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출처:
https://totalfootballanalysis.com/competitions/bundesliga/hwang-hee-chan-to-rb-leipzig-recruitment-analysis-tactical-analysis-tactics
번역 출처:
https://www.fmkorea.com/3010156934 에펨코리아 스카이스포츠
첼시가 티모 베르너를 영입함에 따라, RB 라이프치히는 팀에서 많은 득점을 책임져줬던 스트라이커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레드불 산하 축구 구단들은 이점을 하나 누릴 수 있는데, 바로 다른 레드불 산하 축구 구단이 우수한 스카우팅 능력을 통해 데려온 선수를 큰 힘 들이지 않고 영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이후, RB 잘츠부르크와 RB 라이프치히 간의 직접적인 거래는 10건에 달하며, 황희찬이 11번째 선수가 되었다.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베르너의 빈 자리를 메우는 일에 대한 질문을 받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베르너를 대체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똑같은 선수를 그대로 만들어낼 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만약 티모가 라이프치히를 떠나게 되면, 34골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겁니다."
영입생 분석 형태로 진행되는 이번 전술 분석 기사에서, 우리는 황희찬이 혼자 힘으로 베르너가 기록했던 34골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지 분석해보고,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베르너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선수 개요
이번 시즌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16골을 기록하는 등 대단한 모습을 보여줬고, 마르코 로제 감독 재임 시절인 2017/18 시즌에도 지금과는 다른 공격수와 합을 맞춰 14골을 기록했었다. 2018/19 시즌에는 함부르크에서 임대 생활을 했었지만, 라이트 윙 그리고 원톱 자리에서 뛰며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었다.
이런 내용들은 황희찬이 다른 공격수와 짝을 이뤄 공격 1선에 배치되었을 때, 본인의 장점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투톱 전술과 종적인 전진 패스를 자주 활용하는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 두 구단의 동일한 포메이션 그리고 경기 철학만을 고려해보면, 황희찬의 라이프치히 적응은 순조로울 것이다.
잘츠부르크의 경기 중 포메이션 양상
라이프치히의 경기 중 포메이션 양상
양 팀의 경기 중 포메이션 양상을 살펴보면, 라이프치히는 한 명의 공격수를 다른 공격수 바로 뒤에 배치시키거나 투톱 중 한 명을 상대 수비수 사이 공간 혹은 수비 라인 사이 공간에 배치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잘츠부르크는 투톱 공격수를 동일 선상에 배치한다. 이제부터 진행할 선수 분석 파트에서, 우리는 양 구단이 스트라이커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과연 황희찬이 나겔스만 감독의 전술에 어울리는 선수인지를 알아볼 것이다.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의 오프 더 볼 움직임
황희찬은 상대 센터백과 풀백 사이에 존재하는 하프 스페이스 공략을 즐기는 상당히 똑똑한 공격수이다.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은 투톱 중 왼쪽 공격수로 주로 뛰었다. 그는 상대 라이트 센터백 (이하 RCB)과 라이트 백 (이하 RB) 사이로 움직임을 가져가, 팀 동료들로부터 스루 패스가 들어오면 바로 뛰어 들어갈 준비를 했었다.
이러한 모습은 하트베르그 전 그의 모습이 담긴 위 캡처 화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황희찬은 RCB와 RB 사이에 자리를 잡고, 스루 패스/로빙 스루 패스를 받기 위해 완벽한 침투 타이밍을 계산했다. 타이밍을 맞추려는 그의 오프 더 볼 움직임에서, 우리는 황희찬이 침투를 할 때 사선 방향으로 몸의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주목해봐야 한다. 이렇게 몸의 방향을 틂으로써 황희찬은 공을 보면서 완벽한 침투 타이밍을 맞출 수 있었고, 이미 몸의 방향과 공이 날아오는 방향이 동일하기 때문에 수비수와의 볼 경합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는 오프사이드를 피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오프 더 볼 움직임이다. 여러분들도 경기를 보면, 아예 정면을 바라보고 있거나 아예 측면을 바라보고 있어, 이런 침투를 꾸준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선수들을 한 번씩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황희찬은 파이널 서드 지역에 머물러있을 때 그리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지는 않는 선수이다. 그는 상대 수비수들이 본인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내주길 기다린다. 잘츠부르크가 공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을 때 상대 수비수들은 서로 간의 간격을 촘촘히 유지하기 위해 공 쪽으로 함께 움직이는데, 이런 수비수들의 움직임은 수비수들 사이에 그리고 수비 라인 사이의 간격을 잠시동안 벌려두게 된다. 그렇게 공간이 생기면, 황희찬은 스루 패스 타이밍에 맞춰 수비수 사이 공간으로 뛰어들어가거나, 상대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의 움직임 때문에 벌어진 수비 라인 사이에 자리를 잡아 패스를 기다리려고 한다. 즉, 황희찬은 그 작은 틈을 자기 입맛에 맞게 잘 활용한다는 것이다.
위 사진에서, 황희찬은 상대 센터백 사이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 위치를 잡았다. 그리고 도미니크 소보슬라이 (LW)는 RB와 RCB 사이 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상대 미드필더는 소보슬라이를 뒤쫓아갔고, 이런 소보슬라이의 침투 움직임은 더 넓은 전방 공간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RCB의 주의도 끌어냈다. 원래 상대 수비 라인과 동일선상에 위치했던 황희찬은 상대 선수들이 움직이자 본인 또한 다른 움직임을 가져갔다. 소보슬라이의 침투 움직임으로 자신에게 공간이 생겼음을 알아챘고, 레프트 백 (이하 LB)이 패스를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되어준 것이다. 하지만 LB는 소보슬라이에게 패스를 넣어주었다.
상대 미드필더가 소보슬라이를 따라가자, 상대 수비 라인 사이 공간인 페널티 박스 모서리 쪽에 상당한 공간이 생겼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소보슬라이가 어떻게 패스를 넣어줘도 황희찬이 슛을 할 수 있게 된다.
스트라이커의 본능
황희찬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페인팅 동작, '고스팅 (주: 수비수 시야 밖에서 움직이는 것)' 등 스트라이커가 수행해야 할 클래식한 움직임을 가져가며, 스스로 공간을 창출해내기 위해 이러한 움직임을 상대 수비수가 움직일 때 활용한다. 이렇게 되면, 상대 수비수들 입장에서는 황희찬을 마킹하는 것이 꽤나 골치 아픈 일이 된다.
위 캡처 화면에서 보여주고 있는 장면은 상대 수비수들이 황희찬에게 공간을 내주는 전형적인 장면이다. 공을 잡고 있는 소보슬라이의 움직임이 RCB의 주의를 끌었고, 결국 RCB는 소보슬라이 쪽으로 약간 움직이게 된다. 한편, 하트베르그의 LCB는 파스톤 다카 (RCF)의 존재 때문에 움직이지 못한다. 그렇게, 골문 바로 앞에 있는 황희찬에게 광활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수비수들은 소보슬라이의 움직임 때문에 전방 공간 또한 내주게 되었고, 황희찬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페널티 스팟에서 소보슬라이의 패스를 받게 되었다. 슛이 뜨긴 했지만,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고도 팀 동료들의 움직임을 활용해 상대 수비수들이 본인에게 공간을 내주게끔 만드는 황희찬의 모습이다.
하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황희찬은 상대 수비수들이 본인에게 공간을 내주는 경우보다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경우가 잦다. 아래 사진에서 여러분들은 호날두나 이카르디 같은 선수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클래식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황희찬은 정말 똑똑하게 본인만의 움직임을 가져간다. 그는 헹크의 등번호 2번 선수 앞에 공간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2번 선수 앞으로 움직이게 되면 니어 포스트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패스를 받게 되고 결국 골문 앞에서보다 득점 확률이 낮아졌을 것이다. 따라서, 황희찬은 '고스팅' 움직임을 택했다. 그는 오른쪽 대각선으로 움직였고, 수비수를 본인 앞 쪽에 둔 채 자신을 따라 오게끔 만들었다.
그렇게 헹크 수비수를 본인 바로 앞에 위치시킨 뒤, 갑자기 빠르게 툭 튀어나와 수비수를 뿌리치고, 수비수 앞 쪽에 자리를 잡아버렸다.
골문 바로 앞에서 그리고 전보다 득점 확률이 더 높은 위치에서, 황희찬이 헹크의 골키퍼를 뚫어내는 데 필요했던 건 좋은 터치 한 번이었다. 라이프치히에서 이런 종류의 움직임은 베르너보다 황희찬과 함께 했을 때, 보다 더 많이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황희찬은 스스로가 더 나은 득점 위치로 움직이길 원하는 지능적인 선수이다. 그리고 이것이 황희찬의 슈팅 정확도가 66.2%에 달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분데스리가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슈팅을 기록한 축에 속하는 선수들과 엘링 홀란드의 수치를 황희찬의 수치와 비교해보면, 황희찬의 기대 득점값/슈팅 수 (xG/shot)과 슈팅 정확도 (shot accuracy %)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황희찬은 슈팅을 하기 위해 항상 보다 나은 위치를 선점하려 하는 선수이며, 만약 다른 팀 동료가 본인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면 팀의 득점을 위해 슈팅을 포기할 줄 아는 선수이다. 실제로, 황희찬은 위 차트에 있는 선수들 대부분보다 적은 슈팅 개수를 기록하였다.
황희찬과 베르너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은 분명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베르너는 상대 수비 라인 사이에서 움직이거나 황희찬보다 더 아래쪽 지역의 왼쪽 측면 공간에서 포지셔닝하는 것을 선호하는 선수이다. 때문에 베르너는 보다 아래쪽 지역에서 페널티 박스로 들어오는 경우가 잦다.
위 장면에서 콘라드 라이머는 측면에서 공을 받았는데, 이 때만 하더라도 베르너는 상대 수비 라인 사이 공간에 포지션을 잡고 있었다. 마인츠의 미드필더, 에디밀손 페르난데스는 마인츠 수비수 앞 쪽 공간에서 베르너를 마킹하기 위해 포지션을 잡았고, 제 할 일을 잘 해낸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앞쪽 공간으로 달려들어가는 베르너를 제어하지 못했고, 결국 베르너는 라이머의 크로스를 골로 마무리했다. 이런 베르너의 지능적인 침투 움직임은 라이프치히가 가끔 재미를 보았던 득점 루트였다.
아래 슈팅 맵은 황희찬과 베르너의 슈팅 포지션이 어떤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황희찬의 슈팅 포지션
베르너의 슈팅 포지션
페널티 박스에 더 늦게 침투해 들어간다는 점 외에도, 베르너는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 쪽에서 감아차는 슈팅을 선호하며, 종종 페널티 박스 바깥쪽에서 슈팅을 때리는 경우도 있다. 베르너의 페널티 박스 바깥쪽 슈팅 비율은 전체 슈팅의 18%인 반면, 황희찬은 9.46%에 불과하다. 황희찬의 기대 득점값/슈팅 수, 슈팅 정확도 수치가 더 높은 이유이다.
마지막 한 끝
황희찬은 지능적인 움직임과 순간적인 가속력을 활용해 상대 선수를 제끼는 경우가 많다. 그는 득점 확률을 높이는 슈팅 포지션을 찾아내는 데에 있어서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마지막 한 끝이 아쉬운 경우가 가끔 있다.
위 그래프는 분데스리가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900분 이상을 뛰었던 선수들의 수치를 보여주는 자료이다. 황희찬의 90분 당 실제 득점값은 기대 득점값보다 0.01 -전체 선수 중 최소 폭- 뒤떨어진다. 하지만 이전 시즌들의 수치 추이를 보면, 황희찬은 슈팅의 예리함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보인다. 2018/19 시즌, 황희찬의 90분 당 기대 득점값은 0.18이었지만 실제 득점값은 0.12이었다. 2017/18 시즌의 경우, 90분 당 실제 득점값이 기대 득점값을 0.11만큼 능가하기는 했으나 (90분 당 실제 득점값: 0.45, 90분 당 기대 득점값: 0.34), 전체 대회가 아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의 성적만 놓고보면 마찬가지로 90분 당 기대 득점값에 비해 실제 득점값이 0.03 (90분 당 실제 득점값: 0.43, 90분 당 기대 득점값: 0.46)만큼 떨어졌다.
대부분의 다른 선수들보다 나은 슈팅 포지션을 찾아낸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더 높은 클래스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를 개선해야만 한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경우, 2018/19 시즌에는 90분 당 실제 득점값이 기대 득점값과 동일했지만, 2019/20 시즌에는 90분 당 기대 득점값을 무려 0.32만큼이나 뛰어넘는 실제 득점값 (90분 당 실제 득점값: 1.06, 90분 당 기대 득점값: 0.74)을 기록했다. 비교군인 지난 시즌 베르너의 경우, 90분 당 기대 득점값보다 0.28 높은 실제 득점값을 기록했다.
페널티 박스 내, 외에서 보여주는 기민한 움직임과는 별개로, 황희찬은 좋은 방향 전환 능력, 힘, 상대 선수를 쉽게 제쳐내는 드리블링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야 아시아 축구선수들은 빡세고 피지컬적인 요소가 중요시되는 리그에서 경쟁할 만큼의 신체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 장면을 보자. 황희찬은 공을 잡고 등을 져, 필립 슈미들을 본인 쪽으로 오게끔 만들었다. 공이 오고 슈미들이 가까이 붙자, 황희찬은 몸의 방향을 틀었고, 본인의 힘을 이용해 공을 간수함과 동시에 상대 수비수의 접근을 막아냈다.
황희찬은 턴 동작을 통해 수비수를 쉽게 벗겨냈고, 공을 달고 전진해 좁은 각도였음에도 왼발 슈팅을 통해 골문을 뚫어냈다. 여기서 슈미들 (6번 선수)은 황희찬과의 힘, 몸싸움에서 밀렸고, 달려가는 황희찬 뒤에서 자책하고 있을 것이다.
이 골은 황희찬이 쉽지 않은 각도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결국 기대 득점값을 능가하는 실제 득점값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긴 하지만, 황희찬은 훨씬 쉬운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가끔 있다.
황희찬의 특별한 능력
황희찬은 대단한 드리블러인데,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황희찬은 상대 수비수 동일 선상에서 자리를 잡고, 몸을 활용해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드리블로 그들을 지나쳐 득점하는 것을 좋아하는 선수이다.
상대 수비수들과 동일 선상에서 주로 자리를 잡는 스트라이커인 만큼, 이 숫자들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황희찬은 90분 당 6.12개의 드리블을 시도했으며, 성공률은 46.9%이다. 황희찬보다 더 아래쪽 위치에서 뛰는 베르너 역시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이 때, '황희찬이 가진 특별한 능력'은 바로 필사적으로 마지막 태클을 거는 최종 수비수를 제쳐내기 위해 시도하는 페이크 슈팅 동작이다. 여러분들은 어디서 이런 장면을 봤을 것이고, 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과 잘츠부르크의 경기를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 그건 황희찬이 자주 써먹는 기술 중 하나이다.
페널티 박스 모서리에 있는 에녹 음웨푸는 황희찬에게 패스를 넣어줬고, 황희찬은 안쪽으로 공을 몰고 들어갔다. 황희찬은 왼발로 페이크 슈팅 동작을 선보였고, 조 고메즈를 땅바닥에 자빠지게 만들었다.
고메즈를 제껴낸 뒤, 황희찬은 아드리안을 뚫어냈다. 이는 팀의 첫 번째 골이었다.
일단 수비수를 벗겨내면, 더 나은 득점 기회를 맞기 때문에 기대 득점값이 증가한다.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황희찬이 활용하는 다른 지능적인 움직임들 혹은 드리블링 능력보다 이 페이크 슈팅 동작은 기대 득점값을 높이는데 있어 그를 정말 크게 도와주고 있다.
링크 업 플레이
베르너와 달리, 황희찬은 미들 서드 지역에 그리 많이 관여하지 않는다. 즉, 특정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만들거나 동료들을 위한 패스길을 열어주기 위한 작업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당 분석 기사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으나, 다음의 히트맵은 선수의 주요 활동 반경을 설명하기에 좋은 자료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황희찬의 히트맵
베르너의 히트맵
히트맵에서 분명히 알 수 있듯, 베르너는 측면 지역으로 넓게 벌려 뛰거나 패스길을 열어주기 위해 아래쪽으로 약간 내려오는 플레이를 즐긴다. 하지만 잘츠부르크의 제시 마쉬 감독은 황희찬이 상대 수비수와 동일 선상에 위치해 페널티 박스 안 공간을 제외하고 선수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링크 업 플레이를 하도록 지시했다.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보여주는 대담한 드리블링 기술과는 별개로, 황희찬은 신체적인 능력을 십분 발휘해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공을 잡고 팀 동료들에게 패스를 내어주는 선수이다. 레드불 기업 산하의 양 구단은 모두 종적인 전진 패스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잘츠부르크에서 라이프치히로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서 황희찬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종적인 전진 패스의 활용 덕분에, 라이프치히에서 황희찬 주위에는 패스를 받아주거나 업-백-스루 패싱 (주: 패스를 받은 전방의 선수가 다시 아래쪽으로 살짝 패스를 해주면, 다른 선수가 그 공을 전방으로 다시 스루 패스하는 형식)을 위해 동료들이 많이 위치해 있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음웨푸는 황희찬에게 패스를 넘겨주고 다시 침투해 들어간다. 황희찬은 몸을 써 프랑크푸르트 수비수를 막아낸 뒤, 다시 음웨푸에게 패스를 찔러 넣어주려 했다. 결국 황희찬은 프랑크푸르트 수비수에게 파울을 얻어냈고, 잘츠부르크는 상당히 위험한 지역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원래 황희찬은 상대 수비수들과 동일 선상에 위치해있는 선수이다. 상대 수비 라인 사이에 공간이 났다는 판단이 들면, 황희찬은 해당 공간으로 내려와 가까이 있는 팀 동료들과 원 투 패스를 주고 받고, 위협적인 침투 움직임을 가져갔다.
황희찬이 상대 수비 라인 사이 공간으로 내려와줬을 때, 찾아볼 수 있는 또 한 가지 장면이다. 상대 센터백이 황희찬에게 딸려 나오기 때문에 팀 동료들에게 공격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볼프스베르거 전에서, 황희찬은 본래 상대 팀 최후 수비 라인과 동일 선상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수비 라인 사이에 공간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 공간으로 내려왔다. 황희찬은 자신을 마킹하던 수비수가 늦게 딸려나왔다는 점을 눈치채, 대각선 방향으로 몸을 틀어 공을 받았고 수비수를 본인 쪽으로 끌어당겼다. 앞서도 거듭 말했듯, 황희찬은 몸의 방향을 틀어, 상대 선수에 비해 위치 상 우위를 점하는 정말 지능적인 선수이다.
황희찬은 수비수들이 자신 쪽으로 주의를 기울이도록 터치를 한 번 더 가져갔다. 이 때, 수비수들이 공간을 비워두게 되었고 황희찬은 스트라이커 파트너였던 노아 오카포에게 스루 패스를 연결해주었다.
황희찬은 이런 상황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선수이다. 숫자가 '라이프치히가 대단한 선수를 영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황희찬은 90분 당 0.5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분데스리가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500분 이상 뛴 스트라이커들 중 최고의 기록이다. 뿐 아니라, 황희찬은 90분 당 기대 도움값 (xA per 90)과 딥 컴플리션 (주: 상대 골대 기준 반경 20m 반원 내로 들여보낸 패스, 크로스는 제외) 수치 1위를 기록했고, 스마트 패스 (주: 상대 수비 라인을 뚫어내는 키 패스) 수치는 스트라이커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 선수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황희찬의 대단한 스탯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황희찬은 양 리그 기록들을 합산했을 때, 창의성을 측정하는 모든 수치 순위에서 모두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 있다.
제시 마쉬 감독은 팀 최고의 모습을 이끌어내기 위해 황희찬을 보다 더 위쪽 공간에서 뛰게 했다. 하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베르너를 더 아래쪽에서 뛰게 해, 팀의 패스길을 열 것을 지시하거나 선수가 가지고 있는 좋은 드리블링 기술으로 상대 풀백을 제쳐낼 수 있도록 측면 지역에 위치할 것을 주문했다.
쾰른 전에서, 베르너는 크리스토퍼 은쿤쿠가 자리잡을 하프 스페이스 공간 -RB와 RCB 사이 공간으로, 황희찬이 여기서 뛰는 모습을 자주 볼 것이다- 을 남겨둔 채 왼쪽 측면으로 공을 몰고 갔다. 이 때, 왼쪽 측면으로 간 베르너는 선수 개인이 가지고 있는 드리블링 기술을 활용하거나 패스를 받아줄 선수를 찾게 된다.
아래 사진에서, 여러분들은 베르너가 아래쪽으로 내려와 골키퍼의 패스길을 열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끔 베르너는 이런 류의 움직임을 가져가는데, 마쉬 감독 아래에서 뛰었던 황희찬에게는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황희찬의 속력, 가속력, 드리블링 능력은 분명 팀의 역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황희찬이 역습 시에 아래쪽 공간으로 내려와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피르미누 롤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팀 동료들을 위해 본인이 움직임을 가져가, 공간을 만들어내는 선수로 잘 알려져있다. 그리고 우리는 황희찬이 이런 피르미누와 닮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황희찬이 피르미누만큼 이타적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그는 지능적인 움직임을 통해 경기 중에 이런 모습들을 종종 보여주곤 한다.
헹크 전에서, 황희찬은 뒷걸음질 치며 본인 뒤를 따라오던 헹크 수비수를 되려 압박했다. 이는 빈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는 홀란드에게 더 넓은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함으로, 황희찬은 이 때 공을 잡고 있는 막시밀리안 베버에게 '홀란드에게 패스하라'고 지시했다.
하트베르그 전 모습이 담긴 아래 캡처 화면에서, 황희찬은 본인 옆쪽에서 뛰며 하트베르그의 라이트 백 마르셀 샨틀에게 수적 우위를 가져가고 있는 소보슬라이의 존재를 파악했다.
그러자 황희찬은 중앙쪽으로 가서, 소보슬라이가 잘츠부르크 라이트 백에게서 온 패스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넓혀주었다.
소보슬라이가 패스를 받자, 황희찬은 상대 라이트 윙백 뒷 공간으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후 황희찬의 슈팅은 하트베르그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리바운드 볼이 다행히 다카에게 가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황희찬은 다재다능한 공격수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월드 클래스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을만한 요소를 또 하나 갖췄다. 이는 위의 사진들에서 볼 수 있듯이, 계속해서 주변을 살핀다는 점이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타적인 모습이 확 줄어들기는 하지만, 황희찬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도 팀 동료를 찾는 모습을 보여줄 때가 종종 있다.
아래 사진에서, 황희찬은 상대 수비수를 두고 '고스팅' 움직임을 가져가려고 하는데, 이는 소보슬라이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위 사진에서, 황희찬은 상대 수비수 앞쪽으로 움직임을 가져가 '고스팅'의 첫 단계를 마쳤다.
이후 뒤를 살펴본 황희찬은 뒤쪽에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동시에 소보슬라이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황희찬은 '고스팅' 동작들을 모두 수행했지만, 뛰어들어오는 소보슬라이에게 공간을 만들어줬고, 미나미노 타쿠미의 크로스를 받은 소보슬라이가 골을 기록했다.
고쳐야 될 약점
황희찬은 패스가 길어도 상대 수비 뒷 공간으로 지능적으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갈 때 아주 눈부신 모습을 보여준다. 황희찬의 순간 가속력은 대부분의 상대 선수보다 먼저 공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개선해야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머리 위로 오랫동안 날아오는 공에 대한 퍼스트 터치이다. 공이 오랫동안 날아올 때, 황희찬은 퍼스트 터치를 통해 공을 본인 쪽으로 가져와야 하지만, 제대로 퍼스트 터치를 하지 못하거나 공을 다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흘러버린 공을 쫓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럴 경우 문제가 생긴다.
하트베르그 전에서, 잘츠부르크는 디펜시브 서드 지역에서 공 소유권을 뺏었다. 이후 안드레아스 울머는 황희찬에게 빠르게 롱 패스를 넘겨줬다. 황희찬은 빠른 속도로 상대 수비수를 제쳐냈지만, 좋지 못한 퍼스트 터치로 공을 컨트롤하지 못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보다 더 치열한 리그에서, 이런 유형의 실수는 팀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런 실수 하나 때문에 다음 시즌, 라이프치히가 바이에른 뮌헨 (혹은 다른 팀)에게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뺏길지, 누가 아는가?
스탯 비교
우리는 경기 중 황희찬이 보여준 거의 모든 부분들을 분석했고, 마쉬 감독 시스템의 황희찬이 나겔스만 감독 시스템의 베르너와 어떻게 다른지 간단하게 생각해보았다.
이제 두 선수를 분데스리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500분 이상 뛴 선수들과 비교해 스탯적인 부분에서, 깊이있는 접근을 시도해보자.
공격 관련 항목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베르너는 90분 당 실제 득점값이 기대 득점값에 비해 0.28 높고, 황희찬은 0.01이 낮다. 하지만 다른 스트라이커들과 비교해보면, 두 선수 모두 순위가 매우 높다. 황희찬은 85.8%의 스트라이커들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렸고, 베르너는 95%의 스트라이커들보다 많은 득점을 올렸다.
황희찬은 더 앞쪽 공간에서 링크 업 플레이하는 것에 익숙하며, 베르너보다 적은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더 나은 위치에서 슈팅을 하는 선수로, 기대 득점값/슈팅 횟수의 수치가 0.25로 상당히 높다. 두 선수 모두 드리블링, 페널티 박스 내 터치 횟수 등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대략 95%의 스트라이커들보다 우수한 성적이다.
패싱 관련 항목
황희찬은 베르너보다 어시스트 횟수, 기대 도움값, 창의적인 패스 (키 패스, 스마트 패스, 스루 패스)의 항목에서 수치 상 우위를 보인다. 거기다, 황희찬은 90분 당 어시스트 횟수, 90분 당 딥 컴플리션 횟수에서 최고의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90분 당 스마트 패스 횟수, 90분 당 키 패스 횟수 부문에서는 2위의 기록을 올렸다.
황희찬은 창의적인 패스와 관련된 거의 모든 항목에서 베르너가 기록한 수치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크로스 시도 횟수를 보면 측면 공간에서 포지셔닝을 가져가고자 하는 베르너의 성향을 뚜렷이 알 수 있다.
수비 관련 항목
공 소유권이 없을 때, 잘츠부르크는 주로 투톱 선수들이 압박을 가하지만, 라이프치히는 4-2-3-1 포메이션으로 팀 단위의 압박을 가하거나 투톱 선수들이 압박을 가한다. 하지만 한 가지 요소는 두 팀 모두 같은데, 바로 공 소유권을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 빼앗기 위해 높은 위치에서부터 압박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양 스트라이커의 수비 항목 수치는 공격 항목 수치의 정반대였다. 하지만 스트라이커로 꽤 출장 시간을 가졌던 타 포지션의 선수들의 데이터가 기준값으로 섞여있기 때문에 데이터 값이 다소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해당 수치 표에서 인상깊은 부분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두 선수 모두 공중볼 경합을 피하고 발밑 수비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베르너는 양 리그 통틀어 90분 당 공중볼 경합률이 가장 낮은 선수였으며, 공중볼 경합 성공률 또한 유의미한 수치가 도출되지 않았다.
둘째, 황희찬은 베르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수비에 임했다. 이는 황희찬이 기록한 수비적 경합 (주: 상대가 공격 작업을 진행할 때, 이를 막기 위해 펼치는 경합) 횟수와 파울 횟수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황희찬이 베르너의 빈 자리를 완전하게 메워줄 수 있을까?
티모 베르너와 황희찬은 각자의 팀에서 조금은 다른 역할을 맡아왔다. 베르너는 수비 라인 사이 공간과 측면 지역에서 주로 뛰었지만, 상대 수비수들과 동일 선상에서 뛰어온 황희찬은 하프 스페이스 지역 공략에 보다 익숙하다.
나겔스만 감독은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베르너의 이상적인 대체 방안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드러냈었다. 기사 도입부에서도 언급하기는 했지만, 인터뷰 내용을 조금만 더 들어보자. "베르너를 대체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똑같은 선수를 그대로 만들어낼 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만약 티모가 라이프치히를 떠나게 되면, 34골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겁니다." 이는 나겔스만 감독의 생각이다. "이게 가장 큰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아마 한 명의 선수로 해결될 문제는 아닐 거에요. 결국 득점에 있어서 같은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복잡한 일입니다."
나겔스만 감독은 황희찬이 가진 장점을 뽑아내기 위해 포메이션 자체를 살짝 바꾸거나, 황희찬을 베르너 자리에 넣고 패트릭 쉬크를 더 앞선에 배치하거나 유수프 포울센 같은 선수들을 황희찬 보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선수로 기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우크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베르너가 에밀 포르스베리와 짝을 이뤄 투톱에 배치되어, 보다 전방에 위치해있었던 적도 있었다. 만약 황희찬이 앞선에서 움직이는 공격수 혹은 팀의 핵심 공격수로 뛰게 된다면, 나겔스만 감독은 다음 시즌 그의 짝을 잘 찾아보고 싶어할 것이다.
황희찬이 딱 베르너 그 자리에 그대로 들어가도, 우리는 그가 킬러 패스를 만들어내거나 미드필더들과의 링크 업 플레이를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황희찬은 측면 쪽에서 컷백 혹은 크로스를 통해 어시스트를 몇 개 쌓은 적도 있다.
totalfootballanalysis 이 사이트의 칼럼이 꽤 유익하지만 양이 워낙 방대할 때가 많아서 사람들이 잘 안건드리는 편인데, 이걸 전부 번역하신 분이 계셨네요. 이전에 황희찬이 챔스에서 반다이크 제쳤도르를 받았을 당시에도 이 사이트에 황희찬 칼럼이 올라온 적이 있는데 양이 워낙 방대해서 국내 사이트들에서도 번역이 안되던...
여튼 기대가 됩니다. 이러한 분석에도 상위 리그에서의 적응에 실패할 가능성이 없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라이프치히나 나겔스만이나 황희찬의 쓰임새를 확실히 알고서 영입을 했다는 느낌이 들긴 하죠. 언론 노출이나 관심도는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이 더 나을수도 있지만, 그것 이외에는 거의 모든 면이 라이프치히가 더 나아보입니다.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