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현재 LP판을 돌리며 이 글을 적습니다. 퀸의 Jazz음반이 현재 돌아가고 있군요.

참고로 저는 나이어린 87년생이며, 과거의 우월함을 제멋대로 표현하기 위해 현대 문명의 일시적 오류와 비유하며 새로운 세대를 비판할 의도와는 거리가 멉니다. 다만 저는 4년전 철없는 마음에 디제잉 용도로 레코드판을 트는 기기 (vinyl player)를 구입했고, 현재 모은 판의 숫자는 50개정도 됩니다.

제가 하고자하는 말은 이렇습니다. LP판은 되돌아와야 합니다.

감상적인 이유는 일단 배제하고 일단 과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cd와 mp3는 디지털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우리에게 음악을 전달합니다. 디지털. 0과 1의 차이로 인해 표현되는 계산된 움직임. 우리 귀가 일반적으로 듣는 소리는 음파가 원형 회전을 반복함으로서 들어옵니다. 하지만 디지털로 들어오는 소리는 아주 세밀한 계단이 마치 원형을 이루어내는 착각을 우리 귀에게 줍니다. 물론 그 착각은 일반적인 청자에게 하여금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주지만, 장기간 들을 경우 귀에게 어느정도 피로함을 줍니다.

제가 실제로 판으로 된 음악을 5시간동안 들어봤습니다. 제가 itunes를 틀어놓고 그랬다간 제 귀가 피곤해서 그렇게 못했을 겁니다.

아, itunes...이것또한 어느정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새는 너무 음악을 틀기가 쉬워졌습니다. 판으로 음악을 틀려면 그 판에 대한 physical 관리를 해줘야 했고 전축의 바늘 관리 또한 해줘야 100%의 음질이 보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마우스 클릭 하나로 곡이 바뀌고 눈깜짝할 사이에 자신이 가진 음악의 모든것이 파악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하나의 곡을 만드는데 있어서 들어간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결과물을 마치 다 이해할수 있을까요? 아니, 그런 세밀한것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손 쳐도, 과연 우리가 참을성있게 하나의 '곡'을 들어줄 수 있나요? 저 자신만이라 해도 mp3로 음악을 들을때에는 intro가 길면 바로 스킵해버리고, outro가 길면 가차없이 다음 곡으로 넘겨버립니다.

물론 요새의 기기들이 음악을 전파하는데 큰 공헌한다는데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홀로 지하철을 타면서 음악을 듣는다거나, 인터넷으로 통해 먼곳에 있는 사람들과 음악을 공유하는데 있어서는 디지털 수단만큼 훌륭한 것은 없죠.

하지만 제가 바라는 디지털로 음악을 틀지 않아도 되는 곳에 더욱 판을 더 많이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분위기 있는 술집이라던지, 조용한 커피숍이라던지... 우리는 어느 한 사람(그들을 디제이라고 불렀었나요?)이 판을 바꾸고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도록 해주던 시절이 있었던걸로 압니다. 아무렇게나 playlist를 지정해놓고 음악은 단지 '배경음악이다'라는 생각이 나지 않도록. 저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컴퓨터를 틀어놓고 음악을 튼다면, 그 순간 음악은 하나의 부가적인 것이 되는거죠. 그러나 판을 튼다면 그 판에서 나오는 음악이 '주'가 되는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이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홍대앞에 간혹보니 판을 틀어주는 술집들이 있더군요. 그런 곳이 신기한게 아니고 앞으로 더욱 당연시되었으면하는 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