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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6/28 23:08:52
Name Daviforever
Subject [잡담]신도림역에서 인생을 보다
우리 집에서 코엑스에 가거나, 휴가 복귀하려면
신도림에서 갈아타는 과정은 필수이고, 그렇기에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역 중 하나다.

돌고 도는 2호선과 가장 굵은 국철의 교차점,
신도림역은 항상 바쁘다.
아침 출근시간이나 점심시간, 퇴근시간은 물론이고
다른 역같았으면 너끈히 앉을 시간에도
이곳에서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신도림역에 있다는 자체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인생 그 자체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한번은 종로3가까지 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조금 과장해서) 약 100명이 한꺼번에 내리는 바람에
나도 떠밀려서 내려가다가 얼결에 차를 놓치고 말았다.
목적지가 이곳 신도림역이든 아니든 조심해라.
너무나도 많은, 미어터지는 인파 속에 자신도 모르게 떠밀릴지 모른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목적지를 더 돌아가야 한다.
신도림역에서는 사람에 떠밀려 잘못 내릴 때가 있다.

살다보면 주위에 떠밀려 잘못 자신의 생각을 바꿀 때가 있다.

신도림역에서 차를 기다리다가 약 10분 정도 차를 기다리게 되었다.
'왜 이렇게 늦게 오지' 투덜대다가
잠깐 남는 시간, 멀뚱히 서서 기다리진 말자는 생각이 들어
신문을 사고 영화주간지를 샀다. 음료수도 하나 사고...
열차 안에서 들어오니 한 여학생은 영어단어를 외우고 있다.
한 남학생은 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다.
한 아주머니께서는 긴 여정이셨는지 주무시고 계셨다.
바쁘더라도 이런 남는 시간, 그냥 넘기기엔 너무 아깝다.

앞만 보고 가는 인생, 가끔은 여유를 가져야겠다.

돌고 도는 2호선에서 우리 모두는 목적지가 있다.
이쪽 방향, 사당, 역삼, 삼성, 강변이 될수도 있고
저쪽 방향, 문래, 신촌, 합정, 성수가 될수도 있고
아주 드물게 전혀 다른 길, 도림천이 될수도 있다.
삼성역에서 내려 코엑스에 들러 프로게이머들을 보려는 사람,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지각한듯 헐레벌떡 학교로 뛰어가는 사람,
시청역에서 또다른 목적지를 향해 갈아타며 1초라도 아끼려고 뛰는 사람,
종합운동장역에서 프로야구 보려고 내리는 사람,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지친 몸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
강변역에서 동서울터미널로 휴가복귀하러 가는 군인(이건 좀 안됐군)...
저마다 다른 목적지, 또다시 바쁜 하루를 보내겠지.

삶의 목적은 누구나 다르다.
단 확실한 건 그 목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
인간은 그 목표가 사회에,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목적, 목표를 가진 그것만으로도 아름답다.



오늘도, 내일도 열차는 계속 돌고 돈다.
오늘도, 내일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사람들은 끝없이 달린다.

자신들의 목적지를 향해...



코엑스 오가던 길에 문득 잡생각이 나서 몇글자 적었습니다.^^
내일도 바쁘고 보람차게 달리는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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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28 23:17
수정 아이콘
우와~잘 읽었습니다 멋져요~
저도 항상 저생각 해요!열심히 하는 사람은 지하철 안에서도 두꺼운 전공책 읽으면서 이동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죠~
이게 또 쌓이면 만만치 않거든요~열심히삽시다~!
질럿의꿈 ★
05/06/28 23:24
수정 아이콘
저희동네 전철역도 신도림역의 반에반에반이라도 사람이 좀 있었음 좋겠습니다..^^;;전철역중 가장 유동인구가 적은곳이 거든요(분당정자역) 정말 언제어느때나 황~~량 하고 썰~~렁한 곳입니다~한창 출.퇴근 시간에도 의자에 자리깔고 누워도 됩니다.-.-
스끼다시
05/06/28 23:32
수정 아이콘
1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거의 앉아 가는 게 불가능하지만, 2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거의 앉아 갔던 것 같습니다. 주안행 직통만 탔기 때문에....
대학교 1학년 때 일주일에 한번 주안에 갔었는데, 지하철 타다가 신도림 역에 오면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바람을 쐴 수 있었거든요....
ShadowChaser
05/06/28 23:33
수정 아이콘
정자역.. 좋던데요 ^^; 작은 할아버님이 거기 사셔서..가봤는데 으리으리 하더군요 -.-;
Sports_Mania
05/06/28 23:45
수정 아이콘
추천//^^
저도 지하철 인생을 오랫동안 경험한 지라.. 정말 공감되는 내용이 많네요..^^
양정민
05/06/28 23:47
수정 아이콘
"나는 무엇을 위해 달리는가..."
'무엇'이 중요한게 아니라 달리는 자체가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나보다 위에 사람들만 보고 쫓아가기만 할것이 아니라, 나보다 밑에 있는 누군가들을 도우며 한박자 천천히 걸어가는 것도 좋을거 같네요.^^
눈시울
05/06/28 23:48
수정 아이콘
정자역이 가장 적군요. 제가 살 때는(아이구. 그게 벌써 3년전 일이네요. -_-;;) 의정부 회룡역도 만만찮았는데..
요새는 역 주변에 있던 부락을 정리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개발된다고 들었는데(아마 벌써 개발되었겠죠) 유동인구가 좀 늘어난 모양입니다.
대장균
05/06/28 23:51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도림천이 언제나 한산하죠.......흠... 저는 아주 드문쪽인
까치산역을 가는군요 신도림역을 통해 -_-;
질럿의꿈 ★
05/06/28 23:51
수정 아이콘
엥..저희동네는 주변에 아파트도 많고 지은지 얼마안된 주상복합 건물들이 바글바글한데 왜 사람이 없을까요..ㅠ 사람들이 다 전철안타고 자가용이나 버스타고 다니나봐여 -.-ㅎ
ManUmania
05/06/28 23:54
수정 아이콘
까치산역쪽으로 가는거 절대 드물지 않은데-_-;
출퇴근 시간에 타 보신 분들이라면
그 죽음의 코스를 모르시진 않겠죠..
하늘치우
05/06/29 00:27
수정 아이콘
질럿의꿈// 님도 정자역 근처 사세요.~??^^ 피지알에서 같은 동네 사시는분 보니까 반갑네요.~^^ 근데 정말 정자역 사람 별로 없지요.ㅎ^^
질럿의꿈 ★
05/06/29 01:25
수정 아이콘
하늘치우//저도 매우 반갑...^^ 저 상록마을 라이프아파트 살아요~정자역까지는 뛰어가면 1분~~
05/06/29 01:35
수정 아이콘
눈시울님//제가 지금 회룡역에 사는데 아파트 완공 돼서 유동인구 많아졌어요..음 이사가기전에 같은 동네 사셨네요.. 여하튼 반갑네요..^^
05/06/29 01:49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전 대학생으로 교대역에서 신촌역 까지 가는데 아침 7시 30분 쯤에 타니 거의 앉아서 갈수 있었는데 확실히 신도림 역이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게 제일 많은거 같습니다.
05/06/29 02:23
수정 아이콘
이젠 회룡역에서 까딱하면 앉아서 못가요. 의정부쪽에 사람이 많아져서. 전 의정부 신곡동 삽니다^^
저도 거의 매일을 지하철 이용합니다. 학교에 아르바이트에 노선도 다양하게 이용하지요..(학교갔다가 알바 가는 날은 하루에 1호선,2호선,3호선,4호선,6호선 모두 다 탑니다^^) 지하철에는 이야기가 참 많죠. 많은 사람들과 스치고 많은 삶들이 공존하니까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공간이예요..
Cheeeers
05/06/29 03:02
수정 아이콘
헉..까치산역 사람 무지 많아요.ㅡ.ㅡ;; 특히 아침에.
요즘은 잘 모르겠는데 2년 전쯤? 에도 많았으니 요즘도 많겠지요.
까치산 역...하면 새로 생길 당시 화제였던 긴 에스컬레이터가;;;
SkyKiller
05/06/29 03:48
수정 아이콘
전 잠실 삽니다. 잠실사는분 없으신가요? ^^;
이제다시
05/06/29 05:02
수정 아이콘
잠실과 가까운 일원동 살아요!!!
일원동에서 대치동까지!!!!근처에 사시는 분!!!!!!
아케미
05/06/29 07:33
수정 아이콘
다들 좋으시겠습니다. 저희 동네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을 가려면 부천역이나 소사역으로 가든, 아니면 정반대 안산역으로 가든 모두 버스로 40분 이상…T_T 무슨 수도권이 이렇습니까! 덕분에 코엑스까지는 꼬박 2시간이네요.
05/06/29 09:34
수정 아이콘
아케미// 집이 혹시 어디신가요?? 시흥이 아니실런지.. 저도 가장 가까운역이 부천역이나 소사역 아님 안산으로 가야 한답니다..
05/06/29 09:38
수정 아이콘
후배 잘지내나 ? ^^
자스민
05/06/29 09:57
수정 아이콘
신도림역... ; 무시무시한 곳이죠 ^^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유동인구가 많은곳...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추천 한표요~~
05/06/29 10:41
수정 아이콘
아! 좋은 글입니다.
저도 예전에 주안에서 1호선타고 신도림역 환승, 2호선 갈아타고 출퇴근했습니다. 오늘 같이 비오는 꿉꿉한 여름날 1,호선 인천선 타면 정말 힘들죠.
제가 얼핏 기억하기로는 신도림역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 이고, 환승하는 사람만 40만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에 글에 나오는 도림천역이 승객이 제일 작은 역이라고,
사람 무지 많다고 생각되는 구간은 4호선 한성대에서 동대문 구간이랑, 2호선 사당에서 강남까지 구간, 2호선 이구간은 정말 자동으로 다이어트가 되는 힘든 구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힘들어요!
비만질럿
05/06/29 10:50
수정 아이콘
Funny_,아케미//두분다 시흥 분이신가요? 저도,,, 시흥에 쭈욱살던 조만간 시흥에도 지하철이 생긴다는 희소식이 ..!
소심맨
05/06/29 12:01
수정 아이콘
2호선 출근시간 아 생각만 해도 짜증이 ~ 그래서 출근시간을 9시 30분으로 변경했어요. 대신 퇴근시간이 6시 30분입니다.
그래도 아침 출근시간 30분은 능률적인 측면으로 볼때 거의 1시간 이상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 같아요. 교통체증, 많은 사람들에 대한 스트레스 등
아침에 여유가 있어서 운동도 하고 영어학원도 다녔어요
아케미
05/06/29 19:37
수정 아이콘
시흥 분들을 뵈니 반갑네요^^ (그러나 지하철… 생긴다 생긴다 말만 했지 착공이나 했습니까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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