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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1 01:54
그알싫에서 관련 에피소드를 듣고 좀 더 관심을 갖게 돼었고, 하루키의 소설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형집행 소식을 듣고 하루키는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했었는데 때마침 좋은 번역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8/08/11 03:53
언더그라운드를 읽고 나서 1q84를 다시 읽는데 마음이 엄청 무거워지던 기억이 나네요. 하루키가 생각하는 불행하고 불운하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18/08/11 03:55
번역 정말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언더그라운드는 저도 읽어보았고 옴진리교 사건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고문에서 가장 인상깊은건 하루키가 아직도 젊은 청년처럼 글을 쓴다는 느낌입니다 이 느낌이 어디서 유래했나 생각해 봤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섣부른 판단과 흑백논리를 최대한 멀리하려는 하루키 특유의 성향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극단적이고 일방적인 선전에 가까운 논리만을 접하기 쉬운데 이런 환경일수록 하루키 특유의 판단을 유보하는 태도가 제 자신에게 필요한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8/08/11 05:28
사형을 집행하는것에대한 찬반, 혹은 사형제도 자체에 대한 찬성이든 반대든 함께 동의했으면 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형이라는것이 현실적인 이유로 어쩔수 없이 행해졌다고 한들, 당위성을 부여되어서는 안되는 최악의 선택이라는 사실, 그러기에 어떻게든 최대한 피해야만 하는 선택이며 그 댓가가 남은 사람들에게 결코 작지않다는것이 결코 잊혀지거나 간과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18/11/11 15:23
저는 사형 반대론자이기 때문에 이 말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씀은 사형에 대한 찬반논쟁 자체를 무효화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당위성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행해지는 일"에 대해서도 반드시 부여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현실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행해진 일이면 당위성이 없다? 이건 이상합니다. 현실적인 이유라는 것 만큼 강력한 당위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말씀대로 사형이 현실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행해진다면 그건 강력한 당위성을 갖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지금 하신 말씀의 결론은 "사형이라는 것은 시행된다면 무조건 옳은 것"의 범주로 들어가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 드는 최악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시행해야만 한다니, 얼마나 강력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저는 사형 집행의 사회적 비용이 사형 미집행의 비용보다 높기 때문에 사형을 집행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18/11/12 05:14
필력이 부족해서인지 제 의도와 다르게 비춰진것 같습니다.
사형이 시헁유무에 상관없이 무조건 옳지 않은것의 범주에 들어가야한다는 말입니다.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당연하게 사형을 시켜야만 하는 상황을 정의하여 안심하고 가볍게 사형을 처리하거나 대하는 상황은 안된다점만은 인정했으면 한다는 말을 굳이 하는 이유는... 뭐랄까... 제 인생이 할수있는 일이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세상모든 분쟁 사안이 그렇듯 사형반대자라도 사형찬성자들을 모두 설득하거나 제거할수는 없을겁니다. 최소한 제가 죽기전에 그런상황이 오는것이 절대로 없다는것은 확실히 압니다. (소통을 포기하고 따로 놀아야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실에서는 결국은 뭔가 어느한쪽이 원치않은 일이 진행되는 상황은 피할수없고 그럼에도 함께 지내야하기때문에 그나마 동의했으면 하는 최소한의 지점을 설정하고자 한것이 사형찬성하는사람처럼 비추어진것 같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나자신을 사형반대론에 조금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 보는 사람에따라 찬성론자 혹은 회색분자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것보다 저는 사형찬성론과 반대론으로 간단히 정리해서 피아식별하는것에는 반대합니다. 흑백 사이에는 충분히 넗은 스펙트럼의 생각들이 있으며 그속에서 배울 점은 늘 넘치도록 많았습니다.
18/08/11 10:06
잘 읽었습니다. 번역 감사드립니다.
어떤 일이던 약간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보느냐 - 쿨내진동? 아니면 감정을 담아서 보느냐 - 당신 가족이 당했다고 생각해봐라!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18/08/11 15:29
https://mainichi.jp/articles/20180729/ddm/003/040/004000c
이 링크긴 한데 제 기준으로 지금은 일본 VPN을 켜도 기사가 안 나오네요. 처음 봤을 때는 유료 기사여서 결제하고 읽었었습니다.
18/08/11 15:32
https://mainichi.jp/search?q=%E8%83%B8%E3%81%AE%E4%B8%AD%E3%81%AE%E9%88%8D%E3%81%84%E3%81%8A%E3%82%82%E3%82%8A
마이니치 신문에서 직접 검색을 해봐도 자물쇠가 걸려있는 상태인 걸 봐서 현재 열람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18/11/11 19:17
전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알기나 했지 그걸 책으로 읽은 적은 없는데 [언더그라운드]를 읽고 난 이후에 그가 쓴 책들을 모조리 읽었습니다.
그 책이 아니었으면 옴진리교 사태도 알지 못했을거고 말입니다. 읽는 내내 느꼈던 감정은 분노와 짜증, 놀람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18/11/12 12:16
저는 이런 점 때문에 사후세계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죄와 벌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자만, 그와 동시에 영원한 딜레마에 빠집니다. 죄를 지었으면 마땅한 벌을 받아야지요. 벌에 있어서 가장 좋은 혹은 옳은 방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지만 현실에서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한 이유야 셀 수도 없지만 크게 3가지를 뽑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동일한 고통을 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두 번째, 형의 집행은 누가 할 것인가?입니다. ‘함무라비 법전’을 실행하려면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형을 집행해야 하지만 죽었을 경우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중 누군가 나서서 해야 합니다. 가해자를 똑같이 찔러 죽인 사람은 죄가 없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피해자를 대신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세 번째,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은 누가 해결 할 것인가?입니다. 피해자가 없는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단죄 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의 가족뿐입니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사람에게 똑같은 고통을 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 사람의 아들을 죽여야 하고, 아들이 없을 경우에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죄 없는 아들은 또 무슨 죄일까요? 끝 없는 고통의 생성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사실 함무라비 법전은 과다한 복수를 막기 위한 법이라고 합니다. 현실 세계에 누적되는 죄와 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세계가 있어야 합니다. 현실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죄에 대한 처벌을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죽음 뒤에 아무 것도 없는 無의 상태라고 한다면, 세계가 생겨난 후 쌓이는 많은 죄가 어떻게 해결 될 수 있을까요... 수백만 명을 죽이고 자살로 삶을 마무리한 히틀러, 10명을 남몰래 살해하고 아무렇지 않게 살거나 죽었을 화성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나도 모르게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나. 죄와 벌, 이 것이 어떻게 해서든 처리되어야 하고, 처리된다고 믿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별개로 딱 하나의 현실에서의 해결 방법이 있는데, 영화 '신과 함께'에 나옵니다. “저승법 제 1조 1항! 이승에서 진심 어린 용서를 받은 자는 저승에서 다시 심판할 자격이 없다.” 옴진리교의 신도들... 용서 받지 못했다면 분명히 벌을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19/01/04 14:36
번역 감사합니다.
재작년 하루키책을 처음 접하고 그의 글이 좋아 거의 모든 책을 읽어봤는데 그의 저서중 유일하게 언더그라운드를 읽으면서는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구요. 그 전까지 옴진리교에 대해서도, 사린사건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도 관심도 없었는데도 어쩌면 영영 이런 일이 있었다는걸 몰랐을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런데 점심즈음에 돌연 관련자가 처형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한동안 그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가 이 기고문을 pdf로 저장해서 종종 읽곤 합니다. 다시 한번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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