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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31 19:13:27
Name FlyHigh
Subject [일반] 일본에 가게 됐습니다.
게시판을 둘러보니 취업에 관한 얘기들이 흥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저도 살짝 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본에 가게 됐습니다. 취업으로 가게 됩니다. 이번 달 졸업을 앞둔 대학생으로서 작년에 취업에 관해 고민이 많았었는데, 우연히 통역 관련일을 하다가 만난 일본 사장님과의 연으로 일본에 있는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4학년 2학기 부터 졸업이 다가옴에 따라 생각도 자연스럽게 많아지더군요. 열심히 준비해서 대기업에 도전을 해볼가 아니면 지역 중소기업에 들어가야 하나(전 지방 사립대 출신입니다) 10년 정도 매일같이 눈팅한 능력자들의 사이트 pgr에서 숱하게 많은 대기업 관련 글들을 보았고 중소기업 관련 글들을 보면서 이것저것 냉정히 따져보려고 했습니다.

'대기업은 매일 같이 야근이다.' '자기 생활이 없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은 돈이라도 많이 주지 중소기업은 제대로 대우도 안 해준다 등 등'

고민하던 중 작년 말 서울에 있는 작은 중소기업에 학교 교수님 소개로 면접을 보게 되었고 다행히 붙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 가지 생각들로 쉽사리 입사를 결정하지 못했었고, 그 때는 아직 일본 사장님과도 장난 식으로 우리 회사로 와라. 너라면 받아주겠다. 등의 가벼운 이야기만 오가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다가 사장님이 업무 차 한 번 한국에 일이 있어서 들어오게 되시면서(세달에 한 번 정도는 들어오시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만나게 되고 한 시간 정도의 미팅을 끝내고 이 번 1월 10일부터 1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에 가서 회사를 직접 보게 되면서 입사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마음에 확 끌렸던 것은 여자친구와 함께 여행 겸으로 해서 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에 가게 됐는데, 그 때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는 말씀을 하시며 정말 큰 대접을 받았고(차로 픽업과 돌아갈 때 다시 차로 데려다 주기, 식사, 숙박) 대우도 너무나도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시던 모습에 크게 마음이 끌렸습니다. 제 미래에 관해서도 돈이 다가 아니다. 네 나이에는 돈보다는 시간을 투자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등 등 간단히 입사시키려는 게 아닌 한 두 시간의 대화로서 진지하게 고민해주시는 모습에서 큰 믿음이 갔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숙박이었는데, 여행기간동안 최고급 호텔을 5일 내 내 잡아주셨습니다. (예... 거기서 확 끌렸습니다. 호텔에서 자 본 것은 28년 인생중에 그 때가 처음이었으니까요. 전 역시 속물인가 봅니다.) 덕분에 여자친구랑 좋은 추억도 만들고, 요코하먀 관광도 잘하고 돌아왔네요.

취업을 하게 되면 숙소는 회사에서 계약한 원룸멘션에서 살 게 될 것 같고, 방세는 회사 지원이 있기에 한달에 삼만엔 정도로 저렴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취업비자를 위해 졸업장이 필요해서 졸업식만 마냥 기다리고 있는 중이구요. 그렇게 일이 풀려서 지금은 모든게 정해지니 갑자기 맥이 탁 풀리면서 근 15일간 집에서 먹고자고 잉여로운 삶을 보내는 중입니다. 낮과 밤이 바뀌어 버리면서 그냥 하루종일 뭐하는지 모르는 인터넷만 돌아다니고 글들만 읽고 게임만 하면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첫 직장을 해외로 나가야 된다는 걱정과 지금 당장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잡아서 큰 도약을 위한 웅크림이라는 생각에 멍하니 놀고만 있는데... 냉정히 생각해 보면 그냥 지금 못 놀면 언제 노냐는 생각에 노는 것 같아 제 자신이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도 들고 뭐 그렇습니다.

취업비자가 발급되고 나가는 일정 생각하면 삼월 중반쯤이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은 모든 입사가 4월부터니 일은 4월부터 시작할 것 같구요. 이것 저것 불안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도전하려고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에는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 영어공부 하면서 지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딱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역시 가장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게 영어인 것 같네요.
밑에 글을 읽어보면 40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신 분도 계시고 첫 취업에 기획자로 취직하여 멋진 첫발을 내딛으시는분도 계시는데 다들 건승하시고 저를 포함한 pgr모두들 다 즐겁게 인생을 개척해 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뱀다리.

처음 pgr을 알고 프로게이머를 꿈꾸며 들락 날락 했던 때가 중학생인데 어느덧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이렇게 해외로 나가게 되네요. 눈팅 10년을 보내고 첫 가입한 아이디를 대충 만들어 잊어먹고 못 찾고 있다가 새롭게 가입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많은 글을 쓰지는 않았지만 리플도 달며 생활한 pgr을 일본에 가서도 끊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뱀다리2.

대한민국에서는 곧 있으면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기사가 한 때 많이 나오면서 그렇게 되면 일본에 막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고 하여 제 불안감을 증폭시켰었는데, 어제발 기사에는 몇 년안에 후지산이 폭발할 조짐이 보인다고 그렇게 되면 일본에 크나큰 타격과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루머성 기사를 읽었습니다. 막상 가려고 하니 이런 저런 기사들이 눈에 밟히는군요. 그렇다고 결정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일년간 살았던 일본에서 지진은 운 좋게 한 번 밖에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불안한데. 영화 2012도 생각나고 당연하지만 별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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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쿄일파
12/01/31 19:41
수정 아이콘
맘에 드는 곳에 취직한거 축하드려요. 저도 일본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요새는 너무 걱정되더라구요. 부디 무사히 직장생활하시길.
Around30
12/01/31 19:51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도쿄에 있는 일본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작년 4월1일부터 일했으니 이제 두달 있으면 1년이 되겠네요.
뭐 요즘 방사능이다 지진이다 뭐다 걱정이 많으실텐데, 힘든 결정 하셨을것 같네요.
그래도 기왕오시기로 한거 긍정적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인생 한번인거, 몸사리지말고 하고싶은거 다하고 가고싶은곳 다 가보고 살고 싶은곳에서 다 살아보고 죽자란 주의라서요.
다행히 이런 제멋대로인 아들을 걱정보다는 격려로 지원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지만요.
좋은 미래를 기원하겠습니다.
에휴존슨이무슨죄
12/01/31 19:59
수정 아이콘
오오 축하드립니다. 근데 방사능이나 지진관련해서 걱정되지 않으셨나요? 부모님도 꽤나 걱정하셨을것같은데요...제 친구도 도쿄에 학교다니러 다시 가야하는데...
사랑헌신믿음
12/01/31 20:52
수정 아이콘
반갑네요. 저도 미쓰이물산이라는 일본회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 적응 잘 하시길 바랍니다!
꿈트리
12/01/31 21:08
수정 아이콘
회사가 요코하마에 있나보네요. 취업축하드립니다.
선데이그후
12/01/31 21:10
수정 아이콘
친구나 회사동료중에 일본파견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이야기가 의사소통이더군요. 일본은 우리완 다르게 잘못을 지적할때도
굉장히 조심해서 이야기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일테면 기업리포트에서 잘못된통계치가 발견되서 작성자에게 지적할때도 " 아. 제가 이자료가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데 죄송하지만 이부분에 대해서 시간이 되시면 새로 주석을 달아주시거나 수정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죄송합니다. 바쁘신덴 제가 괜히 시간을 뺏은것 같네요.. 시간이 되시면 부탁드립니다. " 뭐라뭐라 들었는데 이렇게 이야기해야한다고.... 일본파견을 심각하게 고민중인데 이런부분때문에 고민중입니다...ㅡㅡ;
트리티
12/01/31 21:32
수정 아이콘
지나가던 유학생이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남겨봅니다.
취업 축하드립니다.
요새 도쿄에 지진이 좀 자주 일어나서 많이 걱정되시겠습니다만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원하시는 바 이루시길 바랄게요.
:)
올라갈팀은올라간다
12/01/31 23:03
수정 아이콘
저도 일본에서 열심히 삽질중인 유학생입니다. 관동 쪽으로 오시는 것 같아서 반갑네요. 사실 며칠 전에 지진 뉴스도 있고 해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신 것 같아 격려도 드리고 싶고, 왠지 누추한 집;;으로 모시는 것 같아서 그렇기도 하네요. 통역 쪽이면 일본어도 잘 하실 것 같아서 지금은 여유를 가지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일본 생활도 한국만큼은 못해도 다른 외국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즐거운 일본 생활 되시길 바랄게요.
김치찌개
12/01/31 23:23
수정 아이콘
일단 축하합니다^^

일본이라 요즘 걱정이 되는군요

직장생활 잘하시고요 화이팅입니다~
12/02/01 00:02
수정 아이콘
저랑은 반대시군요.저도 일본유학 이년에 일본은 정말많이 갔었습니다. 회사도 일본계 회사에서도 일해보고 종전까지만해도 공기업 해외사업부에서 일했었디요[지금은 부서만 바뀜]사실 이회사 면접보기전에 일본 워킹을.다시가려고 워킹비자까지 받아논 상태이고 아직도 비자기간은 남아있습니다.

다행히 붙어서 일본에 안가고 한국에 남아있는데....
저는 일주일전 일본에 여행가서 비즈니스호텔에 묵었는데 정말 방이 제가 유학시절에 쓰던 방처럼 침대밖에 없고 화장실 욕조도 두다리를 쭉 뻗을수도 없는 좁은 욕조라 만약 내가 회사에서 떨어졌으면 이런.곳에서 있었겠군하면서 일본 취업이나 일본 유학은 그냥 좋은 추억으로만 간직해야겠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참외아빠
12/02/01 10:03
수정 아이콘
오사카에 살고 있구요
물가 비싼 요코하마로 가시는군요
술담배 유흥을 좋아하시면 무지 심심할겁니다
여러 취미 생활을 가지고 계시면 천국이지요
전 와이프와 같이 있어 외로움은 안타는데 외국 생활 힘든점은 아마 외로움이 아니까 싶네요
취업 축하 드리고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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