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저는 성격이 원래 원리&원칙을 굉장히 따지는 스타일입니다.
그렇다고 최종적으로 일을 결정할 때 원리 원칙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원리 원칙을 따져서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이득&손해를 명확히 따지고, 그 다음은 현장의 소리를 존중하여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 타협을 할지 결정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의 이런 가치관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들어 저희 이런 가치관이 크게 무너지고.. 멘붕 상태에 빠진 상황입니다.
PGR에도 제가 최근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2번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https://pgr21.com./freedom/95375?sn1=on&divpage=19&sn=on&keyword=BK_Zju
https://pgr21.com./freedom/95607?sn1=on&divpage=19&sn=on&keyword=BK_Zju
다시 간단히 소개하면
1. BK는 K창고와 계약하며 K창고를 이용하고 있었음. 창고 이용료는 입고료, 출고료, 보관료 이렇게 3가지가 있음.
2. 어느날 K창고가 입고료, 출고료, 보관료에 대해 단가 인상을 요구했음.
3. BK는 인상된 단가가 너무 비싸서 다른 창고를 이용하겠다면서 K창고에 있는 물량을 다 빼겠다고 했음. 기존 계약된 단가대로 나머지 물량에 대한 출고료 & 보관료 입금을 완료했고, 출고를 요청했음.
4. K창고는 물량을 출고하려면 보관되어 있는 물량을 신규 인상된 단가 기준으로 출고료 & 보관료를 지불하라며 추가 입금을 요청함...
5. BK : ??? 내가 신규 인상된 단가를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물건을 빼는건데? 그럼 당연히 기존 계약된 단가 기준으로 출고료 & 보관료 지불해야 하는거 아님?
6. K창고 : 아니야. 난 신규 인상된 단가 기준으로 돈 다 받아야 물건 출하시켜 줄거야.
7. BK : 뭔데? 왜 니 멋대로 금액을 정하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물건 불법 점유하면 소송 건다?
8. K창고 : 우리도 소송 건다. 왜 돈을 다 안내고 물건을 출하하려고 하는데? 너희가 늦게 입금하고 출고할수록 보관료는 점점 인상된다!!
이렇게 BK -> K창고로 민사 소송을 걸었고, K창고도 마찬가지로 BK에게 돈 내놓으라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K창고가 단순히 깽판을 치는걸로 생각했지만..
소송을 진행하며 알게된 것은 K창고는 진지하게 자기들이 생각하는 사고 방식이 맞다고 믿더군요.
K창고 -> BK에게 건 소송은 올해 6월 8일 1심 결과가 나왔습니다.
네... 당연히 K창고가 패배하였습니다.
승리를 너무나도 확신하는 상대방 변호사의 자신있는 태도 때문에..
순간 제가 알고 있는 상식이 틀렸나 의심을 했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세상과 법은 제가 알고 있는 상식이 맞더라고요.
그리고 이거 이후의 이야기를 이제 적어보겠습니다.
[이야기 1.]
K창고는 1심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를 하였습니다.
네, 항소야 얼마든지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사건의 핵심은 “K창고가 왜 기존에 합의한 계약서의 금액대로 돈을 다 받고도 신규 인상된 단가로 추가 입금을 요청하는가?”입니다.
일단 제가 아는 상식선에서 K창고가 이 소송에서 이기려면 = 위의 주장을 입증하려면 아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기존 합의한 계약서 단가는 K창고가 일방적으로 손해보는 불합리한 단가다. 즉 신규 단가 인상건은 충분히 합리적인 제안이었으며, BK가 이것이 맘에 안든다며 물량을 다 빼는 것은 매우 악한 갑질이다.
- K창고는 그동안 계속 BK와 거래하면서 손해를 봤었고, BK는 그때마다 나중에 단가 인상하자고 구두상으로 동의했었다. 그동안 싸게 이용해놓고 이제 조금 단가 높일려고 하니 도망가면 우리는 BK랑 거래하면서 기존 거래처도 다 놓치고 피해가 크다.
물론 위에 적은 것이 진실은 아니고, 그걸 뒷받침할 증거도 없을겁니다.
다만 법리적으로는 충분히 다퉈볼만한 사안이고, 혹시나 제가 K창고랑 거래하면서 실수로 위의 주장에 힘이 될 증거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겠죠.
[K창고가 이런 무모한 소송을 한다면 최소 이러한 내용 or 추가 다른 근거로 왜 자기들이 신규 인상된 단가로 돈을 받아야 하는가!를 입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K창고는 항소심 준비서면에서도 황당한 주장을 하는 중입니다.
일단 이들은
[인상된 단가로 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 1줄만 있고,
BK가 그 금액을 입금 안했으니 빨리 입금하라는 내용만 준비서면의 대부분 내용을 차지합니다.
[그 어디에도 왜 K창고가 인상된 단가로 돈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가 없습니다.]
그렇게 항소심이 진행중이며.. 이 항소심은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야기 2.]
K창고와 소송을 한지 1년이 넘었고, 그동안 K창고는 계속 BK에게 보관료는 할증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알게된 사실로 BK의 물건은 K창고에 보관되어 있지 않았고, 약 1년전부터 K창고가 자기들 멋대로 N창고에 이동하여 보관시켰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K창고는 단 한번도 N창고에게 보관료 및 입고료를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N창고는 1년간 보관료를 받지 못하자 K창고에게 해당 물량을 폐기처분 할 예정이라고 최후 통첩을 날렸습니다.
그러자 K창고는 이 물건의 실제 주인이 BK임을 N창고에 알렸고, BK도 N창고에 가서 자신의 물건이 보관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N창고가 공격의 타켓을 BK에게로 겨눕니다...]
N창고는 BK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1. 이제 물건의 실제 주인은 BK인게 확실해졌다.
2. N창고는 이 물건의 입고료 & 보관료를 지난 1년간 한번도 받지 못했다.
3. 따라서 물건의 실제 주인인 BK가 입고료 & 출고료 & 보관료를 N창고에게 지불하고 빨리 출고해라 (여기서 K창고는 BK가 N창고에게 일단 창고 비용을 입금한다면 출고에 동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힘)
4. 만약 BK가 N창고에게 입금하지 않고 물건을 계속 N창고에 물건을 방치할 경우 -> N창고는 앞으로 BK에게 민/형사상으로 소송을 걸겠다!!
????
BK는 무슨 죄가 있는 걸까요?
BK는 물건을 N창고에 보관 하는 것을 동의한 적 없습니다.
BK는 N창고와 창고 이용료를 계약한 적이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K창고가 자기 멋대로 진행했고, BK는 아직도 물건을 받지 못한 피해자입니다.
[그런데 N창고는 이 모든 책임을 BK에게 떠넘기며 협박을 했습니다...]
심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K창고는 현재 거의 파산 비슷한 상태인걸로 보이고.. 아마 N창고가 추후 K창고와의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돈을 받기는 힘들다는 계산이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다고해도 왜 아무 잘못 없는 BK에게 억지를 부리는 걸까요??
그렇게 N창고가 BK에게 소송을 건다고 한들 이길 가능성이 1%는 있는 걸까요?
하지만 결국 BK도 이 물건이 1년 넘게 못찾고 있는 상황이라 급한 상황이었고..
N창고는 K창고놔는 다르게 일단 약속은 지킬 사람인 것으로 보여서 (지난번 K창고는 위로금을 받으면 출고를 허락하겠다고 했다가, 위로금을 받고 나서 다시 출고를 거절했습니다)
일단 N창고에 모든 창고 비용을 입금했습니다.
다행히 N창고는 K창고와는 달리 약속은 지켰고, BK는 일단 물건은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BK는 이 창고비용까지도 K창고에게 소송을 통해 청구할 예정이지만... 과연 언제 이 싸움은 끝날까요? K창고에게 돈은 있을까요?
[이야기 3.]
그동안 창고들의 횡포 아닌 횡포?? 에 질린 BK는 이제 아예 창고 전체를 임대해서 직접 창고를 운영하고자 했습니다.
당시 T창고는 A구역 = 1,300평 & B구역 = 1,600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A구역은 상태가 별로 안좋았고, B구역은 상태가 양호했습니다.
따라서 BK는 B구역 1,600평을 계약하고 2022년 3월 25일부터 B구역에 물량을 넣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두둥! T창고가 3월 25일까지 B구역 공사를 끝내지 못해 물량을 입고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T창고 : BK님. 일단 A구역이 비었으니 B구역 공사가 끝날 때까지 A구역에 물량을 넣으면 어떻겠음?
BK : 그건 상관없는데.. 그럼 나중에 A구역에서 B구역으로 물건을 옮겨야 할텐데, 그 비용은 어떡함?
T창고 : 그건 우리 잘못이니까 우리가 A구역에서 B구역으로 옮기겠음. 어차피 B구역 공사는 일주일 안에 끝날거고 그 사이에 BK가 A구역에 물량을 넣는다고해도 얼마 안되지 않겠음?
BK : 오케이! 그렇다면 우선 A구역에 물량을 넣겠습니다.
그런데 원래 3월 25일 기준 일주일 안에 끝났다고 했던 B구역의 공사는.. 4월 1일이 되어서도 끝나지 않았고..
현장에서는 A구역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며 빨리 B구역으로 옮겨달라고 했지만 공사가 안끝나니 어떡합니까..
결국 5월 1일이 되어서야 B구역 공사가 끝나고 이용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BK는 1,600평의 계약된 월세를 계속 T창고에게 입금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BK도 딱히 불만은 없었습니다.
어찌되었던 BK가 3월 25일부터 5월 1일까지 A구역의 1,300평을 다 활용할 만큼의 물량을 입고시키진 않았거든요.
하지만 A구역 1,300평은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고, 가능한 빨리 B구역의 1,600평을 활용할 필요성은 있었습니다. (환경도 A구역은 너무 열악했고요...)
BK : 헐.. 그동안 A구역에 입고된 물량이 좀 많은데요.. 이거 T창고에서 옮겨주기로 한거니까 지금이라도 빨리 옮겨주세요. 대충 옮기는데 3~4일은 걸리겠는데요? 비용도 꽤 나올 듯 합니다.
T창고 : 헛.. 그런데 지금 제가 급하게 물량을 창고에 보관할게 있는데 B구역의 절반 = 800평 정도 필요합니다. 어차피 이 물량은 약 한달 뒤에 다 빠져나갈테니.. 제가 한달 정도만 B구역 800평 사용해도 될까요?
BK : 안됩니다. A구역도 1,300평도 곧 한계라 저희고 B구역의 1,600평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A구역 환경이 너무 열악해 현장 불만이 많습니다.
T창고 : 그럼 우선 BK쪽에서 A구역 1,300평 + B구역 800평 = 2,100평을 사용하시면 어떨까요? 그럼 A구역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일단 2,100평을 사용하는 거니 괜찮지 않을까요? 돈은 당연히 1,600평 기준으로 입금하시고요.
BK : 그런 조건이면 동의하겠습니다. 현장쪽 불만은 제가 설득해보겠습니다.
하지만 현장이란 언제나 변수가 많습니다.
T창고는 원래 5월1일부터 1개월만 B구역의 절반 = 800평을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어쩌다보니 7월 15일까지 해당 구역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7월 15일 T창고가 B구역의 물량을 다 비우고... 문제가 터집니다.
T창고 : 7월 15일부로 B구역의 물량 다 비웠습니다. BK는 빨리 A구역의 물량을 B구역으로 옮겨주세요.
BK : 네?? 제가 왜 A구역의 물량을 B구역으로 옮깁니까? 애초에 저희가 A구역에 물건을 넣을 때 T창고에서 A구역의 물건을 B구역으로 옮겨주기로 한 것 아니었습니까?
T창고 : 원래는 그랬는데, 우리가 5월1일부터 7월15일까지 BK한테 A구역 1,300평 + B구역 800평 = 2,100평을 이용하게 해드렸잖아요?
[그럼 양심이 있으면 BK가 알아서 A구역 -> B구역으로 물건 옮기는 비용쯤은 알아서 책임져야 하는거 아닌가요?]
BK : 뭔 소리에요? 우리가 5/1일부터 7/15일까지 2,100평을 쓴거는 T창고가 B구역 800평을 쓰는 조건으로 협의한 것 아닌가요? 언제 우리가 2,100평을 쓰는 조건으로 B구역으로 물건 옮기는걸 동의했습니까?
T창고 : BK님. 너무 도둑놈 심보 아닙니까? 그럼 계약된 물량보다 500평을 공짜로 더 쓰면서 그 옮기는 비용도 부담 안하려고 한겁니까?
BK : 아니 무슨 내가 나쁜놈 인것처럼 얘기하는데.. 우리가 애초에 협의를 했잖아요.
1. BK는 B구역 계약을 한건데, B구역 준비가 안되어서 A구역으로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이동 비용은 T창고가 부담한다고 했지요?
2. 그리고 B구역 공사 끝났을 때 BK가 T창고한테 물량 옮겨달라고 했을 때 T창고가 B구역 800평을 급히 써야 한다면서 대신 BK한테 남은 800평 쓰고 있으라고 했죠?
3. 그런데 이제와서 A구역 -> B구역 이동은 당연히 BK가 부담해야 한다면..
도데체 BK한테 무슨 이득이 있는건가요?
애초에 계악대로 B구역에 들어왔으면 아무런 비용 발생 안할 것을, 괜히 T창고 요구만 들어줬다가
1. 지난 3개월동안 환경 열악한 A구역을 이용하고
2. A구역 -> B구역으로 이사하는데 약 700만원정도 비용 써야하네요.
도데체 BK가 뭔 잘못을 했길래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까?
T창고 : 아니!! 지난 2.5개월동안 500평을 공짜로 쓰셨잖아요!!!
BK : 그게 왜 공짜입니까? 그리고 500평이 그냥 500평이 아니죠.
애초에 저는 5월 1일날 환경 안좋은 A구역 1,300평 + 환경 좋은 B구역 800평 = 환경이 좋은 1,600평과 같은 가치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B구역 나머지 800평을 T창고에서 임시로 쓰는걸 동의한 겁니다.
A구역의 환경이 B구역과 동일한 조건이어야 500평을 공짜로 썼다는게 그나마 말이 되는거죠.
누가 봐도 A구역이 열악하고, 무엇보다
[제가 A구역 1,300평 + B구역 800평 = 2,100평을 쓰는 조건으로 제가 A구역 -> B구역 이사 비용을 직접 부담한다에 대해 동의한 적이 있습니까!!?]
T창고 : BK님. 젊은 사람이 그렇게 일하지 마세요.. 이런식이면 걍 거래하지 맙시다.
BK : 거래하지 말자고요? 지금 창고 임대한 상황에서 거래하지 말자고요? 그럼 우리 물량 다 빼라는 말입니까? 지금 보관된 물량이 3천톤이 넘고.. 그쪽에서 임의적으로 계약 해지한다면 이거 다른 창고로 이동하는 비용 다 지원할 수 있습니까? 최소 몇 천만원은 나올텐데요?
T창고 : 그걸 내가 왜 부담합니까? 내 잘못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겁니까?
BK : 아니 그럼 이게 제 잘못인가요? 저는 T창고 제안만 들어준건데요?
T창고 : 아니 BK님 당신이 그동안 이득을 취했잖아요... (무한 도돌이표)
BK : 아니 그러니까 그 이득을 왜 당신이 혼자 알아서 판단하냐고요.. 나랑 협의한적 있어요? (무한 도돌이표)
이렇게 BK는 T창고와 또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T창고의 대표님도 거의 60대의 어르신입니다.
원래 이 바닥의 대표님들이 다 어르신들이고, 저희만 나이가 상당히 젊은편입니다.
이번에도 BK는 N창고의 경우처럼 T창고에게 항복을 했습니다.
여기서 T창고와 소송을하며 누가 잘했냐고 싸우기에는 BK가 잃을게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 BK의 가치관이 무언가 잘못 되었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 = 가치관은 일단 기본적인 원리 원칙으로 상식을 지키지만 -> 현장의 불만은 상식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니 어느정도 양보하며 타협할 수 있다! 입니다.
그런데 최근 연달아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애초에 제가 그 상식 자체를 잘못 알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1. K창고는 비록 BK가 단가 인상에 동의는 안했지만, BK가 마땅히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2. N창고는 비록 BK랑 계약 자체를 한적이 없지만, 어쨌든 BK가 돈을 내는게 맞다고 주장했고
3. T창고는 BK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BK 너는 그동안 부당 이익을 취했고, 그 이익은 마땅히 뱉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울한 날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