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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30 15:22:28
Name 스타슈터
Subject [일반] [지식] 인터넷, 얼마나 알고 있니?
1. 서론
통신 시대의 중심에 서있는 우리에게 인터넷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말하면 입아픈 수준입니다.
"인터넷을 모른다고? 에이 그럴리가... 매일 쓰는건데, 그냥 탁 하고 연결하면 되는거 아냐?"
... 라고 하시는 분들은 통신업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초코파이 한박스씩 쏘시고 세번 반성하세요 ㅠㅠ
(제가 통신업에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네버요.)

그래서 당장, 제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메일 한통을 보낸다고 가정했을때, 이 메일이 어떤 방식으로 한국에 모 유저의 집에 도착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냥 "어떻게든 가겠지" 라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죠. 다만 우리는 한번쯤 근엄하고 진지하게 인터넷이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고요? 통신사의 숫자 마케팅을 꿰뚫어 보기 위해서는 말이죠. 그냥 알아두면 나중에 좋은 이야기거리 될지도 모르잖아요. 누가 아나요? 이런거 좋아하시는 이성분이 계실지. 딱히 제가 이런식으로 픽업해서 그렇게 말씀드리는건 아닙니다.

아무튼 알아둬서 뼈와 살이 된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래도 나중에 인터넷이 왜 느릴까? 라는 고민에 기본적인 해답을 제시할수는 있을 겁니다.


2. 인터넷의 역사
1950년도때, 인터넷이라는 개념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때는, 미친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인터넷이 세계를 연결하고자 나섰던 것은 아니고, 소형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했던 것이지만, 그래도 그당시에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한 사업인건 분명했고, 누가 선뜻 그 사업에 엄지를 세우기는 힘들었죠. 좀 과장 보태서, 지금 세상에 비슷한 말을 했다면 이런 느낌입니다:

"저기, 저 몇km 떨어진 구역에 우편을 하나 보내고 싶은데, 달려가서 주기가 귀찮지 뭐야. 한 1조원 투자해서 이거 해결할수 없을까?"

그 돈을 선뜻 내줄수 있는 사람을 찾는게 사실 기적이였지만, 모험정신과 연구정신이 투철하고 자본도 많은 미국 국방부가 이 아이디어를 도전해보게 됩니다. 당연히 돈많고 구실많은 미국 국방부라 가능했던 프로젝트였죠.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ARPANET 입니다. 약 1960년도때 시작되었죠.



최초의 ARPANET은 4개의 지역을 연결하는 작은 네트워크였습니다. 그리고 이게 실질적으로 세계 최초의 인터넷이였죠. 물론 이렇게 말하면 동시간때에 연구개발 되었던 NPL, Merit Network 등이 섭섭하겠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ARPANET을 시초로 인정하기는 합니다.

Gromov, Gregory (1995). "Roads and Crossroads of Internet History" 중 발췌:
"We set up a telephone connection between us and the guys at SRI ...",
Kleinrock ... said in an interview:
We typed the L and we asked on the
phone,
"Do you see the L?"
"Yes, we see the L," came the response.
We typed the O, and we asked, "Do you see the O."
"Yes, we see the O."
Then we typed the G, and the system crashed ...

Yet a revolution had begun" ....

번역:
"SRI에 있는 사람들과 전화 연결을 구축했어요..."
Kleinrock씨가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L이라는 글자를 입력하고 전화로 물었죠,
"L이 보입니까?"
"네, L이 보입니다," 라고 대답이 왔습니다.
그리고 O라는 글자를 입력하고 전화로 물었죠,
"O가 보입니까?"
"네, O가 보입니다," 라고 대답이 왔습니다.
그리고 G라는 글자를 입력했습니다. 시스템이 다운되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혁명은 시작되었습니다...

(시험용 문자도 LOG라고 보내다니... 역시 진퉁 공돌이)

이 역사가 왜 중요하냐면, 오늘날 우리가 보고있는 인터넷의 시초는 국방부의 내부 통신망을 모델로 디자인한 것인데, 생각보다 확장성이 괜찮아 어쩌다보니 세계구로 커지게 되었다는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인터넷이 겪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여기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죠. 이번 글에는 그리 많이 말씀드리지는 않겠지만, 기회되면 이에 관련된 글도 써보고자 합니다.


3. 그래서 인터넷은 어떻게 구축되어 있나요?
자 이제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인터넷은 그냥 거대한 망 하나고, 알아서 잘 도착하도록 특수한 신호를 사용한다? 이런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인터넷은 거대한 계층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로 들자면 이런 모습이겠네요:



여기에 보태서,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인터넷은:
사용자가 접속하도록 "입구"을 만들어주는 가장 밑바닥인 "엑세스 (Access)" 계층,
여러 사용자의 트래픽을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중간지점의 "어그리게이션 (Aggregation)" 계층,
그리고 정보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는 최상위인 "코어 (Core)" 계층이 존재합니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부르는 명칭이 약간 다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각 계층을 더 세분화 할수도 있지만, 본문의 여백이 부족하여 더 쓰지는 않겠습니다 (음...?).

그럼 도데체 각 계층을 나누는 이유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바로 나올텐데, 사실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여러가지 종류의 기기들을 인터넷 망으로 접속시킬 다양한 입구를 열어주는것도 맞고, 많은 사용자들을 모으는 구심점이 필요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런 구조를 가지게 된 이유는 "비용", 즉 돈 때문입니다. 중복된 자원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 나온 구조인 것이죠.

생각해보면, 3G/4G로 인터넷을 접속하든, ADSL으로 인터넷을 접속하든, 광랜으로 인터넷을 접속하든 우리의 목표는 같습니다. 그냥 인터넷에 접속하여 내가 원하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받는게 목표이죠. 한마디로 꼭 접속하는 장치별로 코어 네트워크를 어러개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고로 이런 다양한 녀석들을 엑세스 계층에서 접속만 시킨 뒤, 한군데로 모아서 코어 네트워크 하나를 공유하게 하는게 비용이 더 저렴하게 듭니다. 한마디로, 여러명이 보낸 메시지를 한군데에 모아서, 그곳에서 분류하고 묶어서 적당한 지역으로 보낸 뒤, 적당한 지역에서부터 다시 풀어서 엑세스 계층으로 돌려보내면 됩니다. 참 쉽죠?

그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방법인데... 사실 이 아이디어 자체는 우편 시스템에서 온게 맞습니다. 중앙 기지국으로 모든 우편을 모아서, 해외로 가는건 각 국가의 중앙 기지국으로 보내고, 다른 지역으로 가는건 다른 지역으로 보냅니다. 대충 이런 느낌이랄까요:



파란색은 지역 기지국, 초록색은 국내 기지국, 더 위에있는 초록색은 중앙(국제) 기지국, 뭐 그렇습니다.
기지국이라고 말하면 좀 추상적이니, 사진 한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지국은 대충 이런 식으로 장비들과 선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실제로 가보면 훨씬 더 지저분하게 생겼습니다 (...)

위와 같은 트리형식 디자인의 장점은, 같은 지역에서 찾을수 있는 주소를 가진 메시지라면 그곳에서 다시 내려 보내고, 그게 되지 않으면 더 높은 티어의 기지국으로 올려 보내는 비교적 직관적인 배달 방식을 사용할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최상위 계층의 기지국들만 서로 연결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모든 사용자들이 다 일일히 연결을 구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을수 있으며, 돈도 절약되죠.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이 모든건 기계가 하는거라 우리는 그냥 이런 모양의 네트워크를 구축만 해두고 기계에 설정만 해두면 됩니다:
"내 밑으로 다 모이라고 해, 내 밑에서 못찾으면 위에 보고할테니까"
라고 기지국 장비에 설정을 해둡니다. 그럼 나머지는 장비가 알아서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지만 기분 탓일겁니다.

그렇게 우리가 보낸 메시지들은 제 위치를 찾아가고, 우리가 원하는 지역에 도달할수 있게 되는 것이죠.


4. 인터넷 속도에 대한 고찰
우리는 흔히 인터넷 "속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인터넷의 속도는 두가지 요소가 있는데, 하나는 "지연시간" 이고, 다른 하나는 "대역폭"입니다.



대역폭은 말그대로 고속도로에서 차선의 너비와도 같습니다. (LG U+가 유난히 이걸로 마케팅을 많이 하더군요...크크;)

그리고 지연시간은 차가 A지점에서 B지점까지 가는데 필요한 시간을 뜻하죠. 차선에 너비가 넓으면 더 빠르게 "많은" 것을 한번에 전송할수 있지만,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아무리 많은 차선이 있다한들 보내고 나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 예로, 게임할때 렉이 심해서 더 나은, Mbps가 더 높은 인터넷으로 업그레이드 한다?
= 대역폭을 늘린다
= 지연시간은 그대로이다 (마우스 클릭 -> 서버 반응 이라는 과정은 대답을 기다려야 하는 과정이라서)
= 사실상 무쓸모

...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즉,
매일마다 크고 놀랍고 아름다운(?) 대형 파일들을 다운받아 저장해두는 습관을 가진 분이 아니시라면, Mbps를 늘려봤자 같은 시간 내에 전송할수 있는 파일의 사이즈를 늘리는 것이지, 서버들의 대답 속도를 빠르게 만들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웹페이지 접속은, Mbps는 커녕 Kbps단위로만 사용하는게 다반사입니다. 웹페이지가 잘 안뜨는건 지연시간 때문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거죠.

결국 우리가 얻어낼수 있는 결론은, 오늘날에 인터넷에서 대역폭이 부족한 경우는 극히 드물고, 아무리 Mbps가 높은 인터넷을 구매해봐야 우리가 느끼는 체감 속도의 차이는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대략 100Mbps 이상부터는 그 차이를 실감하기가 어렵고, 사실상 100Mbps를 쓰나 1Gbps를 쓰나 사용자는 고작 평균 10~20Mbps 사용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Mbps속도는 엑세스 속도이며, 지구 반대편에있는 서버와 통신할때도 100Mbps나 1Gbps 등을 유지할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5. 이쯤에서의 몇가지 FAQ

"그럼 더 나은 인터넷 환경을 위해서, 통신 지연시간을 줄여야 하는게 아닙니까?"
- 맞는 말이지만, 아쉽게도 그건 거의 불가능 합니다. 물리적인 거리를 줄이는건 워프가 가능하면 모를까 지금으로써는 불가능 합니다.

"아니 그럼 더 높은 대역을 사도 소용이 없다는 것인가요?"
- 그건 아닙니다. 그래도 높은 대역이 좋습니다. 조건만 충족한다면 가끔 한번씩 큰 파일을 받을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속도를 맛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뿐이죠. 이래서 100Mbps와 1Gbps의 가격차이가 10배가 아닌 것입니다 (...)

"근데 내가 큰 파일 받을때는 느리던데요?"
- 내가 1Gbps를 쓴다고 서버도 1Gbps를 사용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서버의 엑세스 속도가 100Mbps에 그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왜냐면 서버쪽의 인터넷은 가격이 차원이 다릅니다.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대역폭이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죠... 게다가 여러명이 한꺼번에 받는다면 뭐...

"그럼 서버가 잘못한거 아닙니까?"
- 글쎄요... 하지만 다들 "인터넷 속도"만 탓하더군요.

"근데 한국 인터넷 참 빠른데, 외국만 가면 왜이리 느린가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다른 나라들 가봐도 별수 없더군요. 역시 한국 킹왕짱!"
- 혹시... 그곳에서 한국 웹사이트 접속하시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게 아닌가요? 외국에서 한국 웹사이트를 접속하면 지연시간이 길어서, 결국 체감상 느릴수밖에 없습니다. 웹사이트 접속하는데 필요한 대역폭은 실로 아주 작습니다. 결국 지연시간이 사용자 체험을 거의 결정합니다.

"인터넷 주소가 모자라다는 말이 있는데, 왜 그런가요?"
- 군용으로 만든거라 이리 커질줄 몰랐습니다.



사실 통신사에서 일하며 이런 FAQ들을 하도 많이 들어서 이 글을 쓰고 싶었던 것인데, 생각보다 설명이 어렵더군요... 예전부터 좀 묵혀뒀던 글이긴 한데, 이번 기회에 이벤트용으로 풀어봅니다. 사실 쓰면서 너무 할말이 어마어마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냥 만약 질문이 많으면 다음에 또 쓰는 식으로 해볼까 합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써놓고보니 너무 별것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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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30 15:25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지난 이벤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기에 이번 이벤트 진행하면서 내심 걱정이 조금 있었는데, 이렇게 고퀄글들이 올라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스타슈터
15/12/30 16:0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OrBef님 글도 잘 읽었습니다. 흐흐
15/12/30 16:16
수정 아이콘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던 이벤트였나봅니다.
다크나이트
15/12/30 15:34
수정 아이콘
그.. 그런데 왜 똑같은 사양인 컴퓨터라도 PC방은 우리집보다 웹페이지 로딩이 빠르던데.. 대체 뭐때문일까요..
나름 컴퓨터 관리 잘하는 편이라 자부하는데도 PC방 속도는 넘사..
일각여삼추
15/12/30 15:48
수정 아이콘
회선 차이(지연시간) 아닐까요?
스타슈터
15/12/30 16:06
수정 아이콘
회선 차이로 인한 지연시간 감소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PC방에 판매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같아 보이지만 사실 조금 다릅니다. 통신사마다 다르지만 트래픽에 차별을 줄때도 있고, 아니면 최대한 회선을 짧게 만드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어그리게이션에서 덜 모으는것도 이유중 하나고요. 예를 들어서 일반 사용자는 100명을 한 구역에 모은다면, 비즈니스 사용자는 50명을 한 구역에 모읍니다. 트래픽 경쟁도 줄어들고, 그로인해 트래픽 피크인 시간때의 패킷 손실도 줄어들고요.

사실 복합적인 이유이지만, 결국은 구매하는 금액의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ㅠㅠ
닉네임을바꾸다
15/12/30 16:17
수정 아이콘
피시방보다 더 고사양으로 맞추는게 기분상 더 빠르게 느껴질까요 응?
동네형
15/12/30 15:58
수정 아이콘
정보처리기능사인 제가 보기에 이 글은 좋은글입니다.
스타슈터
15/12/30 16:08
수정 아이콘
제 소속이 국내의 통신사가 아니라서 어디서 고발할까 걱정없이 적을수 있던 부분도 있습니다. 크크
근성러너
15/12/30 20:22
수정 아이콘
캬 인잘알..인정합니다
배고픕니다
15/12/30 16:0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아이고배야
15/12/30 16:34
수정 아이콘
항상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저 지역 기지국, 국가 기지국, 국제 기지국 들이 있는데,
그럼 최상위권 기지국은

어디에 있고 누가 만들었고, 어디서 관리하나요? 그 크기나 규모도 궁금합니다.

분당IDC 같은 건데 규모가 더 크다고 보면 되지 않나 생각되긴 하는데..
동님이
15/12/30 16:45
수정 아이콘
흐흐 위에 그림으로 잘 표시되어 있는 국제 기지국 들을 이어주는
Exchange 얘네들 위로 또 있는게 아니고 옆으로 주~~~~~~~~욱 이어져 있고 그 밑으로 국제 기지국들이 딸려 있다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요
스타슈터
15/12/30 17:05
수정 아이콘
사실 이것도 글에 쓰고 싶었던 부분인데 너무 복잡해질까봐 뺐습니다.

대략 설명드리자면, 한 국가에서 가장 큰 기지국이 국제 기지국 (International Exchange)인데, 이 기지국 위로는 더이상 더 큰 기지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 여러 나라로 어떻게 연결하냐가 문제인데, 이것이 바로 통신사들의 존재 의미입니다. 통신사들은 각국 최고층 기지국들과 피어링 (peering)을 함으로써 그 나라 안에 있는 사용자들과 연결할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이런 peering은 통신사간의 관계에 따라 서로에게 무상으로 제공될수도, 아니면 일종의 계약 형식으로 제공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사용자가 많은 쪽이 힘이 더 셉니다)

그래서 국제 통신이 원활한 통신사들은 일반적으로 peering되어있는 해외 통신사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peering된 통신사들도 자국/근처국 통신사들끼리는 서로 peering을 하기 때문에 (왜냐면 유저가 자신의 통신사를 쓴다고 경쟁 통신사의 서버를 접속 못하는건 말이 안되기 때문에), 그 나라에 있는 통신사 하나와 peering을 해도, 다른 근방 통신사들에게 접속이 가능케 되죠. 하지만 이런 유형의 peering은 이미 peering이 많은쪽이 손해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금전적인 요구가 들어올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통신사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peer을 늘릴려고 노력하고, 그로인해 유료 peering의 수를 줄이려고 하죠.

통신사가 어느정도 규모가 형성되고 나면, 새로운 통신사들이 자신에게 peering을 하러 오기 때문에, 더이상 이런 고민은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만에하나 새로운 통신사 아래에 있는 서버가 특정 지역에서 접속이 안된다면, 컴플레인을 통해 통신사가 알게 되고, 이에 합당한 peering을 찾아서 추가해 주게 되고요.

국제적인 peering이 대충 어떤식으로 되어있는지는 bgp.he.net에 잘 나와있습니다.
http://bgp.he.net/country/KR
를 보시면 한국 통신사들의 peering 정보가 나오는데, 그중 adjacency라고 써있는게 peer된 통신사들입니다. 이 통신사가 누구와 친한지, 외국에서는 파트너가 누구인지 알수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흐흐

(소곤소곤) 그리고 peering이 많은 통신사가 일반적으로 해외 통신이 더 원활합니다. 누구라곤 말하지 않겠고 알아서 보세요. 크크;;
검은별
15/12/30 16:36
수정 아이콘
추천하고 갑니다!
무더니
15/12/30 17:54
수정 아이콘
재밋게 읽었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15/12/30 18:14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가 무려 콩등으로 인터넷을 자체 구축했더던가...
테네브리움
15/12/30 19:0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15/12/30 19:2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공유기에 대해서는... 그럼 공유기 끼고 쓰는 사용자가 많아져도 속도랑 지연시간에서 손해를 볼지언정 트래픽이 마구 늘어나지는 않겠군요?
그리고 일본 지진때던가 음성 다 끊겼어도 데이터망 (wcdma였던 것으로 기억이...) 은 계속 작동했다는데 혹시 이유가 있을까요?
스타슈터
15/12/30 19:50
수정 아이콘
공유기를 두면 사용자가 늘어나니까 트래픽도 늘어나긴 하겠죠...크크;
다만 가정용에서 유저 1000명을 두고 쓸것도 아니니 통신사에서는 그냥 풀어주는 거죠. 흐흐

일본 지진 케이스는, 음성망은 애초에 인터넷망으로 지나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음성망만 깨진게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코어 인터넷망은 본문에 언급은 안했지만, 천재지변에 대비해 링 디자인으로 많이 만듭니다. 한쪽이 끊어져도 원 반대방향으로 돌아서 전달이 가능하게끔 말이죠.

이건 좀 복잡한 토픽인데, 기회가 되면 다뤄보겠습니다.
기니피그
15/12/30 20:11
수정 아이콘
좀 무식한 질문이긴한데 대역폭이랑 실제 케이블의 물리적인 크기랑 관련이있을까요??
유에스비 허브를 많이 연결해도 전송속도는 거이 그대로이던게 신기해서요.

미국이랑 한국이랑 교신하는데 해저케이블을 합치면 어느정도 굵기일까요??
스타슈터
15/12/30 20:48
수정 아이콘
사실... 유에스비 허브는 연결하면 할수록 속도가 줄어드는게 맞습니다. 다만 여러개를 함께 전송하고 있을때 만이지만요. 하나만 전송하고 있는게 아니라면 느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질문의 취지 자체는 무식하지 않습니다. 흐흐

사실 많은 분들이 하는 오해중 하나가 케이블이 광케이블로 바뀌면 속도가 더 빨라지겠지 하는건데, 사실 케이블에 종류와 인터넷의 속도 자체는 그리 큰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구리로 만든 케이블은 특성상 자기장의 영향을 잘받아 신호가 쉽게 누락되고, 장거리로 통신을 하기에는 신호 전달거리가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신호가 쉽게 변질되지 않는 광섬유로 통신을 하는걸 최근에는 선호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대륙간 광케이블에 경우 WDM 이라고 여러 색의 빛을 혼합시켜서 보내는 기술을 사용합니다. 케이블을 하나 더 추가하는데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그런 기술을 사용할시 우리가 흔히 보는 광케이블로도, 수백기가의 트래픽을 담는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용하면 더욱 강한 레이저를 장착한 더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게 되죠.

질문의 답을 드리자면, 구리 케이블이든 광케이블이든 두께는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광케이블같은 경우 오히려 더 앏게 만들어야 좋은 과학적 이유도 있지만 여백이 부족하여...크크;
오마이러블리걸즈
15/12/30 22:15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흐흐
자루스
15/12/30 23:02
수정 아이콘
잘 아는 내용입니다만 명쾌하게 써주셨습니다.
역시 아는것과 설명하는것은 다르군요.
카랑카
15/12/31 20:33
수정 아이콘
기술적인 면으로 쓴 글이네요. 저는 문화적인 면으로 "인터넷의 역사"라는 글로 작성해봤습니다.
https://pgr21.com./?b=8&n=6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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