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거의 1년 이상 넘은거 같네요.
이전의 글을 쓰기 전 까지 그냥 유령처럼 글만 보던 유령 회원으로 남았지만
그래도 여기가 아니면 이런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하나 남기고자 합니다.

1박 2일의 시즌 1이 이제 종료가 되었습니다.
다음주에 새로운 멤버가 나와서 방송을 할지, 아니면 베스트를 보여줄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제가 느꼈던 그런 감정과 감흥을 쓰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1박 2일의 골수 팬은 아닙니다.
제가 제대로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것은 아마도 경기도 일주 (윷놀이로 일주) 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전에는 그냥 그런 예능이 있었구나 였습니다.
당시에는 연애에 빠져서 여자친구 보는 맛으로 살아 왔지만
여자친구가 상당히 1박 2일의 팬이었고 저도 그 덕에 1박 2일을 꾸준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분과의 이별을 하고 난 이후에도 말이죠.

사실 1박 2일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것 몇가지를 말씀을 드리자면
가장 큰 것은 우리나라의 우수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위대함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저 서양의 웅장하고 사이즈와 스케일이 큰 대자연이 진리라고 생각했던 나름의 개인적인 사대주적인 생각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소소하고 아기자기 하지만 그 속에 절제되고 보여지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절대 어느 것에도 뒤지지도, 못나지도 않은 우리의 맛과 멋과 삶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1박 2일에 나왔던 명소는 꼭 한번 찾아 가보려고 노력을 했고,
그 안에 펼쳐진 그 아름다움을 보고 같이 공유를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1박 2일의 가장 큰 위대함은 아마도 이 이유가 제 개인적으로는 많이 컸습니다.
바로 부모님과의 대화꺼리를 만들어 줬다는 점입니다.
사실 제 부모님은 등산과 여행을 즐겨 하시지만 늘 가시는 곳은 한정된 곳으로만 가셨습니다.
그런데 1박 2일을 통해서 여러 군데를 여행을 하시게 되었고
그걸 본 저는 덩달아서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어찌보면 부모님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직 결혼 못한 20대 후반~30대 중반의 남자가 부모님과의 이야기 꺼리, 공통점을 발견하기가 쉽진 않을껍니다.
더러는 학업의 문제 때문에 갈등이 있을 것이고, 더러는 취업의 문제, 더러는 결혼 문제 때문에
부모님과의 거리가 있었을 꺼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이를 적어도 1박 2일은 나름 해소를 해주었습니다.
가보지 않은 장소에 대한 서로의 감탄과 공감.
그리고 한쪽이 가본 장소에 대한 경험과 그 안에서의 스토리텔링.
같이 가본 장소에서의 공감대형성...

그저 단순한 TV 예능 프로그램이고, 한때는 무한도전의 아류라고 말을 했지만
제가 느끼는 이런 부분에서 그 어떤 프로그램도 할 수 없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 부분은 나는 가수다 나오고 나서 조금 많이 허물어 졌지만 그래도 1박 2일이 甲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다른 여타의 예능에 비해서 부침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MC 몽의 군대 문제, 강호동의 세금 탈세등등...
그래도 그런 문제를 떠나서 대한민국 고장에 대한 소개와 그 이야기를 가지고
세대간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단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아마도 시즌 2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첫 촬영이 종료가 되었고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지만 그래도 시즌 1에서의 그런 모습이 나올 때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래도...
전국 방방 곡곡을 6시 내고향처럼이 아닌 재미나고 유쾌하게 풀어준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떠나는 은지원, 이승기씨에게 정말로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고
남는 엄태웅, 이수근, 김종민씨에겐 시즌 1보다 더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영석 PD님.
고생 많으셨고 더 좋은 예능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1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