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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5/28 19:34:45
Name 한량
Subject 오늘 듀얼 대박이네요. (스포일러 듬뿍~ ^^;)
먼저 오늘 듀얼 경기를 보지않으신분은 가볍게 '뒤로' 버튼을 눌러주세요.
그리고 PC 빨리 끄시고 재경기만 기다리십시오. (결과 알면 진짜 싱거워 집니다. ^^;)







1.
먼저 1경기는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네오 레퀴엠에서의 임진록.
사람에 따라 시점은 다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대박이었습니다. 참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많았죠. 네오 레퀴엠에서 해법을 찾은듯한 저그가 최근 벙커링에 많이 무너졌는데, 홍진호 선수 역시 섬멀티(?)를 하는 센스를 보여줍니다.

임요환 선수, 파이터 포럼의 인터뷰를 보니 확실히 초반에 속았더군요. 본진 플레이인줄 알고 입구벙커후 팩토리 건설. 그러나 본진과 섬멀티에서 착실히 저글링을 뽑아 침착하게 쌈싸먹기로 뚫어버리는 홍진호선수, 역시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임요환 선수가 여기서 심리전을 거는 듯 하더군요. 입구 방어를 위한 시간을 벌기위해 팩토리와 띄우지 않고 최대한 저글링에게 맞아 주죠. 게다가 짓던 배럭도 캔슬하지 않고 한참 맞게 내러려 둡니다.

그래도 저글링 다수가 임테란 진영을 난입하려는 찰라,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파벳들이 만들어지고, 이 파벳들은 고대 스파르타의 전사들처럼 홀로 좁은 입구를 막고 저글링과 싸웁니다. 그가 사라지면 다음 파벳이 그자리를 이어받고... 이렇게 가까스로 저글링을 막습니다. 그래도 임테란의 진영은 초암울...상태죠. 여기서 레이쓰 한기 뽑는 센스, 그리고 2벌쳐 난입이 99% 어려운 게임을 어느정도 원점으로 돌려놓습니다.

홍프로 저그의 방심도 다소 있었을 터지만... 가디안을 베슬과 레이쓰로 착실히 막은 임테란... 그후에 베슬 모아 센터를 점령후, 디펜시브 메트릭스 상태의 베슬 지우개도 감행합니다. 플레이그를 맞은 마린을 리스토어레이션으로 회복시키는 방송사상 초유의 쇼맨쉽도 보여주며... 승리. 홍프로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역전패지만, 임프로의 팬입장에서는 희대의 역전극이 또 나왔네요.

팬들에 따라서는 홍프로의 방심이 패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누가봐도 초반에는 임프로가 진경기였죠. 임프로의 끊임없는 승부근성과 투지가 빛을 발한 한판이었습니다. (제가 이 두 프로님의 열혈 팬이라 조금 길게 썼습니다.)


2.
최수범 테란과 손영훈 프토의 네오 레퀴엠 전
언덕 전진 게이트, 그리고 패스트 드라군 압박을 취하려던 손프로의 전략을 최프로가 오히려 다수 머린과 탱크로 압박하는 초반이었습니다. 초반 압박 페이크 후에 최프로은 앞마당 멀티. 손프로가 뒤늦게나마 멀티를 따라갔으나 최프로의 벌쳐로 흔들기 플레이가 좋았습니다.

본진 및 멀티에서 끊임없이 벌쳐 게릴라로 프로브를 잡아 줍니다. 손프로도 드라군과 질럿 물량이 괜찮았지만 프로브 피해가 너무 컸죠. 이후 최프로의 탱크, 벌쳐 러쉬에 프로토스는 아쉽게도 GG를 선언합니다.


3.
임프로와 최프로, 라이드 오브 발키리즈에서 격돌!
승리하는 자는 스타리그 본선으로 바로 진출할 수 있는... 긴장되는 한판입니다. 임프로와 최프로의 상대전적은 5:1로 임프로의 압승상태. 경우에 따라서는 천적 관계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이 맵에서의 전적은 임프로가 2패, 최프로가 1승1패로 최프로의 성적이 조금 앞섭니다. 임프로는 1팩 1스타(에드온)에서 아카데미까지 건설하여 컴셋을 답니다. 약간의 본진방어와 1레이쓰로 상대방 진영을 다소 흔들죠. 최프로는 이때 2팩 상황. 제 생각에 임프로의 이 빌드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안정'된 빌드가 아닐까 합니다.

전날 펼쳐졌던, 애제자 최연성 선수와 서지훈 선수와의 대전에서 어느정도 아이디어를 얻은듯 합니다. 즉 레이쓰나, 벌쳐, 탱크 등 모든 상황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하지만 다소 방어적이고 안정적인 체제였죠. (아님 어떡하지? -_-;;;)

레이스 흔들기 후에 임프로는 몰래 섬멀티를 먹은 후, 천연덕 스럽게 앞마당 멀티를 시도하는것처럼 최수범 선수를 속입니다. 파이터 포럼 인터뷰를 보니, 임프로는 앞마당도 지킬 자신이 있었는데 최프로의 빌드를 오산하여 압박 탱크 라인을 걷어내지 못하고 앞마당을 띄웁니다. 그러나 섬멀티가 확보된 상태라, 3팩에서 추가되는 탱크들로 아슬하게 막아냅니다.

후에 섬멀티를 확인한 최프로의 드랍공격, 이 드랍도 좌우 터렛라인을 피해 위쪽에서 내려오는 멋진 드롭으로 최대의 피해를 주는 최프로의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타이밍에 임프로는 최프로의 압박 탱크라인을 걷어내고 앞마당까지 밀어버리죠. 그후 최프로는 병력을 짜내어 임프로의 7시 본진에 드롭하지만... 막히면서 GG.


4.
홍진호 선수의 저그와 손영훈 선수의 프토가 라이드 오브 발키리에서 격돌!
초반은 나름대로 무난하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홍프로의 저글링 다수(6~8기 정도?)가 손프로의 5시 본진에 타이밍 좋게 난입하면서 어느정도 승부가 갈린듯 합니다. 홍프로의 저글링 컨트롤...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저글링 컨트롤하면 보통 프로브에 쉽사리 절명들 하시는데... 게스를 캐는 일꾼을 먼저 잘 잡아 주었고, 꾸준히 살아서(표현이 좀... -_-;) 본진을 휘저으며 손프로를 괴롭혔죠.

어쩌면 별것 아닐수도 있지만, 이 초반의 흔들기로 어느정도 승부가 갈린듯 합니다. 승자 인터뷰를 보니, 홍프로는 오히려 이 맵에서 연습을 별로 안했다는 군요. 1경기(임진록)을 반드시 잡을 생각이었던 듯. 최근 박정석 선수와 연습경기를 많이 한게 기본기를 다진 비결이었던것 같습니다. (두선수 서로 보기 좋습니다. 게다가 예전 패러독스에서... 불안한 네트웍 상태에서 박정석 선수를 향한 GG... 아직도 두고 두고 감동입니다!)


5. 홍진호 선수 저그와 믿는 도끼! 최수범 선수 테란의 포르테에서의 승부!
이기면 스타리그, 지면 듀얼 본선. 아주 단순 명료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을 이렇게도 얘기하죠. 피가 마른다... -_-;

최프로는 일전의 프로리그에서의 경기처럼 2배럭 후 테크를 선택합니다. 홍프로는 3해처리 레어 후에 공업 저글링과 방업 무탈 시스템. 탱크와 마린 메딕 한방 병력을 잘 걷어낸 홍프로의 무난한 승이 예상되었죠. 적어도 이때까지는...

하지만 최프로의 혼신을 다한 한 타이밍 빠른 한방 러쉬로 홍프로는 압마당이 모두 밀리는 뜻밖의 위기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가디안으로 이 위기을 겨우 막아냅니다. 최프로는 다시 꾸준히 모은 거의 부대단위의 레이쓰로 가디안을 쓸고, 홍프로의 멀티들도 괴멸 시킵니다.

홍프로... 1경기의 재판이 될 수 있는 위기 절명의 상황. 홍프로도 멀티는 지켰지만 최프로도 멀티를 성공시킨 상황. 홍프로는 이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방 러쉬를 준비하고 디파일러 2기도 숨겨둡니다. 레이쓰를 히드라로 막고, 스파이더 마인 방어라인을 오버로드의 지원하에 히드라로 뚫어냅니다. 그후엔 디파일러의 다크스웜을 이용한 울트라, 저글링, 히드라 러쉬로 본진까지 한숨에 뚫고 올라갑니다.

최프로의 GG.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이건만... 그 몇게임에 자신의 모든 정열을 걸었을 프로들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기도 합니다.




어쨌건 오늘 임요환 프로와 홍진호 프로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5경기 모두가 대박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경기 펼쳐주신 4 선수께 감사드립니다. MBC 서바이버 리그는 덕분에 재방으로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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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스_스터너
05/05/28 19:36
수정 아이콘
저그에 강하다는 손영훈 선수가 오늘 홍진호 선수에게 무난하게 진 것은 충격입니다. 상대가 홍진호라는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오늘 컨디션이 썩 좋았던 것은 아니었을 듯... 이번 시즌 깜짝 스타리그 진출로 새로운 플토의 희망이 되는가 했었는데 아쉽네요...
Slayers jotang
05/05/28 19:48
수정 아이콘
첫경기는 레퀴엠이었죠..머큐리는...ㅡ.ㅡ
그리고 4번째 경기는 루나였습니다...^^
이재석
05/05/28 20:06
수정 아이콘
맵 이름이 ㅡㅡ;;
yonghowang
05/05/28 20:21
수정 아이콘
솔직히 경기력은 별로 였습니다..특히 홍선수..컨디션이 많이 안좋은듯..
05/05/28 20:42
수정 아이콘
임프로는 좋았고 홍프로는 평균 이하, 최프로는 3% 아쉬웠지 않았나 ㅠ_ㅠ
완전불쌍미소토스; 오늘 탈락한 선수들도 다음 스타리그에서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Quartet_No.14
05/05/28 20:44
수정 아이콘
솔직히 경기력 별로였음.. 홍진호, 최수범선수.. 분발하세요.. 오늘 경기보면서 두선수 왜캐 답답해보이던지.. 쩝..
바카스
05/05/28 20:45
수정 아이콘
머큐리에서 해법을 찾은듯한 저그가;;;;;;;;;;????
바카스
05/05/28 20:4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요즘 테테전의 대세는 원팩원스타죠. 그러나 공격적인 원팩원스타가 있는 반면(클로킹 개발) 오늘 임요환 선수가 보여준 선아카데미라는 방어적인 원팩원스타가 있구요.
빛의강림
05/05/28 22:17
수정 아이콘
솔직히라...
정테란
05/05/28 23:26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가 요환, 진호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의 경기였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역시 경기에서 보여준 내용 자체는 그다지...
Debugging...
05/05/28 23:56
수정 아이콘
제가 느낀점.
(1)임요환선수는 역시나 정말 재밌는경기 보여줌.
1경기 홍선수의 가슴에 크나큰 상처를 주는 역전극을 연출. 홍선수 많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지우개를 여러번당하면서도 지지를 치지못하며 아쉬움을 표현...
3경기때 별로 쓸모없게 보였던 레이스로 최프로의 압박탱크들을 멀티 밖으로 밀어냄. 레이스로 상대방 공중건물 밀어내고 상대시야 줄어들면 자기 탱크 전진해서 최프로의 탱크들 처리. 한차원 높은 경기력을 보여줌.
(2)최수범 선수 정말 아쉬움이 남는 패배. 5경기
보는이로 하여금 최프로의 아쉬움을 깊이 체감하게 해줄 정도로 아쉬운 경기였음. 스타리그가 눈앞에 보였다가 막판 한순간에 역전패 당함. 최선수 정말 안타까웠음.
SoulMate
05/05/29 00:00
수정 아이콘
일단 듀얼 통과한 두 선수 축하드리구요.
하지만, 오늘 모든 경기가 답답한 느낌이 들더군요.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도 많이 나오고, 똑같은 실수도 되풀이 되고...
컨디션이 다들 많이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05/05/29 03:21
수정 아이콘
오늘 듀얼..이 재미있었나요??
05/05/29 03:53
수정 아이콘
오늘 듀얼! 매우 재밌었죠^^
영혼의 귀천
05/05/29 06:28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가 다른 어떤 선수였다면 이라는 가정은 그다지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오늘 경기 한 선수가 박성준 선수였다면, 또는 박태민 선수였다면 다른 분들 말씀대로 역전극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요환 선수가 무난하게 밀릴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요환 선수와 진호 선수이기에 이런 경기가 나온 겁니다.
다른 선수였다면 요환 선수가 같은 빌드를 사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애초에 벙커링을 시도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지요.
또는 벙커링이 들어왔을때 대처법이 달랐을 지도 모르구요.
다시 말해 처음부터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거란 말입니다.

대규모 물량전이나 시원한 한타싸움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오늘 경기가 시시하게 보여졌을 지 모르겠지만... 저 같이 아기자기한 게임을 좋아하고, 난타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늘 경기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재미 있고 없고의 차이는 개인차인데.... 내가 재미있게 본 경기를 누군가가 재미없다고 계속 강조하면 왠지 내가 느꼈던 재미가 굉장히 허무해 지는 것 같습니다.

재미없게 느낀 걸 재미없다고 말한다고 해서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느낀 사람도 꽤나 많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05/05/29 15:16
수정 아이콘
취향 차이죠. 전 정말 재밌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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