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몇몇 크고작은 사건들이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왔던 SNS를 통해 불거지거나 더 심각하게 커지는 걸 보게 됩니다.

이전에도 미니홈피에 혼잣말처럼 쓴 연예인들의 글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즘은 그 힘이 더 강해진 듯하죠.

트위터는 안해서 모르겠지만 페이스북은 모르는 사람의 글이라도 내가 아는 사람이 답글을 달면 그 글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미니홈피처럼 굳이 그 사람 공간에 들어가지 않아도 그 글의 내용을 알 수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SNS를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애초에 소소한 일로 웃고 떠들고 투정부리려고 SNS에 글을 쓰지 않습니까.

외롭고 힘들고, 혹은 답답해 죽을 것 같은 일이 있어 그걸 남들과 공유하고픈 맘은 누구나의 본능이겠지요.

그래서 친구들과 술 한잔 하며 온갖 불만과 투정을 쏟아내고 개운해하는 거죠.

누굴 욕하든 저주를 퍼붓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난 지금 내 얘기를 들어 줄 믿을만한 친구에게 철통보안을 보장받고 있는걸요.  

하지만 SNS는 다릅니다. 금세 남들에게 소문을 퍼트리는 입이 가벼운 친구거든요. 뒤가 남을 말을 쓰려면 뒷일을 생각해야지요.

남의 뒷담화나 본인의 허울을 지인들과 나누는 게 뭐가 나쁘겠냐마는, 그걸 내 친구들 보라고 학교 게시판에 떡하니 붙여놓는 건 좀 우습지요.

이모씨 만화에서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내가 한 말이 그대로 어떤 덩어리가 되어 밖에 떠돌아다니고, 덩어리를 누군가 건드리면 그 사람의 목소리로 그 내용이 재생되는 거죠.

자신이 한 말이 유출될까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고, 연예인의 덩어리를 악용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SNS가 이 내용과 공통점이 참 많다고 봅니다.

차이점이라면 아직 사람들은 내가 한 말 덩어리가 남들에게 가지 않을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죠.

(여담으로 이 작가는 괴짜이면서도 어찌보면 천재인 듯 해요 -_-)



어떤 분이 그러셨죠.

트위터는 X을 싸는 곳, 페이스북은 X싼 사진 보여주기,
블로그는 X싼 사진 연도별 컬렉션, 싸이월드는 X싸면 남이 퍼감.

그 분은 지금 자신이 올린 우스갯소리를 그대로 실천하셔서 괜히 본인의 형제까지 곤란해지게 했지요.

자기가 혼잣말이라 믿고 쓰는 글이 과연 빛나는 금인지, 그냥 바닥에 던지는 돌멩이인지, 아니면 남들이 봐서는 안 될 X인지 한번쯤 생각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