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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06 12:28:40
Name Tabloid
Subject [일반] [황당] S&P가 미 재무부 채권 신용 등급을 AA+로 한등급 낮췄습니다.
미국 동부 현지 시각 8시 20분 경, 즉 전세계 금융 시장이 마감한 이후에 이런 깜짝 등급 조정을 발표했는데요.
(관련기사: http://www.ft.com/intl/cms/s/0/06999f9a-bf84-11e0-90d5-00144feabdc0.html )
(한글판 관련기사: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110806093207307&p=yonhap&t__nil_economy=uptxt&nil_id=1 )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올 것이 왔다 이제 달러의 시대는 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상징적인 의미에 초점을 두고 이 현상을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번 등급 하락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 투자자가 아닙니다. 주식 매매를 해본 적도 없고, 금융 용어는 아직도 많이 헷갈립니다. 다만 현재 공부하고 있는 전공이 경제학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관련 이론들을 많이 알아보고 있는데요. 이제 덧붙이는 제 견해는 투자자나 금융산업 종사자의 관점과는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경제학이라는게 실제 돌아가는 금융시장을 모두 파악하는 것과는 의미가 좀 달라서, 제 견해를 투자에 도입하시면 엄청나게 위험하다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일단 글 제목에 말머리에 '황당'이라는 단어를 붙여놨는데요. 솔직히 예상을 못했습니다(늘 그렇듯이.. ㅠㅠ). 무디스가 이미 등급 하락은 없다고 선언한 이후에 S&P가 미치지 않고서야 등급 하락을 하겠냐는 믿음이 있었는데, 정말로 저질러버렸네요. 아침에 뉴스보고 벙쪘습니다 -_-;

일단 장기적인 미국 경제나 달러 기축 통화에 대한 얘기는 차치하고 나서도, 사실 이번 등급 하락에 대해서는 전 아직도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이 존재합니다. 첫번째 문제점은 S&P의 미 재무부 채권 심사 당시 참고했던 미 의회 예산 심의국의 예산 자료 중 필수 지출 항목과 얼마 전 타결된 채무 상한 계정을 계산할 때 약 2조 달러 가량의 계산이 누락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재무부만의 주장이 아니라 S&P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 등급을 낮춰버렸다는 사실은 스스로의 신용 평가에 대한 신뢰도를 낮춘 행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번 2007년발 서브 프라임 버블 사태에서도 신용 등급 회사들이 각종 모기지 기반의 각종 파생상품에 대해서 말도 안되는 고등급을 평가한 것이 버블을 키우고 위험을 증대시켰다는 비판론에서 아직까지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인데, 계산 오류가 명백하게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등급 하락을 발표한 것은 자신들의 신용 평가에 엄정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색내기에 불과해 보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S&P가 미국 채무 상한 및 재정적자 감소폭에 대해서 상당히 자의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맞추지 않았다는 근거로 이번 등급 하락이 발생했다는 점인데, 이 역시 많은 경제학자들이 의문 부호를 찍고 있습니다(특히 민주당 성향의 경제학자들). 대표적으로 폴 크루그만의 경우 긴급 칼럼-_-을 통해 대체 S&P에 어떤 권한이 있어서 미국 경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재정적자 폭이 4조달러라는 계산을 시장에서 받아들여야 하냐는 불만섞인 주장을 했습니다. 현재 채무 상한 인상 협상 내용이 향후 십년간 2.4조 달러의 적자 감소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데, S&P에서는 이 적자 감소 폭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모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폴 크루그먼의 논지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디폴트 위험 자체가 일단 향후 2년간은 해소된 이상, 이번 신용 등급 조정이 정말로 신뢰성이 있는 근거에 기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폴 크루그만의 칼럼: http://krugman.blogs.nytim​es.com/2011/08/05/sp-and-t​he-usa/?smid=tw-NytimesKru​gman&seid=auto )

이래저래 다음 주 월요일 금융 시장은 대파란을 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주말동안 이 충격이 어느 정도 가라앉긴 하겠지만, 어제 전세계 금융 시장 대폭락을 겪은 뒤 다시 한번 파장을 일으키는 이번 발표로 앞으로 단기적인 경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두고봐야할 것 같습니다. 여튼 시장에 뛰어드신 투자자 여러분들은 마음 단단히 드시고 다음 주 월요일을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p.s: 앞으로 금융시장 및 세계경제에 대해서 기회가 된다면 경제학적 관점에서 아는대로 한번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정말 학문적인 입장이니 투자하시는 데에는 아무 도움이 안될 것입니다 -_-;;;;;


p.s 2: 무디스에 다니는 제 지인은 'S&P 미친거 아냐!'라는 한마디를 했습니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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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11/08/06 12:54
수정 아이콘
어쨌든 4조라고 말을 뱉었는데.. 그에 못미치는 결과가 나왔으니..
말을 바꿀까 or 질러버릴까 중에.. 질러버리는 결과를 선택했군요. 예상 밖이네요.

유럽이 불만이 많았죠. 유럽국가들은 신용등급이 훅훅 떨어지는데 미국한테만 관대한거 아니냐.
우리도 유럽의 이익을 대변하는 신평사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거 아니냐.
이번 일로 S&P는 원칙을 지키고 공정한 신평사의 이미지를 얻게 되겠군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욕을 퍼부어 주고 싶네요. -_-;;
올빼미
11/08/06 13:06
수정 아이콘
회사의 사활을 걸고 미국을 자신의 심사대에 올릴건가요. . 대단하네요.
마바라
11/08/06 13:08
수정 아이콘
트리플 A :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더블 A : 미국, 중국, 일본, 벨기에,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싱글 A : 한국..

미국채권수요가.. 다른 트리플A국가로 넘어갈까요?
크게 기스가 났지만 그래도 기축통화인데.. 궁금하네요.

아니면 절대화폐인 금?
11/08/06 13:14
수정 아이콘
달러표시 자산에 투자하고 싶네요.. 젠장 -_-
랩 어카운트 하기에는 돈이 너무 없어서.. ;;
마바라
11/08/06 13:15
수정 아이콘
ECB가 이탈리아 국채도 매입하겠다고 하고.. 6.4%까지 올라가던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6.0%로 떨어진거 같은데..
이건 뭐 얘기거리도 안되게 묻히겠군요.

월요일 장 열리는게 무섭네요.
뜨거운눈물
11/08/06 13:16
수정 아이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악재이긴 하나

시장에 주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S&P가 하향할수있다고 언론플레이를 했기때문에

이미 시장에는 어느정도 선반영이 됬기 때문이죠

지금 글로벌경제의 가장 크게 주목할점은 유럽입니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 러시아를 잘봐야할듯 싶습니다

저번주 주식빠지는게 장난아니더군요
Since1999
11/08/06 13:18
수정 아이콘
잘은 모르지만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자산이 미 재무부 채권 아닙니까??
11/08/06 13:3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이런 충격이 나오면 저로서는 웃픈게,

1. 앞으로 교수자리 찾기 어렵겠구나 ㅠㅠ
2. 논문소재 생겼다! +_+

어디서 웃고 울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파일롯토
11/08/06 14:31
수정 아이콘
4조는 벙찐거같은데요... 조만간 결과나오겠죠
일단 한국은 블랙먼데이고 미국은 의외로 버틸거같음요
11/08/06 16:27
수정 아이콘
황당은 아닌게 사실 일부 전문가들은 S&P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CNBC에서도 계속 보도해왔고, 그로스도 S&P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1주전부터 언론에서 말해왔었습니다. 그 전에 하락신호를 적극적으로 보낸 이유도 있지만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많이 하락한 상황에서 신용등급 하락소식이 들려왔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하락의 신호탄이 될 것인지 아니면 '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격언처럼 이제는 사야할 때인지.

개인적으로는 신용등급 강등소식은 오히려 반등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만약에 우리나라 시장을 빠져나간 외국인들이 이 소식을 미리 알고 나갔다면(?) 생각하면 기분은 나쁘네요.
11/08/06 17:33
수정 아이콘
IB쪽분들만아니 그들의반응은
GS MS JPM 모두 큭 [m]
마바라
11/08/06 19:29
수정 아이콘
신용등급이 떨어졌으니.. 달러가치도 떨어지고 국채가격도 떨어질테고..
지금 미국국채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들은.. 특히 중국.. 아오 빡쳐 상태일텐데..
이 상태에서 QE3로 달러를 더 찍어내서 달러가치를 더 떨어뜨린다?

Q자만 꺼내도.. 가지고 있는 미국국채를 다 내다 팔텐데..
그럼 국채가격은 더 떨어지고 금리는 더 올라서.. 전 세계는 헬게이트 오픈..
당분간 QE3는 못한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가뜩이나 재정긴축해야 하는데 신용등급 떨어져서 이자부담이 더 크게 늘어버린
오바마 정부가 경기부양할 여력도 없고..

그냥.. 경제가 스스로 알아서 살아나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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