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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23 05:13:22
Name Earth-200
Subject [일반] 소설 좋아하시나요?

안녕하세요.
다들 주무시고 계실텐데 늦은 밤에 책 생각이나 글쓰기 버튼을 누르네요.
이제 저는 스물넷이 되어 중고생 때보다는 독서량이 줄어 아주 가끔 책을 읽고 있는데요.
그나마도 최근에는 어학연수니 여행이니, 계획하고 있는 쪽으로 위주로 읽게 되네요.

지금도 저는 다독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초6 때 친구집에서 읽은 퇴마록으로 처음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
지금도 책장에서 꺼내 가끔 하루 날 잡고 정주행하는게 제 소소한 즐거움인데
그때 처음 독서에 재미를 붙여서 이것저것 안가리고 많이 읽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제법 두꺼운 람세스도 지금 생각해보면 영웅담 이야기에 재밌게 봤었네요.

이후에는 남들 흔히 보는 고전, 영미, 일본 문학들을 즐겨보았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부활, 상실의 시대, 인간실격, 카프카의 변신, 밀란 쿤데라의 소설들, 미스론리하트..
그리고 언제부턴가 폴 오스터에 빠져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는,
꾸준히 나오는 그의 신간을 받아보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네요.

또 인상 깊게 생각나는 책이 훈련소에서 한 달 훈련받고 후반기 가자마자 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인데요.
책이라는걸 한 달 만에 다시 손에 드니 초등학생때 억지로 보았던 책이 그렇게 재밌었는지 몰랐습니다.
세계대전 때 독일 병사들이 이런 심정으로 데미안을 읽었을까요^^;

책은 읽으면서 무언가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하는 것을
남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게 참 좋은거 같아요.
재밌는 소설들 있으시면 추천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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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2/01/23 05:29
수정 아이콘
마침 지난 주에 데미안 읽었는데 괜히 반갑군요. 데미안의 경우는 사실 청소년 권장도서였는데 어렸을 땐 별로였고 나이들어서 다시 보니 아 정말 어렸을 땐 저런 생각을 했구나 하는 공감이 가서 재미있게 금방 읽었네요.
밝은눈
12/01/23 05:38
수정 아이콘
주로 외국소설들을 언급하셨기에, 저는 한국소설을 권해드릴께요.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입니다.

장르는... 뭐라고 해야 할까요. 미스터리도 아니고. 스릴러라기에도 이상하고.
내용은... '운명이 난데없이 변화구를 던진 밤, 당신이라면 저주받은 생을 어떤 타구로 받아칠 것인가' 라는 서평(?) 멘트가 가장 잘 나타내주고 있어요. 이 이상 말씀드리면 독서에 방해가 될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
몰아치는 전개를 이어나가면서도 빽빽하게 내용을 채워서, 뭐랄까.. 쉴틈없이 독자를 밀어붙이는 스타일라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지친다기보다는 오히려 빠져들게 됩니다. 몰입도가 굉장해요.
영화화가 진행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흐름이 빠르고 박진감있게 진행되고 특정 이미지들(호수, 우물)이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기에 시각적인 이미지로 만들어내기에도 좋을 것 같아 영화로 만들기에 괜찮을것 같습니다. 꽤 두꺼운 책인데 어떻게 내용을 압축하느냐가 문제지만요.

작가의 초기작들(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 내 심장을 쏴라) 도 꽤 잘 썼고 재밌습니다. 다만 이들은 문체가 좀 덜 다듬어진 느낌이라면 '7년의 밤'에서는 스타일이 자리를 잡았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에겐 최근들어 가장 재밌게 읽었던 소설이었기에 추천합니다. 다른분들껜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효주찡
12/01/23 06:01
수정 아이콘
저는 이번에 영화개봉된 밀레니엄시리즈요.
사실 제목에 혹해서 샀는데(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꽤 흥미로웠어요. 스케일도 괜찮았던거같고..^^
吉高由里子
12/01/23 10:40
수정 아이콘
저도 소설의 시작이 퇴마록이었던 것 같은데 이 글을 보니 무지 반갑네요. 그리고 저도 뉴욕3부작을 시작으로 폴오스터에 빠졌던 적이 있었지요. 영미소설을 문체도 딱딱하고 읽기 힘들어서 잘 읽지 않는 편인데 몇 주만에 그의 소설 여러개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전 최근에는 소설을 거의 읽지는 않지만 전에 주로 우리나라와 일본, 프랑스의 소설들을 많이 봤네요.

우리 소설은 너무나도 재밌는 것이 많지만 몇 개 추려서 추천하자면 김영하님의 '검은 꽃', 신경숙님의 '외딴방' 그리고 성석제님의 모든 단편들을 추천하고 싶네요. 특히 성석제님 단편 중에 '조동관약전' 이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가 참 좋았습니다. 가끔 다시 읽어도 정말 좋아요.
일본 소설은 정말 왜 이렇게 많이 읽었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읽은 것 같은데, 그때그때 읽을 땐 참 감성도 많이 자극하고 재밌던 소설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기억에 남는 소설은 많지가 않네요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은 하루키의 '국경의남쪽 태양의서쪽'과 히라노게이치로의 '장송' 정도네요. 특히 '장송'은 거의 두달에 걸쳐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이 재미없어서라기보단 당시에 시간도 없고 또 아껴읽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외에 하루키의 모든 단편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 중 으뜸은 '치즈케잌모양을 한 나의 가난' 이 아닐까 싶습니다.
프랑스 소설도 참 많이 봤는데, 보통 소설보단 작가로 많이 기억이 납니다. 가장 빠져들었던 작가는 페트릭 모디아노와 아멜리 노통입니다. 아멜리 노통은 굉장히 다작을 하는 작가인데, 굉장히 소설이 빨리 읽히는 기분이 듭니다. 추천할만한 대표작은 '적의 화장법'과 '시간의 옷'정도 입니다. 페트릭 모디아노의 소설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가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몇 번이나 다시 읽고 또 읽었던 생각이 납니다. 또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모티브로 해서 신경숙님이 쓰신 '기차는 7시에 떠나네'라는 소설이 있는데 곁들여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제가 읽었던 소설 중에 최고는 에밀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이란 소설입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란 생각도 참 많이 들었고 그의 드라마틱한 삶과 어우러져서 정말 좋았습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많이들 보셨겠지만 안보셨다면 꼭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한화거너스
12/01/23 10:44
수정 아이콘
저는 셜록홈즈 시리즈와 삼국지로 독서를 시작해서 그런가, 추리소설과 역사(팩션!?)소설류를 가장 즐겨 읽고 있습니다.

군대 전역하고 나서부터는 일본 추리작가들에게 푹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유명 작가인 게이고, 미유키여사님 꺼는 다 읽어 봤고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계속해서 읽고 있습니다. 아 최근에는 '마구'를 사서 한 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스타바보
12/01/23 11:14
수정 아이콘
데미안은 두 번 읽었는데
아직도 무슨 소리하는 책인지 잘 모르겠어요...
독서 능력이 딸린 건가??
아키아빠윌셔
12/01/23 11:49
수정 아이콘
책을 미친듯이 읽었던 중학생 때 고전 같은것도 그냥 냅다 읽긴 읽었는데, 그땐 내용을 이해 못했고 지금도 못합니다-_-;; 유리알 유희 같은건 제목말고는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아요. 두번씩이나 읽었는데ㅜㅜㅜ

개인적으로 카프카의 변신은 처음 읽었을때나 지금이나 가장 무서운 책입니다. 왜인지는 몰라도. 그냥 읽으면서 뭔가 공포를 느끼게 되더군요;; 러브크래프트나 호러(는 거의 손도 안대지만...), 추리류보다도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책장에서 잘 꺼내지 않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읽으려는 장르는 SF나 판타지 쪽입니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신들의 사회, 하이어드, 미사고의 숲 등등은 읽고 또 읽고 해도 재밌습니다. 다아시 경 시리즈도 흥미롭죠. 셜록 홈즈의 대체역사 판타지판이랄까. 미하일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도 좋고. 근데 이건 어머니가 잠깐 보시겠다며 들고 가신 뒤론 실종되었습니다ㅜ 얼음과 불의 노래도 모으려고 했는데 번역이 좀 개선되면 모을겁니다. 근데 개선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움베르토 에코의 책들도 참 좋아했는데 장미의 이름 같은건 재밌게 읽었지만 전날의 섬은 도저히 소화가 안되요. 그냥 이해를 못하는건지 공감을 못하겠는건지;;

국내소설에서 기억나는건 칼의 노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벽오금학도, 사람의 아들 정도네요. 태백산맥, 아리랑 같은 대하소설도 있긴 하네요; 위에 적은 하이어드도 국내소설이고 듀나의 태평양 횡단 특급 같은 것도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소설은 쥐스킨트의 향수 입니다. 어떤 부분이 최고라고 분석해서 말하긴 어렵지만 그냥 훅훅 빠져들게 만들어주죠. 이것도 책장에 분명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서ㅜ
감성소년
12/01/23 12:08
수정 아이콘
카프카의 소송,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등을 읽고나면 내가 소설을 정말 좋아하는건지 한번쯤 의심이 들 겁니다...
찰진심장
12/01/23 12:10
수정 아이콘
네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
그림책만 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소설책을 읽었고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였네요.
소설을 좋아해서 평소 읽는 책의 8할 정도는 소설인것 같네요.

초딩시절 : 제 인생에서 가장 다독을 했던 시기였네요. 집에 컴퓨터도 없었고 지금처럼 다양한 케이블 채널도 없었기에 친구들과 놀 때를 제외하고 집에 있을땐 거의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모험소설을 참 좋아했습니다. 허클베리핀과 톰소여를 정말 좋아했네요. 아직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는 소설은 15소년 표류기(쥘베른), 푸른 돌고래 섬(스콧오델), 수레바퀴 아래서(헤르만헤세)입니다. 요게 초딩시절 best입니다. 푸른 돌고래섬은 나중에 제 아이에게도 읽히고 싶은 책이에요. 수레바퀴 아래서는 주인공 한스의 모습에 당시 제 모습과 겹쳐져서 어린나이에 나름 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내소설은 s.f 시리즈(제 또래라면 아실만한 책입니다. sf홍길동 sf임꺽정등의 시리즈가 있었던 기억이...) 아동문학가 오영민님의 개구쟁이 박사가 기억에 남네요. 위의 책은 모두 소장하고 있는데 당시에는 그게 마냥 재미있기도 했고 책을 살 경제력도 없어서 읽었던 책을 또보고 또보고 해서 지금보니 많이 꾀죄죄합니다.
그리고 당시에 게임북도 좋아했습니다. 책장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읽는 책이었죠. 특히 가메엔터프라이즈에서 나온 이스 시리즈는 정말 요즘말로 충공깽이었습니다. 저는 게임을 책으로 배웠습니다.

중딩시절 : 장르문학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미즈노료의 크리스티아 표류전설편을 시작으로 판타지에 입문해서 이분의 소설은 신간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면서 읽었네요. 당시 로도스 전기 국내판 제목이 마계마인전이었죠. 제목만 보고는 공포소설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분 언젠가부터 후속작이 안나오더군요. 아무튼 이 때는 서점에 판타지 코너가 따로 갖춰져 있지도 않은 시절이었습니다. 퇴마록도 인기가 있었고 드래곤 라자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샌가 판타지 문학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피씨통신 판타지 동호회를 들락날락거리며 톨킨의 소설도 읽었습니다. 그리고 추리소설도 즐겨 읽었어요. 당시 미니북 형태의 추리소설 전집이 가격이 저렴했거든요. 유명한 추리소설은 이 당시 거진 다 읽어본것 같네요.

고딩시절 : 가장 책을 안 읽었던 시절입니다. 언어영역 지문은 많이 읽었지만...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기도 했고 그렇지 않을 때는 친구들과 피씨방을 다녔거든요. 이 시절 읽은 책중에선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새의 선물(은희경),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가 기억에 남네요. 은희경님 소설은 나중에 따로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느낌표란 티비 프로그램에 책을 읽읍시다 코너가 인기였죠. 고등학교때 한 친구가 거기 나오는 책을 자주 구해왔었는데 야자시간에 자주 빌려봤던 기억이 있네요. 봉순이언니, 괭이부리말 아이들 같은 책들이었죠.

군인시절 : 대학에 와선 소설은 커녕 수업교재도 안 읽다가 군대갈대 쯤 해서 다시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군대에서도 생각했던것 보다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나는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군인시절 땐 무슨 책이든 재밌게 읽었네요. 좋은 생각도 즐겨 읽었죠... 심지어 제대하고 1년 정기구독하기도(...) 근데 군대에 있을 때 처럼 잘 읽히진 않더군요. 어쨋든 군인시절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은 혼블로워란 책입니다. 넬슨제독을 모델로 쓰여졌다고 하는데 생생한 항해묘사 전투묘사가 굉장한 책입니다. 무라카미 류의 코인로커베이비스라는 책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듯한 책이죠.

~현재 : 장르불문해서 다른 분들의 추천작 위주로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제목만 보고, 작가만 보고, 표지만 보고 느낌에 의존해서 책을 읽은 적이 많았는데 생각해보니 검증된 책만 읽기에도 양이 엄청나게 많고 거기에 비해 시간은 점점 한정되어가는 느낌이고요. 또 요즘은 인터넷만 봐도 책 추천글이 엄청 많죠. 이런 글 볼때마다 바탕화면에 저장해둔 텍스트 파일에 읽을 책 목록은 늘어가기만 하네요.

책에서 얻는 감동은 새 책을 읽음으로써 느낄 수도 있지만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음으로써도 느낄 수 있죠. 오히려 이쪽의 환희가 더 크게 느껴질 때도 사실 많습니다. 그 동안 나이를 먹고 자신은 분명히 변했거든요. 그 시간동안 특별히 거창하고 거룩한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인생을 그냥 사는것. 그 자체만으로도 경험이 되고 사람은 변화하죠.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이 변화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매개체 중 하나가 바로 읽어봤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생 때 생일 선물로 받은 위대한 개츠비란 책이 저에게는 그런 책중에 하나입니다. 너무너무 유명한 고전이죠. 처음 한번 읽고 책장에 꽂아 두었던 그 책이 최근에 신경쓰이기 시작하더군요. 책장에 꽂혀 있는 것만 봐도 아련한 느낌이 들어요. 좀 과장해서 개츠비의 인생이 오버랩되는 것 같았습니다. 개츠비의 인생에서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발견한 것이죠. 그래서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도 여러가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네요. 그리고 지금은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요.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올해 12월 개봉예정이라는데 아직 한참 남았네요...
불같은 강속구
12/01/23 12:28
수정 아이콘
제가 예전에 질게에 올린 답변인데 지금도 유효하기때문에 아주 약간만 수정해서 다시 적습니다.

지금 한국에 훌륭한 소설가들이 많이 있지만 2000년대 이후 한국문학을 이끄는 3인을 꼽으라면
김연수, 박민규, 김훈, 입니다.
아마 국내 어떤 평론가들을 붙잡고 5명 정도를 추천해달라고 해도 저 세사람은 빠지지 않고 들어가있을겁니다.
여기에 윗 분들보다 커리어는 떨어지지만 김애란 작가님 한 분 더하면 (저만의)4인방이죠.

김연수- 명실공히 현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최고작가입니다. 작품이 많지만 장편<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 단편소설집<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산문집<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추천합니다.
특히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에 실린 단편중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은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제가 읽은 수많은 단편소설중 감히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분의 소설이 맘에 드시면 산문집<청춘의 문장들>을 읽어보세요. 김연수 특유의 감수성의 원천이 어디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박민규- 제가 꼽는 이 분의 최고작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고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대중성을 갖춘 작품이라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단편소설집<카스테라>도 걸작인데 순수문학작품들을 많이 안읽어오셨으면 좀 더 나중에 읽으시기 바랍니다. 2010년에 나온 두권짜리 소설집 <더블> 중에서는 <근처>,<누런 강 배 한 척>,<낮잠>,<아스피린> 꼽습니다.

김훈- 한국문단의 최고 미문! 하면 바로 떠오르는 작가 김훈. 이 분을 알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장편<칼의 노래>죠. 이 작품 읽으시면 김훈이라는 작가는 이런 글을 쓰는구나 바로 느끼시게 될겁니다. <칼의 노래>를 읽고 이 분의 장편스타일이 맘에 드셨다면 <남한산성>까지 보시면 될겁니다. 그리고 단편집 <강산무진> 중에서 <화장>, <언니의 폐경>은 놓치지 마세요.
그런데 제 생각이지만 이 분은 소설보다 산문이 좋습니다. 특히 <자전거 여행>은 우리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최고 경지에 올라서 있는 작품입니다. 눈물이 나올 정도입니다. 반드시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이 분 글의 단점은 많이 읽다보면 패턴이 비슷비슷해서 좀 질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애란- 우중중한 현실을 밝고 톡톡 튀는 경쾌한 문장으로 표현해내는 작가입니다. 감각적인 문장으로 쉽게 읽히면서도 아름다운 글을 쓰는 분이죠. 단편소설집<달려라, 아비>,<침이 고인다> 에 실린 단편들 어느하나 빼기 힘들지만 특히<달려라,아비>중 <달려라, 아비>, <나는 편의점에 간다>,<종이 물고기>,
<침이 고인다>중 <도도한 생활>, <침이 고인다>,<성탄 특선>,<칼자국>은 놓칠 수 없는 작품들입니다. 특히 <칼자국>은 제가 꼽는 김애란 최고작입니다.
이 분이 작년에 처음으로 장편소설에 도전해서 <두근두근 내 인생>이라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 이 소설은 대중적인 감성을 건드려보겠다는 컨셉을 작가가 확고히 가지고 쓴 작품인듯 합니다. 그 전 단편들에서 보여준 작가 특유의 스타일에 변화가 있어서 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만이고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렸던 작품입니다만 작가의 감수성넘치는 문장력이 워낙 훌륭해서 순수문학으로서의 미덕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이 외에 추천드릴 아름다운 작품은 심윤경의 장편<나의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조금 독특한 소설을 읽고 싶으시면
최제훈 단편소설집<퀴르발남작의 성>, 역시 최제훈 장편<일곱개의 고양이 눈>,
천명관 장편<고래>
권해드립니다.
12/01/23 19:51
수정 아이콘
이 글의 본문과 댓글들은 필히 저장해놓고 추천하시는 책들을 다 읽어봐야겠다 싶네요. [m]
아케르나르
12/01/23 20:40
수정 아이콘
전 SF/판타지를 주로 읽는 편인데요... 이영도님은 많이 아실 것 같고... 곽재식님 글 추천합니다. 판타스틱 웹진 거울... 이라는 웹사이트에 주로 연재하시는데, 그분 글을 참 재밌게 잘 쓰시죠.
아케미
12/01/23 21:26
수정 아이콘
조정래 대하 3부작, 아리랑과 한강은 별로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태백산맥>은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됩니다. 김영하의 책을 거의 다 가지고 있고 팬을 자처하지만 장편은 단편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며, 하나 추천하라면 단편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를 꼽겠습니다. 박민규의 최고 작품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강속구님 말씀에 백 퍼센트 동의합니다.

중학교 때 학교 도서실에 황금가지에서 나온 홈즈 전집과 까치에서 나온 뤼팽 전집이 다 있었고, 다 읽었습니다. 각각 제일 좋았던 걸 꼽으라면 홈즈는 당연히 <바스커빌 가문의 개>인데, 뤼팽은 꽤 고민하게 됩니다. <기암성>에서 쓸데없이 에를록 쇼메스를 등장시키지만 않았어도 주저없이 최고로 쳤을 텐데. 이런저런 걸 다 고려해 보다가 결국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을 고릅니다. 20세 뤼팽의 풋풋함이 매력적이죠. 하지만 추리/스릴러 소설을 다 통틀어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홈즈도 뤼팽도 아닌,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입니다.

대학에 들어온 뒤의 독서기록을 보니 일본에 관련된 책이 너무 많은데... 소설로는 모리미 토미히코의 책을 거의 다 읽었군요. 독특한 문체와 황당한 발상으로 (과장이 약간 섞인) 교토의 천재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진지하지 않고 가볍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들이지만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의외로 묵직합니다. 소설 내용을 절묘하게 각색해 낸 애니메이션도 수작이죠.

개인적으로 노벨문학상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습니다만, 읽고 나서 '아, 이 정도면 정말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노벨문학상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은 있었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요.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그랬고,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원년의 풋볼>은 정말이지 최고였습니다. 처음에는 잘 안 넘어갔는데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나중에는 뼛속까지 떨려 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 읽어보신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간곡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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