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6/03/04 19:02:04
Name The Siria
Subject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마지막) - Jyoung, 전영현.
MW: 14전 5승 9패
OPL(개인전): 2전 2패
CTB: 6전 3승 3패

  스타와 워3를 같이 한 선수는 많다. 잔다르크 오창종은 OSL에서 듀얼토너먼트 2차까지 진출한 경력을 가진 선수였고, 임효진은 MSL의 전신인 KPGA 2차투어에서 활약을 했었던 선수다. 베르트랑이 SKY 스타리그 2002에 4강에 입성을 할 때, 그는 워3리그 결승에서 전지윤과 격돌을 하고 있었다. 김대호도 전직이 스타크래프트 선수였고, 전지윤도 그랬다. 물론, 이 두 사람은 다른 게임을 통해 더 이름을 알리기는 했지만.
  pgr21의 전략 게시판을 보면, 항즐이님이 올리신 ‘기획, 이 선수를 주목하라’ 라는 글이 있다. 작성일은 2002년 1월 22일. 지금으로부터 4년도 더 지난 일이다. 글을 읽어보면, 상당히 재미있을 요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은 한다. 지금의 슈퍼스타가 어린 모습으로 등장하여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특히 그가 플토전에 상대적으로 약하다는(지금 생각하면, 이게 말이 되냐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평가를 보면, 세월의 변화를 깨달을 것이다. 여기서 설명하는 그는.... 직접 찾아보시기를 바란다. 이 글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라, 그를 서술한 다음에 나오는 이니까.

  우리에게는 이 사람은 그다지 알려진 사람이 아니다. 서지수와의 경기에서 헤드셋을 거꾸로 쓴 지영훈은 아마 스타리그가 계속되는 한 두고두고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해프닝으로 따라가는, 강민의 뒤를 심심치 않게 따라가는 한 사건, 이른바 ‘콧물토스’ 사건의 주인공인 강민의 상대역이었던 선수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당시 아트 벌처라 불렸고, 워3로 전향해서는 아트 구울이라 불렸던 사내다. 그의 이름은 바로 전영현, 이 번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이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이다.

  네이트 스타리그에서 한웅렬에게 마지막 경기를 지면서 탈락한 그는, 챌린지리그도 통과를 못했는지 그 이름을 볼 수 없었다. 워3의 등장 이후, 그는 워3계로 전향을 했고, 워3계에서 참으로 암담했던 언데드를 지탱하는 기둥이었다. 언데드 초기를 장식하는 인물은 솔직히 장재영 한 명 뿐이고, 봉준구도 처음에는 랜덤이었지, 언데드는 아니었다. MR[Pooh] 이진섭이 있었기는 했지만, 그도 그렇게까지 시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어찌되었건, 그는 등장을 했고, 그의 이름을 알리는 경기가 찾아왔다.
  ReX vs WeRRa. 인티즌배 CTB1 PO에서 두 명문 클랜을 정면으로 부딪혔다. 선봉의 대임을 맡은 선수는 ReX는 전영현, WeRRa는 임준영이었다. 겜비씨 2차리그에서 3위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린 Readyto.WeRRa 임준영은 이 날 작심을 한 것으로 보였다. 당시, 암묵적인 금기로 서서히 형성이 되고는 있었지만, 엄연히 건물러시는 충분히 가능한 전술이었다. 금기라고 해도, 불법은 아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써도 좋은 전략이었다. 문제의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은 경기 시작부터 볼 수 있었다.
  트리에서는 위습만 나왔다. 홀업은 없었다. 영웅은 나왔지만, 그 영웅은 사냥을 하면서, 자신의 레벨을 높이고 있었다. 영웅을 따르는 병력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트리에서 쏟아진 위습은 워를 짓기 시작했다. 상대 본진 근처에서 지어지는 워의 위용. 공격은 가해지고 있었고, 총 공세에 언데드는 힘겹게 저항을 하고 있었다. 아이템을 사서 먹으면서, 영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스피릿 타워까지 지으면서, 언데드의 저항은 정말 격렬했다. 그럴수록, 워의 숫자도 점점 늘고 있었다. 그 저항의 칼을 막고, 또 막으면서 어느새 그가 깬 워의 숫자는.... 10개가 넘어갔다. 필자가 알기로는 17연속으로 깬 것으로 아는데, 정확한 숫자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강력한 저항을 한 보람은 있었다. 그는 승리를 했으니까. CTB1 PO에서 그는 임준영을 제압했다. 다음 선수까지 제압은 했지만, 당시 최고였던 임효진에게는 패했다. 그리고 그 날, 임효진은 역올킬을 달성했다.

  그는 세 번의 개인리그에서 자신의 위용을 떨쳤다. PL1에서 그는 2승 1패를 거두며, 8강에 오르는데 성공을 했고, 그가 8강을 결정짓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선수는 절대 강자였던 오크의 영웅, 이중헌이었다. 비록 그가 결국 이형주에게 무릎을 꿇고, 자신의 항해를 8강에서 마무리했지만, 당시 언데드 3인방 - 오정기, 최원일, 그리고 그- 의 활약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을 가치가 있었다. 그 대회에서 거둔 승패는 3승 3패.
  프로리그에서 GO 소속으로 개인전에 출전은 했지만, 사실 그리 큰 성과는 없었다. 두 번 졌을 뿐이니까. GO도 허망하게 탈락의 쓴 잔을 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런 인상이 남았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그는 PL4에서 자신의 힘을 다시 과시하기 위해 도전을 한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게까지 좋은 것은 아니었다. 이미 PL2에서 3전 3패(물론 임효진, 장재호, 김태인이라는 선수는 정말 강하기는 했다.)를 기록하면서 언데드의 주도권을 천정희, 강서우에게 넘겨준 상황이었다. 그는 반전을 노렸는지도 모르고, 그의 등 뒤에 새겨진 한자는 그의 상징인 아트 구울을 뜻하는 藝 자였다. 그의 조는 하지만 너무 강했다. 황태민, 이형주, 최원일, 김성식, 김태인.... 그의 조는 지금 회고를 해 보아도, 당대 제 1의 고수들의 집결점이었다. 2승 3패로 마감하게 된 그의 시즌은 그의 은퇴 시즌이 되고 말았다.

  아트 벌처에서 아트 구울로 변환한 그의 경력. 그는 어디에서든지, 자신의 역량을 집중을 했고, 컨트롤로 이름을 남겼다. 어디 경기에서든, 그는 어느 한 팬에게 인상을 남기는 경기를 보였고, 그가 건물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면서 보여준 인내의 모습에서 필자는 경의를 표하고 싶을 뿐이다. 그가 어느 시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던지, 그에게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짓기를 바란다. 한 시대, 그는 시대를 짊어진 언데드였다고 감히 평하고 싶다. 지금과 달리, 언데드는 정말 사람을 필요로 했고, 그는 藝  라는 칭호를 뒤에 짊어질 자격이 있는 경기 모습으로 이를 증명했으니까.
  ReX.Jyoung 전영현.

ps. 그간 제 글을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틀 뒤인 3월 6일, 저는 대한민국 공군에 입대하게 됩니다. 이 시리즈를 쓰면서, 아니 워게에 글을 쓰면서 쓰고 싶었던 말은 다 했다고 생각하기에 미련은 없습니다. (비록 생각했던 사람들을 아주 다 쓰고 가는 것은 아니지만요.) 글이 여러분께 어떤 감상을 드렸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글에 친절히 리플을 달아주시고, 격려를 해 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를 표합니다.
WEG, PL5, MWL1, 그리고 이 시리즈까지....
제겐 추억이 많이 남는 이야기였고, 이야기였습니다.
그간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3-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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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04 19:31
수정 아이콘
헉... 너무 안타깝네요... 몸건강히 잘 다녀오세요(__)
사기유닛SCV
06/03/04 20:40
수정 아이콘
잘다녀오세요~
참고로....전 전영현선수를 제일좋아합니다....구울로 마킹을 떄려잡고 건물러쉬를 막아내넌 전영현선수를...
Made.in.Korea
06/03/04 21:46
수정 아이콘
The Siria 님의 마지막 시리즈가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으로 마무리 되었네요 하지만 The Siria님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
highheat
06/03/04 23:02
수정 아이콘
초창기 mw에서 siria 님 글을 처음 본 듯 싶습니다. xp와 pgr, 워겔에 남기시는 글들 재밌게 봐왔습니다. 워크초짜님에 이어 siria님도 가시는군요. 워크에 애정을 가지고 오래 즐겨온 필자분들이 하나둘 떠나시는 것 같아 무척 아쉽습니다. 군대 건강히 다녀오시길...
06/03/04 23:28
수정 아이콘
그간 Siria님의 글을 아주 좋아하고 애독해오던 한 사람입니다. 저랑 같은 날 같은 곳에 같이 입대하신다니 기분이 묘해지네요 ^ ^; 인연이 닿으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주에서 뵙기를!
Chaosmos
06/03/05 00:55
수정 아이콘
전영현선수하면 생각나는건
강민선수의 콧물사건때 강민선수와 경기하시던분이라는거..;;
06/03/05 02:08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에서 노재욱 선수가 강력한 영웅킬로,
겜비씨에서는 전영현 선수가 처절한 건물러시 방어로
저를 언데드의 세계로 끌어들였었죠... 전영현 선수가 비록 커리어가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저에게는 정말 잊을수 없는 선수였습니다.
아케미
06/03/05 08:08
수정 아이콘
그 동안 시리아님의 입 딱 벌어질 만큼 좋은 글들, 읽으면서 참 즐거웠고 이것저것 많이 알았습니다. 감동도 받았구요.
마지막이라는 말이 유난히 쓸쓸하게 보인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요. 부디 몸 건강히 잘 다녀오시기를 빌겠습니다.
06/03/05 11:16
수정 아이콘
몸 건강히 다녀오세요.
~Checky입니다욧~
06/03/05 12:20
수정 아이콘
군대 잘 다녀오세요..
06/03/05 18:01
수정 아이콘
전영현선수 정말 팬이었는데.. 이렇게 시리아님의 글을 통해서라도 다시 생각하게 되니 기쁘네요. 여러 잊혀진 선수들이 그랬겠지만, 전영현선수도 대진운이 참 없던 선수였죠.. 아 그리고 당분간은 이게 시리아님의 마지막 글이 되겠군요. 그동안 멋지고 좋은 글 참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몸 건강히 군생활 잘 하시길 바랄게요.
EpikHigh-Kebee
06/03/05 21:43
수정 아이콘
잘 다녀오세요...
응큼중년
06/03/05 22:58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여러 좋은 글들 잘 읽었습니다...
군생활도 잘 하세요... ^-^b
06/03/06 05:10
수정 아이콘
군대 잘 다녀오십쇼 ^^
워크 나온지도 벌써 몇년이 흘렀지만
님이 제대하실때까지 망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제 느낌이 그렇습니다. ^^;
그때 오셔서 좋은 글 또 남겨주시구요.
estrolls
06/03/06 12:14
수정 아이콘
영현아~ㅠ_ㅠ....군대갔을듯 한데...잘 지내려나...-_ㅠ..
SCV러시
06/03/06 14:35
수정 아이콘
World of Warcraft를 즐기면서...
국내 최초로 라그나로스 킬한 공격대 멤버에서 메인 탱커 전사 Fheuri와 함께 도적 JYoung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는~_~
06/03/06 20:19
수정 아이콘
저랑동갑이네요 열심히 다녀오세요
06/03/07 07:36
수정 아이콘
헉 영현이형이다.. -_-
06/03/07 10:54
수정 아이콘
스타를 하던 전영현 선수는 기억이 나네요. 워3를 했었다는 건 몰랐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06/03/07 11:16
수정 아이콘
늦게 봐서 아쉽군요.. 전영현 선수가 듀얼토너먼트에도 올라갔었다니, 색다르네요~

좋은 글 이제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군대 잘 다녀오세요^^
달려라투신아~
06/03/07 20:44
수정 아이콘
아 전영현 선수가 워3로 전향 했었군요. 강민선수와의 경기 아직도 기억납니다. 전 전영현 선수를 응원했었죠~ 구겜아이서버 겜큐채널이 낳은 스타 JYoung이기에... 그러고보니 겜큐채널을 운영하시던 같은 길드분이셨던 286terran님이 다시 보고 싶군요 ^ ^;;
바람의여행기
06/03/08 16:54
수정 아이콘
구게임아이서버 겜큐채널에 JYoung님 ~ 유명하셧죠
$Money 님도 잘하셨고 그때 딸러팀이라고 만들기도했는데
그리고 $StarCue 헤드셋을 거꾸로쓴 사람 지영훈이였죠
그때가 생각나는군요 위에분 댓글보니깐..
7.5PyLoN
06/03/09 00:06
수정 아이콘
켁 전영현이 이렇게 유명했었나?
개인적으로 같은고등학교 나왔고 고등학교때 스타도 같이 했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영현이를 기억하고 있는지 몰랐네용...신기
아 전에 구겜아이 겜큐채널에서 많이 했었는데
JYoung도 그렇고 $Money 오랜만에 들으니
감회가 새롭네영..
기사도
06/03/11 10:45
수정 아이콘
전영현.. 개인적으로 기구한(?)운명으로 친구가 되어서
곁에서 지켜봤는데.. 성격도 참하고 큰키에 비해서 좀 넓은 마음
씀씀이가 멋져보이는 친구였죠.. 갠적으로 제친구와 저와 전영현 등등..
스타와 워3 모두 같이 했기때문에 알지만.. 아트굴, 아트벌처는
맞는 말이였구요.. 저도 요세 영현이 머할까? 라고 생각하던차에
이런글을 보니 반갑네요..
아 그리고 글쓰신분.. 전 공군 헌병 출신이랍니다 +_+
고로록⌒⌒
06/03/15 22:27
수정 아이콘
워3에서 전영현선수를 만났을 때 니가 정말 겜큐의 그 JYoung이냐고
몇 번이나 물어봤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그 시절에 최고수 반열에 들던
테란 고수였습니다.
워3에서 좀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것이 아쉽지만
WOW 아즈샤라 서버에서도 Jyoung이란 도적은 참 유명했었죠.
군 복무 잘 마치고 오길 빕니다. 와중에 최전방에서 고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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