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4/28 11:17:32
Name 소이밀크러버
Subject [일반] 아내 이야기 4
- 아내는 사려 깊다 8

더운 여름 회사에서 물건을 옮기다가 땀이 뻘뻘 났다.

끈적끈적한 몸으로 집에 들어가니 얼굴에 그 찝찝함이 묻어있었나 보다.

보통은 아내가 저녁 식사를 차리고 내가 설거지하는데

이날은 자신이 설거지까지 해줄 테니 오빠는 빨리 샤워하라고 해줬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깨끗해질 수 있었다.



- 아내는 귀엽다 8

안 좋은 습관이지만 아내는 핸드폰을 보다가 스르륵 잠이 드는데

그러다 보니 핸드폰을 침대 밑으로 떨어뜨려서 화들짝 놀라서 깨거나

자기에게 떨어뜨려서 울상을 지을 때가 있다.

울상을 지을 때면 좀 귀엽지만, 아내의 숙면을 위해 잠이 들면 손에서 핸드폰을 치워주는 습관이 생겼다.



- 아내는 멋지다 5

내 차를 구매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선택을 미루다가 차츰차츰 급이 오르고 가격이 비싸졌다.

선택도 한 번에 못 하고 계속 급을 올리는 게 꼴 보기 싫었을 만도 한데

아내는 정말 원하는 것을 고르라고 하며 핀잔 한 번 주지 않았다.

결국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아내도 잘 골랐다고 칭찬해 줬다.



- 아내는 재밌다 2

이지 두 댄스가 유행할 때 거기에 꽂혀버린 난 입에 흥얼거리면서 살았다.

하도 부르다 보니 궁금해진 아내는 자기도 보고 싶다며 이지 두 댄스를 찾아봤고 이게 뭐냐며 웃었다.

그냥 웃길 뿐이고 딱히 별생각 없던 아내였지만 내가 계속해서 불렀더니 전염되었는지,

뜬금없이 I can hear my voice~라며 노래를 부르고 말더니 자기 자신에게 좌절했다.

그러고는 나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이지 두 댄스를 불렀다고 볼멘소리하는데 재밌었다.



- 아내는 멋지다 6

토요일 출근 때문에 회사에 나와 일하면서 아내와 카톡을 했는데 아점을 먹는 중이라고 했다.

12시 반 퇴근이지만 회사에서 점심밥을 줘서 밥 먹고 집에 간다고 하니

남편 밥은 아내가 챙겨주는 거라고 그냥 집으로 오라고 했다.

자기는 먹지 않으면서도 날 챙겨주는 아내가 참 멋져 보였다.



- 아내의 선물 3

아내의 차 이름은 '만두'다.

내 차는 번호판에 달린 한글이 '머'였고 하얀 컵을 타고 모습을 상상하며 '머그'라고 이름 붙여줬다.

차를 받고 며칠이 지나 아내는 선물이라며 키링을 선물해 줬는데

스누피가 머그잔을 타고 비행하는 형상이었다.

2023-02-03-18-17-55-517.jpg

스누피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어 스누피를 좋아하던 내게 너무 딱 맞는 선물이었다.

그걸 골라준 아내에게 고마워서 기쁨의 댄스를 선사해 줬다. 둠칫둠칫.



- 아내는 귀엽다 9

우리가 사는 곳은 매주 수요일에 분리수거 물을 배출한다.

분리수거할 물건의 양이 애매하게 많아서 내가 조금 무리하면 나만 갔다 와도 될 날이었다.

아내가 귀찮을까 봐 양손 가득 재활용품을 들고 나가려니 아내가 쪼르르 쫓아와 물건을 나눠 들었다.

아내는 이보다 적은 날에도 같이 들고 나가자고 말했고 나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수요일에 우리는 함께 분리수거하러 나간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사랑해 Ji
23/04/28 11:23
수정 아이콘
더 있죠??? 더더 많이 올려주세요!!!
덴드로븀
23/04/28 11:27
수정 아이콘
와 벌써 4편! 10편까지 빨리 달리시죠! 크크크크
고오스
23/04/28 11:28
수정 아이콘
훈훈한 글이 참 죠습니다

나중에 소이밀크러버 와이프님이 이 시리즈 글을 보셨으면 좋겠네요 :)
StayAway
23/04/28 11:32
수정 아이콘
진실은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됩니다!!
23/04/28 11:34
수정 아이콘
힐링되네요
여명팔공팔
23/04/28 11:39
수정 아이콘
1편부터 보고있지만, 저희 부부와 참 비슷한 내용들이 많네요. 참 복 받으셨고, 저도 참 큰 복을 받은 것 같습니다!
고오스
23/04/28 12:47
수정 아이콘
여명님은 결혼 바이럴 글 언제 쓰시나요?

이런건 속에 놔두면 잊혀집니다

소이님처럼 작성을 하시지요 흐흐흐
여명팔공팔
23/04/28 13:13
수정 아이콘
크크 저도 쓰고 싶은데 글솜씨가 부족해서요.

말씀하신대로 놔두면 잊혀지는데..
그 속도가 너무빨라 하루만 지나도 잊혀지더라구요. 흑흑

소이밀크러버님 글 보면서 아 나도 이랬던 적이 있는데!
하면서 옛일들 떠올리고 있습니다 크크
리니시아
23/04/28 11:43
수정 아이콘
무서운걸 기다리고 있읍니다
감자크로켓
23/04/28 11:49
수정 아이콘
기쁨의 댄스 크크크 표현도 잘 해주시는군요.
아내분이 귀엽고 멋지고 사려깊은 건 작성자분이 마찬가지로 아내분께 그런 모습이 되어주셔서인 것 같습니다.
시리즈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
어제내린비
23/04/28 12:22
수정 아이콘
한두번의 에피소드는 그냥 조금 부럽다 하고 넘길 수 있는데..
에피소드들이 누적될수록 어어어어엄청 부러워 지네요.
파이프라인
23/04/28 12:28
수정 아이콘
졌습니다.. 부럽네요 크크크
건강합시다
23/04/28 12:44
수정 아이콘
너무 달아서 치아가 다 녹아내릴거같네요 크킄크크
23/04/28 13:12
수정 아이콘
서로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모여있네요. 멋집니다!
그럴수도있어
23/04/28 13:18
수정 아이콘
아내분도 엄청 세심하시네요. "부럽습니다" 복붙합니다
살아가라~
23/04/28 16:41
수정 아이콘
상상이 되는 게... 웹툰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아요... :)
둠칫둠칫~
아이폰12PRO
23/04/28 18:25
수정 아이콘
그저부러워요
조미운
23/04/28 21:28
수정 아이콘
크크. 잘 보고 있습니다. 계속 연재해주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75856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1689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3644 29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37971 3
102740 [일반] 『눈물을 마시는 새』 - 변화를 맞이하는 고결한 방법 [7] meson1673 24/11/24 1673 29
102739 [일반] <아케인 시즌 2> - 기대보단 아래, 걱정보단 위. (약스포) [3] aDayInTheLife1832 24/11/24 1832 1
102737 [일반] 린치핀 — GPT 세계에서 대체 가능한 톱니바퀴를 벗어나려면 [14] Kaestro3730 24/11/24 3730 6
102736 [일반] [팝송] 트래비스 새 앨범 "L.A. Times" [1] 김치찌개2513 24/11/24 2513 0
102735 [일반] 하프 마라톤 거리 뛰기 성공 [14] a-ha4415 24/11/23 4415 18
102734 [일반] 아케인 시즌2 리뷰 - 스포 다량 [32] Kaestro4166 24/11/23 4166 0
102733 [일반] DDP 야경을 뒤로 하고 프로미스나인 'DM' 커버 댄스를 촬영하였습니다. [19] 메존일각3449 24/11/23 3449 12
102732 [일반] 잘 알려진 UAP(구 UFO) 목격담 중 하나 [14] a-ha4636 24/11/23 4636 2
102731 [일반] 지하아이돌 공연을 즐겨보자 [12] 뭉땡쓰3478 24/11/23 3478 1
102730 [일반] 노스볼트의 파산, 파국으로 가는 EU 배터리 내재화 [73] 어강됴리9849 24/11/23 9849 6
102729 [일반] 한나라가 멸망한 이유: 외환(外患) [8] 식별3775 24/11/22 3775 16
102728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2. 윗입술/웃는모습 갹(⿱仌口)에서 파생된 한자들 [6] 계층방정2279 24/11/22 2279 3
102726 [일반] 동덕여대 총학 "래커칠은 우리와 무관" [190] a-ha17587 24/11/22 17587 22
102725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4 [17] Poe4121 24/11/22 4121 30
102724 [일반] AI 시대에도 수다스러운 인싸가 언어를 더 잘 배우더라 [10] 깃털달린뱀3220 24/11/22 3220 4
102723 [일반] 러시아가 어제 발사했다는 ICBM, 순항미사일과 뭐가 다른가? [30] 겨울삼각형3731 24/11/22 3731 0
102722 [일반] 국제 결혼정보회사 이용 후기 [45] 디에아스타5728 24/11/22 5728 40
102721 [정치] 미래의 감시사회는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10] Restar1660 24/11/22 1660 0
102720 [일반] 갈수록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9] 밥과글2215 24/11/22 2215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