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3/22 23:55:16
Name 로렌스
Subject [일반] 너에게 쓰는 편지

to. 홍마루

  안녕 마루야 정말 오랜만이지? 우리가 헤어진 그날로부터 벌써 1년이나 지났네…….

  예전에 내가 어릴 때부터 키우던 호두라는 이름을 가진 앙증맞은 강아지가 죽었을 때, 한참을 울고 있는 날 위로해줬던 너의 뜨거운 키스 생각이나, 그 날 비가 정말 많이 와서 우리 둘 다 흠뻑 젖어, 추위에 떨면서도 정말 오랫동안 너와 입을 맞췄지, 그때 내 폐속까지 들어온 너의 숨결을 통해 위로 받은 난 그때 사랑에 빠졌던 거야

  혹시 너 우리 자주 함께 다녔던 카페 기억하고 있니? 그때 따뜻한 커피를 나눠 마시며 나눴던 사랑이 떠올라서 너와 헤어진 후 그 카페에 다시 가지 못하고 있어, 그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 그때 그 추억이 날 사로잡아, 그리움에 파묻힐 것 같아서 두려워

  우리 함께 빵 만들었을 때도 정말 재미있었어, 그때 왜 그랬었는지 인터넷에서 도넛츠를 보고 너무 예뻐서 너에게 함께 도넛츠를 만들자고 한참을 졸랐었잖아……. 그때 난처해하던 니 표정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

  너 나에게 이런 말 했던 것 기억하니? “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인데, 그때 난 널 너무 사랑했나봐, 그게 그렇게 로맨틱해서 멋져 보였던 것 있지(웃음)

  그런데 사실 나, 너 만나면서 정말 힘들었어, 우리가 처음 만난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나 같은 사랑을 미친 사랑 취급하면서 그 사랑을 금지시켰었거든, 그래서 그때 나 다른 사람들 몰래 너랑 만났던 거야…….

  그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니 더 이상 내 사랑을 욕하는 사람이 없었어, 그래서 우리 둘의 사랑이 영원할 줄만 알았지…….

  하지만 아버지가 너와 연애하는걸 알게 된 날 모든 게 끝나버린거야, 그 날 나와 아버지는 한참을 싸웠어 “이제 나도 성인이니 내 연애에 대해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아버지는 끝내 널 받아들이지 않으셨어.

  너와 원하지 않는 이별을 겪은 뒤에 나 너를 잊기 위해 정말 별짓 다해봤어, 친구들과 술도 마셔보고, 무작정 잠을 청하기도 하고, 무작정 배불리 음식을 먹기도 했어, 그런데 술자리에서도 니 생각뿐이었고 잠에서 깼을 때도 네 생각이 먼저 나더라, 심지어 배가 부른 그 순간에도 네 생각뿐인 것 있지

  사람들이 그러더라, 헤어진 후 일주일이 가장 힘들고 한 달이 지나면 서서히 편해진다고……. 처음엔 나도 그런 줄 알았어, 헤어진 지 1년이나 지났으니 널 완전히 잊었다고 생각 했어, 그런데 다 거짓말인 것 같아 길을 가다 문득 너와 같은 갈색 머리를 가진 남자가 키스하는걸 본 순간 니 생각에 가슴이 울컥 한 것 있지…….

  우리가 처음 만난 고등학교 시절 내가 널 사랑하게 된 걸 깨달은 순간부터 너와 헤어진 지금까지 날 힘들게 하는 넌 정말 나쁜 남자인데, 그래도 빌어먹을 사랑하는걸 어떡해



ps.

학교 과제로 일주일에 한번 미니 픽션 제출하는게 있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전에 한번 썻던 소재를 사용해서
편지형식으로 써봤습니다. -_ -a
마지막줄은 일부러 안썼습니다. 회원님들 예지력, 추리력 상승을 위해서요.
군데 군데가 아니라 내용 전체가 복선과 암시의 연속입니다. 문제가 너무 쉬웠나요. 크크크
교수님이 이거 보고 무슨 생각할까요. F 학점 줄지도 모르겠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Love&Hate
12/03/23 00:08
수정 아이콘
만약 과제 라면
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 라는 부분을 영어로 써주시는게 더 맛깔날꺼 같습니다.
Love&Hate
12/03/23 00:11
수정 아이콘
아..그리고 처칠을 존경한다던 너.. 뭐 이런식으로
처칠과 약간의 연관성을 넣어주시면 더 좋을거 같아요.


아 그리고 빠뜨렸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지니쏠
12/03/23 00:13
수정 아이콘
사이버 애인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안해보셨나요? [m]
12/03/23 07:30
수정 아이콘
전자 애인은요? 요즘 말은 많지만... 그래도 주변에 꽤 많이 보이던데..
로렌스
12/03/23 07:56
수정 아이콘
저 안핍니다... - _-a [m]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6137 [일반] 안녕... [2] 그로테스크2774 12/03/23 2774 0
36136 [일반] 친구와 통화를 하고 [1] 3114 12/03/23 3114 0
36135 [일반]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1~20위 [29] 김치찌개10400 12/03/23 10400 0
36134 [일반] 타이타닉 3D를 보고 왔습니다! [13] 삭제됨5174 12/03/23 5174 0
36133 [일반] 90년 체제의 붕괴의 전초인가? 아니면 또 다른 90년 체제의 구성인가? [56] 타테시4229 12/03/23 4229 0
36132 [일반] 2011년 기준 MLB 연봉 탑 10 [25] 지니-_-V4920 12/03/23 4920 0
36131 [일반] 너에게 쓰는 편지 [5] 로렌스3276 12/03/22 3276 0
36129 [일반] 과연 "정치인들은 그놈이 그놈이야..!!" 인가..?? [9] 주본좌3491 12/03/22 3491 0
36128 [일반] 총선 D-20 SBS(서울 PK 세종), 충청투데이(세종 충남), 경기지역 여론조사 [43] 타테시5016 12/03/22 5016 0
36126 [일반] 축구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사람 10인 [27] KID A7161 12/03/22 7161 0
36125 [일반] [정치] Quo Vadis, 이정희. [39] 그림자군5786 12/03/22 5786 0
36124 [일반] 범용 공인인증서 무료로 발급받으세요. [8] Tiffany6936 12/03/22 6936 0
36123 [일반]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 삽니다. [31] 백호5735 12/03/22 5735 0
36122 [일반] 생일 그러나 원치않는... [92] empier5615 12/03/22 5615 0
36121 [일반] 샤이니와 버스커버스커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20] 효연짱팬세우실4593 12/03/22 4593 0
36120 [일반] 지하철 두줄 서기...하시나요? [228] Schol7744 12/03/22 7744 1
36118 [일반] 이정희 의원 안타깝네요 [79] rechtmacht6302 12/03/22 6302 0
36117 [일반] 이젠 안녕 [10] 삭제됨4615 12/03/22 4615 0
36116 [일반] 이미지투플레이가 이미지투라이프가 되기까지 [44] 삭제됨6268 12/03/22 6268 1
36115 [일반] 서울시 비정규직 천여명 5월부터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85] empier5641 12/03/22 5641 1
36114 [일반] 새누리당 공천문제(김종인 사퇴, 청와대 비례대표 공천 개입) [30] 타테시4481 12/03/22 4481 1
36112 [일반] 할아버지를 모시고 산다는 것. [31] 바람모리4191 12/03/22 4191 0
36111 [일반] 민주화, 운지 이런 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91] 영원한초보7120 12/03/22 7120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