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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04 23:10:32
Name LowTemplar
Subject [일반] [K리그] 전북의 우승을 축하하며, 2008년 최강희 감독의 글을 다시 읽어 봅니다.
2008년 9월 8일 새벽 전북현대모터스 공홈에 긴 글이 올라옵니다.


..

과거의 전북현대는 울산현대에게 선수나 수급해주는 위성구단 아니냐는 취급까지 받는 구단이었습니다.
최감독이 2005년에 부임하자 구단은 엉망이었고 선수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져서, 어떻게든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만 팽배했다고 하죠.
선수들이 밤에 야식시켜 먹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그런 외인구단같았던 선수단을 추슬러 2006년 기적적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만들어내고 구단의 분위기와 대접이 바뀌었습니다.
2008년에는 조재진, 강민수, 최태욱, 이요한, 정경호 등을 영입하여 야심찬 출발을 하였죠. 하지만 개막전 4연패 등이 이어지고
9월까지 리그 11위를 마크하자 팬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습니다.

이 날 최강희 감독은 아마 약주 몇 잔을 하고 새벽에 공홈에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거짓말같이 그 이후로 연승하는 대반전을 보여주며 팀을 6강에 올리고, 준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합니다.

성적도 성적이었지만, 이 때 읽은 최감독의 이 글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습니다.
이 감독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전북이란 팀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궁금했고,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되엇습니다.



그리고 2009년, 2011년, 전북은 K리그를 두 번 제패하는 최강팀이 되었습니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


http://www.hyundai-motorsfc.com/fanzone/maniaTalk_view.asp?seq=16658&page=1

전북 과거? 현재? 미래?
최강희 2008-09-08

전북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께 여러시즌 스트레스 잔뜩 드리고있는 최감독입니다
오늘 오랬만에 홈피 들어와봤네요
참으로 어지럽네요
오늘 단장,국장님과 저녁식사후 봉동에 들어와 글쓰고 있습니다
성적에 대한 모든책임과 원인은 저입니다
제가 나서면 어떤 얘기도 변명이니까 그동안 제가 나서질 못했습니다
이부분은 제가 머리숙여 사죄를 드립니다
저 감독으로 많이 부족한 놈입니다
어떨결에 2006 아챔우승해서 여기까지 왔네요
이젠 저도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바로 여러분들 덕분이지요
우린 성질이 급해서 기달겨주지 못하는거 잘 알고있지요
이젠 기달겨 달라구도 못하고 제가 책임을 질께요^^;;
언제?
올시즌 끝나고?
여러분들께서 알아서 해결해 주세요
모든걸 받아들일께요


올시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이젠 F.A CUP 우승은 싫으신건가요?
내년 아챔도전은 싫으신건가요?
아님 울 전북은 CUP대회 같은건 우수운건가요?
리그는 끝난건가요?
이젠 기대치가 높아졌으니 하나만 해서도 안되겠지요?
그럼 감독을 바꿔야지요
LG야구가 현재 꼴지인데 리그36게임 남은거 다 이기면 플레이오프갈수 있다는 팬들이 있는데 내가 이런걸바란다면 나의 사치겠죠?
그동안 전북이 리그에서 우승이 있었나요?
올스쿼드가지고 이렇게뿐이 못하냐고 하신다면 할말이 없지만
이 멤버는 누가 만들었나요?
구단?
최감독?
그건 여러분들이 잘아실테고요
아직 울 멤버가지고 시즌 끝난거 아닌데요?
제가 책임질께요
제발좀 기달겨 주세요


저두 옷벋으면 한 인간 입니다
여러분들과 똑같은 한 인간 입니다
욕 먹는거 당연합니다
제 직업은 욕먹는 직업이니까요
글구
저는 아직까지는 전북의 감독이니까요
제가 마술은 못합니다
감독은 마술을 하는사람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전북에와서 제가 하루라도 최선을 다 안했다면 저 욕먹어 마땅합니다
코치들과 좋은선수 영입하면 봉동 숙소앞 호프집에서 행복해 했습니다
그 코치들도 기대를하며 정말 좋아했습니다
전번에 광주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났을때
젤 슬픈기억이 너희들은 어차피 떠날 인간들이고 우린 남아서 전북을 지켜야 하니까.........
이건 묑미!
저는 전북을 지키면 안되는겁니까?
저는 영원히 전북감독을 하면 안되는거지요?
팀은 안으로 정말 좋아졌어요
젊어지고 가능성이 있는팀
지금의 성적은 아니지만......


제가 2005년 부임하고 울 팀 느낀거......
답이없다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다였죠
왜냐?
그땐 최모선수가 울 팀의 유일한 유망주였으니까요
망망대해에 저 혼자 뗏목타고 서있는 심정 여러분들은 알았었나요?
아무도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3연패하니까 감독 경험이 없으니 저모양이지
능력도 없는놈이 전북감독으로 오다니 쳇!!
여기서 "수근" 저기서"수근"
오기도 생기고 후회도 했지만
전북을 택한건 나니까 극복해야할 숙제였지만 저도 인간인지라
참으로 그때 기억으론 참담 했지만 지금은 그래도 이렇게 둘러보면
난 행복한 놈이라고 생각해요
왜?
5개월만에 우승도 하고나니
아~ 전북은 정말 팀을 사랑하는 팬들이 많구나
가끔은 지나치기도 하지만 그게 팀을 진정으로 사랑하는걸 알았으니까요 흐흐흐 (초성체 수정)
울 팬들은 정말로 팀을 아끼고 행복해 하는구나
글구 욕은 정말 잘하는구나 크크 (초성체 수정)
저 그걸 알고부터 정말 팀에 애정이 무지 마니 생겼습니다^^
팬들의 힘은 감독에게 무한한 힘을 주니까요
이젠 봉동 표지판만 봐도 행복해하는 그런 전북 인간이 되었지요


제발 코치들은 욕하지마세요
그 사람들 제 얼굴만 보구 전북으로 무작정 따라온 사람들이거든요
모두 능력이있는 사람들인데 감독을 잘못만나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사람들 욕하면 정말 저 미칠거 같아요
저한테 다 하세요 ㅜㅜㅜ
처음 감독 부임하고
저 너무나도 놀랬습니다
전북이 프로팀이 맞긴 맞는건가?
있는선수들은 다른팀 보내달라고 조르고(박부러더즈+모모선수)
여러분들도 잘 알텐데요?
날리도 아니었어요
그것만인가요?
선수들은 SK파,어디파 비주류,주류등 갈라져 있었고
불평 불만에 여러가지 산적해있는 내부적인문제들.........
그러니까 감독을 바꿨다고 생각은 했지만 곪아있는 팀을보고 정말 혼자 고민 많이 했습니다
지금의 팀은 그런건 없다고 자신합니다
아직까지 부족하지만 가족같은 끈끈한 정으로 뭉치려구 노력하구 있지요
다행이 구단에서 저를 어여삐 봐주사 다는 아니지만 많은걸 노력해서 해결해 주셨네요
저는 자신합니다
제 후임감독은 저 처럼 참담함은 없을겁니다
이제는 그래두 희망이 있는 팀으로 변했으니까요
저두 여러분의 박수를 받으며 아름다운 퇴장을하고 싶은 한 인간입니다
세상일이 뜻대로는 안된다지만 정말 그러구 싶어요
우리가 다시 만나면 박수 쳐줄수있는 아름다운 퇴장이요
어떻게 떠나든 전북은 영원히 제 가슴속에 남아있을겁니다
분명 좋은 추억으로
왜냐구요?
제가 감독으로 처음 일한곳이구요
한때는 팬들의 과분한 사랑을 마음껏 받아본 팀이었으니까요
그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제 모든거 해결하고 클럽하우스 하나 남았네요
내 임기동안 도전 할수 있는 유일한 숙제 "클럽하우스"
저도 가끔 꿈을 꿉니다
가슴에 별을 달고 축구판을 호령하는 모습
우리팬들의 영원한 숙제 리그우승도 꿈꾸고
다시한번 아챔 도전을해서 역사를 다시한번 써보자
2006년을 재현해보자
그런꿈을 꿉니다
허세는 아니고 우리만의 노하우가 있으니까.......ㅜㅜ ㅜ


이제 끝을 맺을 시간이 되었네요
여러분들의 어떠한 질타도 받아들일께요
우리 전북은 지금은 참담할수 있지만 무한한 잠재력은 있는 팀으로 바뀌어 가고있으니까요
여러분!
두서없는 스트레스감독의 글 읽으시느라 수고 하셨어요
또 스트레스 넘 드려 죄송해요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주세요
아직 시즌이 끝난건 아니구요 저 아직 죽지않았어요
이대로 쓰러진면 끈질기고 질긴 제가 아니겠지요
환경에의해 많이 약해지고 소심해 졌지만 이기고자하는 근성은 아직도 남부럽지 않거든요
어려울수록 더 질겨지는 놈입니다
저 젊었을때 형편없는 놈이었는데 우찌우찌 하다보니 이자리까지 왔네요
항상 이자리가 나에겐 과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모자라다고 생각해서 한때 열씨미 유럽과 브라질을 돌아다니며 무식하게 축구공부,인생공부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축구는 끝까지 정말 어려운거 같아요
전북팀은 더 더욱 그런거 같아요
숙제를 하면 할수록 계속 생긴다는.........


숙소에서 저 혼자 쓰고 넋두리 한겁니다
제 마음 편하자는건 아니고 변명은 더더욱 아닙니다
하지만 진정한 전북의팬이라면 긴 호흡으로 팀의 미래를 기다려줄줄 아는것도 큰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각자의 의견 모두다 소중하고 다르고 같을순 없겠지요
제가 있는동안 모든분들의 의견 소중하게 간직하고 팀사랑으로 알겠습니다
구단의 마인드도 마니 바뀌고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시는데 결국 능력없는 이 놈놈놈 참으로 문제네요
능력은 없지만 안좋은 머리로 오늘도 많은 생각으로 복잡해봤습니다
가끔 제 클럽의 글을 보구 감독이 쓰는게 맞냐는 분들이 계신데 저 혼자 나름 열씨미 쓴 글 맞습니다 맞고요?
감사합니다


최 강 희 정신 차리자!
죤북 헌다이 파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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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프의대모험
11/12/04 23:19
수정 아이콘
이장님 화이팅!
11/12/04 23:33
수정 아이콘
팀을 정말 사랑하는 감독이군요.....

... 아아아아 엘지
11/12/04 23:36
수정 아이콘
강희대제님은 참 팀을 떠나 멋지고 존경스러운 분입니다.
올 시즌 전북은 우승할만한 자격이 충분한 팀이었어요.
전북 팬분들께 축하를 보냅니다.
곧내려갈게요
11/12/04 23:36
수정 아이콘
멋진 분이시네요.
팬분들은 정말 믿음이 가시겠습니다.
LowTemplar
11/12/04 23:42
수정 아이콘
...두번째 문단의 LG는 .. 아아..
그래도 'LG야구가 현재 꼴지인데 리그36게임 남은거 다 이기면 플레이오프갈수 있다는 팬들'이 있다는 점은 여전히 LG의 자랑 아닐까요.
해달사랑
11/12/04 23:58
수정 아이콘
명장 최강희. 전북 현대 우승 축하합니다. [m]
내가 니남자친구다
11/12/05 00:14
수정 아이콘
2년만에 리그 V2, 챔스도 2번째 결승진출, 우승만 했다면 더블이었는데..
아키아빠윌셔
11/12/05 00:15
수정 아이콘
요번 기사에선 조광래 감독을 돌려서 디스하시더니 크크크

개인적으로 서포터들 덕분에 전북을 무지 싫어했었는데 최강희 감독은 좋아하게 만드네요.
오래오래 해먹으시길(?)
불쌍한오빠
11/12/05 00:16
수정 아이콘
예전 아챔우승 당시의 전북숙소가 생각나네요
과장없이 2004년 한빛소프트수준의 숙소였었죠
여기까지 만들어오셨다는게 정말 대단한것 같네요
생선가게 고양이
11/12/05 01:11
수정 아이콘
정말 강희대제 최고네요.
이런 글 있는지 잘 몰랐는데 글 올려주신 LowTemplar님께도 감사합니다.
정말 k리그의 최장수 감독 , k리그의 퍼거슨이 되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봉동 이장님 그리고 우리 전북 k리그에서 오래오래 해먹어요
라울리스타
11/12/05 02:16
수정 아이콘
정말 인간 최강희의 열정이 느껴지네요.

전북에서 오래오래 감독 하시고, 명문팀으로 만들어 주셔서 K리그의 진정한 레전드로 남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퍼거슨 감독처럼 엉망인 팀을 이끌고, 25년 동안 37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려 맨유를 세계 최정상의 팀으로 이끈 감독이 있다는 점이 EPL을 특별하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홈경기 연속 승리로 인해 관중들도 계속 늘고 있는 것 같네요. 아마 나중엔 항상 만원관중이라 시즌권 예약없이는 가기도 힘든 전주성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로 인하여 다른 구단들에도 자극제가되었으면 좋겟구요.

다시한번 전북의 우승 축하하구요. 최강희 감독 화이팅입니다!!!
장성백
11/12/05 10:45
수정 아이콘
우승 후 이장님 인터뷰도 봤는데 참 멋지시더라구요.

전북 팬분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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