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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반항, 다툼 등의 자극적인 요소로 점칠된 바둑만화





  초등학교 6학년인 히카루는 할아버지 댁에 있는 창고에서 피가 묻은 바둑판을 발견하게 된다. 그 후로 히카루는 귀신에 시달리며 괴로운 생활을 하게 되는데…….

  무리수. (....)



  사이라는 고대의 바둑 고수를 느끼게 된 히카루는 정작 바둑이라면 질색인 소년이었지만 아키라라는 천재 소년 기사를 만나며 그의 바둑에 대한 열정에 놀라게 된다. 자신 또래의 소년이 보여주는 진지함을 본 히카루는 조금씩 변해가고 그를 좇아 넘고 싶다는 마음으로 발전한다.



  바둑이라는 정적인 소재가 만화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만화는커녕 애니마저 대박을 내는 괴력을 보인다. 이 만화의 열풍은 놀라웠다. 이 만화가 성공하면서 괴사 직전이었던 일본의 바둑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이 만화를 보고 무려 프로 기사가 된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많은 이들이 스포츠 만화에 열광하지만 그 스포츠 자체에 열광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스포츠가 보여주는 승부의 두근거림. 그것에 열광하는 것이다. 승부의 두근거림과 성장하는 주인공만 있으면 훌륭한 만화가 된다. 소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만화다.

  KBS에서 애니가 방영되었는데 지나친 일색의 배제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 작품의 무대를 한국으로 바꾸었기에 작중 최강의 국가였던 한국을 외국으로 묘사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왔다. 이 부분이 또 우스운 것은 일본 내에서 한국을 왜 이렇게 세게 묘사하였느냐는 항의가 많았다고 한다. 작가가 '이게 현실입니다.'라는 한마디로 일축했다고 함.

  또한 엔하위키에 보면, 작중에서 나온 혼인보 슈우사쿠 정도는 간단히 이길 수 있다는 말은, 실제 한국 프로바둑 기사인 이세돌 9단의 발언을 빌린 것이라고 한다. (독수리의습격님 댓글 도움으로 수정.)



  사실 고스트 바둑왕은 대단히 전형적인 소년 만화다. 기연을 얻은 소년이 자신의 재능을 깨우며 천재적인 라이벌과 대립하며 성장한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진행. 그러나 진부한 진행이란 그 자체로 재미없다는 소리가 결코 아니다. 능력이 없는 작가가 참신한 전개를 생각하지 못 하고 진부한 전개를 그리기 때문에 재미가 없는 것이다. 능력있는 작가는 고리타분한 이야기라도 재미있게 그릴 수 있다. 이 만화에서 진부한 진행은 전혀 단점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인간 관계마저도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것도 모두 재미나게 그려내는 괴물 같은 능력을 보인다.

  바둑 규칙에 대한 별도의 설명도 거의 없지만 바둑에 무지한 사람도 보는 데에 전혀 무리가 없다. 그렇다고 바둑에 관한 이야기가 적은 것도 아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돼? --; 그냥 작가가 천재임.



  2부에서 만화가 죽어버렸어. ㅠㅠ 2부의 맥빠진 전개와 급격한 마무리는 옥의 티.

  바둑만화임에도 순수한 바둑 내용에 대한 묘사가 없다. 말이 좋아 바둑 만화지 이 작품에서 바둑은 단순히 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바둑만화라기 보다는 바둑 두는 만화.



오바타 타케시의 다른 만화 : 데스노트, 바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