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4/05 01:49:42
Name 오티엘라
Subject [일반] '아빠'라는 존재는 대체 뭘까요?


제가 아주 어릴때부터, 지금 23살 대학교 4학년이 되도록

저는 '아빠'에 대한 좋은 기억을 단 하나라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아빠 없이 엄마, 여동생, 저 이렇게 여자 셋이서 산 지도 벌써 2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혼한거냐고요? 아닙니다. 제 소원이 있다면 제발 부모님께서 이혼하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동생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고요.
그 정도로 저희 모녀는, 아빠를 싫어합니다. 원망합니다.

저는 학교 끝나고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엄마는 이모 (엄마의 언니 ...죠) 가 일하시는 동대문 상가쪽에서 같이 일을 하십니다.
화요일에, 카운터를 지키다가 핸드폰이 반짝여서 봤더니 엄청난 양의 카톡이 와 있었습니다.
동생이 보낸 것이었습니다.
내용은 대략,
'엄마가 집에 오자마자 죽고싶다는 말을 계속하며 정말 엄청나게 운다. 처음에는 나도 위로했지만 자꾸 죽고싶다고 하시니까 나도 짜증이 난다. 같이 죽고싶다.' 였습니다.
동생이 톡 건드리면 욱 하는 성격이라 살살 달래며 같이 죽자 그런말은 하지말고 어떻게든 계속 위로를 하라 했습니다.
다행히 몇십분 지나고 나서 동생이 불같이 보내던 카톡도 조용해졌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더니, 엄마가 아빠한테 생활비를 좀 보내달라 전화했는데 아빠가 돈이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_-;;;;;

아빠에 대한 얘기를 좀 해야겠군요.
제가 아주 어릴 적에, 아빠는 사업을 벌였습니다만, 타이밍 맞춰 IMF가 닥쳐 부도가 났습니다. 그 빚은 고스란히
'엄마'가 떠안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대출자금을 엄마 이름으로 빌렸다고 들은듯 합니다.
첫 사업이고 첫 실패니까 엄마는 묵묵히 인내하며 '혼자서' 그 빚을 다 갚았습니다.
엄마가 돈을 열심히 벌 동안 아빠는 뭘 했는지 저도 잘 기억은 안납니다.
제가 고등학생 되고 나서였던가, 빚을 모두 갚은 엄마는 이제 제 대학 등록금을 걱정하며 새로 적금을 들고 돈을 모으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제 어떻게든 이 지긋지긋한 가난과 마주하는 생활을 벗어날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도, 그 당시엔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또다시 사업에 손을 댔습니다. 뭐, 그전에 다니던 회사의 누군가가 넘겨준 기계로 공장?을 하나 차렸다는 듯 싶었어요.
이번에도 대출은 엄마 이름으로, 게다가 집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 뒤로 아빠를 본 일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일이 바쁘단 핑계로, 아빠는 집에 잘 오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당연히 섭섭해하셨죠.
그렇게 일하는 거에 비해 돈은 너무 뜸하게 들어왔던 것입니다.
아, 그 사업 벌이고 얼마 안 지나서 MB집권 이후 제2의 IMF라 하는 최대 경기 불황이 왔었습니다.
아마, 아빠의 사업도 그것에 영향을 받았겠죠.

그래도 살만했습니다.
얼마 안지나 저는 대학교를 갔고 1학년때부터 과외와 편의점알바를 하며 제가 쓸 돈은 제가 벌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든 엄마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엄마는 제가 대학교를 간 이후, 주말마다 등산을 가십니다. 원래 등산을 너무 좋아하셨거든요.
그동안 일에 치여 못갔는데, 제가 좀 프리해지고 난 후에는 자기도 좀 취미생활을 즐겨야겠다며 주말마다 꼬박꼬박 나가십니다.
그리고 어느 주말엔가, 엄마도 없고 동생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마 없었던거 같습니다.
아빠는 혼자 오셔서 집에 있던 아빠의 모든 옷가지 +@, 아빠의 모든 소지품을 가지고 가셨습니다.
아무런 전조도, 연락도 없이.
엄마의 섭섭함은 깊어졌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전화로 많이 싸우셨습니다.
그래도 그 때엔, 저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자주 보지 않던 아빠였으니까, 무감해졌나 봅니다.

비교적 최근 일입니다. 올해 초의 일로 기억합니다. 엄마가 엄청난 짜증을 동반하며 저를 혼내시고?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건강보험표인가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만. 그걸 저한테 건네며,

"이거 봐라. 아빠가 우릴 버리고 갔다."

라고 하셨습니다.

순간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 종이를 보니, 적힌 이름은 엄마, 저, 그리고 동생 뿐이었습니다.
원래 호주인 아빠의 이름이 없었습니다.
... 아빠가 그 일하는 공단으로 주소지를 옮겨버리신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아무런 전조도, 연락도 없이.
이게 대체 뭔가요? 아빠는 왜 우릴 두고 그쪽으로 가셨어야만 했을까요?

엄마는 너무 화가 나셔서, 저와 동생보고 아빠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저희 자매도 이제 아빠를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아빠에 대해 일말의 호의를 갖고있던 동생도 돌아서버렸습니다.
엄마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아빠는 필요 없습니다. 정말로요.


오늘이 목요일이니,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알바하러 가기전에, 일이 없다고 집에서 쉬고 계시던 엄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화요일에 있었던 일을 말씀해주시더군요.

"요즘 엄마가 일이 없어서 돈이 없다. (엄마가 일하는 곳은 월급제가 아닌 일당?일급제?입니다..)
아빠한테 전화해서 생활비를 좀 보내달라고 했다. 그런데 아빠가 자기도 돈이 없다고 했다.
그럼 난 어떻게 살라고. 엄마 너무 힘들어. 너랑 동생 등록금, 아빠가 한푼도 보태준적 없고 모두 고모(아빠의 동생)랑 내가 냈고, 너 예전에 아빠가 전화해서 '이제 니가 돈 벌어서 등록금 내라(대학교2학년때 일입니다)' 라는 말듣고 엄청 울었던적 있잖아? 그 때 이후로 아빠가 생활비 한푼도 안줬다. 엄마 정말 어떻게 사냐. 살기 싫다. 이 집도 담보로 잡혀서 대출받았잖아. 우리 언제 쫓겨날지 몰라. 아빠가 돈 못벌면.."

전화를 받는 중에는 왠지 덤덤했는데 글로 쓰니 눈물이 납니다.
아빠라는 존재를 그동안 잊고 살았었는데, 엄마의 전화를 받으니 너무 화가 났습니다.


저는 지하철 역내 편의점에서 알바를 합니다.
그러면 가끔, 아이, 특히 딸을 데리고 오는 아버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맛있는거 하나 손에 쥐어주고 크게 티는 안내도 딸을 지켜보는 따스한 시선.

저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렇게 저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던져주는 아빠가 필요했습니다.
지금 저는, 아빠의 얼굴 조차도 기억이 잘 안납니다.
핸드폰에 남은 아빠 사진은 예전에 사촌오빠가 결혼식을 올릴때, 그 장소에서 찍은 사진 뿐입니다.
올 겨울이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한번도 아빠를 본 적이 없습니다.

'아빠'라는 존재는 대체 뭘까요?
저에게 있어서 그 단어는 이미, 의미가 없어진 단어인듯 합니다.




엄마는 돈을 모아서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에서 이사를 가고싶다고 하셨습니다.
집은 아빠 명의인데, 엄마는 이 집에서 도망치고 싶다 하셨습니다.
고된 시집살이, 매정한 남편. 그나마 두 딸이 위로가 되었을 테지요.
...저는 게임을 너무 많이 좋아하고, 동생은 공부랑 담을 쌓아서 보시면서 많이 힘드셨을 테지만...;;
어떻게하면 엄마한테 좀 더 힘이 되어줄 수 있을지, 지금 당장 가능한거는 그래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거겠죠.





저보다 더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아직 어리고 힘든 마음에 글을 써봤습니다.
두서없는 한탄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길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예쁘니까봐줘
12/04/05 02:06
수정 아이콘
음...

가장 좋은 방법은
아버지에게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해요....
아버지나 되는 사람이 우릴 버렸어, 어떻게 아버지라는 사람이 그럴 수 있어
가 아닌
그냥 그 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 어쩌다 보니 정말 운도 없게 내 아버지였구나
라는 생각이랄까요....

저도 가정사가 조금은 꼬여있는 사람인데,
뭐 원망하고 그럴 일은 없지만
그런식으로 생각하며 살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삶을 살며 딱 하나 믿는 말이 있습니다.
새옹지마.
행운과 불행은 번갈아 가며 찾아오더라구요
지금 힘드신 만큼 그 고통 다 덮어줄만한 행복이 또 찾아올거라고... 믿네요.

힘내세요. 이것 또한 다 지나갈거니까요.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신걸요.
핫타이크
12/04/05 02:10
수정 아이콘
제 청소년기엔 매일밤 싸움뿐이었고, 지금은 각자 따로살고계시네요.
지금은 오로지 어머니께 효도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살고있습니다.
제 꿈은 좋은 아버지가 되는거구요.
(그런데 보통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던데.....)

오티엘라님도 어머니 생각하면서, 비슷한처지의 사람들 보면서 화이팅하세요.
케이크류
12/04/05 02:14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12/04/05 02:15
수정 아이콘
10살 때 외도로 집을 나가셔서 기억도 잘 안 납니다. 집 나갈 때 빚만 1억 넘게 남겨놔서 거의 남은 세 식구가 굶어죽을 뻔 했다는 것만 기억나네요. 월세 8만원짜리 집에서 살았는데 고기 먹어본 기억도 별로 없어요. 오죽하면 고등학생 때 남동생이 40키로 대, 제가 30키로 대였겠습니까. 집안 자체가 마른 체질이긴 합니다만.
대학도 인서울은 꿈도 못 꾸고 지방 국립대 장학금 받고 간신히 갔어요. 1학년 때는 진짜 투잡 뛰면서 학교 다니느라 실신할 뻔 했네요. 다행히 2학년 때부터 어머니 사업이 초대박이 터지고 아버지도 10년만에 연락돼서 양육비 투척하고 가신 터라 이젠 부유하게 세식구 다 잘 삽니다. 어머니도 힘든 일 다 이겨내시고 열심히 벌어서 집 장만할 생각하시더러구요. 나중에 사위 며느리 왔을 때 자고 갈 데는 있어야하지 않겠냐고

근데 어려웠을 때도 한번도 제 자신이 불쌍하다거나 아버지를 원망한 적은 없습니다. 사랑해야 원망도 하지, 애초에 아버지가 어떤 의미이고 아버지 있는 집이 어떻게 다른지를 모르니 별로 불행하지도 슬프지도 않았어요.
그냥 그분은 자기의 선택이니 존중했습니다. 선택에 후회없이 잘 사시길 바랄 뿐이에요. [m]
12/04/05 02:21
수정 아이콘
아차 빼먹었는데 글쓴분 힘내세요. 저희 어머니가 하신 말씀인데 어차피 미워해봐야 아버지입니다. 용서하기는 힘드시더라도 조금만 미워하세요. 본인만 힘들어지실 것 같아서.. [m]
왼손잡이
12/04/05 02:28
수정 아이콘
쓰다보니 아버지 험담만 잔뜩 쓰다가 지워버렸네요...
저희 아버지는 무능하지만.. 그래도 착하신분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죠.

어머니만 보시고 어머니께 감사하며 사시는게 제일 좋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농담한마디 하자면 제가 우리 아버지께 배운 유일한 유익한 점은.

남자는 여자에게 무조건 숙이고 사는게 최고다. 고로 복종할만한 현명한 여자를 만나야한다. 네요.

훗날 그런 나쁜 아빠에게 휘둘리는 가정을 만들지 않는 현명한 어머니와 부인이 되시길 바랄께요.
티파니에서아점을
12/04/05 02:29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하네요...
저도 아버지가 어릴때부터 어머니와 저희 자매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으셨고
고3 수능보기전날 술드시고 들어와 밤새 어머니를 때려서 결국 수능을 못봐 재수까지 했습니다.
그 이듬해 부모님이 이혼하신것은 아주 다행이지만, 이혼하기 조금전에 제 이름으로 아버지가 보증과 카드빛을 져서
군대 제대하고 제앞으로 영문모를 2억가까운 빛이 생겼더랬죠...대학 다닐때 한번도 돈내고 다닌적이 없습니다...
과톱못하면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상황이었고, 알바+ 과외는 기본이었죠..
어머니가 버는돈은 고스란히 생활비로 써야했기에, 제가 번돈으로 값을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빛을... 2010년이 되서야 다 갚았답니다...(참고로 저는 34살입니다)
하지만...위에 류크님의 댓글처럼, 정말 사람이 밑바닥까지 한번 갔다오니 무서울게 하나도 없더군요...
게다가 좀더 나이를 먹으니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던 아버지를 아주 조금은 이해까지 되구요...
오티엘라님이 지금 힘드신 상황을 제가 조금이나마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동생분과 좀더 가깝고 돈독한 사이로 똘똘뭉치는게 좋을것 같아요...
그렇게 자매분들이 서로위하고 사이좋은 모습이 무엇보다도 어머님께 힘이 되실것 같네요.

오티엘라님, 님의 지금 상황에 저도 너무나 공감하고
부디 힘내시고 이겨내시길 기원할게요...
절름발이이리
12/04/05 02:4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GoodSpeed
12/04/05 03:01
수정 아이콘
저희집과 너무 비슷하네요
저희 아버지도 없느니만 못합니다
빚 다 갚을만하면 어디선가 빚을 만들어오곤 하죠
어쩌다 보게되는 카드 명세서를 보면 바람난거 같더라구요
이미 맘적으로는 없는거나 마찬가지라 그냥 없었으면 싶습니다
어머니께 최대한 효도하고 살려고 애쓰고있습니다 맘을비우세요 [m]
12/04/05 03:41
수정 아이콘
아이고 힘드시겠습니다. 어머니도 사람인 이상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가끔 드시겠지요. 그럴 때에는 무조건 힘내라고하는 것 보다는 가끔은 어머니 좋아하시는 음식이라도 한번 해 드리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 김에 모녀가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면 더 좋고요. 좋은 직장 잡으시고 좋은 남자 만나기를 빌겠습니다.
네오크로우
12/04/05 04:2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12/04/05 07:52
수정 아이콘
어머님이 정말 힘드시겠네요... 공부열심히하신다니 그게가장큰힘이될겁니다. 동생분들에게도요
냉면처럼
12/04/05 08:06
수정 아이콘
감히 다른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
힘내세요 [m]
메티스
12/04/05 08:40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그리고 저런 아버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아예 없는 사람들에 비하면 행복하신 겁니다.
유리별
12/04/05 08:4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다른 말씀은 드리기가 어렵네요...
엄마님께 잘해드리는 것 잊지 마시구요.
타츠야
12/04/05 09:12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힘들 때마다 여기 달려있는 댓글들 보시면서 또 힘내세요.
흰코뿔소
12/04/05 09:58
수정 아이콘
마음을 넓게 가지시길.
마음이 좁아지고, 원망하고 하면 끝없이 계속 괴로울 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허허 하고 웃을 수 있는 마음이라면 상황도 저절로 잘 풀릴거라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셨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아무리 막장이라도 가정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경험담이니 새겨들으시길...
루크레티아
12/04/05 10:13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어머니, 글쓴분, 동생분 세 분 모두 정말 잘 해오셨고 수고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수고하시면 정말로 좋은 날이 올 겁니다. 확실히 인생이라는 것이 굴곡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힘들게 살아오셨다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겁니다. 조금만 더 힘내시고, 세 분이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신다면 괜찮을 겁니다. 분명히 괜찮은 상황으로 될 거에요.
켈로그김
12/04/05 10:23
수정 아이콘
누군가에게는 집안의 가장이자 사랑하는 가족을 뜻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없어도 그만이니 크게 의미를 두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의지하기엔 어머니, 동생만으로 충분합니다. 곧 좋은 날이 오겠죠.. 힘내세요.
PoeticWolf
12/04/05 10:26
수정 아이콘
상처의 회복 과정이 다른 누군가의 위로가 될 것입니다. 오티엘라님과 가족분들은 훌륭한 연고가 되어가고 계시네요. 튜브에서 딱 짜내질 때는 좁은 입구를 통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많이 아프지만, 그 다음엔 넓게 넓게 누군가의 아픔을 덮으실 수 있을 겁니다.
비슷한 환경이라.... 제가 얻은 결론/희망을 짧게, 감히 나눕니다.
12/04/05 10:43
수정 아이콘
저도 아버지에 대해 얼마전 글을 남겼습니다
몇번 댓글을 썼다 지우게 되네요
힘든만큼 언젠가 다 돌려받으실겁니다
기운내세요
花非花
12/04/05 10:49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12/04/05 10:53
수정 아이콘
이혼에 대한건 어머니 의사에 다 맡기시구요. 기댈곳 없다고 생각하시고 독하게 독립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아버지 입장에서도 한번쯤 생각해주세요. 솔직히 결혼해서 가장으로 살면서 처자식을 먹여살려야한다는 엄청난 부담감을 져야 되잖아요. 결론적으론 실패를 하셨다해도 무언가 할려고 노력했을테고 스스로도 많이 힘드실거같아요.
12/04/05 10:55
수정 아이콘
예전에 어디서 읽었던 이야기가 문득 떠오릅니다. 딸과 가족을 버리고 간 아버지. 엄마의 장례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아버지. 그렇게 원망하며 어느 날 어느 바에 들어가 자기도 모르게 아버지에 관한 푸념과 원망을 늘어놓자 바 위에는 눈물을 쏟는게 아니라며, '가족에게도 보일 수 없는 눈물이 아버지에게는 있다'던 바텐더. 그리고 그럴리 없다며 무례하다는 말로 술 값을 대신하고 나간 여손님과, 바 한 구석에서 조심스레 눈물을 훔쳤던 등이 굽은 허름한 옷차림의 아저씨...


제목에 충실하자면, 제게 아버지란 손과 등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본문처럼 지금은 돈도 못 버시고, 10년넘게 엄마속썩이고 고생시키십니다. 그래도 조금 복 받은 점이라면, 돈 못벌고 빚 만들고 그래도 가정에 아버지로서 끝까지 남아계시려고 한다는거. 도망치지 않는 다는 그 하나는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되어도, 엄마가 그렇게 팍팍하고 힘든 일상에 짜증부릴 상대와, 그런 엄마의 발을 주물러주는 아빠가 있다는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게 아버지는, 힘들어도 짜증나도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그 등이 조금씩 작아져가는 모습마저 배우게 하는 분입니다.


본문에 있는 모든 힘든 일들, 고생하신 기억들, 지나온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고난의 여정들. 언젠가 이 모든 일들이, 그저 바 위에서 밖에 흘릴 수 없었던 비원의 눈물에 숨겨진 이유들이 있었기를, 그런 '용서'의 엔딩이 있기를 바래봅니다. 힘 내세요. 힘 내세요. 그동한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앞으로 버티고 나아가세요. 언젠가 분명, 힘 내서 이겨낸 보람이 있다고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가정에도 화사한 햇볕이 행복을 전해주기를 바래봅니다.
12/04/05 11:31
수정 아이콘
어찌 무슨 말은 못하겠고 다만, 기운 나누어드리고 싶네요. 받으세요 얍!
더블인페르노
12/04/05 11:59
수정 아이콘
저도 유년기를 아버지 없는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딸을 둔 아빠가 되었습니다.
유년기를 그리 지내면서 다짐한게 난 꼭 좋은 아빠가 될거다 20년 넘게 다짐 했지만, 정작 25개월 딸을 둔 아빠로써 어떤게 좋은 아빠인지
일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집에 가서는 잘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가 되는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글쓴분의 입장에선 충분히 아빠란 존재가 별 필요도 없고 짐만 되는 존재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지만 정작 전 아빠인 시점에선 나름대로의 고충도 있을실거 같네요
힘내세요~
12/04/05 17:11
수정 아이콘
할말은 아닐 수도 있지만 아버지에게 영화 똥파리를 보여 주시는것도...
5월며칠
12/04/05 17:52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아영아빠
12/04/05 20:36
수정 아이콘
왜 이리 아빠들이 사고(?)를 많이 치셨는지, 같은 아빠로써 부끄럽습니다.
저도 아빠가 되기전에 우리 아버지에게 느꼈던 점을, 우리 애들에게는 전해주지 않을려고 노력했으나 잘 되었는지는
나중에 우리 애들한테 물어봐야겠지요.

비록 그가 아빠라는 방패가 제구실을 못하더라도 그는 당신의 가족일겁니다.
당신의 가족이 실수 또는 고의로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한다고 해도 그가 가족이라는 사실은 변하지않을 겁니다.
너무 원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6484 [일반] 도난 당한 휴대폰 절도범을 만난 후 [7] mugamer7302 12/04/06 7302 1
36483 [일반] 태평양 전쟁 - 7. AF는 미드웨이다 [28] 삭제됨5258 12/04/06 5258 2
36481 [일반] 40대남성에게 성폭행당한후 살해된 20대 여성피해자 마지막 통화내용 [123] 세미소사11588 12/04/06 11588 0
36479 [일반] 2012년 4월 5일, 무한도전 + 무한뉴스 스페셜 [38] 효연짱팬세우실6762 12/04/05 6762 1
36478 [일반] T맵 통신 3사 Open!! 어라? [61] Nayoung8195 12/04/05 8195 0
36477 [일반] 총선 D-6 정치권 뉴스 [15] 타테시4062 12/04/05 4062 0
36476 [일반] 김인식 KBO기술위원장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 [14] 엠씨더맥심3810 12/04/05 3810 0
36475 [일반] sbs가 선거방송 준비를 충실히 한 듯 합니다. [34] 불굴의토스5068 12/04/05 5068 0
36474 [일반] [정치]부재자투표 열기가 괜찮다는 기사가 나오네요. [52] 아우구스투스4965 12/04/05 4965 0
36472 [일반] 김용민은 사실이고 문대성은 의혹이다? [52] rossa5649 12/04/05 5649 0
36471 [일반] [해축] 사실상 맨유의 EPL 우승이 유력해 졌습니다. [35] Schol6965 12/04/05 6965 0
36470 [일반] [일상,자랑]황제와의 악수 [12] abstracteller4333 12/04/05 4333 0
36469 [일반] [동영상]불법 민간인 사찰 피해이후 김제동 침실 인터뷰... [23] BetterThanYesterday4321 12/04/05 4321 0
36468 [일반] [MMA]오브레임 약물양성반응 [53] wish burn6093 12/04/05 6093 0
36467 [일반] [정치]오보인듯 합니다.(어버이연합 습격X->항의 시위) [158] 아우구스투스7117 12/04/05 7117 0
36466 [일반] [KBO]'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은퇴사 [65] 아우구스투스5301 12/04/05 5301 1
36463 [일반] [정치]어라? 오늘도 여론조사 공표가 가능한가요? 부산과 광주 여론조사+격전지 추가 [15] 아우구스투스4985 12/04/05 4985 0
36461 [일반] 부재자 투표를 하면서 느끼는 단편적인 생각들 [8] mdcrazy3096 12/04/05 3096 0
36460 [일반] 허각/양파&다비치의 뮤직비디오와 포미닛의 티저이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10] 효연짱팬세우실4685 12/04/05 4685 0
36459 [일반] 탈북자와 해경살해범을 교환해줄려는 정부 [65] empier5673 12/04/05 5673 0
36458 [일반] after diary [8] 영혼3157 12/04/05 3157 0
36457 [일반] 오랜만에느끼는감정. [7] pickmeup3658 12/04/05 3658 0
36456 [일반] '아빠'라는 존재는 대체 뭘까요? [29] 오티엘라5379 12/04/05 537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