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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3/21 22:02:09
Name onDemand
Subject [일반] [13] 전전전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길에 인연을 주웠네. (수정됨)
1.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재작년 광저우에서였다. 공교롭게도 광저우에 간 이유는 전전전여자친구의 결혼식 가기 위해서 였는데. 일정을 너무 여유롭게 잡았었던 것 같다. 하루는 전전전여친을 보고, 나머지 이틀은 할 게 없었다. 나는 언제나 그렇듯 현지 미술관을 찾았다. 작은 미술관도 좋다. 나름의 개성과 아기자기함이 묻어 있는 그런 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았다. 사진은 잘 못 찍는다. 잘 찍었으면 인스타스타가 되었을 텐데. 언제나 아쉽다. 사진 공부라도 좀 할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스트레스받는다. 머리털이 몇 가닥 빠지는 게 느껴진다. 사진은 배우지 말아야겠다.


광동현대미술관에 갔다. 쌀쌀한 오후였다. 미술관 문 앞에 '关门'이라고 써있다.  오늘은 닫았다고 써있는 것 같다. 전에 여기서 좋은 전시를 본 적이 있다. 동양화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도 뚫어져라 쳐다본 작품이 있었다. 붉은색 먹으로 그려진 산수화였다. 볼 수 없어 아쉬웠다. 혹시나 싶어 주변을 둘러봤다. 대학생처럼 보이는 여자애 두 명이 미술관 쪽으로 걸어갔다. 응 거기 닫았어~ 속으로 생각했다. 평일 오후에 미술관에 오는 대학생이라.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내 삶의 전성기는 아마 대학생 때였으리라. 지금은 준 노예의 삶이 아닌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둘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어.. 저기 저 여기 처음인데.. 혹시.. 여기 닫은 거에요?'
이미 닫은걸 알지만 물어봤다.


'네.. 닫았네요..'
오 그래도 영어를 할 줄 아나보다. 대답을 해온다. 얼마 만에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난 건지. 반가웠다. 간만에 얘기나 좀 나눠야겠다.


'혹시 둘 다 위챗 아이디 있어요?'
내가 물었다.


'네 여기요!'
너무나 쉽게 받아냈다. 이 둘이 내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이스. 그럼 다음 스텝은...
커피. 커피다.


'저 여기 처음인데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아, 두 분 커피는 제가 살게요!'
처음은 아니지만, 정보는 필요했다. 전에는 전전전여친을 따라다니기만 했으니까. 새로운 미술관도 알아내고 싶었다.


'커피는 못 마셔요. 대신 여기 미술관 가보세요! 저희는 이따가 여기 갈 거에요'
거절당했네. 그래도 귀엽네. 아쉬웠다. 완곡한 거절을 뒤로하고 알려준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
그렇게 알려준 미술관에 가봤다. 가는 길에 외로움이 몰려왔다. 타지에 혼자 있는 것은 이런 홍수 같은 외로움을 항상 동반하는 것 같다. 이대로 있다가는 내 마음이 버티질 못할 것 같다. 왜 더 심즈에서 사교 욕구가 있는지 알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더 심즈를 플레이 할 때 이해 못 한 인간의 욕구가 이해됐다. 대화가 필요하다. 너무나 필요해. 이래서 결혼을 하나 싶었다. 외로워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필요해서. 지금 나는 넓은 세상에 혼자 있는 느낌이었다. 주변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도 외로움이 느껴졌다. 군중 속 외로움이 이런 건가 싶었다.


'여기 미술관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가는지 알아요?'
가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지만, 지나가던 또래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다.


'어.. 저도 여기 처음인데... 근처인 거 같아요... 음... 일단 따라와 보세요'
나이스. 사람들이 친절하다. 짧은 영어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미술관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를 데려다준 그녀에게 감사를 표해볼까 했다.
'혹시 미술관 가는 거 좋아하세요? 제가 여기 입장료 내드릴 테니까, 한 번 둘러보고 가세요.'
그리고 입장료 지불을 했다.
'얼마죠?'
'100위안이요'
이 정도는 잠시 외로움을 달래는 값으로는 싸다고 생각했다.


지갑에서 100위안을 꺼냈다.
그러면서 쓰윽 고개를 들어 미술관 직원 얼굴을 흘깃 봤다.
어? 깜짝이야!
순간 고개를 돌렸다.
뭐지, 잘못 봤나?
다시 보자.
하나. 둘. 셋.
어?
내 심장이 순간 멎었다. 아, 아니다.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뭐지 이 사람. 깜짝 놀라게 하네. 찰나의 순간, 내가 기다리던 누군가를 본 느낌이었다.
아마 내 이상형인가보다.





3.
나는 정신을 차리고, 미술관에 들어갔다. 미술관을 천천히 둘러봤다. 눈부시게 하얀 조각상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적당히 감상했다. 그리고 적당히 시간이 지났을 즈음 나왔다. 호텔로 돌아가려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미술관 직원이 생각났다. 내 심장을 잠시 멈추게 한 그녀가 생각났다. 지금이라도 물어봐야겠다. 긴장됐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용기를 냈다. 미술관에 다시 돌아갔다.


그녀가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웃으면서. 12월이었지만 여름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게... 웃음이라는 건가. 나도 따라 웃었다. 조금은 어벙하게. 어설픈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 호..혹시 여..연락처 좀 줄 수 있어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다리도 후들거리는 것 같았다. 내가 왜 이러지. 아까는 안그랬는데.


'저요? 아니면 얘요?' 옆에 있는 다른 직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니꺼만요!) 둘 다요!'
마음의 소리와 입에서 나는 소리가 달랐다.


그래도 성공은 했다. 그럼 다음 스텝은... 시간이 늦었으니... 저녁이다.
일단 나가서 받은 연락처로 연락을 했다.


'제가 처음이라 그런데, 혹시 주변에 먹을 만 한데 있나요?'
내가 물었다.


'음.. 아! 여기 근처에 새로 생긴 맥주집 있어요'
처음 본 이성과 술을 마시는 건 그린라이트라고 pgr 자유게시판에서 배웠다. 역시 연애는 글로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배워야 한다. 이건 그린라이트다.


'아.. 맥주 좋아하시나 봐요! 저도요!'
음. 맥주는 싫다고 했다. 그렇게 셋...이서... 오래된 한국식당에 갔다. 옆에 있던 직원은 왜 같이 왔을까. 궁금했다. 그녀가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구석진 곳에 있는 한식당에 갔다. 비빔밥과 퓨전 한식을 시켰다. 맛은 내가 집에서 한 것과 비슷했다. 같이 사진도 몇 장 같이 찍고. 그렇게 헤어졌다. 그래도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있어서 덜 외로웠다. 그리고 다음 날 한국으로 돌아왔다. 따뜻한 날씨였다.





4.
왜일까. 계속 그녀생각이 났다. 아마 진짜 내 이상형인가보다. 뭔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계속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지금 이런걸 하고 있다고. 재미있는 영화 봤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같이 보고 싶다고 보낼까 하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몇 주 뒤. 그녀가 메시지를 보냈다.
'저 O월 O일에 대학 졸업식 있는데 올래요?'
'졸업식을요? 부모님도 오시는 곳에?!'
'부모님은 안 오세요.'
'아 네. 초대해줘서 고마워요. 생각해볼께요.'


음. 졸업식에 부모님이 안 오신다고?
그래도. 한 번 본 사람 졸업식에 내가 왜 가야되지?
내가 미친놈도 아니고.





5.
'캐논 70D'를 들고 졸업식에 참가했다. 비행기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택시를 탔다. 카메라는 삼촌한테서 빌렸다. 멀리 그녀가 보였다. 여름의 화사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남자도 보였다. 누구지. 남자친구 있었?! 심장이 내려앉았다. 아니, 아직 모른다. 그리고 캐논을 들고 있는 그녀의 부모님도. 안 오신다더니 오셨네. 아! 그런데 저 캐논은 육두막이네! 내가 졌다. 주위를 둘러봤다. 갑자기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핑크빛 꿈에서 깬 것 같다. 위기감이 몰려왔다. 망했다! 진짜 망했다. 내가 미쳤다고. 내가 여길 왜 왔지 싶었다. 하지만 호랑이 굴로 끌려가도 '내가 사자라면 해볼 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오늘 사자다. 나는 오늘 렝가다.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하지만 사실 난 아이번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무라도 베어야 하지 않겠는가. 일단 그녀의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친구라고. 그리고 여기 선물 받으시라고. 이 정도 중국어는 중학생 때 배웠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그리고 중국어는 거기까지만 배웠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역시 어려운 일이다. 쉽게 포기할만한 일이다. 부모님이 나한테 뭐라고 한 것 같지만. 가볍게 못 알아듣는 척 했다. 그녀의 주변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아싸지만 인싸인척 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저기 같이 온 남자애, 혹시 쟤 남자친구야?'
'아냐 아냐. 그냥 친구야'
나이스. 순간 안도했다. 다행이었다.


여름의 광저우는 너무나 더웠다. 5월이 이렇게 더웠던가. 바로 옆에 있는 홍콩도 이렇게 덥겠지 싶었다. 작년에 홍콩에 갔다온 동생이 해준말이 생각났다. 한여름에 디즈니랜드를 갔다 왔다고 했다. '형 나 군대 다시 갔다 온줄 알았어' 나도 더위에 지쳤다. 아이번은 쉽게 지친다. 아니 얘네들은 이 날씨에 지치지도 않나? 지치니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덥다. 힘들다. 숙소에 가고 싶다. 그래도 궁은 쓰고 집 가야지. 내 마음속 데이지가 튀어나왔다. 용기가 났다. 그녀에게 말했다.


'오늘 졸업식이고 사진 찍느라 힘들지? 나는 먼저 가볼 게 혹시 내일은 시간 돼? 같이 놀이공원 갈래?'
'응 그래'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행복했다. 얼마전 본 하트시그널 시즌3에서 놀이공원편이 생각 났다. 그날은 그렇게 헤어졌다. 웃으면서 잠들었던 것 같다.





6.
데이트하러 놀이공원에 갔다. 그녀는 오늘도 눈이 부셨다. 날씨는 정말 더웠다. 와. 그리고 진짜 더웠다. 하늘이 살짝 노래 보였다. 그리고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무서운 것을 못 탄다. 하지만 나는 지금 렝가다. 두려운 것은 없다. 몇 시간이 지났다. 놀이기구 몇 개를 탔다. 그리고 정말 지쳤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전두엽을 거쳐서 나오는 말인지, 척추반사로 나오는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그래도 같이 있으니까 좋다. 가끔 멈추려 하는 심장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런데 얘는 정말 더위를 안 탄다. 신기했다.


놀이공원에서 나왔다. 그녀가 말했다.
'재즈 좋아해? 우리 같이 재즈바 갈래?'
'나 재즈바 완전 좋아해!'


재즈바에 갔다. 어색했다. 나는 또 전두엽을 스킵하고 척추반사식 대화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녀는 좋아했던 것 같다. 그녀의 위챗 담벼락에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올라왔다.


눈치를 보며 타이밍을 잡았다. 그녀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나 손 따뜻한데'
이렇게 더운 지방에서 이런 말장난이 통할까 싶었다.


그녀가 이상한 눈길을 보냈다. 그리고 단호하게 딱 잘라 말했다.
'아니 싫어'


그녀의 표정에서 느껴졌다. 참으로 날카롭고 칼 같은 거절이다. 멀리 여기까지 날아왔는데. 그런데 나는 몸도 지쳤고. 이제는 마음도 지쳤다. 너무 더운 날이었고, 너무 오래 긴장하고 있었다. 멀리까지 왔는데 손정도는 잡아줄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래서 이 거절을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너무나 지친 나머지 이성의 끈이 살짝 풀렸던 것 같다.


'넌 아무 생각 없이 어린애처럼 행복해 보인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것 같아.'
이렇게 말해버렸다.


음. 그래. 이런 걸 뭐라고 하더라. 치도리? 뇌절? 거기서 크툰을? 2절 3절 하지마? 아. 몰라. 안해도 됐을 말. 어쨋든 저질러 버린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울었다. 뭐지. 왜 울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이해를 포기했다. 그저 달래서 들여보냈다. 모르겠다.


다음 날. 그녀가 그래도 마중은 나와줬다. 그녀와 또 다른 친구가 나를 공항까지 바래다줬다. 그리고 나는 한국으로 돌와 왔다.





7.
몇 달 뒤, 그녀와 같이 여행을 갔다. 
더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또 더 많은 약속을 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고, 많은 장거리 연애가 그렇듯이 결국 헤어졌다.





8.
여행의 기억은 풍부한 색채로 가득한 것 같다. 지금 껏 여행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났다. 잠시 만났다가 헤어지고. 가끔 웃고. 이따금 울고. 여행의 모든 날이 색채가 진한 날들이었다. 그러나 그 인연이 길게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그런 축복이 없었다. ​모든 만남이 즐겁고 내가 선택하는 모든 순간이 성공적이라면 얼마나 좋으랴. 이 찬란한 여행길에 끝이 없다면 얼마나 좋으랴.


며칠 전 읽었던 글의 말미가 떠오른다.
'마냥 즐겁기만 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축복받지 못한 여행을 뒤돌아봤다. 삶이 여행이라면. 만나는 모두가 잠시 스쳐 가는 것일 뿐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한다면. 이 길고 긴 여행에서 나에게만큼은 조금 더 여유로워져야겠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서 강연한 김창옥 교수의 마지막 말이 생각난다.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 모든 여행의 중간지점마다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번에도 고생했어. 여기까지 잘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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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살리
21/03/22 00:28
수정 아이콘
배경이 보일만큼 투명한 수채화로 된 그림들로 글을 쓰신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시처럼 수많은 길을 지나서 지금의 내가 있는 거라면, 그 길을 지나온 나를 대견해하고 아낌없이 칭찬해주어도 될것 같습니다.

길을 걷다보면 또 다른 인연도 오겠죠. 글쓴분의 앞길에 인연이 함께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onDemand
21/03/22 13:05
수정 아이콘
멋진 감상평입니다. 네. 다음 여행이 있기 전까지 휴식과 멈춤이 필요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세인트루이스
21/03/22 03:40
수정 아이콘
와우 - 행동하는 피지알러시네요. 논픽션이라면 정말 놀라운 행동력이십니다 크크 용기있는자가 값진 추억을 쌓아가네요.
onDemand
21/03/22 13:09
수정 아이콘
각색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인의 성격/기질과 다르게 행동력이 너무 과하면 '마음의 관절'이 나간다고 하네요. 추억의 댓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세인트루이스
21/03/22 13:29
수정 아이콘
여행은 평소에 안하던 행동을 할수 있게 용기를 넣어주는 매력이 있죠. '뭐 어차피 여기 나 아는 사람도 없고, 그냥 확 질러보자'는 설렘이 새로운 인연도 만들고 추억도 만들고... 여행 가고 싶네요 ㅠㅠㅠㅠ
마법사21
21/03/22 12:10
수정 아이콘
행동하는 피지알러시네요22. 멋있으십니다.
21/03/22 15:25
수정 아이콘
좋네요.
장고끝에악수
21/04/04 07:31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TheLasid
21/04/24 12:36
수정 아이콘
늦었지만 잘 읽었습니다. 짧고 강렬한 만남으로 이어진 멋진 여행을 하셨네요. 무척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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