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8/03 16:26:41
Name 마실
Subject [일반]  키워드로 고른 노래 -할아버지,할머니-
*키워드로 고른 노래는 국내 대중음악만 소개합니다.*



앨범:졸업
곡명:할머니
밴드:브로콜리 너마저

마흔네 살 되던 해에 우리 어머닐 낳으신 나의 할머니는
갓난 엄마를 안고
'아이고 야야 내가 니가 시집가는거나 보고 가겠나'
하셨다는데

어제는 내 두 손을 잡으시면서
'이제는 니가 이래 많이 컸는데 내가 언제까지 살라 카는지'
하시네요
내 잡은 손을 놓지도 못하면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혀지나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없던 일이 되나요
수많은 세월이 더 많은 시간으로 덮혀도
변하지 않는 것들 잊혀지지 않는다는 건

'가만히 있으면은 시간이 참 안가 이제는 내가 뭐 잘 할 것도 없고 이제 니를 몇번이나 더 보겠노'
하시네요
난 다시 일을 하러 가야 하는데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혀지나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없던 일이 되나요
수많은 세월이 더 많은 시간으로 덮혀도
변하지 않는 것들 잊혀지지 않는다는 건

인생의 바쁜 시간이 지나간 뒤에
남은 기억은 더 선명해진다는데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혀지나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없던 일이 되나요
수많은 세월이 더 많은 시간으로 덮혀도
변하지 않는 것들은.....

- 돌아가신 할머니께서도, 건강히 계시는 외할머니께서도 얼마 남지 않은 세월을 걱정하셨고, 또 하십니다. '내가 니 대학가는 거 보겠나...', '내가 니 결혼하는 거 보겠나', '내가 니 얼라 낳는 거 보겠나...' 누나는 할머니의 바람을 잘 이루어 줬지만, 대학 입학 이후로는 전 아무것도 보여드린게 없네요. 돌아가신 할머니께도 건강하신 외할머니께도 그저 죄송 할 뿐입니다;; -



앨범:라구요
곡명:할아버지와 수박
가수:강산에

할아버지 그 하얀 수염 쓰다듬으시며 언제나
이웃 복덕방에 내기 장기 두러 나가셨지
해질 무렵 콧노래를 흥얼거리시고 큰기침 하고
집으로 돌아오시던 그날

아마 내기 장기에서 또 이기셨나봐
시원한 큰 수박을 양손에 들고 오시네
하하하 웃는 빨간 얼굴에 그 하얀 수염
울 할아버지 생각나네

울 할아버지 울 할아버지 보고 싶어
울 할아버지 울 할아버지 나의 친구
울 할아버지 울 할아버지 그리고 파란 수박
코가 찡하도록 생각나네

할아버지 그 하얀 수염 쓰다듬으시며 언제나
이웃 복덕방에 내기 장기 두러 나가셨지
해질 무렵 콧노래를 흥얼거리시고 큰기침 하고
집으로 돌아오시던 그날

나는 즐거워 하네 수박도 너무 크네
너무 잘 익었네 나는 기뻐하네
그런 나를 따뜻한 눈길로 어루만져 주던
울 할아버지 생각나네

울 할아버지 울 할아버지 보고 싶어
울 할아버지 울 할아버지 나의 친구
울 할아버지 울 할아버지 그리고 파란 수박
코가 찡하도록 생각나네

- 저희 할아버지는 그렇게 인자하셨던 분은 아닙니다. 중학교 교장 출신으로 오히려 엄하셨고, 50세 후반의 나이에도 턱걸이를 10개 정도 하셨을 정도로 강하셨던 분입니다. 거짓말이 들통나면 회초리를 많이 맞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할아버지는 이 노래와 같은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많이 혼났고 손주들 앞에서 부드러운 분은 아니셨지만 그래도 가끔 우리들에게 보여 주셨던 그 미소만이 강하게 남아 있네요. 사람의 기억이란 그런건가 봅니다. -



앨범:오, 사랑
곡명: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가수:루시드 폴

초겨울 추위도 무시 못할만큼 매섭던 나의 어린 바닷가
여름엔 바지락 겨울엔 굴을 따다 채운 가난한 호주머니
시골의 장터 오늘은 일요일 해뜨기 한참도 전 대야를 이고 향하는
할머니의 꿈 우리 건강한 꿈 빌고 또 비는 할머니의 꿈

채 익지도 않은 300원짜리 수박에도 우린 기뻐했었지
몹시 아프던 날 나를 들쳐업고 달리던 땀에 젖은 등자락
이제 난 알지 돌아가셨어도 나에게 누나에게 살아있음을
어머니 아버지에게서 숨쉬는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시골의 장터 오늘은 일요일 해뜨기 한참도 전 대야를 이고 향하는
할머니의 꿈 우리 건강한 꿈 빌고 또 비는 할머니의 꿈
할머니의 꿈 우리 건강하도록 빌고 또 비는 할머니의 꿈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 모두의 할머니 이야기라기 보다는 어쩌면 점점 잊혀져가는 세대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앨범:동요선물 2집
곡명:산할아버지
밴드:산울림(동영상은 김창완밴드)

산 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나비같이 훨훨 날아서
살금살금 다가가서 구름모자 벗겨오지

이놈하고 물벼락 내리시네 천둥처럼 고함을 치시네
너무 놀라 뒤로 자빠졌네 하하하하 웃으시네

웃음소리에 고개들어보니 구름모자 어디로 갔나요
바람결에 날려갔나요 뒷춤에 감추셨나요

산 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나비같이 훨훨 날아서
살금살금 다가가서 공연히 혼줄만 났네

- 산울림 팬이라 그냥 집어 넣었습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fd테란
11/08/03 16:30
수정 아이콘
중딩때부터 강산에 노래를 즐겨 부르던 친구녀석이 있었는데 그 중에 18번 곡이 할아버지와 수박이였네요.
근데 목소리가 레알 양동근이라서 참 노래가 오묘합니다. 이런곡이였네요.
이번에 나가수 보면서 더 확실히 느꼈지만 강산에씨와 윤도현씨 보이스컬러가 참 잘 맞는거 같아요.

잘 듣고 갑니다.
모글리
11/08/03 16:43
수정 아이콘
이적의 지구위에서 에도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네요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 나오면 그냥 짠.. 한거 같아요
슬러거
11/08/03 17:15
수정 아이콘
친구의 컬러링으로 알게된 브로콜리너마저
참 좋은 밴드죠.

유자차는 꽤 유명한 곡이지만 할머니 이 곡도 참 아련한 느낌을 가져다준다는 -
관심좀
11/08/03 17:17
수정 아이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없네요. 찾았는데. 정말 좋아하는 곡이에요.
11/08/03 17:28
수정 아이콘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춰요 이잇힝~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0835 [일반] "강풀" 그가 돌아옵니다. [58] workbee7224 11/08/04 7224 0
30833 [일반] 사람됨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어야만 할까요? [53] 세인트4321 11/08/04 4321 0
30831 [일반] 디아블로3 베타 [28] lionheart5899 11/08/04 5899 0
30830 [일반] [야구]롯데4위등극 [73] 레몬커피6507 11/08/03 6507 0
30829 [일반] 기업가 안철수에 대한 론 [221] 절름발이이리8555 11/08/03 8555 0
30828 [일반] 일본이 유사시 독도에 자위대를 파견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응징해야합니다 [49] 뜨거운눈물6558 11/08/03 6558 0
30827 [일반] 2009년 함경남도의 모습 [19] 쌈장녀7932 11/08/03 7932 0
30825 [일반] 누가 내 wow 계정을 정액끊어서 하고 있는가?? [43] 오크히어로7408 11/08/03 7408 0
30822 [일반]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는 알바들중 하나 [19] 바람모리5959 11/08/03 5959 0
30821 [일반] 티켓몬스터가 리빙소셜에 매각되었습니다. [31] wannabein6116 11/08/03 6116 0
30820 [일반] k' 님의 레벨을 원상 복구 시킵니다. [62] OrBef9612 11/08/03 9612 7
30819 [일반] 키워드로 고른 노래 -할아버지,할머니- [6] 마실3646 11/08/03 3646 0
30818 [일반] 갑갑한 날씨입니다. 찰지게 음악이나 한곡 듣고 가세용. 뿅! [12] hm51173404729 11/08/03 4729 0
30814 [일반] 팬택과 KT 테크, SK 텔레시스에서는 자사 스마트폰을 사서 쓰지 말라는 소리인가요.. [44] 시경6456 11/08/03 6456 1
30813 [일반] [연애학개론] 남자들과 여자들의 속마음 [48] youngwon10077 11/08/03 10077 1
30812 [일반] 지극히 넥센팬으로써 본 그간의 트레이드. [31] 부평의K5066 11/08/03 5066 0
30811 [일반] [야구] 눈물이 폭포수처럼 흐릅니다. [16] 철민28호5257 11/08/03 5257 0
30810 [일반] [SLAM PGR] 제2차 농구모임 및 차후모임 안내입니다. [9] RENTON4203 11/08/03 4203 0
30809 [일반] 지금의 야구판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 [121] OpenProcessToken7046 11/08/03 7046 1
30808 [일반] 눈앞으로 다가온 디아블로3가 현금경매시스템을 도입한다네요. [82] 부끄러운줄알아야지5139 11/08/03 5139 0
30807 [일반]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한국 증시 [14] 낭천5087 11/08/03 5087 0
30806 [일반] 우리 미국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31] 백운7536 11/08/03 7536 0
30805 [일반] 남다르리라 생각되는 14년동안의 연애실패담. [34] 凡人6281 11/08/03 628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