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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2/20 11:00:40
Name 성동구
Subject [일반] 말 끊는 사람.....
어제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자주 보는 동네 친구도 있었고,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도
있었어요. 근황이나 묻고, 불금이었으니까 술이나 한잔 하면서 웃고 떠들면서 노는데 자주 보는 동네 친구
한 놈이 계속 사람 말을 잘라 먹으니까.... 대화하다가 짜증나더라구요.

사실 얘가 대화 할때 말 잘라먹는거 알고는 있었는데, 보통 이렇게 여럿이서 못 만나고 둘이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서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제처럼 여럿이서 만나니까 그 안 좋은 버릇의 진가가 드러나더라구요.


보통 패턴이 이래요. 우리중에 누가 화제 A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서 그 이야기 하려고 하면 그냥 거기서 과감하게
들어와서 A랑 관련된 연결고리로 본인 이야기를 한참합니다. 둘이서 술 마실때는 그냥 들어주고, 제가 하려던 얘기를
진행하면 됐는데, 사람이 많아지니까 그게 안되더라구요.

또 제가 이야기를 꺼냈을때 아는 얘기면 스포일러를 해버립니다.

제 친구중에 '상도'사는 아이가 있는데, 만취한 상태로 택시 탔다가 말을 잘 못해서 국제 신도시 '송도'까지 갔던 아이가
한명 있어요.

어제 택시 이야기가 나와서 제가 위에 이야기를 해주려고 "내 친구중에 상도동 사는얘가 있는데...." 까지 말 꺼내니까
여기서 또 다시 과감하게 들어와서 "크크크크 아 그거 크크크크 야 근데 종로에서 인천 송도까지가면 택시비 많이 나오지 않냐?"
이런식으로 중요한 부분을 다 말해버리니까, 제가 할 말이 없어지더라구요.



어제 다른 친구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는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중에 한 명이 "걔는 우리가 말하는걸 싫어하나봐, 무슨 말을 못 꺼내겠어."
라고 저한테 귀뜸하더라구요. 저도 어제 간만에 짜증이 나서, 다음에 만나면 진지하게 [경청]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설명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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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20 11:08
수정 아이콘
이런 경우 보통 그 친구분은 본인이 그렇다는 걸 모르고 있을 확률이 높아요.
너무 '경청' 이라고 하면서 진지하게 다가가면 그쪽에서도 반감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니까 친근하게 다가가서 기분좋게 설명해 보시면 더 효과가 좋을 것 같아요.
당시의 감정이 들어가서 감정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같아요를 몇 번을 말하네요..
모어모어
16/02/20 11:46
수정 아이콘
그런 친구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제 친구는 자기가 그런지 모르고 다른친구가 자기이야기만 해서 짜증난다는 이야기를 할때 답답했네요.
16/02/20 12:09
수정 아이콘
저는 상사중에 그런분이 계십니다. 지금은 다른부서이지만..
심지어 회의시간에 본인이 질문해놓고, 그 질문을 대답하려고 하면 그 대답을 끊고 자기 할말만 하시는..
Petrus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그러한 성향이 있다는 걸 본인만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CoMbI COLa
16/02/20 12:21
수정 아이콘
제 친구 중에도 저런 애가 있는데, 사실 일종의 말투가 되어버려서 말을 아예 안하면 모를까 못 고치더라고요.
그래서 모임에 나가서 평소에 절반만 말하고 꾹 참으라고 하니까 정말 괜찮은 녀석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본인 자신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네요.
어쨌든 동창회 같은 모임에서는 아직까지는 스스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친구들도 인정하고 있고요.
16/02/20 12:26
수정 아이콘
이런분 완전 질색이에요.
달걀껍질
16/02/20 13:00
수정 아이콘
이거와 더불어 무슨 주제만 나오면 일단 무조건 Negative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질색입니다. 뭐든지 일단 부정적인 말이 튀어나와요. 본인은 모르겠죠?
Fanatic[Jin]
16/02/20 13:34
수정 아이콘
본인은 모를겁니다...

본인의 나쁜습관을 본인은 몰라요.

저도 제가 자면서 코를 판다는걸 최근에 와서야 알게되었죠.

어쩐이 아침에 코피가 종종난다 했는데...몸이 안좋은가 걱정을 괜히 한거였어요 크크크
메모네이드
16/02/20 20:16
수정 아이콘
악 크크크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엄청 웃었네요.
손 조심 하세요! 크쿠
16/02/20 13:41
수정 아이콘
헐 님 저임?? 제 동료 중에 똑같은 분이... 여자분인데 기본적으로 말이 엄청 많은데다 말 욕심이 많아서 제가 뭐 얘기하고 싶어서 "오늘 오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데..." 하면 그거와 관련된 자기 얘기를 한 십분 합니다. 다른 사람이 중간에 끼어들려 하면 목소리를 한 톤 높이고 속도를 한 단계 올려서 원천 차단하죠. 그러면서 남의 얘기는 엄청 잘 끊습니다.
심지어 그냥 인삿말로 오늘 의상 예쁘시네요. 한 마디 건넨건데 사람 붙잡아놓고 자기가 오늘 입은 옷의 사연에 대해 한 이십분을 얘기합니다. 나겜의 홀스 형처럼 구간반복기능 장착이라 한 말을 다시 한번 되풀이하면서요.

문제는 내용이 재미도 없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본인 스스로는 본인이 되게 재밌는 줄 안다는 거...

게다가 말하는 거 자체를 좋아하는 분이라 듣는 거는 지루해하는 것 같은데 그게 다 티가 나요. 딴 사람이 얘기하는 타이밍에는 딴 데 쳐다보면서 건성으로 응응하다가 그 말에 대한 대꾸도 없이 전에 하던 자기 얘기를 이어가죠. 아마 제가 얘기하는 동안 또 자기가 할 얘기만 생각하는 듯.

저도 제가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그 분 특징을 파악하고 있는지 몰랐는데 은근히 스트레스 많이 받았나보네요. 요새 같이 일하는 거의 유일한 동료라...덜덜...
16/02/20 13:41
수정 아이콘
성동구님이 더 큰 목소리로 크게 내질러 버리는 방법은 안될까요?
얄미운 사람이네요~
This-Plus
16/02/20 15:50
수정 아이콘
저는 제 말 자르는 건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제3자 입장에선 쿠사리를 대놓고 주는 편입니다.

'아 XX씨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좀 들어요! 좀'
16/02/20 16:09
수정 아이콘
이게 모양세가 좋죠.
16/02/20 17:25
수정 아이콘
말 잘라먹는 타입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말귀를 빨리 알아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두를 꺼냈더니, 아, 그 이야기! 하는 경우 말이죠.
만약 이런 경우라면,
'내용을 전달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말을 하는 과정 그 자체에 즐거움이 있는 것이니, 상대방이 말을 하고 있을 수 있도록 내버려두기도 하라'고 이야기하면,
금방 알아들을 겁니다.(어쩌면 너무 빨리 알아듣고 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긍할지도...;)
경청은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반면, 상대 이야기는 관심 없고, 다른 이야기(라 쓰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경청이 뭔지 이해를 못하니 말해도 소용 없고요.
타이푼
16/02/20 17:49
수정 아이콘
했던얘기를 또 하는사람이 있는데요. 그런경우에도 또 들어줘야 할까요?
그게 한두번이 아니면요?
16/02/20 18:31
수정 아이콘
이야기를 반복하고, 중언부언하는 경우도 꽤 있죠.
누구나 말을 잘하는 건 아니니까요.
적당히 끊기 혹은 끊지 않고 들어주기. 사안별로, 경우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원칙만으로 살아가긴 힘들겠죠?
말머리
16/02/20 21:20
수정 아이콘
같이 일하기에는 좋을듯요. 말귀를 빨리 알아듣는다는건 이해력이 좋다는 뜻도 되니
16/02/20 18:18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로 제가 말을 하고싶어하는 쪽이긴 한데...싫어할거 같아서 숨 한번 크게 쉬고 억누르긴 합니다;; 간혹 조절 안되서 튀나오면 너무 후회가 되기도 하네요..유유
티타늄
16/02/20 21:12
수정 아이콘
제가 글에 나오는 친구분 같은 사람인것 같네요. 반성하고갑니다. 평소 제 행실을 돌이키보면 정말 저만 몰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16/02/21 01:48
수정 아이콘
그런 사람들 보면, 본인은 오히려 다른 사람 얘기 놓치지 않고 거기에 맞는 주제로 이야기 이어나가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게 잘 고쳐지지는 않을 수도 있는데, 말해보면 나름 당사자는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할 수도 있을 겁니다. 서로 다른 모임에서 두어번 정색하고 하는 지적을 당하면 아 내가 문제는 문제구나 할 수도...
그러니 한번 진지하게 말씀해보시는 거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다른 곳에서 지적을 당해봤을 수도 있고, 또 이번이 첫 지적이라면 정색할 수도 있지만 조만간 다른 곳에서 또 지적을 당하면 친구분도 깨닫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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