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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21 04:00:11
Name 썰렁마왕
Subject [일반] 왜 이제서야...
요새 참 머리가 복잡합니다. 갑자기 세상이 겁이 나고 그러네요.
남들보다 많이 늦게 정신을 차렸거든요.

전 25살 남자입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미국에서 나름 괜찮은 주립대를 다니다 중퇴했습니다. 2년전에요.
그때는 나름 꿈이 있었고, 그래서 대학교에 돈을 쏟는것보다 하루빨리 사회에 나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실패의 쓴맛만 제대로 맛 보았죠. 남는거 하나도 없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휴학이나 하고 말았으면 될것을. 왜 그랫을까?

고졸에 중퇴. 25살. 거기다 남자. 남자란 말의 의미는 군대 복무. 그렇습니다.
군대 아직 안다녀왔습니다. 내년에는 갑니다.

이번에 대학 수시를 썼습니다. 가진거라곤 약간의 어학성적뿐이라서 어학특기자로 수시썼습니다.
수능 공부를 해본적도 없는 주제에 수능을 볼수 없으니깐 말이죠.
한국에서 고등학교 안나오고 수능 점수 없으니깐 쓸 수 있는 학교가 한정적이더군요.
다음주부터 면접이 줄줄이 잡혀있는데, 걱정입니다.
지원률이 높은 학교들도 아니고, 알아주는 학교들도 아닌데 지금의 내 상태에는 그마저도 벅찬거 아닐까 하는 생각?
그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해볼려고 하는데 잠이 잘 오지를 않네요.

대학교를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은 사실 없었습니다. 적응할 자신도 없었고,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말이죠.
근데 아버지가 일단 무조건 대학졸업장과 영어실력만 갖춰서 나오라고 하시더군요.
먹고는 살수있다고 할일은 많다고 하시면서. 아버지 도와서 일할수도 있고, 아니면 근처에 소개 시켜줄수도 있고.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어디에도 써먹을수가 없는 상태라며.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다 대학을 들어갈수 있을가 걱정을 하다, 열심히 살아야지 결심을 하다. 다시 대학생활을
잘 적응할수 있을까 걱정을 하다. 다시 대학은 들어나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하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누워있다 보면
아침이 되네요. 지난주에는 일주일동안 거의 잠을 못잤네요. 이정도로 머리가 복잡했던 적은 처음이라서 방법을 모르겠네요.

내년에 입학을 한다면 26살. 1년공부하고 군대가면 27살. 제대하면 몇살. 졸업하면 몇살. 이런 숫자들을 따지면서. 좌절하다
그래도 괜찮다면 결심하다. 복잡합니다.

그러면서 새삼 깨닫습니다. 부모님의 위대함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위대함. 그리고
왜 그렇게 멍청하게 살았는지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

25살 남자. 앞으로 잘 지내야할텐데. 부모님한테 미안하단 생각이 왜 이제서야 들었을까요?
왜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똑똑하다고 살았을까요?

평범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하시면서 살아가시는 대학생, 직장인 분들 너무 대단하십니다.
부럽네요. 저도 그렇게 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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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scent
11/11/21 04:12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잉여인간생활을 하고 있긴합니다만;; 힘내세요.
어쨌든 한국은 영어 잘하면 갈 데는 많습니다
황제의재림
11/11/21 05:10
수정 아이콘
저도 25살 남자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거라는 생각을 항상해요. 지금이라도 무언가를 하기 위해 발버둥치면 그건 내 인생에서 가장 빨리 시도 하는
순간일테니까요. 님 생각대로 군대가고 제대하고 뭐하면 30이라는 나이 적지도 많지않은 애매한 나이에서 드는 생각들
난 과연 밥은 먹고 살까? 그런 모든 생각 다 버리고 후회없이 즐겁게 살려고 하다보면 맘이 좀 편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배우를 꿈꾸는 연극과 학생입니다. 군필자이구요. 전 언제 연기라는 것을 할수있을지 모릅니다. 예전에는 몇살에는 꼭 영화나 드라마
또는 연극무대에서 활동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충분히 할수 있을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세상은 저에게 아직 때가 아니라는
기다림을 주더군요..초조해했었어요 젊지만 스스로가 더 빨리 내가 하고싶은걸 해야지 라는 마음이 생겨서.....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때당시에 몰랐던 내 속의 내면이 생기면서 어느덧 아 아직은 내가 모자라다 지금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할꺼면
늦더라도 더디게 가더라도 확실하게 자리잡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있습니다. 더 웃고 더 즐겁게 그리고 지금 지나가는
순간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임을 생각하면서요...

충분히 지금도 좋은 환경이신것 같아요. 복잡하게 계산하지말고 쉽게쉽게 순간에 충실하는것이 좋지 않을까요? 힘냅시다!! ^^
클로로 루실루플
11/11/21 05:22
수정 아이콘
저 역시 빠른년생인걸 제외하면 25살입니다. 제 주위 친구들 벌써 내년이면 26이고 너네도 내년이면 꺾인다고 하니 점점 현실감이 오더군요.
중학교때 만난 친구들인데 벌써 시간이 참 빠르더군요. 13살때 만난친구들인데 그때부터 그만큼의 세월을 더 산 셈이지요. 하지만 그만큼의
세상을 살았음에도 손안에 남는건 거의 없더군요. 하지만 무형적인. 경험이나 노하우등은 자연스레 깨우치게 되더군요. 저도 이제 정신차리고
있지만 정답은 뻔하더군요. '행동과 노력' 이거 없이는 절대 아무것도 안됩니다. 정말로요. 그리고 나이먹을수록 뼈저리게 느끼는건 능력,스펙
이전에 인맥입니다. 인맥 쌓는것 정말 중요하고 몰두해야되더군요. 살면서 의지되는건 사람뿐이라는거...그래서 행동하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몇년간 학교-자취방 패턴 돌면서 별것 없는 사회 생활하면서 느끼는건데 정말 사람은 혼자 있으면 안되요. 같이 뭔가를 해야됩니다.
아직 늦었다고 생각마세요. 본인 노력하에 얼마든지 바뀔수 있는 나이입니다. 아직 포기하기엔 너무나 창창한 나이에요. 같이 힘냅시다.
여자박사
11/11/21 07:27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고, 하고 있는데,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걱정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20대 때야 얼마든지 삽질할 수 있죠. 30대가 되면 슬슬 인생고민은 끝내고 자리를 잡아야겠지만요. 딴건 모르겠고, 저보다 어린 나이 하나만으로도 그저 부럽습니다. 너무 멀리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세요.
진중권
11/11/21 12:38
수정 아이콘
25살이 많은 나이인가요? 그리고 그 나이 때에는 대부분 그런 고민들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 나이 때에만 그런 것도 아니고요.

박경철씨의 자기혁명 첫페이지 글이 이렇더군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방황은 죄악이 아닙니다. 바른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일뿐.
11/11/21 17:59
수정 아이콘
보다가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폰으로로그인 합니다.
생각보다 아이폰 글쓰기가 힘드네요.

아직25살이시면 창창한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지금 30, 이제 해가 바뀌면 31인데 아직 학교도 졸업 못했네요.

학교는 2학년1학기까지 다니다 8년째 휴학중이고
군대는 27에 가서 작년에 전역 했습니다.

22살에 군대간다고 휴학하고 축구하다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쉬다가 게임에 맛들여서 게임회사에서 4년을 보냈는데
가끔은 후회도 됩니다.

제가 글쓴님보다 나이를 엄청 더 먹은건 아니지만
아직 충분히 인생에대해 고민하실 나이라고 봅니다.
전 아직도 방황하는데요 뭘...

힘내세요. 저도 같이 힘좀 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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