은 재접속 때문인지 저는 수학을 제외한-_-; 나머지 과목을 나름대로 잘 봤습니

다. 2학기 수시 1차를 붙어있는 상태에서 2차 시험이 3일 후였기 때문에 놀지도 못했습니

다. 수시 2차시험(1차는 내신+논술, 2차는 1차+구술입니다-_-;) 하루 전날, 저는 역시 많

은 친구들에게 격려를 부탁하는 문자를 보내고 또 많은 격려가 도착합니다. 또다시 J에게

보낼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던 저는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결과 잘 나왔으면 좋겠다^^>

기분은 하늘로 날지요:) 그러나 이에 대한 저의 답장에 대한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J 덕분에 수시 2차시험도 나쁘지않게 본 것 같은데, 금요일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1월 8일, 그날 이후 J와의 문자 교환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아직 J에게는 문자는 보내지 못했습니다. 저도 문자 보낼 정신이 아니었고

(노느라고요...;;쿨럭) J도 그렇겠지요. 일단은 수시 발표가 난 후에 다시 한 번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수시 넣은 대학이 꽤 이름있는 대학이라, 붙고 나서 J에게 재시도 하기에

어깨가 펴지기도 하지만, J는 아무리 생각해도 경기도 4년제 간신히 붙던가 할 성적을

지녔기에 오히려 더 멀어질 것도 같습니다.

친구 말마따나 Re-Operation을 준비하는 저입니다. 제게 용기를 주세요~!

누가 누군가를 왜 좋아하느냐는 인간사의 수수께끼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제 친구들도

제가 J를 왜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내성적이라서 그렇지 친해지면 말도 많고(대부분의 남

자들 이상형이 말 적고 수줍은 여자라던데:))공부도 거의 반내 바닥이고 얼굴도 별로 예쁘

지 않고 잘하는 것도 없는데...

앞으로 시작될 저의 시도에 아낌없는 도움말과 충고를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저의 용모

는...기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_-;;; 지나가다 만약 절 보신다면 "쟤는 왜 저렇게 생겼

냐....?" 하실 겁니다...

게시판 도배에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정신없이 쓰느라 글이 너무 길어졌

네요...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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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20 16:01
수정 아이콘
재미.. (남의 진지한 사랑이야기에 어울리는 말이 아닌듯 하네요.. ^^) ..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삐삐 와는 사뭇 다른 재미가 있는 것이 문자 메시지이지요..
물빛 노을님의 진심이 J 군에게 제대로 전해져서..
꼬옥.. 멋진 사랑을 이루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그렇죠.. 불후의 명작 가을동화에서도 그런 대사가 나오더군요..
정말 좋아하면..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라고..
화이팅.. ^________________________^
아.. 그리고, 저는 대부분의 남자에 안들어가는 모양입니다........... 하하..
제 여자친구가 이 글을 보면.. 절 죽이려고 할텐데.. 허허.. ^______^
골리앗~
02/11/20 16:03
수정 아이콘
잔인하기만 한 11월.... 저도 이와 비슷한 과거가 있었습니다.

것두 같은 달에 말이죠....... 이상하게도

키보드에 손이 오르던 순간 눈물이 나는건 왜 일까요?

만약 그분이 당신에게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차라리 잊어버리고

어렸을적 풋사랑으로서의 가슴 한구석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심이...

갑자기 김장훈의 "난 남자다" 라는 노래가 듣고 싶어지네요..

물빛노을님께 항상 좋은 일만 함께 하시기를.........
물빛노을
02/11/20 16:21
수정 아이콘
아아악~~ 전 남자입니다! kid님 골리앗~님-_-;;;;
아이디를 바꾸던가 해야지-_-;;
진심어린 충고와 화이팅...감사드립니다.
사고뭉치
02/11/20 16:33
수정 아이콘
고백하는 남자가 쭈뼛쭈뼛하면.. 고백을 받을떄 받아들일려하다가도.
한번쯤 고민을하게 되지요.. 너무 소심해 보이면 매력이 떨어진답니다.
용기를 가지고. 당당하게 웃으면서 나아가세요. 분명히 좋은결과 있을겁니다!
노을님 화이팅!! ^^
아트 블래키
02/11/20 17:34
수정 아이콘
하핫~ 언제 또 3편을...ㅠ.ㅠ
물빛노을님!
약해지지마세요.. 굿~럭입니다.^_^v
02/11/20 17:52
수정 아이콘
'진심으로 바라면 이루어 진다' 라는 말을 기억합니다.
물빛노을님에게 J양과 우연히라도 거리에서 마주쳐 차한잔 할수 있는 행운이 있으시길
제가 빌어드릴께요...화이링~~~~~ ^__________^
02/11/20 22:39
수정 아이콘
음.. hope 군.. 나 혹시 바보 아닐까..?? 요(여기서 반말하면 안되겠지?^^)
요즘 잘 안보이던데.. 물빛노을님께는 사과말씀 올립니다..
저도.................................... 남자입니다.. ...... .. .. .. .. .. .. ..
02/11/21 16:36
수정 아이콘
^^;;;
먼가 찌이이이 하는 글이네요;;
그 설레임이 오래 가길.. 빌며..
좋은 결과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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