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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1/06 18:57:53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중성자별, 펄서, 그리고 마그네타...
비교적 질량이 작은 별이 가지고 있던 원료를 다 소비하고 더 이상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게 되면 중력이 상황을 압도하게 되면서 그 별의 핵은 중력에 의해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런 핵의 붕괴가 한없이 계속되는 건 아니고 핵에 존재하고 있는 전자들 사이에 자기들끼리 서로 압축되는 것에 저항하는 힘이 작용해서(전자축퇴압: electron degeneracy pressure) 일정 수준에서 붕괴가 멈추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태양 질량의 8배에서 20배에 이르는 엄청나게 큰 별들이 소멸할 때는 이러한 전자축퇴압마저도 무시무시한 중력의 힘을 이기지 못해서 그런 별들의 핵은 결국 전자, 양성자, 그리고 그 밖의 아원자 입자(subatomic particles)들이 다 합쳐져서 중성자로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중성자들로 이루어진 공(ball)이 하나 생기는 건데 바로 우주에서 가장 이상한 존재라고 하는 중성자별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중성자별 구조...


이런 중성자별의 직경은 약 20km 정도밖에 안되지만 밀도는 어마어마해서 1세제곱센티미터의 중성자별 물질의 질량이 무려 4억 톤(!)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이게 어느 정도의 수치냐 하면 현재 미국 땅위를 달리고 있는 모든 종류의 차량들 (승용차, 버스, 트럭, 기차, 지하철 등등)을 전부 다 압축시켜서 1세제곱센티미터의 부피로 만든다면 그게 바로 중성자별 물질의 밀도와 비슷해진다고 합니다.


중성자별의 크기


우리도 중성자별을 만들어 보자...


밀도뿐만 아니라 중성자별의 중력도 어마어마해서 만약 여러분들이 중성자별에 발을 디디고 선다면 순식간에 여러분들은 단지 원자 몇 개 정도의 두께로 압축이 되어 버릴 겁니다. 적어도 중성자별에서는 키 크다고 자랑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약 78kg 정도 나가는 사람이 중성자별에서는 현재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무게보다 약 23,000배 정도 더 무게가 나가게 된다고 하니까 중성자별은 도저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상상이 잘 안가는 환경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도 전에 여러분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겠지만요...)

중성자별의 자전속도도 엄청납니다. 이건 김연아 선수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제자리에서 스핀을 돌 때 팔이나 다리를 펼칠 때는 비교적 느리게 회전하다가 팔, 다리를 몸 쪽으로 오므리면 스핀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줄어든 중성자별의 스핀 속도 역시 무시무시하게 빨라집니다. 아마도 부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믹서의 날보다도 더 빨리 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자기장도 무지막지 합니다. 보통 중성자별의 자기장의 세기는 태양 자기장 세기의 약 수 조(兆) 배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중성자별...


중성자별들 가운데 펄서(pulsar)라고 하는 별이 있습니다. 이 펄서는 1967년 그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조셀린 벨에 의해서 처음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전파 망원경을 설치하는 작업을 돕고 있었는데 전파 망원경에서 측정된 데이터에 주기적으로 노이즈가 잡히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처음에는 망원경에 이상이 있는 줄 알았는데 좀 더 면밀하게 자료를 살펴봤더니 그것은 우주의 천체에서 주기적으로 날아오는 노이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천체가 바로 펄서였습니다.

펄서는 본질적으로는 중성자별인데 빠른 스핀으로 인해 엄청난 자기장 에너지가 마치 등대처럼 일정 방향으로 주기적으로 발산이 되는 별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지구에서는 마치 맥박이 뛰듯 일정 주기로 이런 자기장 에너지들을 측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펄서의 에너지는 가시광선, 라디오파, 그리고 엑스선의 형태로 관측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우리은하 내부에서만도 약 천 개 가까운 펄서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펄서...


중성자별들은 천하무적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가 봅니다. 펄서 가까이에서 보통 별이 펄서 주위를 도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펄서와 보통 별이 좀 더 가까워지면 펄서가 보통 별의 물질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합니다. 한 마디로 펄서가 보통 별을 잡아먹는 거지요.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안 그래도 빠른 펄서의 스핀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일 초에 수백 번 이상 돌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데 만약 이 보다도 더 빨리 펄서가 돌게 되면 엄청난 원심력이 평생 적수가 없을 것 같던 무시무시한 펄서의 중력을 이기게 되어 펄서를 찢어발긴다고 합니다...(와우!...--;;;)



거부할 수 없는 중성자별의 매력...내게로 끌려온다...--;;;


점점 빨리 돌다가...


펑!...


또 다른 중성자별의 종류로 마그네타(magnetar)라고 하는 별들도 있습니다. 이놈들은 말 그대로 무시무시한 자기장을 내뿜는 중성자별들입니다. 자기장의 세기가 태양 자기장의 약 천 조 배 정도 되는 별들이라고 하네요. (우리 태양은 그냥 동네북!!!) 이 친구들은 흔한 편은 아니고 전체 중성자별의 약 10% 정도라고 하고 우주에 존재하는 기간도 비교적 짧다고 합니다.

이런 마그네타에서 지각은 엄청난 중력과 너무나 빠른 스핀 속도로 인해 매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데 만약 지각이 이러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깨지게 되면 일종의 지진이 아닌 성진(starquake)이 발생하게 됩니다. 지구의 지진도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외부로 방출이 되는 것인데 중성자별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마그네타의 경우 마그네타의 지각이 단지 1cm 정도만 안으로 꺼져 들어가도 그로 인해 방출되는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지진이 아니고 성진...


이렇게 방출되는 에너지는 태양이 약 25만년 정도의 기간 동안 방출하는 에너지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단 마그네타는 이런 에너지를 단 1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방출한다는 차이는 있겠습니다. 실례로 2004년에 SGR1806-20이라고 불리는 마그네타가 이렇게 에너지를 한 번 방출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의 에너지가 지구의 자기장을 납작하게 압축시켰고 부분적으로 지구 상층부의 대기를 이온화 시켰다고 합니다. 이 SGR1806-02가 지구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냐고요? 약 5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5만 광년의 거리를 날아온 에너지가 그 정도였습니다. 만약 5광년 이었으면?...--;;;



그나마 5만 광년을 달려와서 이 정도...--;;


중성자별들...가급적이면 이 친구들 근처에는 안가는 게 현명한 일인 것 같습니다.


본문의 내용은 다음의 동영상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https://youtu.be/RrMvUL8HFlM?list=PL8dPuuaLjXtPAJr1ysd5yGIyiSFuh0m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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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06 19:00
수정 아이콘
우주의 등대 같은 존재가 아닌가... 뭐 그리 생각이 드네요. 별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시대에는 펄사 펄스 가지고 위치를 짐작하려나요?
닉네임을바꾸다
16/01/06 19:06
수정 아이콘
아스트로노미칸에 의존하...응?
그런데 별들이란게 우리가 관측하고 있는건 옛날옛적의 모습이 비추는거니까...흐음...
그냥 안전한 길을 사람을 갈아넣어서 개척해두는 무식한 방법을 쓰지 않을까...
청소부하이에나
16/01/06 19:10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중성자별도 물질로 이루어져 있을텐제 원자 구조가 저정도로 압축 되는게 가능 한가요? 지구인으로서 상상이 잘 안되네요.
부평의K
16/01/06 19:17
수정 아이콘
중성자별 자체가 그냥 한개의 중성자 입자라... 저기서 더 압축된게 블랙홀입니다.

무게가 부족해서 전자축퇴압이 버티던가... 약력이랑 강력이 버티던가 하는거죠
신의와배신
16/01/06 21:01
수정 아이콘
물질이라는게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이루어진 원자로 구성되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전자가 버티질 못하고 원자핵안으로 들어가서 양성자와 결합해서 중성자로 변했다고 보시면 간단합니다.
즉 모든 원자가 원자핵으로 압축되고 전자가 없으니까 원자핵끼리 결합해서 거대한 중성자만으로 된 원자핵덩어리가 되어있는겁니다.
물질의 공간의 거의 전부가 전자인데 그게 사라지니까 저렇게 압축이 되는겁니다.
16/01/06 19:18
수정 아이콘
역시 우주에 관한 글들은 참 재밌어요.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마그네타에 관한 설명이 시작되는 문단에서
(분명 자기장이라고 쓰려고 하신 것 같은데) 영 좋지 않은 오타가 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Neanderthal
16/01/06 19:20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16/01/06 19:18
수정 아이콘
"이놈들은 말 그대로 무시무시한 자기장을 내뿜는 중성자별들입니다." 문장 다음 단어에 오타가 있습니다.
싱하in굴다리
16/01/06 19:19
수정 아이콘
자...무슨장이요?크크크
Neanderthal
16/01/06 19:20
수정 아이콘
음...--;;
16/01/06 19:28
수정 아이콘
팟캐스트에서 들은 기억납니다. 관측은 중간에 나온 대학원생이 했는데 정작 노벨상은 지도교수만 받아갔다고 --;; 둘 다 주지..
그리고 들으면서 또 놀랐던 게 관측되기 수십 년 전에 저런 천체가 있을거라고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예측한 사람이 있었다는 점..
Neanderthal
16/01/06 19:33
수정 아이콘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본문에 나온 저분 나름 크게 성공했더군요.
명랑손녀
16/01/06 19:33
수정 아이콘
약 78kg 정도 나가는 사람이 중성자별에서는 현재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질량" 보다 약 23,000배 정도 더 "질량" 이 나가게 된다고 하니까...

신속하게 질량을 무게로 수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크크크
Neanderthal
16/01/06 19:37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
16/01/06 19:38
수정 아이콘
항상 좋은글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꽃송이
16/01/06 19:44
수정 아이콘
중력이란게 참 신기합니다.
4가지 힘중에서 가장 작지만 그힘들이 저렇게 무시무시해 지니까요.
유효거리가 무제한 이라는것도 신기합니다.
해피바스
16/01/06 20:09
수정 아이콘
언제나 추천을..감사합니다
16/01/06 20:11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봤습니다.
16/01/06 20:54
수정 아이콘
이런 별들을 보면 지구가 얼마나 안전한 위치에 있는지 자각하면서 감사하게 되죠... 정말 지구가 최고에요...
Neanderthal
16/01/06 23:15
수정 아이콘
태양은 거의 자비의 신이죠...--;;; 가끔 화가 나면 플레어를 터뜨리지만 지구 자기장으로 방어 가능한 정도...--;;;
16/01/06 20:58
수정 아이콘
은하 곳곳에 저런 무인 포대가 널려있습니다.
가끔 초신성같은 대형 폭탄이 터지기도 하지요.
근처에 있다가 잘못 걸리면 시망...
생명체가 존재하기엔 너무 가혹하군요.
16/01/06 21:48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봤습니다 우주는 정말 신비로운 곳이네요
-안군-
16/01/06 22:26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외계인이 지구까지 못 오는게 이해가 되기도...;;
블랙홀에, 중성자별에, 펄서에, 퀘이사에... 대부분이, 관측이 되는 순간 '넌 이미 죽어있다.' 인 셈이니...;;
소독용 에탄올
16/01/07 01:43
수정 아이콘
질량이커지면 지름이 줄어들다가 일정 수준 이상의 질량이 되면 못버티고 망해버리는 중성자성...
16/01/07 11:15
수정 아이콘
우주는 언제나 신비롭고 배울게 많아서 참 좋은 흥미거리입니다. 잘봤습니다.
몽키.D.루피
16/01/07 11:30
수정 아이콘
마그네타는 별인데 지각이 있는 건가요? 거대한 자석덩어리 같은 걸 상상하면 되는지..
Neanderthal
16/01/07 12:20
수정 아이콘
중성자별들도 기본적으로 단단한 지각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본문 맨 첫번 째 이미지의 'solid crust"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오마이러블리걸즈
16/01/07 23:31
수정 아이콘
이런 거 볼 때마다 자구의 위치선정 능력에 감탄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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