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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0/01 18:07:37
Name lasd241
Subject [일반] 나의 구세주는 어디에?-웹툰 구주의 시간 소개 (수정됨)
WBckkqP.jpg
중학생인 동생과 함께 사는 이 남자.
부모님도 없이 둘이서 사는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둘의 관계는 냉랭하기 짝이 없습니다.
동생은 남자를 피하고,

5ayuY6C.jpg
남자는 동생에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살던 도중 밥통의 밥이 그대로인걸 알고 의문을 가지는 남자
그리고 동생의 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알고 방문을 연 순간






vBuVi8B.jpg
동생은 4일전에 목을 매달고 죽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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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남자는 동생의 죽음에 이상할 정도로 무덤덤해 보입니다.
동요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유품을 전부 버리려 할 정도.
그나마 동생의 노트북은 챙겨서 한번 살펴보는 이 남자.




7PwqsJr.jpg
거기서 남자는 동생이 AFK라는 닉네임으로 어떤 어플에 가입해서 활동한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어플의 이름은 ‘구세주를 원하는 당신을 위한 커뮤니티’
겉보기엔 일반 커뮤니티 사이트처럼 보이지만 이 어플 뭔가 요상합니다.
일반적인 검색으로는 찾을 수 없고 가입할 때 추천인의 아이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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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포인트를 얻기 위해 유저간 오프라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AFK도 이 만남을 자주 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1fa7wer.jpg
뭣보다도 남자가 추천인에 AFK를 입력하고 0941이라는 아이디로 어플에 가입한 순간
‘문자훔쳐보기’라는 ‘구제품’을 얻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이 아이템을 얻은 0941은 AFK및 다른 어플 유저가
구세주 어플에서 작성했던 모든 게시글, 채팅을 볼 수 있게 되었죠

GN6qsFi.jpg
거기다 난데 없이 동생을 아는 유저가 등장, 당장 이 어플에서 나가고 AFK에게도
이 말을 전해달라고는 포인트를 선물한 채 퇴장해버립니다.

0941은 일단 AFK와 오프만남을 한 것처럼 보이는 유저들을 만나 정보를 얻어갑니다.

LJnKGnK.jpg
구제품은 문자 훔쳐보기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는 것.
구세주 어플에는 일반 유저 외에 VIP라는 특별계급이 존재한다는 것.
VIP가 되면 ‘특별한 혜택’이 존재한다 것.


무엇보다도 0941을 당혹케 한 것은 AFK의 행적이었습니다.
유저들에 따르면 AFK는 평범한 중학생으로 친구를 구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0941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죠



 

24hPar1.jpg
0941이 아는 AFK는 함묵증에 걸려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rvFpGxt.jpg
알 수 없는 남자와 함께 오프라인 만남 장소로 나왔다는 군요.


이 수상쩍은 어플은 무엇이고 AFK는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을 까요.
무슨 일이 있었길레 AFK는 자살하고, AFK와 함께 나왔다던 남자는 누구일까요


GBopZtX.jpg
전 60화, 송극장 작가의 구주의 시간의 스토리였습니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46835&weekday=



구주의 시간은 여타 웹툰과는 좀 이질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극도의 건조함이죠


구주의 시간은 참으로 건조합니다.
가족의 죽음에도 무덤덤한 주인공 0941의 모습처럼
이 웹툰은 희,노,애,락의 격렬한 표출 없이 차분하게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때로는 냉소적으로 느껴질 정도죠.
그렇지만 그 차분함과 냉소적인 감성이 지리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되려 그 건조함과 웹툰의 캐릭터, 소재가 결합하면서 은은한 긴장감을 불어넣어요.

이 웹툰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어딘가 어긋난 구석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어긋난 구석’이 묘하게 현실적입니다.
현실에서는 멀쩡해 보이지만 인터넷에서는 더러운 사람,
현실을 포기하고 인터넷에 매달리는 사람
열등감에 휩싸인 사람 등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다 보면 흔히 보게 되는 그런 유형의 캐릭터들이 대부분이죠.
보다 보면 뭔가 도움이나 상담이 필요한, ‘구세주’가 필요한 사람들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웹툰의 중심 소재인 ‘구세주 어플’.
이건 등장인물들의 특징과는 반대로 참 기묘합니다.
이 어플이 제공하는 기능은 정말 이름 그대로 구세주처럼 느껴집니다.
타인의 속내, 정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어플의 기능이면
남에게 속을 이유도 없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만남도 활성화 되어 있으니 필요한 '구세주'를 만나기도 쉬워 보이네요

물론 이 어플이 정말 이름값을 했다면 AFK가 죽을 이유는 없었겠죠
이 어플 자체의 문제일지, 아니면 쓰는 사람의 문제일지,
어플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AFK의 죽음을 시작으로
서서히, 자기도 모르는 사이 구세주가 아닌 위기와 만나게 됩니다..

기묘한 어플과 대비되는 현실적인 인물들,
이 대비되는 요소들이 결합하여 진행되는 삐걱이는 스토리,
여기에 유독 무감정해보이는 주인공, 0941을 지켜보며
감상자는 묘하게 불편한 느낌을 받습니다.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한적하지만, 안개가 두텁게 깔린 숲을 더듬어가는 느낌입니다.
드라마 장르인데 은근 스릴러의 느낌도 나죠.
슴슴한데 자꾸 손이 가는 간식같은  웹툰이라 봅니다.

동시에 소소하게 쌓은 빌드업도 착실하게 회수하고자 합니다.
가령 줄거리 소개에서 아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 웹툰, 주인공을 포함해서
등장인물의 현실의 ‘이름’이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다 어플에서 활동하던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르죠.
왜 이런 설계를 했는지, 왜 웹툰의 이름이 ‘구주의 시간’인지,
60화라는 화수에서 이 웹툰은 최선을 다해 풀어내고자 합니다.  
신인 작가의 웹툰 답게 뛰어난 노련미까지는 느껴지지 않더라도
신인 작가답지 않은 연출, 분위기 조성능력을 보여줘 차기작도 기대하게 만듭니다.
주제의식도 제법 좋았구요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제목이나 어플의 기능과는 대조적으로 이 웹툰은 거창한 존재가 나오거나, 전지전능한 요소가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철저히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 웹툰이죠.
그렇기에 시간이 있으시다면 한번 결말까지 쭉 보신 후, 다시 한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모든 것을 모르고 볼 때와 모든 것을 알고 볼 때의 느낌이 정말 다른 웹툰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제가 말한 이 웹툰의 특징이 더 와 닿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 웹툰 '구주의 시간'이었습니다.
유료화가 빨리 결정되서 부랴부랴 쓰느라 정신 없었네요
작성글 보기를 누르시면 다른 웹툰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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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1 18:25
수정 아이콘
소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일전에 소개해주셔서 재미나게 감상했던
'미래의 골동품 가게' 시즌 2 연재 시작 소식에 즐겁습니다 크
21/10/01 18:44
수정 아이콘
추천한 웹툰 잘 보고 있다는 댓글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이번 웹툰도 잘 맞으시면 좋겠네요
21/10/01 19:0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한번 찾아볼게요~
21/10/01 19:40
수정 아이콘
12일부터 유료화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쥴레이
21/10/01 19:27
수정 아이콘
오.. 전혀 모르던 웹툰인데 바로 정주행 해야겠네요
21/10/01 19:42
수정 아이콘
밑바닥에 있는데 예상외로 정말 좋았던 웹툰인거 알면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남들도 봤으면 하는 생각이 항상 듭니다. 취향에 맞으시면 좋겠습니다.
kogang2001
21/10/01 20:44
수정 아이콘
이 웹툰 초반에 보다가 포기했는데 완결됐나보네요.
유료로 넘어가기전에 정주행에 도전해보겠습니다.
21/10/01 21:35
수정 아이콘
특유의 분위기 땜에 중간에 끊기기 쉬운 웹툰이긴해요. 저도 보다말다 보다말다 하다 완결까지 갔고 각잡고 정주행하니까 확 들어오더라고요
아파테이아
21/10/01 21:03
수정 아이콘
추천했습니다.
요즘 네이버 웹툰이 쏟아져 나오고, 특히 웹소설 중심의 양산형 웹툰이 범람해서 묻히는 작품들이 많은데요.
(나혼렙, 전독시까지는 신선하고 좋았는데 너무 비슷해서 이제는 영 별로더라고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품들 소개해주셔서 잘 보고 있습니다.
정주행하겠습니다.
21/10/01 21:37
수정 아이콘
사실 빛 못보는 웹툰일 수록 연재 도중에 소개해야 작가에게 힘이 되고 조회수, 미리보기 결재도 좀 올라갈텐데...
덴마마냥 완결이 망하면 제 추천 받고 본 분들께 면목이 없어져서 완결 다되야 소개하게 되네요
어쨌든 잘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라도 어땠는지 알려주시면 더 좋구요
복숭아
21/10/01 21:47
수정 아이콘
어우, 글 읽고 바로 가서 다 읽고 왔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따라가는 재미가 상당하네요.
건조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그림체도 좋았어요. 추천 고맙습니다!
21/10/01 22:40
수정 아이콘
잘 보셔서 다행입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10/02 02:11
수정 아이콘
이건 진짜 제 취향이네요. 나중에 드라마나 영화로 미디어믹스 해도 괜찮을 듯요.
21/10/03 01:14
수정 아이콘
박진감은 없지만, 그래서 저예산으로도 괜찮은 퀄로 영상화 가능할거 같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10/03 19: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틈틈이 읽어서 이제 겨우 완주했는데 중후반 내러티브가 많이 아쉽긴 하네요. 초반까지만 해도 몰입도가 엄청났는데 말이죠. 구세주앱 폭로되는 중반 시점부터는 서사를 끌고 가는 힘이 많이 부족한 듯싶었습니다. 그걸 메우기엔 가족사 떡밥이 너무 시들시들 했구요. 캐릭터 조형도 작위적인 느낌이고.. 소재가 워낙 괜찮아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밌겠단 생각은 여전히 들지만 미디어믹스 하려면 각색 많이 해야할 듯요
21/10/03 20:11
수정 아이콘
글에도 쓴거지만 어플은 중심 주제를 이끌기 위한 하나의 도구 정도였으니까요. 흑막의 배경, 변화, 결말을 생각해보면 건조한 내러티브라 잔잔하게 느껴졌을 뿐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두번 봤을 때 느낌이 확 다른것도 그때문이고요
실제상황입니다
21/10/03 20: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소재라는 게 그냥 그런 거죠. 주제를 위한 도구. 그건 당연한 거고 내러티브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합니다. 근데 잔잔한데도 늘어지진 않거든요 초반부는. 실이 팽팽하듯 긴장감이 있죠. 문제는 중후반부터 급격하게 늘어진다는 것입니다. 서스펜스 드라마로 시작해서 다큐로 끝나요. 근데 다큐 치고는 정밀함이 떨어진다는 거죠. 그래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거고, 캐릭터가 작위적이란 거구요. 사실 만화인 이상 보통 캐릭터성은 어느 정도 작위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냥 그런 경향성이 있다고 봐야 하니까. 다만 본작에서는 그게 장르적으로다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거든요. 그래서 폭발력이나 몰입도가 갈수록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그게 장점으로 승화되지 못하는 거죠. 배경은 흐릿하고 심리묘사는 막연하며 전개와 결말은 지리합니다. 단지 그냥 잔잔한 내러티브입니다~ 하고 끝낼 이야기는 아니라고 봐요.

+덧붙이자면 소재가 그래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거든요. 본작은 소재가 반입니다.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도 흥미를 끌어올리죠. 왜 초반부가 그토록 재미있었는가, 저는 거기에 답이 있다고 봅니다. 어차피 주제를 위한 도구라도, 주제를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소재의 극적 효과가 진정 주요했다는 거지요. 초반부는 그걸 잘 살렸다는 거고. 소재의 생명력이 다하는 시점에서 서사가 지지부진 그냥 단순히 늘어지기만 했다는 거구요. 물론 그 소재의 역할이란 게 사실은 핵심 떡밥에 다가가는 보조적 요소에 불과하긴 했을 겁니다. 근데 그거야 작가의 의도일 뿐이고, 그래서 그게 그토록 흥미진진했냐 하면 저는 뭐... 그냥 잔잔하기만 했죠. 등장인물들 과거사 그래 그거 어떻게 된 건지 이제 알겠어. 쟤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고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도 이제 알겠어. 근데 그 이유들이 가지는 극적/개연적 설득력의 임팩트가 별로 없었다는 거죠. 예컨대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를 보죠. 요한이 당최 왜 저러는지 끝까지 납득이 잘 안 갑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엔딩씬 한방으로 KO를 먹여버리죠. 본작에는 그런 임팩트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빌드업이 착실한 것도 아니고... 그냥 플래쉬백 몇개 슬쩍슬쩍 보여주고 끝. 그래도 소재를 다룰 때는 말이죠. 단편적으로 얼핏얼핏 지나가는 게시글들과 댓글들, 그리고 문자메시지들. 이런 것들은 진짜 잘 묘사해놨거든요. 이건 누가 봐도 현실적입니다. 반면에 등장인물은 비현실적이죠. 현실적인 면도 꽤 있긴 합니다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만화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적 쾌감이나 매력은 밋밋하죠. 그런 어긋남이 있다는 것입니다.

뭐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감상이긴 합니다. 어쨌든 잘봤습니다.
이쥴레이
21/10/03 00:40
수정 아이콘
와 하루만에 완결까지 다봤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딱 취향이고 무엇보다 PGR등 1부는 커뮤니티 관련 내용으로 좋은 이야기 전개였습니다. 2부는 그 1부에 대한 현실 마무리 단계라 좋았고요. PGR에서 같은일이 일어난다면.. 아니 그냥 익명이던 자신의 닉네임이던 커뮤니티에 대한 본질적인면을 잘 파헤친거 같아 좋네요.
21/10/03 01:16
수정 아이콘
갠적으로 이 웹툰에서 제일 좋았던 장치가 이름 대신 닉네임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결말이 묵직하게 다가왔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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