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12/07 19:40:22
Name Taima
Subject [일반]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성경적인가. (수정됨)
예수천국 불신지옥.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전도자가 외치는 대표적인 표어입니다.

저는 개신교인입니다. 하지만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표어는 뭔가 볼때마다 너무 불편합니다. 짜증이 치밉니다. 왜 그런 걸까요? 저도 예수쟁이인데 말이죠. 노상 전도가 공중 예의에 어긋나서 그런걸까요? 근데 잡상인을 볼 때보다 더 화납니다. 왜 그런 걸까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건 미묘하게 제 생각을 오독하고, 나아가 개신교를 오독하는 것이라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따위 것을 내가 믿는게 아닌데'라는 느낌이랄까요?

*우선. 이 이야기는 '기독교가 맞다는 가정하에'에서 시작됩니다. 기본적으로 비 기독교인에게는 '그뭔씹'의 이야기일 겁니다. 비기독교인 분들은 최하단 문단만 읽어주심 됩니다.*

[우선, 왜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표어가 나왔을까요?]

기본적으로 기독교와 유대교는 유일신 사상을 믿습니다. 유대교의 중심이자 개신교의 중심인 신명기의 쉐마 기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스라엘은 들으십시오.주님은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주님은 오직 한 분뿐이십니다.당신들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즉 이 세상은 창조주가 만들었고, 그 창조주는 하나님(야훼)이라는 한 존재라는 믿음입니다. (과학계, 아이비리그를 장악한 것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이 의미심장합니다.)

예수는 자신이 야훼의 아들이자 본인이며, 야훼와 관계를 맺고 진리를 만날 길은 자신밖에 없다 말합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사람이 없다."

그리고 (다른 성자들의 말과는 달리) 미치광이와 같은 예수의 말이 옳은 근거는 예수의 부활이라고 신약성경은 말합니다. (빌립보서 2:6~11)

[그러니까 예수천국 불신지옥 맞잖아요?]

잠시만 기다려 보십시오. 예수는 놀랍게도 천국이라는 말을 거이 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봐도 비유인) 나사로와 부자의 비유 외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죽은 자가 가는 곳이라는 천국의 개념은 보이지 않습니다. 예수가 반복적으로 말한 것은 어디까지나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의 왕국' 그리고 '신도의 부활'이었습니다. 요한 계시록 또한, 천국이 아니라 '이 땅이 예루살렘이 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애초부터 죽으면 천국 가는 개념은 성경의 것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부활이나 천국이나 둘 다 똑같은 말 아님?]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나 개인이 죽고 어딘가 다른 세계로 '떠나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기독교인의 마인드가 맞습니다. 교회 내부에서 신자끼리만 얌전히 살면 됩니다. 혹은 교회에 오라 해서 헌금 내게 하는 걸 전도라고 해서 하거나. 나 혼자 잘 믿고 호의호식하면 됩니다. 심지어 실컷 놀다 죽기 직전에 믿어도 됩니다. 세상은 어차피 타락한 곳이고, 버려야 할 곳이니 세상에 정의를 구현하려 노력할 필요도 없고. 크게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나 좋을대로 쾌락을 즐기다 죽기 1초 전에 혹시 모르니까 신을 믿으면 됩니다. 혹시 재수없어서 사실일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기독교인이 기다리는 것이 천국이 아니라 부활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 세상이 천국이 되어야 하는 곳입니다. 그렇게 만드는 도구는 신자고요. 이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야 하지요. 교회 바깥, 가족 바깥, 내 친구 바깥은 신경쓰지 않는 태도도 사라질 겁니다. 이 세상에 정의를 구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대로 부활을 믿는다면 말이죠.

현대 교회의 주류는 세상 정의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기독교인 전체의 번영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자기 교회 헌금 키우기. 심지어 자기 가족이나 자기 자신의 이득과 믿음 정도에 관심이 있는 거 같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헌금 열심히 내고 교회 행사 열심히 하기 전에, 약한 사람 돕고 세상에 불의와 맞서 싸우라고요.

나는, 너희가 벌이는 절기 행사들이 싫다. 역겹다. 너희가 성회로 모여도 도무지 기쁘지 않다.
너희가 나에게 번제물이나 곡식제물을 바친다 해도, 내가 그 제물을 받지 않겠다. 너희가 화목제로 바치는 살진 짐승도 거들떠보지 않겠다.
시끄러운 너의 노랫소리를 나의 앞에서 집어치워라! 너의 거문고 소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

내가 주님 앞에 나아갈 때에, 높으신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에,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합니까? 번제물로 바칠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가면 됩니까?
수천 마리의 양이나, 수만의 강 줄기를 채울 올리브 기름을 드리면, 주님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내 허물을 벗겨 주시기를 빌면서, 내 맏아들이라도 주님께 바쳐야 합니까? 내가 지은 죄를 용서하여 주시기를 빌면서, 이 몸의 열매를 주님께 바쳐야 합니까?
너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인지를 주님께서 이미 말씀하셨다.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미 말씀하셨다. 오로지 공의를 실천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면서, 정의와 자비와 신의와 같은 율법의 더 중요한 요소들은 버렸다. 그것들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했지만, 이것들도 마땅히 행해야 했다.

교회는 세속주의와 싸웁니다. 마치 세속주의가 엄청난 적이고 도킨스가 기독교의 적인 것처럼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틀렸습니다. 그보다는 엉터리 믿음이 문제고, 적당히 '신과 함께'와 같은 세상의 무속 세계관과 타협한 가르침이 문제입니다. 신도의 상당수는 진짜 성경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이보다 큰 문제가 외부에 있을 수는 없을 겁니다.

*이 주제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으신 분은 성공회 신학자 톰 라이트의 '이것이 복음이다'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2236467&start=slayer

[어차피 소설인데 어쩌라고?] *믿지 않는 분들은 여기서부터 보시면 됩니다.*

이번에 보셨듯,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입니다. 부활을 믿느냐 마느냐가 전부라 봐도 됩니다. 그런데 부활은 기적입니다. 기적을 어떻게 믿습니까?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과학자가 부활을 믿을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게놈 프로젝트를 총괄했고, 코로나 시기에 미국 국립 보건원 연구소장을 역임한 세계 최고의 유전학자이자 생물학자인 프랜시스 콜린스는 '믿을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과학자는 부활을 믿을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글을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12/07 19:49
수정 아이콘
마침 최근에 진행된 유튜브 기독교 변증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해당 주제를 다뤘었습니다.
관련하여 리뷰한 영상이 있어 올려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qXm-Q_N-2k
주제에 관심있으신 분들이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않을까 싶네요.
22/12/07 20:01
수정 아이콘
오... 감사합니다. 사실 유튜브로 정보를 얻는걸 싫어하는 타입이라 보지 않았습니다만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방구차야
22/12/07 19:56
수정 아이콘
교회안다니게된 이유가 종교를 도구화해 세속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때문인데, 불신지옥이라는 공포감 조장이나 정죄, 교회천국(예수천국이 아닌)이라는 맹목성이 기반이 되었죠. 예수가 정작 천국보다는 부활과 지상을 천국화 한다는건 20년가까이 교회에 다녔지만 모르고있었던 부분이네요. 세속적 도구가 아닌 정당한 신앙으로서 더 부합할수있는 내용인것같습니다. 부활이란 사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볼때 나의 지난 행동이 결국 역사와 주변인의 평가를 통해 죽어서도 이어진다는 의미로 볼수있지 않나합니다. 또한 죽음이후가 개인으로 봤을때야 모든것의 포맷이라 막살아도 된다는 생각을 할수도 있겠지만, 결국 사회속의 나의 존재는 죽음이후에도 이어진다는건 부활이라는 죽음이후의 생명으로도 비유할수있지 않은가 생각되네요.
22/12/07 20:03
수정 아이콘
네네, 다음 글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2/12/07 20:23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20년간 교회를 다녀도 못 들으셨던 내용을 여기서 들으셨다니 안타깝습니다. 저는 교회가 기계화, 효율화, 거대 조직화 된게 문제고. 그 역으로 이제는 신도들이 '응 나도 너희 기계화 시킬거야. 유튜브 보고 땡~'으로 역습을 하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도나 교회나 모두에게 안 좋은 일입니다만, 종교 지도자가 자초한 문제이기도 하겠지요.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방구차야
22/12/07 21:44
수정 아이콘
성경을 있는대로 공부해보자는 분파도 이단으로 매도되거나 사이비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다보니 맘이 떠난이후론 쉽게 다가서게되질 않더군요. 불교던 도교던 기독교던 본래 가르침과 의미를 연구하고 공부하면 인생을 사는데 더 가치를 느끼게되지않을까 싶습니다만 현재의 기업화된 종교시스템에선 영 흥미가 느껴지질않아서 가끔보는 예수나 붓다의 인생이나 말씀정도만 겉핧기로 기웃거리는 중이네요
22/12/07 22: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어령 선생님이 말씀하셨지요. 교회를 떠나보지 않는 자는 교인이 될 수 없다고요. 그게 탕자의 비유의 본뜻이라고. 의심 한 번 없이 교회에 평생 앉아있는 신자의 믿음이 과연 믿음이겠냐고.

감히 제가 뭐라 보태거나 평하기 어려운 무게감의 말씀이신거 같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영성 관련 책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좋습니다.
22/12/08 15:09
수정 아이콘
저는 같은 의미로 모태신앙은 부모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22/12/09 08:54
수정 아이콘
저는 어차피 부모는 뭔가를 강요한다 봅니다. 왜냐면 부모라는 존재를 자녀는 동일시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축구하면 자녀는 야구보다는 축구를 할 가능성이 높죠.손흥민처럼요. 일종의 강요입니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사상인 세속주의도 자녀에게 강요됩니다. 부모는 뭔가 자신의 신념체계를 자녀에게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모태신앙을 자녀가 폭력으로 느꼈다는 것이 이미 부모가 신앙이 깨져있는 상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또한 기독교 비판을 (설사 부모는 자신은 교인일지라도) 자녀에게 강요한 것이고요. 강요없이 뉴트럴한 양육은 착각입니다.
22/12/09 10:13
수정 아이콘
자녀는 느끼지 못하죠. 종교를 당연하게 믿으니까요. 그래서 폭력이라고 생각하는겁니다.
부모가 축구를 해서, 그게 좋아보여서 축구를 하는건 문제가 없지만,
'넌 당연히 축구를 해야해!' 라고 한다면 폭력이지요. 모태신앙은 후자의 경우가 대다수 아닌가요?
22/12/09 11:30
수정 아이콘
하단 영상 봐주심 감사하겠습니다.
22/12/09 08:56
수정 아이콘
모든사람은 (세속주의자, 문화상대주의자조차) 배타적이라는 말은 이 영상 55초부터 1~2분간 내용을 참조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https://youtu.be/0Jdurhf9mu4
Janzisuka
22/12/07 19:59
수정 아이콘
뭐 사람들이 종교의 의미와 전승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그걸 가져와서 진리로 돈벌이 하는 사람들의 강요와 아몰랑 안들려 안보여 믿어를 경멸하게 된 거라 생각해요

잘쓰여진 소설은 현대 네이트판소설이더라도 그게 인류에게 도움이되고 평안과 삶의 의지, 질서에 도움이되면 그게 종교가 되어도 뭐가 다를지

실제 야훼가 예수가 있다면 토악질 나올 현대 종교죠 뭐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가려는데 예수천국 불신지옥도 그냥 재미있게 노네 라고 생각 할 수 있는데 귀에 때려박고 지나가는 나에게 피해를 주니 ㅠㅠ

결국 난립하는 성경 스트리머와 그 팬들이 문제죠
22/12/07 20: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남에게 전도하고 강요할 정도로 열정이 있는 세계관만이 세상을 지배하더군요. 꼭 종교가 아니더라도 스티브 잡스와 같은 스타트업 초기의 비합리적인 믿음 같은 것 말입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려는 진보, 보수의 열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집권세력이 '너는 맘대로 해~'식인 경우는 없더군요. 남은 아무래도 좋고 나만 믿으면 땡. 이라는 뜨뜻미지근한 세계관이 세상을 휩쓰는 경우는 없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옳다는건 아니고 참 희안하다 생각 하고 있습니다.
Janzisuka
22/12/07 20:55
수정 아이콘
혹 전도에 대해서도 나중에 글로 알려주실수 있나요
실제로 서두에 말씀 하신
불신지옥예수천국 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들이 성경을 그릇되게 해석해서 불편함을 느끼는게 아니라
그 행위자체가 직간접적으로 격은 개신교의 전도활동의 연장선이기도 해서 불편을 느낀다고생각합니다
그냥 방구석이던 어디던 혼자 믿고 즐기고 하면 상관 없는데 유독 너는 지옥간다 그러니 우리랑 함께하자 우레 교회가 더 좋다 등등..
어릴적부터 자영업하는 지금까지도 손님들에게 간혹 전도가 들어오는데 왜 그러는 걸까요. 막상 그런 사람들에게 천주교나 불교행사에 오라고 하면 모욕을 당하듯 반하면서...
22/12/07 22:21
수정 아이콘
네네 언젠가 한번 써보겠습니다.

저는 결국 '자신도 뭘 믿는지 모르면서' 일단 전도부터 하려는게 문제인거 같습니다. 진짜 열린 다음의 전도는 (그것도 남을 불쾌하게 할 수 있을 지언정)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 봅니다.
VictoryFood
22/12/07 20:08
수정 아이콘
꽤 예전에 냉동인간이 기술의 발전으로 다시 해동(?)되고 살아났는데 살아난 사람의 인격이 바뀌었던 공포 드라마? 영화? 를 본 기억이 나네요.
거기에선 냉동인간이 되는 시점에서 이미 영혼은 떠났고 살아난 사람은 악마가 육체를 차지했다 이랬던 것 같습니다.
22/12/07 20: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기독교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유물론자라고 말은 하지만 마치 영혼이 있는 것 처럼 장례를 치르고, 삶을 삽니다. 이게 인간이 종교적인 동물이란 건가, 싶긴 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불편한 현대인의 사고방식의 역린을 건드리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는거 같습니다. 영혼은 당연히 없다 믿는데, 막상 진짜 없다 그러면 뭔가 쎄한 것이... 미묘합니다. 사실 과학적으로야 우리 모두 DNA가 코딩한 욕구대로 살아가는 거지 자유의지는 착각이란걸 아는데, 그렇게 믿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뭔가 정의롭고 영원한 무형의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척 하죠. 참 인간. 재미있습니다.
No.99 AaronJudge
22/12/08 17:11
수정 아이콘
낭만적이지가 않잖아요 크크크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가족, 내가 행하고자 하는 의지, 나의 꿈, 소망, 기쁨, 슬픔, 절망.
이 모든게 DNA가 코딩한 욕구대로 이루어지고 살아가는 거라면

[뭐야. 저 T-2000이랑 나랑 다른게 뭐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
22/12/10 14:32
수정 아이콘
진화론적으로 보면 다를게 하나도 없죠. 맞습니다. 다 DNA가 코딩해놓은 대로 살 뿐이죠.
그게 아니라 무언가가 있다. 라는게 종교고요. 그런 의미에서 진정 종교가 없는, 니체적인 존재는 살면서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마치 종교가 있는 양 사는거죠.
무한도전의삶
22/12/07 20:11
수정 아이콘
동네에 확성기에 봉고차로 전도하시는 분 있으십니다. 저도 모태신앙에 지금은 불자지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본인이 갖지 못한 것에 복수하고자 젊은 사람 밝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와서 이악물고 소음 테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네요. 구원의 가치조차 없는 분들입니다.
22/12/07 20:13
수정 아이콘
그 안에는 '자기 과시'가 들어 있는거 같습니다. 나태함, 귀찮음도 들어있는거 같고요. 남이 예수를 믿든 말든 별 관심 없고 나는 이렇게 열심히 했다! 라는 걸 보여주기식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되게 열심히인 광신도로 보이지만 저는 그분들이 '나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구스티너헬
22/12/07 20: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이해하는 신약의 구원은 두 종류인데
하나는 모두가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살아 감으로서 이땅에 천국이 임하는 진정한 구원이고
하나는 이땅에 천국이 임하기전에 자기를 던져 희생한 사람들이 가는 천국이라는 임시적 구원이죠

근데 한국 교회는 첫번째 구원엔 관심이 없어요 한국의 기독교가 미국의 오순절교회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교회가 추구하는건 이번 생에 이땅에 천국이 임하기는 글렀으니 나라도 임시적 구원을 받기 위해 노력하자 가 핵심이죠
그러니 나와 가까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임시적 구원을 받도록 노력(선교)하는 것이 핵심이고
진리와 정의를 지켜 이땅에 천국이 오게 하는게 목표가 아니고 나의 믿음을 공고히 주장(?)하여 나 만이라도 구원해달라고 갈구 하는 것이 핵심이 되었죠

믿음이란
첫번째 구원을 위해 나를 던질 수 있는 용기의 바탕이지 두번째 구원에 대한 신용장이 아니죠,

그래서 저는 한국 교회를 싫어합니다.
믿음의 무게도 모르고 믿음의 목적도 모르고 오직 본인의 구원만을 바라는 이기적인 종교로 변질되었죠
그리고 두번째 구원에도 자기 희생은 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가 "믿습니다!"를 외치면 무슨 짓을 해도 결국 구원받을거라 믿죠.
22/12/07 21:58
수정 아이콘
한국교회만의 문제는 아닌거 같습니다. 다만 한국은 트렌드가 빠르다보니 가장 효과적으로(?) 빨아들였고 본질은 흡수하지 못한 느낌은 있습니다.
타카이
22/12/07 20: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지옥에 대한 묘사도 별로 성경적이지는 않죠
현세에 그려지는 지옥에 대한 묘사는 거의 계시록에서 나오는 미래지...
내지는 불교에서 묘사되는 지옥...
22/12/07 22:07
수정 아이콘
계시록은 심지어 누가 봐도 시적인 표현이죠. 성경의 시작과 끝은 팩트라 보는건 진짜 무리가 있는거 같습니다. 성경도 그렇게 알려주고요.
Energy Poor
22/12/07 21:15
수정 아이콘
저도 교회 갑니다만, 저런건 전형적인 공포 마케팅이죠.
22/12/07 22:08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잘 몰라서는 아닐까 싶습니다.
brothers
22/12/07 21:49
수정 아이콘
믿어서 저 멀리 있는 천국으로 간다는 생각은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 사상과 정확하게 일치 합니다.

신학의 토대가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와 그 나라 통치법인 율법이 아니라 대부분 철학에 기인한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주님께서도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 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기를 기도하셨습니다.

교회는 천국으로 가기를 소망할 것이 아니라, 이미 천국백성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부활의 몸을 덧 입기를 소망하고, 주님의 계명을 준행해야 합니다.

좋은 글이 올라와서 반갑고 기쁩니다.
22/12/07 22:23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진짜를 알기란 참 어려운거 같습니다. 저 또한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열어주시길 기원할 따름입니다.
애플프리터
22/12/07 21:50
수정 아이콘
요새 유행하는 한줄요약 인것같아요.
아무리 좋은말이 많이 써있어도 너무 길어서 성경읽는 사람이 거의없죠. 한단어면 “사랑”인데, 이건 너무줄여놓은거라… 여덟글자가 먹힌것같네요.
22/12/07 22:23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진짜 중요한건 휘발되버린다는 것이 문제겠지요.
티오 플라토
22/12/07 21: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런 기독교적 글을 읽을 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어요. 보통 이런 글들은 항상 성경에 의거해서 글을 쓰잖아요?
그럼 기독교를 믿는 전제는 "성경이 옳다" 인 것 같은데... 성경에 쓰인 말씀을 모두 지키는 것은 그냥 불가능하죠.
결국 기독교인의 스펙트럼은 "성경의 어디까지를 믿느냐"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아무리 성경에 충실한 사람이라도,
["너희가 남종이나 여종을 두려면, 너희의 주변에 있는 여러 나라에서 남종이나 여종을 사들일 수 있다."
"너희는 또, 너희와 함께 사는 외국인 거주자의 자손 가운데서나, 너희의 땅에서 태어나서 너희와 함께 사는 그들의 가족 가운데서 종을 사서, 너희의 소유로 삼을 수 있다."
"너희는 또 그 종들을 너희의 자손에게 영원한 유산으로 물려줄 수도 있다. 바로 이들은 너희가 종으로 부려도 된다. 그러나 너희의 동포 이스라엘 자손들끼리 서로 고되게 부려서는 안 된다"
...
"어떤 사람이 자기의 남종이나 여종을 몽둥이로 때렸는데, 그 종이 그 자리에서 죽으면, 그는 반드시 형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하루나 이틀을 더 살면, 주인은 형벌을 받지 않는다. 종은 주인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까지 모두 지키며 살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걸 믿는다면 당장 가족이 이스라엘 사람의 노예가 되어도 받아들여야 하죠)
결국 가장 독실한 기독교인조차도 성경의 일부만을 실천하며 살아가는데... 결국은 2천년도 넘은 낡은 도덕책을 가지고 이게 맞냐 저게 맞냐 하는게 의미가 있나 싶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비선광
22/12/07 22:25
수정 아이콘
구약부분은 그시대에 사는 유대인들에게 주는 일종의 가이드적 역할도 있고, 신약시대엔 그 복잡한 율법에서 자유하다고 하지요
22/12/07 22:27
수정 아이콘
가톨릭이라면 교회의 전례와 교부들과 교황님께서 그 범위를 업데이트해주시고, 개신교라면 '당사자와 알아서 합의 잘'보라고 합니다 흐흐흐. 결국 모종의 공동체와 모종의 정치행위들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음이 바로 세속의 풍파이자 더불어살기가 되어버립니다.
brothers
22/12/07 22:28
수정 아이콘
인용하신 구절은 구약입니다. 구약은 가나안 땅에 세워진 하나님 나라를 위한 법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율법인 사랑의 법을 지킵니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을 내어주신 사랑을 교회에 가르치셨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형제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교회는 구약의 율법에서 자유롭습니다. 십일조나, 제사법이나, 형제를 사랑하는 법은 옛 나라인 이스라엘이 지켜야 할 법입니다.
22/12/07 22: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슬람교나 유대교는 그런 고민을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열정(파르나스, 신실함)'을 본받아야 한다 보는 편입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본문에도 썼지만 저 구약의 무식해보이는 율법을 곧이 곧대로 믿고 따르는 유대인이 현대 과학, 현대 세속주의 이성과 지식과 논문의 끝판왕인 미국 명문대 인적자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라 하겠습니다.

기독교는 오바마와 바이든과 트럼프, 이명박과 문재인이 모두 믿는 세계 종교답게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대적인 종교라기 보다 현대를 만든 종교니까요.

예수는 이리 말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가 사두개파 사람들의 말문을 막아버리셨다는 소문을 듣고,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율법 교사 하나가 예수를 시험하여 물었다.
"선생님, 율법 가운데 어느 계명이 중요합니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 하고, 네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하였으니,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으뜸 가는 계명이다.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에 온 율법과 예언서의 본 뜻이 달려 있다."]


바울도 마찬가지로 말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
"간음하지 말아라. 살인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탐내지 말아라" 하는 계명과, 그 밖에 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하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즉 기독교에 한해서는 '온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하나님처럼, 나 자신처럼 사랑하라' 하나 외에는 구약 율법은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예수는 안식일에도 일하고, 부정한 사람과 만나고, 부정한 병자나 외국인을 만지는 등 구약의 법률을 앞장서서 어겼습니다. '사랑'이라는 본질이 더 중요하니까요.
소독용 에탄올
22/12/08 10:26
수정 아이콘
유대계로 구분된다고 전부 율법을 따르는건 아니라서.....
22/12/08 10:55
수정 아이콘
세속주의적이고 리버럴한 미국 유대계도 절대 다수가 토라가 지배하는 사실상 신정국가인 이스라엘을 지지하긴 합니다. 보수 종교 이스라엘과 리버럴 엘리트 미국 유대인의 조합이 세계를 제패한 비결이었죠.
소독용 에탄올
22/12/08 11:01
수정 아이콘
이스라엘은 미국 중동 전략에 끼려고 상당히 로비를 진행했고, 유대계가 세계를 재패한게 아니라 미국이 세계를 재패한겁니다.

정작 이스라엘 성립과정에서 보수적인 종파는 메시아도 안왔는데 뭔 나라를 만드냐고 반대했.....

미국은 미국 엘리트랑 다르죠.....
22/12/08 11:17
수정 아이콘
미국은 엘리트가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유대인은 적어도 학계, 과학계, 예술계, 금융, 법률을 지배하는 것은 맞습니다. 요새는 신심도 떨어지고, 인도계가 좀 치고 올라온다고는 하는데 그마저도 IT조금이지, 기본적으로 엘리트는 유대인이 다수죠. 그게 옳다 나쁘다는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소독용 에탄올
22/12/08 14:11
수정 아이콘
미국 엘리트, 미국 유대인은 단일집단이 아니니까요.

동질성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가정은 인구학적 변수가 설명하는 부분을 과대평가 할 수 있습니다.
22/12/08 15:58
수정 아이콘
기독교인도 마찬가지지만 '개독'이라는 깔끔한 멸칭으로 단일집단처럼 표현되고 있습니다. 여성운동, 친문, 보수, 이대남...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말씀하신 (일견 일리있는) 기준으로는 PGR의 모든 논의가 의미가 없어집니다.
소독용 에탄올
22/12/08 17:11
수정 아이콘
너무 당연하게도 단순한 설명은 부정확 하고 논의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개별 속성과 개인의 행적이 단체를 대표하는 형태의 접근은 그중에서도 더 문제가 있고요.

하지만 해당 논의가 의미가 있는가를 판단하는건 제가 아닙니다.
논의에 참여하는 행위자들 각각이죠.
다람쥐룰루
22/12/07 21:56
수정 아이콘
현대의 지옥에 대한 묘사중 대부분이 단테의 신곡에서 유래한거 아닌가요? 크크크크
22/12/07 22:32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중세시대에 가면서 점점 이상해진 관점의 집약체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천로역정도 기독교의 고전이지만 플라톤주의의 영향이 너무 짙게 배여있죠. 저는 천로역정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22/12/07 22: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성경에 충실하자는 근본주의자 칼뱅이 결국 그 좋은 머리와 신앙심으로 내린 결론이 '우리 말고 세상은 다 썩었다'라는 전적타락인걸 생각하면, 기독교를 진정 세계시민들이 모두 누릴 수 있는 사상으로 만들어줬다는 로마인 바울의 공동체 사상이 무슨 의미인가 싶어지는 요즘입니다. 그러나 바울이 돌아온다고 해도 지금 세계에서 과연 그가 주장했던대로 '기독교인들의 공동체가 속세보다 선하고 서로를 도우며', '세상사람들이 저 선하고 구분되는 사람들이 누구냐 묻거든 크리스천이라고 전해질' 수가 있을지도 회의적입니다. 이제 기독교인은 로마제국을 좀 먹던 다신교 허례허식이 아니라 21세기 첨단과학 앞에서 '하지만 동성애와 낙태는 안되요!'라고 외쳐야하니까요.

그래서 다들 짐 존스의 인민사원처럼 '우리는 선하고 성스러우나 세상은 마귀로 가득차서 우리를 핍박하고'라는 쉬운 길에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니엘이 던져진 바빌론 공권력의 불구덩이가 없어지니 남은건 '착하고 올바르게 사랑하며 살 것'인데, 그것보다는 바깥이 악마와 붙어먹은 불구덩인게 더 쉬우니까요. 진정 기독교 덕후라면 고작 스스로를 속이자고 만든 계약이 아니라는 것을 개탄하겠지만, 모두가 덕후일수는 없지 않습니까? 매주 교회에 가시는 제 나이많은 어머니께서도 '교회에 가면 좋은 말씀을 듣고 삶을 나아갈 힘을 얻는단다'라고 하시는데, 어떤 날은 제가 그래서 '어떤 좋은 말씀을 들으셨습니까?' 물었더니 '목사님께서 차별금지법이라는게 통과되면 안된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려는 인간들의 무지함이다'라던가...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게 더불어사는 기독교의 현주소입니다. 내가 지옥에 갈것을 무서워하면 개인적으로 채찍질을 하는 긍정적인 면모로 이해를 해줄수 있지만, '오늘은 이 종류의 사람이 지옥에 갑니다'하는 타자를 맛보고 씹고 즐기는 말을 듣고 있으면 이게 여호와 애호가 모임인건지 둠 슬레이어 모임인건지 감이 오지않습니다.

이슬람교 이븐 아라비의 '각 존재는 저만의 사랑을 할 수 있는 고유한 존재로 창조되었다', 천도교의 '영적 장생'이라는 말도 아름답고 좋지만, 기독교야 말로 '아가페'의 종교가 아닙니까? '하나님이 이처럼 세상을 사랑하사'라고 다른 어느 경전과 비교해도 아름다운 말을 적어놨으면서도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이렇게 대한민국에 많은데 어디선가 사랑손실이 나고 있습니다.

이런 제 고민을 가끔씩 들어주시는 어머니께서도 뼈있는 말씀을 하시죠, '교회나 자주 나오고 그런 소리해라' 헤헤. 그러면 교회란 무엇일까요? 주변에서 저보고 '종교나 진지하게 믿는 놈'이라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고, '교회 다닌다면서 신앙심은 보이지도 않는 놈'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볼수록, 성경책 구절이나 해설본을 찾아보면서 다니는 분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거라는 사실이 항상 맘에 걸리더라고요. 참 재밌는 이야기인데... 그 재밌는 이야기가 '복음'이고 '가스펠'인것인데 말입니다.
22/12/07 22: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독교인 막스베버가 만든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청교도 정신은 지금까지도 자본주의를 만들었죠. 일본의 장인정신도 막스베버의 영향이 있고요.

저는 말씀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교회 바깥이 교회보다 더 사랑하고 더 용납하는 공동체를 만들면 그 날로 교회는 죽는다. 그게 진짜 유물론이고 반동이고 반 개독 운동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아직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교회보다도 서로 싸우다 못해 이제는 1:1 연애도 안하고. 이웃 돕기는 여전히 종교 단체와 정부에 기대는 느낌입니다. '해줘' 메타랄까요. 저는 글에서 보시다시피 세속주의를 싫어하지 않는데요. (진심으로 교회 안의 신자보다 예수에 가까운 세속주의자가 제법 있다 봅니다.) 요새는 세속주의의 공동체들이 지리멸렬해지는 것을 보고 결국 교회조차 이기지 못하는가 탄식하는 중입니다. (교회가 위대하다가 절대 아닙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2/12/07 22: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헌데 전적 타락은 우리 말고 다 썩었다기보다는 너도 나도 우리도 느그도 다 썩었으니 그 썩은 자유의지를 하나님께서 치유해주시는 수밖에 없다에 가깝긴 하죠. 물론 그렇게 해서 구원받을 수 있는 애들은 정해져 있다는 게 결론이지만요. 기독교 내에서도 이는 상당히 많은 비판을 받아온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사실 그 비판자들 또한 전적 타락 자체를 부정하진 않습니다. 다만 전적 타락은 예수의 피로 이미 죄사함을 받았고(선재적 은총과 만인구원) 따라서 모두에게는 구원의 길이 열려 있으니 예정론 x까라는 거에 가깝죠. 근데 뭐 칼빈주의에서 말하는 이중예정의 결론이 그러니까 '우리 말고 다 썩었다'는 거 아니냐 하면 그런 거긴 한데... 그게 전적 타락이랑 관련이 있기는 한데... 그래도 좀 다르지 않나 싶어요...
22/12/07 22:55
수정 아이콘
흐흐흐, 저도 피지알에서 전적타락만 등판하면 댓글타래 막 만들면서 달리던 추억이 새록새록한지라 이번에는 허수아비만 적당히 치고 가려다가 뒷덜미를 잡혔군요 크크크크크크크. 저도 전적타락 좋아하는 장로교도입니다. 여러가지 종교덕질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본가 칼뱅파의 설정은 언제 살펴봐도 진짜 치밀하고 정신나가게 짜놨구나 싶고 막 보면 아름답고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상당히 비기독교인이 보기에는 상당히 문턱이 있는 극단적인 이야기고 (인간은 신을 통하지 않으면 무쓸모, 아니 오히려 신앙에 걸리적거리는 세상 악함의 '도구'에 불과), 기독교인들이 받아들이기에도 참 쉽지않고 매 순간 '(대충 햄스터 이부자리 펴놓은 짤) 나는 칼뱅의 말이 옳다고 생각해 / 아니 진짜 전적타락은 선넘는거 같은데?' 되물어보게 만드니까요. 모든 개신교인이 아미쉬 교도가 되어서 미국 펜실베니아 시골에서 인터넷 없이 산다면 모르겠지만, 고도화된 대한민국 세속사회에서 더불어살아야가는 '생각해보면 누구도 만족스럽지 않을' 현주소를 생각해보면 자꾸 이 주제를 건들고 싶어집니다. 이게 맞냐고요 크크크크.
실제상황입니다
22/12/07 23:28
수정 아이콘
저도 적당히 치고 가는 거 좋아 하는데 실례했습니다. 칼빈주의가 기독교인이 보기에 가장 합리적인 이론이면서 동시에 기독교인이 보기에 가장 비합리적인 이론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크크...
22/12/07 23:43
수정 아이콘
오! 멋진 말씀을 해주셔서 앞으로도 좀 훔쳐서 쓰겠습니다 헤헤. "칼뱅주의는 진짜 기독교 덕후가 마침내 천년 지나서 완성한, 이론에 빠싹한 기독교인들이 보기에는 가장 그럴싸하고 수준 높고 소름 돋는 팬이론인데, 막상 가장 빠져있는 사람들도 다시 읽어보다가 '아 이건 좀' 하는 무친 비합리의 결정체"로군요 크크크크크크 아 평상시에도 이렇게 쉽게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걸!
비선광
22/12/07 22:28
수정 아이콘
이도 lordship salvation처럼 구원의 범위를 작게 보는 의견도 있고
반대로 대부분을 구원하실거라고 브로드하게 보는 사람도 있지요
개인적 스탠스는 일단 믿으면 안전?하게 구원받고, 믿지 않는 자들은 하나님이 알아서 긍휼히 처리해주시지 않을까...하는...
22/12/07 22:36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런걸 굳이 인간이 생각할 필요가 있나? 신자라면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고민하는데도 평생이 모자라지 않나? 싶습니다.
비선광
22/12/07 22:40
수정 아이콘
그래도 타인들에게 전도(키배)할때를 위해 이런저런 생각들을 합니다.
그럼 믿지 못하고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는? 이순신 장군님은? 아기들은? 등등 질문이 자주 나오기에...
22/12/07 22: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결국 지옥이란게 불바다에서 형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신의 부재'라는 것이 문제인거 같습니다. 아 벌써 골치아파 지네요.
역시나 그럴 때는 팀 켈러 목사의 답변이 가장 좋은거 같습니다. "그 질문 자체가 21세기 서구식 마인드라는 우리 현대인이 속한 특수한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https://youtu.be/e85XnhaIEPo
비선광
22/12/08 00:34
수정 아이콘
사실 서구식 마인드가 아니라 서양문명이 기독교에 기반해 쌓인것같기도 하구요
사실 제 개인적 생각은 1. 우리가 알수 없다 2. 하나님이 그 개인의 환경이나 성정 등을 고려해 판단해주실거다 (아예 새로 시뮬레이션을 하시는 등..)정도입니다
지옥이 어떤 곳인지도 사실 분분하지요. 분명히 예수님도 이를 간다던지 쭉정이는 탈거라든지 좀 무서운 비유를 쓰시기도 하셨지요
22/12/08 08:36
수정 아이콘
이를 간다, 쭉정이는 탄다 라는 것은 야훼의 말씀을 기껏해야 자기의 민족적 자부심을 나타내고, 로마인에게 역성혁명 일으키는데 쓰려는 유대인에 대한 경고라 봅니다. 세상의 종말에 대한 경고도 다니엘서와 마찬가지로 '유대인의 수도 이스라엘의 멸망'을 의미한다 보고요. 실제로 예수가 사후 한 세대가 지나기 전, 예루살렘은 멸망했죠.

예수의 말은 거의 대부분 (특히 무서운 말은 거진 100%) '유대인'에게 한 말이고. 예수는 철저하게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서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기독교인들이 불신자를 대조하면서 할 말은 아닌거 같습니다. 예수는 '필요한 말'을 했지, 모든 말을 해준 것이 아니니까요. 성경을 보면 예수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본질적인 말 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바울, 베드로는 인간답게 모자, 고기 따위의 이슈에 키워를 했건만...)
비선광
22/12/08 09:39
수정 아이콘
이를 가는 표현 중 제가 말한 부분은 열 신부 이야기였고,
쭉쩡이도 추수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예수님이 유대인을 화자로 보시긴 했지만
예수님을 유대인으로 한정시키는 것은 조금 위험해 보입니다.
예수님이 하신 모든 비유를 단순히 이스라엘 멸망정도로만 보기에는..

저도 현대 교회의 과한 마케팅과 공포식 전도는 틀렸다고 봅니다만
너무 지옥을 신의 부재정도로만 생각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옥과 고통 등에 대해서 cs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가 좋았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7183747

물론 저도 불바다 형벌정도로 생각하진 않지만..
근데 실제로 예수님이 부자와 종 예시에서 지옥간 부자가 물한모금만 달라고 애원하는 예시를 들기도 합니다..
22/12/08 09: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예수님은 전 세계인을 유대인으로, 언약의 가족으로 확장했다'는 것이 바울의 해석이라 생각합니다. 예수가 유대인이라는 것을 발디딤돌로 해서 결국 우리가 믿고 있는 '전 세계인 모두'로 가야 하는데, 그 디딤돌로 분명 존재하는 유대인을 없는셈 치고 바로 결론으로 가는 경우 정말 소중한 것을 놓치는 거 같습니다. 신약과 구약, 성경 전체의 유기적인 연결이 중요한데 이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예수는 철저하게 유대인이 바라던 메시아를 자처했고, 유대인을 전 세계인으로 확장시킨 것인데 이를 놓쳤다는 겁니다. 바울 평전도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신의 부재가 영원해지면 결국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지옥보다도 더 위험한거 같습니다. 저는 신은 '세상 모든 좋은 것'이라 보아야 한다 믿기 떄문입니다. 저는 지옥에 대해서 CS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도 좋았고. CS루이스 덕후인 팀 켈러의 설교를 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https://blog.naver.com/osm4709/221231218509
비선광
22/12/08 09:58
수정 아이콘
네, 맞는 것 같습니다. 언약을 확장했다, 또는 유대인으로 약간 미리보기?처럼 주셨고 예수님이 제대로 내려주셨다 같은 느낌을 저도 받았습니다. 신의 부재가 어찌보면 고통보다 더 무서울 수 있겠네요
22/12/08 08:40
수정 아이콘
서양문명은 기독교에 기반해 등장했다는 말은 다음 책을 참조하심 좋습니다.

도미니언 : 교회 역사 = 서양 문명의 역사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7906039&start=slayer

서구는 어떻게 역사의 승자가 되었는가? : 근대 문명, 세계를 장악한 서구 문명은 기독교 문명이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8955286

유인원에서 인류가 진화했듯, 서양 세속주의는 기독교에서 나왔다... 는 말인데 모두가 정말 불편해할 이야기인거 같습니다.
비선광
22/12/08 09:53
수정 아이콘
영상 잘 봣고 영상에는 동의합니다
"그 질문 자체가 21세기 서구식 마인드라는 우리 현대인이 속한 특수한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가 믿지 못하는 자들에 대한 답이 아니고, 그에 대한 답은 팀켈러 목사님도 유보적이시네요
오히려 영상의 이 답변이 제 생각과 더 유사한것 같습니다
"저는 모르지만 하나님이 저보다 지혜롭고 자비로우시다고 믿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개인의 환경도 고려해 주실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모른다가 답이지요.
22/12/08 10:03
수정 아이콘
저보다 잘 요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닉네임바꿔야지
22/12/07 22:35
수정 아이콘
비기독교인이 보기에는 그냥 장사죠. 장사 열심히 하시네 하고 지나갑니다. 자세한 교리 이런 건 게임이나 영화 설정 놀음이고... 아무래도 몇천년 동안 쌓은 설정이 제일 충실하지 않을까 해요.
22/12/07 22: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단 저는 교회 증축 헌금하느니 가난한 이웃 돕는게 성경에 맞다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가난한 이웃 돕는것 조차 변칙 장사라 볼 수도 있겠지요.

다른 분에게 쓴 댓글을 반복하자면 '교회보다 더 서로 사랑하고 용납하고 세상의 약자를 돕는 단체가 나오는 순간 교회는 죽는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진정한 개독 퇴치 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 어서 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편입니다. 그 정도 도전이 있지 않으면 교회는 제 아무리 신도가 줄어든다 해도 세상에서의 영향력이 유지될 것이고 정신차리기 참 쉽지 않을거 같습니다. 윤통같은 기독교를 싫어하시는 것이 보이는 분조차도 조찬 기도회 가야만 대통령 할 수 있는, 그런 힘이 계속되는 거지요.

근데 지금은 뭐 가족은 커녕 연인 관계까지 해체되고 개인이 서로 미워하는 판이니 씁쓸할 따름입니다. 세상 커뮤니티도 저는 열심히 가보고, 거기서 뭔가를 해보려고도 해봤는데 참 가면 갈수록 어려워지더군요.
계층방정
22/12/08 10:49
수정 아이콘
6·8운동이 그런 걸 지향했는데 폭망해버렸고, 신무신론은 과학주의 때문에 한계가 명확해서 그네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개독 퇴치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22/12/08 13:03
수정 아이콘
존레논 등 68운동 시기 무신론이 대안으로 제안한 것은 이성간의 사랑이었는데 그 끝은 서로 남녀가 싸우는 것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네요. 연애가 신을 대신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것에 대한 절망으로 저는 보입니다. 연인이 섹스하는 날이라는 크리스마스와 발렌타인데이가 모두 기독교 축일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고요.
22/12/07 22: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도행위에 대해 흔히 인용되는게 이 구절이긴 합니다.

[너는 내 입의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을 깨우치라 가령 내가 악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꼭 죽으리라 할 때에 네가 깨우치지 아니하거나 말로 악인에게 일러서 그의 악한 길을 떠나 생명을 구원하게 하지 아니하면 그 악인은 그의 죄악중에서 죽으려니와 내가 그의 피 값을 네 손에서 찾을 것이고 네가 악인을 깨우치되 그가 그의 악한 마음과 악한 행위에서 돌이키지 아니하면 그는 그의 죄악 중에서 죽으려니와 너는 네 생명을 보존하리라 또 의인이 그의 공의에서 돌이켜 악을 행할 때에는 이미 행한 그의 공의는 기억할 바 아니라 내가 그 앞에 거치는 것을 두면 그가 죽을지니 이는 네가 그를 깨우치지 않음이니라

그는 그의 죄 중에서 죽으려니와 그의 피 값은 내가 네 손에서 찾으리라

그러나 네가 그 의인을 깨우쳐 범죄하지 아니하게 함으로 그가 범죄하지 아니하면 정녕 살리니 이는 깨우침을 받음이며 너도 네 영혼을 보존하리라]

(에스겔 3:17-21)

이걸 보통 한국 개신교에서 해석하는게, [네가 전도할수 있었던 영혼을 전도하지 않아서 그 영혼이 죄값을 치르게 되면 그는 그대로 죄값을 치르거니와 전도하지 않은 너에게서도 그의 피값을 찾겠다. 하지만 전도했는데도 그가 듣지 아니한다면 너는 그의 피값에서 무죄하다]라는 논리입니다.

다만 에스겔 본문에는 그가 지옥에 떨어진다던가 하는 언급은 단 한 줄도 없는게 함정이긴 하죠. 악인이라는 개념이 불신자인지, 냉담자인지, 아니면 진짜 세상에서 악을 행하는 자인지도 (성경구절이 보통 다 그렇습니다만) 명확하게 씌어있지는 않기도 합니다. 그리고 에스겔 자체가 구약성서인데, 구약의 구절을 신약시대 이후의 현대 기독교가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건가도 논쟁의 여지는 있을겁니다.

뭐 이게 옳은지 그른지야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 한 줄로 논하기는 어렵긴 합니다만.
22/12/07 23:05
수정 아이콘
와... 종교알못 입장에서
본글도, 그만큼이나 이 댓글도
충격적이네요.

저렇게 해석을 하니까
기를 쓰고 8글자 전도를 하는구나,
바로 이해됐습니다. 고맙습니다.
22/12/07 23:39
수정 아이콘
개신교는 워낙 다양한 교파의 모임이다보니, 에스겔 구절을 인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그리고 제가 배우고 영향받은 교단은) 그게 '들은 말을 전하라'라는 원론적인 말에서 멈춰야지, '피 값'의 공포 마케팅에 쓰이는 구석이 분명 있다고 봅니다.

전도에 대한 이야기는 신약시대에 로마제국을 돌면서 기독교가 퍼지는 상황을 담고있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사도행전 1장 8절)이 중심이자 성경 근거가 되어야지 여기서 보이지 않는 것을 가지고 나머지 구절을 끌어와 주장하는건 상당히 비약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사도행전이라는 책은 줄거리가 이렇게 선언하고는 사도라고 불리는 예수 사망 (및 부활) 이후 세대의 성직자들이 로마제국 곳곳에 가서 전도를 하는 것으로 이어지니까요.

원작성자분의 '불신지옥' 논의와도 연결이 되는 지점이 있는데요. 기독교는 신약과 예수의 말을 '복음'이라고 말합니다. 풀어적자면 '좋은 소식'이라는 뜻입니다. 나쁜 소식도 무서운 소식도 아니고, 들으면 '호오 재밌는데, 오 좋은 소식인데?' 그러니까 좀 속스럽게 말하자면 "개꿀인데!?"라는 반응이 나와야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불신지옥으로 겁박하는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독교적이지 않다고 저는 봅니다. 사도행전 책의 주인공이자 이후 다른 분량에서도 중심이 되는 바울(표기에 따라서 바오로)이라는 사람은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에게도 구원의 길이 열렸다', '천국에 가는 방법이 있다', '영혼이 불멸하는 방법이 있다', '선한 사람들만이 모인 교회에 어울릴 수 있다' 등등의 다양한 전략적인 영업을 합니다. 오히려 '그러다가 지옥간다'라는 말은 갈라디아서나 디모데후서 같이 다른 초기 교회를 속칭 '갈구는' 과정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한국 교회는 이부분 말씀 풀이를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고 생각하는건지 거의 안합니다.

윗 댓글에서 제가 칼뱅의 '전적타락' 이야기를 했는데, 칼뱅은 철면피답게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없어'라고 극단적으로 주장하지만 (이렇게 안보는 교파도 많습니다), '그래도 세상에 재밌는 이야기를 남기면 찾아와서 감동받았다고 진정한 팬이 될 사람도 있을거라고 꼭 믿어!'라고 이상한 휴머니즘을 팔아먹는데 거기에 혹한 사람 중 한명이 또 접니다 흐흐흐. 이런 상투적인 멘트는 어쩌다가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이걸 좀더 쉽게 바꾸자면 "믿으면 개꿀"이라는겁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어느정도는 이걸 인식하고 있을겁니다. 핵심이거든요. 그런데 어쩌다가 이런 종교가 지옥팔이가 생존전략이 되었는지 저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22/12/07 23:44
수정 아이콘
바리새인과 너무도 닮았지요.
바리새인과 예수는 태도 (공포마케팅, 율법주의 등) 외에는 모든것이 사실상 같았다는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예수는 부활을 믿는 유대인이었죠.
22/12/07 23:45
수정 아이콘
그건 그렇고 바울은 참 재미있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저는 이 부분도 톰 라이트의 해석인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안토니우스를 이긴 후 로마제국에 승리를 선포하는 전령을 전국에 보냈듯, 바울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부활함으로써 세상을 이겼다는 승리를 선포하는 전령으로 자신을 봤다'라는 해석이 가장 정확하지 않나 싶습니다. 톰 라이트의 '바울 평전'이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2/12/08 00:01
수정 아이콘
저도 바울을 신약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기독교의 역사에서도요. (예수라는 분은 존재한다면 정말로 대단할 성인에 여러가지 대범한 이야기를 남겼지만, 우리가 논하는 '교리'와 '교회'라는 것을 정리하고 만든 사람은 세계시민이었던 로마인 바울이잖아요? 으아아악 이런 이야기 함부로 했다간 신성모독으로 끌려가서 혼나기 좋긴 합니다만) 로버트 뱅크스를 포함해서 다른 학자들께서도 '요즘 교회가 왜 이 모양인지 궁금하면 바울의 교회와 공동체주의를 확인해봐~'라고 좌표를 찍어주시니 논의가 자꾸 이렇게 가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흐흐. 저는 좀더 세속적이라서 그런 논의가 '어떻게 기독교는 로마제국을 먹었는가'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될수는 있어도 '현대사회에서도 기독교인만의 공동체는 유지될 수 있다'라는 희망론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래서 세속에서 다른 뜨끈한 단체가 나와서 기독교를 끝낼까? 라고 흥미롭게 제시해주신 Taima님하고는 비슷하면서도 정반대의 입장입니다. 저는 결국 종교와 교회 공동체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제점에 대해서 답을 내지 못하고 '훌륭함'을 실종하고 형해화될 것이며, 이미 진행된 상태가 지금이라고 봅니다.

말씀해주신 '바울 평전'을 몇번이나 주변에서 들은적이 있는데 아직도 읽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얼굴이 부끄러움으로 화끈해집니다. 이번 주말에 도서관에 가서 한번 진득하게 읽어보고 나중에 서평이라도 이곳에 공유해야겠습니다. 좋은 저서 추천 감사합니다.
22/12/08 08: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저는 바울이 예수의 말을 제멋대로 해석해서 자기 종파를 만들었다는 (니체가 유명하게 한)말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봅니다. 바울이 활동하던 시기에 제사장과 사두개인, 바리새인 등 주류 유대인 율법학자들은 바울을 베드로, 야고보 등의 교회의 리더보다 훨씬 증오했습니다. 배신자니까요. 예수 사후 얼마 시간이 지나지도 않아서 당시 예수살렘 사람들은 예수의 말과 행적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고요. 그런데도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의 공인을 받았다는 것은, 바울의 가르침이 예수의 가르침과 위배되지 않았다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바울은 예수의 말을 자신의 바리새인, 율법학자로써의 전문성을 활용해 구약과 연결지은, 예수의 번역가로 보는게 정확할 듯 합니다.

사실 초기 교회에서도 이런 논란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에 대해 고린도전서에서 바울이 한 대답은 이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나는 바울 편이다"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나는 아볼로 편이다" 한다니, 여러분은 육에 속한 사람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렇다면 아볼로는 무엇이고, 바울은 무엇입니까? 아볼로와 나는 여러분을 믿게 한 일꾼들이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각각 맡겨 주신 대로 일하였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도 사람을 자랑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바울이나, 아볼로나, 게바나, 세상이나, 삶이나, 죽음이나, 현재 것이나, 장래 것이나,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즉 바울은, 적어도 자신을 자랑하지 않았으며, 리더는 예수고 자신은 베드로, 아볼로보다 우월하지 않다 말했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하나님의 일꾼(이라기보다 종)이고, 평범한 신도가 더 위에 있다 말합니다. 자기 명예는 없었다는 거죠. 고린도후서 등에서 자신의 반대자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돈도 받지 않고 스스로 다른 이에게 천막을 만들어 주면서 살았던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예수쟁이의 리더가 된 대가로 바울은 자신의 유대인으로써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지위부터 가족까지 모든것을 잃었고요. 적어도 바울은 (착각일수는 있을 지언정) 예수를 진심으로 구원자로 믿었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결론인듯 합니다.

사실 여기 말은 바울 평전의 말을 훨씬 후지게 옮겼을 따름이고... 도저히 요약할 수 없는 책이니 보시는 걸 권합니다. 깁니다만 정말 재미있습니다. 유대인 랍비조차 권하는 놀라운 책이더군요.
22/12/08 00:11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사도행전이 그 근거가 되어야하는게 사실인데, 사실 한국 개신교 대부분의 종파는 당장 전도다 하면 저 에스겔서부터 끌고오는게 일상이긴 합니다 크크(...)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만약 예수가 재림한다면 한국교회는 심판받아야 할 위치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말많고 탈많은 계시록에 일곱 교회가 있는데, 한국 교회가 처한 상황은 그 중 사데교회와 가장 가깝지않나 싶습니다.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을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라는 거죠.
22/12/08 00:55
수정 아이콘
제가 종교에 대해 아는 바가 너무 적어서 그저 다운로드(?)만 받고 있는 있는 입장이라^^; 이런 자세한 댓글 고맙습니다.

저는 알못 입장에서 8자 전도 보며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하긴 기독교에서의 신은 출애굽기에서 이집트 장자들 다 죽여버릴 정도로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냉혹하고 무서운 신이지. 레알 진심으로 믿으면 천국 아니면 지옥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랄까요. 그런데 여기서 여러 피지알러분들 말씀 보다 보니 오해가 많이 풀립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고 실천했다던 복된 소리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네요.
고맙습니다.
22/12/07 23: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에스겔, 제가 참 좋아하는 책입니다. 호세아, 요나, 아모스, 학개... 설교도 잘 안 되는 부분이지만 요 구약 후반의 예언서들이 정의에 대한 분노와 구원 소망이 잘 담겨 있는거 같습니다.
근데 에스겔의 저 말은 교회 안에서, 교회 내부의 악에 대해서 경고하라는 말씀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이스라엘인의 죄악을 나를 대신해 경고하라는 명령이니까요. 신약 이후를 믿는 기독교의 교회는 새로운 이스라엘, 새 언약의 민족이니까 그게 맞는거 같습니다. 확실히, 전광훈 목사와 같이 교회의 이름으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자를 봐주는 수많은 종교인들은 피의 저주를 받을거라고 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신교인에게 선교의 근거는 에스겔보다는 역시 예수일 것 같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아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저는 이것 또한 '권세' 그리고 '승리 선포'라는 개념을 '예수천국 불신지옥'으로 오독했다 보는 편입니다. 이것은... 언젠가 쓸 수 있으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22/12/07 23:14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게 보통 한국 기독교에서 전도를 독려할 때 에스겔의 저 구절을 마르고 닳도록 인용하는데, 정작 에스겔서의 다른 부분에 대한 설명이나 설교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뭐 어디선가는 어떤 목사님이 하고계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냉담자가 되기까지 30년 가까이 들어온 설교에서 이 부분을 들어본 경험은 전무하네요.

성경은 물론이고 논문도 그렇고 세상 모든 이치가 다 그렇습니다만, 일부분만을 인용하여 해석할 경우 오독이 발생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요는 전문을 보고 그 흐름을 파악해야 정확한 해석이 가능한데 말이죠.
22/12/07 23:19
수정 아이콘
저도 성경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 봅니다.

요새 신학의 흐름은 성경 전체를 '하나님의 임재'로 보고. 혹은 '그 임재가 이뤄지는 성전'으로 보고. 그 절정이 예수라고 해석하는 것인거 같습니다. 신학 하면 되게 따분한거 같은데 이단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0세기로 돌아가기 위해서 신학은 끊임없이 발전 중이더군요. 자꾸 더 0세기에 가까운 성경 텍스트나 관련 텍스트가 많이 발견되기도 하고요. 목사도 의외로 공부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인데, 워낙 대다수의 목사분들이 바쁘셔서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있습니다.

성전 신학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45024

하나님의 임재 신학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0969133
22/12/08 00:16
수정 아이콘
링크주신 책들도 꽤 재밌어보입니다. 제가 한국사는 상황이라면 당장 주문해보았을지도....
계층방정
22/12/08 10: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에스겔서는
1. 곡과 마곡의 전쟁 때문에 종말론자들이 뛰노는 장이 됨
2. 40장 이후에 나오는 실존하지 않은 환상의 성전의 의미가 파악하기 어려움
3. 성경 중에서도 아가서 뺨칠 만큼 성적인 내용이 많음(겔 23:3 ...그 처녀의 가슴이 어루만져졌나니)
4. 하나님께서 타락한 이스라엘을 인신공양으로 망하게 했다는 부분이 반기독교주의자들의 공격거리가 됨(겔 26:26 그들이 장자를 다 화제로 드리는 그 예물로 내가 그들을 더럽혔음은 그들을 멸망하게 하여 나를 여호와인 줄 알게 하려 하였음이라)
이런 점 때문에 설교에서 다루기가 좀 어려울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도 겔 37장의 마른 뼈 환상은 현대 찬양곡의 주제가 되기도 할 정도로 많이 다뤄진 것 같습니다.

1에 대해서는 나무위키에(여기는 출처가 잘 안 나와 있어서 아쉬움) 곡은 리디아의 왕 기가스를 가리키지만, 나중에 리디아를 통치한 셀레우코스 왕조를 통해서 예언이 성취되었다는 해석이 있는데 그나마 합리적으로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22/12/08 10:56
수정 아이콘
이사야서와 함께 사실 신약해석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책이라 봅니다. 무엇보다 현재 우리가 처한 사항과 너무 닮아있어서 몰입해서 보게 되네요.
여우사랑
22/12/08 03:44
수정 아이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악인이 맞을겁니다. 그걸 전도를 목적으로 악인 = 예수님을 안 믿는 자로 해석한게 교회의 잘못이죠. 분명 성경본문에는 전혀 그렇게 적혀있지 않거든요.
경착륙
22/12/08 01:12
수정 아이콘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반공시대 이분법적인 사고관 속에서 태어난, 사람들로 하여금 단순히 외치기만 해도 내가 이 위대한 일에 동참하는 것 같은 기분을 고양시키는 그런 단순한 구호라고 봅니다. 그 사고관에 길들여진 노년층이나 외치고 다니지, 그 아래 세대 기독교인은 별로 사용하지 않는 구호인 것 같습니다. 기독교 싫어하시는 분들이 쉽게 꺼내서 비판하기 좋은 키워드이지만 현시점에서 기독교의 폐부를 찌르는 비판 요소는 아니라고 봅니다.

본문과 댓글에도 약간씩 비춰졌던 부분인데, 저는 현재 한국교회와 그 사상적 원류인 미국 남부 (복음주의)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는 '세상은 (내가 속한) 기독교가 다스려야 정의로워진다'는 사상이라고 봅니다. 교회가 먼저 본을 보여서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가 이런것임을 보여주고 사회가 그에 동참하고 싶게 만들기는 커녕, 톱다운식으로 '성경에 이렇게 쓰여있으니 너는 따라야 해' 윽박지르기 먼저죠. 그것이 과연 예수님 사상에 따른 해석인지 여부는 더욱 아리송하구요.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람은 불만족스러운 교회를 떠날 권리가 있고, 그럴수록 기독교는 소수가 되고 강성 메시지는 더 힘을 얻는 악순환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와중에 사회 변화를 싫어하는 수구파와 연합하여 좋았던 옛시절로 돌아가자는 정치적 메시지가 탄생하고, 교회 설교에서도 은연중에 그런 정치세력에 힘을 실어주어야 참 기독교인이라는 메시지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의도가 빤히 보이는 그런 설교를 자꾸 들으면 냉담해지기만 하지, 어떻게 사람들을 예수님 믿도록 전도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이런 반민주적인 사람들을 민주주의 국가 안에서 포용해줘야 하는지 의심되기만 하겠죠.
22/12/08 08: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되려 그분들이 '골수 기독교 근본주의라' 문제가 아니라. 그런 척 하면서 타협해서 문제라 봅니다. 당장 윤석열님만 해도 불자를 자처하시고 최소 무속주의자입니다. 박정희님 또한 마찬가지고요. 미국이 타협한 자본주의는 기독교와 가장 먼 사상입니다. 예수는 ‘돈에 대한 욕심’을 ‘허영심’과 함께 가장 많이 경고했습니다. (기독교인인 아담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보다 '도덕감정론'을 우선시했고. 차라리 맑시즘이 기독교의 유사품이죠.)

지금의 보수 정치로 영향력 뿜뿜하는 대형교회는 기껏해야 '왼쪽 카이사르'와 '오른쪽 카이사르'의 지배에 안온하게 기댈 뿐. 진짜 예수가 세상의 주인이라고 믿지 않는 거라 보는 거지요. 예수는 분명 '세상 카이사르가 아니라 내가 진짜 주인이다. 그러니 세상 방식 흉내내지 말고 나의 방식으로 낮은 자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걸로 싸워라'라고 명령했는데 말이죠. 자꾸 쉽고 편한 세상 방식으로, 마치 세상의 이득집단인 양 로비를 하면서 이게 세상 권세를 이긴 거라 자랑하고 다닙니다. 고작 자기 세금, 자기 세습, 자기 건물짓기에 힘을 쓰면서요. 사실 유대인 대중이 예수를 죽인 것은 왕이 되어 로마 제국을 물리치려 하지 않아서였습니다. 야당 당대표 안 한다고, 독립운동가 안 한다고 죽인 거죠. 지금의 주류 교회도 비슷한 타협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경착륙
22/12/08 12:03
수정 아이콘
겉으로 믿음을 내세우는 분들이라 저도 최대한 선의로 봐주고 싶은데, Taima님 말씀대로 타협한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예수님 가르침 그대로 전달하기가 어려운건 인정하겠는데, 그렇다고 메시지를 살짝 비틀면서 쉽게 가려고 하는건 과연 부활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맞나 의심들때가 있습니다.
계층방정
22/12/08 10:45
수정 아이콘
한국교회에 대한 경착륙님의 진단이 지금 읽고 있는 《코로나19 이후 시대와 한국교회의 과제》(지은이 이도영 더불어숲성산교회 담임목사)라는 책에 있는 이정훈 목사에 대한 평가와 너무나 비슷한 것 같아서 인용해봅니다.
“하지만 교회를 수호하려는 그의 몸부림이 정말 교회를 수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아니, 혹시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교회를 수호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주 이상한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극단적 우편향을 보이는 그의 교회관과 역사인식, 크리스텐덤의 세계관과 신정 통치적 마인드, 그리고 청교도적 영성으로 치장한 근본주의적 열정은 도리어 한국교회를 더욱 사회로부터 고립시켜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할지도 모른다. 교회의 정체정을 그렇게 편협하게 보면 성경과 구원에 대한 통전적 이해와 교회사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다양한 영적 전통의 통합을 통한 대안적 모색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좌와 우를 아우르고 서방과 동방을 아우르며 고금을 아울러야 할 교회가 한쪽으로 치우쳐 결국 시대의 변화에 뒤떨어져 소수 종파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180쪽)
22/12/08 11:09
수정 아이콘
엄밀히 말하자면, 90년대 한국을 제패한 것은 기독교도, 개신교도 아니고 '장로교 대형교회'인거 같고요. 그게 망해가는거 같습니다. 대부분 한국 교회의 문제는 장로교 대형교회 특유의 운영 방식에서 나온다 봅니다. 그런 문제 때문에 세계 교회의 주류는 카톨릭, 성공회, 루터교, 감리교고 장로교는 되려 소수죠.
경착륙
22/12/08 12:06
수정 아이콘
[혹시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교회를 수호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말이지... 한철 장사 해먹고 빠지려고 하나 생각들게 설교하는 사람들 너무 많아요...
임전즉퇴
22/12/08 06:42
수정 아이콘
애초에 천국 개념도 취약성이 있는게.. 착한 사람들만 모아 놓으면 모두가 영원히 행복할까? 본인들 교회도 그렇지만은 않을 텐데요. 천국이 현실적으로 작동하려면 풍요와 안락보다, 오히려 숨쉴 때마다 신을 찬양하기 바쁜 그런 분위기가 중요한데.. 그렇습니다. 전체주의는 지상천국을 건설하겠다는 사상이죠. 전체주의에 뭘 넣으면 좋은 전체주의일지.
물론 그렇다고 어쩌자는 것은 아니고, 예수가 가장 직접적으로 해설한 내용은 지상의 구 혼인관계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뭔가 신비한 조치가 있겠지요. 다만 다 떠나서 불신지옥을 염원하는 사람들과 천국에서 함께 노래부르며 지내자는 것은 불신자의 척수가 거부하고 있습니다.
22/12/08 08: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천국 개념은 부활과 여기에서 크게 갈라집니다. 천국은 말씀하신 부분을 저도 동감하고요. 부활은 좀 다릅니다.

부활은 '지금 이 곳'이 '한껏 좋아진' 이 세상이 천국이라 말합니다. 세상의 불쾌하고 어둡고, 사악한 부분이 제거되고, 현 세상의 좋은 점은 한없이 강화된 곳이죠. 예를 들어 지금의 세상보다 한 없이 음식도 맛있고, 음악도 더 아름답고, 미술도, 영화도, 게임도, 좌우지간 모든 것이 더욱 고도화 된 세상인데 죽음이 없는 거죠. '하나님은 소젖을 짜는 직업을 가진 이를 통해 친히 소젖을 짜신다.'라는 마틴 루터의 말 처럼 말입니다.

저도 이원론적인 천국은 굉장히 이상한거 같습니다. 더 미치광이 같고, 현실성이 없는 듯한 생각인 부활, 지상낙원이 훨씬 더 개념적으로 납득이 가는 낙원입니다.
비선광
22/12/08 09:42
수정 아이콘
사실 부활과 천국에 대해서도 우리는 모르고 간접적으로 비유만 있지요
물론 부활은 육신의 부활이고 그렇게이 육신이 중요하긴 합니다만
사두개인과의 형사취수 문제에서도 예수님은 부활이 '단순한 현세 부활'과는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지상 낙원도 (하나님 나라가 임하시는 것) 중요한 과제이지만
단순한 고도화가 아닌 개념, 패러다임, 구조 자체의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영적 존재가 되니 아예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욕망 등이 다른 형태로 바뀌지 않을까요?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만 이해가 가능하니, 아예 다른 차원의, 다른 개념의 존재가 된다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22/12/08 09:54
수정 아이콘
실제로 복음서를 보면. 누가처럼 의사로서 나름 그 시대 기준으로 과학적, 역사적, 저널리즘적 접근을 취한 저자조차도 부활 이후 기록에는 '뭔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뭔가.... 있었어요,'라는 식의 당혹감이 어려 있습니다. 갑자기 뿅 하고 사라졌다거나. 3년을 동고동락한 제자가 예수를 못 알아본다거나. 뭔가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차원의 부활인 건 맞는거 같습니다.
비선광
22/12/08 18:25
수정 아이콘
누가의 표현을 그렇게 생각해보니 재미있네요 흐흐
SAS Tony Parker
22/12/08 10:05
수정 아이콘
장이 열린거 같아 구경 왔는데 역시 토론은 재밌군요
크로플
22/12/08 10: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원래 이과 전공에 불신자였는데, 대학교 졸업 직전에 학점 채우기 위해 들었던 철학개론 수업 이후 종교에 흥미가 생겼고, 이후 몇몇 종교 관련 수업들을 들으면서 기독교의 근간이 내가 알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된 쪽입니다.

이후 아는 형을 따라 동네 천주교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는데요, 세례를 받으면서도 주임신부님께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 어떤 의미인지 직접 질문했었습니다. 그때의 답변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의미도 본문처럼 '현생을 천국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였습니다. 그리고 창세기의 인간 창조 부분 교육자료에서도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 보다는 사람이 하느님의 형상을 따 만들어진 것에 주목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을 다 하느님과 같은 존재들로 생각하고 존중해야 한다] 는 메시지를 핵심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과 전공이지만 철학개론을 들으면서 과학이 생의 목적과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한다는 한계를 받아들이고 나서 종교를 생각하게 되어서 그런지 좀 더 너그러웠던 점은 있었던것 같네요.

이후 사정이 생겨서 현재는 냉담중입니다만 요즘 기독교가 받고 있는 세간의 오해에 대해서는 일부분은 안타깝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22/12/08 10: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소중한 경험 공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냉담자분들이 고민하시는 과정은 오히려 굉장히 긍정적으로 봅니다. 나와야 보이는게 있는 거 같아서요. 다만 성당이나 교회 외에 마땅한 커뮤니티가 있느냐. 예전에는 '그렇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음....' 이라는 결론이 자꾸 나오는거 같아서 굉장히 입이 쓰네요. '냉담하게 의심하되, 커뮤니티는 그나마 성당이나 교회가 낫지 않아?'같은 엉거주춤한 주장이나 하게 되다니.
소독용 에탄올
22/12/08 10:42
수정 아이콘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종교 양태는 계속 변합니다.

종교단체도, 종교단체를 구성하는 신자도, 이 둘이 놓인 환경도 모두 바귀는지라 종교가 변하는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고요.

이 과정에서 경전을 갱신하지 않는다는건 경전 해석으로 갱신을 대신한다는 의미가 되죠.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해당하는 전통을 만들고 참여 해온 사람들에게는 성경적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는 성경적이 아닐수 있습니다. 입장에 따른 해석차이는 이상한 일이 아니고요.....
22/12/08 11:00
수정 아이콘
상대주의적인 관점이네요.

저는 요즘 되려 사람들이 말씀하신 '모든것은 인간이 만든것이며 대등하고, 무엇이든 선과 악은 없고 다 좋은 거다'라는 문화상대주의, 과학주의를 믿는다고는 하는데, 모두가 절대적인 선, 정의, 세상이 가야 마땅한 어떤 흐름! 이라는 종교성이 깃든 주장을 외치고, 선악을 구분짓고 자신이 선의 편에 있음을 외치고 있는 듯 합니다. 점점 종교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청교도나 종교근본주의자의 성정에 가까워지는 거 같아서 흥미로운거 같습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든 정의든 시장경제든 자유든 뭐 마찬가지입니다.

20대만 봐도 종교가 사라지면 자유롭게 선행을 베풀고 프리섹스할 줄 알았는데 대부분이 연애 안 하고 율법적으로 상대에게 순결을 강요하면서 공동체도 없이 개인이 파편화되어 이를 갈고 서로 미워하면서 살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소독용 에탄올
22/12/08 14:08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문화상대주의랑 과학주의는 다릅니다.

모든것이 인간이 만든것이라고 해서 모든것이 대등한것도, 선과 악도 없는 것도 아닙니다.

상대주의는 '가치'라는 것이 인간이 사회에서 구성한 개념과 방식이란 말을 하는것이이지 가치판단 자체가 무의미하단 이야기를 하는건 그중에서도 극단적인 일부의 견해죠.

종교는 사라지는게 아니라 대체되는겁니다. 기존 사회에서 종교가 점유하던 가치판단에서의 기능을 다른 요소들이 점유하는 것 뿐인거죠.
제가 선 입장은 종교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사고방식이 선호하는 컨텐츠라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컨텐츠가 다른 것으로 바뀐다고 해서 사고방식이 바뀔 필요는 없습니다.

기독교가 자유지상주의나 여성주의, 능력주의로 대체된다고 해서 종교가 없어지는건 아니죠.
22/12/08 15: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문화상대주의자가 과학주의를 믿지 않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것이 종교 상대주의고요.
'종교인은 다들 모르는데 나는 꿰뚫어본 진리가 있다. 종교는 상관없는 콘텐츠일 뿐이라는 것이다'라는 또 하나의 '종교'지요. 이것도 전혀 더 너그러운 입장이 아니고요. 내가 너희들 아무도 모르는 진리를 갖고 있으니 모두 나에게 꿇으라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근거는 과학이거나. 아니면 내 기분인데. 내 기분이 내 주장의 근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으니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즉, 말씀하신게 과학주의입니다.
소독용 에탄올
22/12/08 16:53
수정 아이콘
문화상대주의자가 과학주의를 굴리지 않는 경우는 사회과학 영역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종교인이 모르는 일이 아닙니다. 진리같은것도 아니고요. 종교를 사회현상으로 보는 것 뿐이죠.
너그러운 입장같은건 당연히 아닙니다. 현상을 분석하는데 너그럽고 말고 할게 있나요.

설명을 제시하는 것 전부를 종교라고 규정하신다면 그러실 수야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진리같은건 알바 아닙니다. 이 영역에서 그런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는걸요.
과학적 방법론을 흉내낸다는 의미에선 과학입니다만, 이 방법론은 설명에 효과적이어서 쓰는것 뿐입니다.

과학적 방법론 굴리는 쪽에선 서자비슷한 분과인데다가 엄밀성 부분에서 보완가능성이 낮아서 과학주의 씩이나 되는 직함은 지나치게 과분합니다.
22/12/08 11: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다른 댓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기독교, 나아가 종교의 목을 치고, '과학주의' '무신론' '세속주의'가 진짜 천하를 통일하는 방법은 딱 하나라 봅니다. 무신론자들, 세속주의자들, 문화상대주의자들이 합심해서 종교단체보다 서로 사랑하고, 약자를 돕고, 용서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거지요. 그런 도전이 제발 좀 나와서 종교인들에게 경각심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정작 점점 종교단체는 이 부분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교회가 잘해서 1등이면 좋은건데 교회는 실패하고 있는데 무종교인은 아예 안 해서 1위라서 슬프네요.
소독용 에탄올
22/12/08 14:03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바와 달리 말씀하신 공동체는 도전할 필요도 없이 이미 국가가 대행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세속화 경향은 말씀하신 사랑하고, 약자를 돕고, 용서하는 공동체를 국가가 대체했기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선진국이 된 한국에서도 사회복지영역 지출은 국가가 가장 많이 하고 있고, 그다음은 기업입니다. 기타사회지출 묶어도 기업이 하는 복지지출보다 적은 수준이라 1위는 국가, 2위는 시장, 나머지가 기타등등이 됩니다.

물론 한국이야 기본적으로 세속중심적이었던 국가고 종교공동체도 세속화된 형태로 운영되어서 말씀하신 사항이 딱히 종교공동체 번영에 큰 영향을 주는것이 아니기도 하고요....

오히려 한국 종교공동체의 성공은 성장주의와의 강한 연결과 성공적으로 세속화된 영업방식으로 더 많이 설명될겁니다....
22/12/08 15: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니요. 국가는 이를 갈면서 이웃을 억지로 돕도록 하죠. 사랑이 아니라, 국세청이 세금 안 내면 감빵 가게 만드니까 억지로 이웃을 돕게 만듭니다. 전혀 대체된게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목 마른데 물을 마시는게 아니라 전혀 엉뚱한 콜라나, 심지어 바닷물을 마시는 꼴이죠. 신자의 입장으로 말씀드리자면 '네가 신의 율법을 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지키지 않으면 이를 갈고 피눈물을 흘리며 어쩔 수 없이 지키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죠. 이게 로마 제국조차 예수의 것이라는, 33살에 비참하게 사형당한 범죄자 예수를 진짜 황제라며 믿고 따르던 초기 교회의 메시지의 진짜 의미기도 합니다.

재미있게도 정부가 종교를 대체한 선진국들은 종교를 믿는 우매한 국가들보다 훨씬 불행합니다. 한국과 북유럽 국가들이 대표적입니다. 정부가 대체한 이웃 돕기에는 약자에 대한 자비, 무조건적인 사랑이 없으니까요. 대체하긴 했으되, 가장 중요한 사랑이 없습니다. '사랑, 그까짓거 필요 없잖아요? 금융 치료면 되잖아요?'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인간은 자기는 사랑을 주기 싫어할 지언정 누구나 사랑과 희생을 받기를 갈구합니다. 퐁퐁남 논란이 대표적으로 '자기는 이득충이지만 상대는 나를 조건없이 아가페적으로 사랑하기를 갈구하는' 요즘 세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여성도 완전히 마찬가지, 거울상 논란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종교가 아니라 정부가 대체된 사회가 너무 행복하고 신나서 살맛나고 좋다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다들 탈진해 있죠. 그 대답이 기독교다. 라고 말하는 건 언어도단이겠지만. 적어도 '정부가 종교를 대체한 지금 이미 정부가 교회를 대신한 세속주의는 승리했다. 종교는 이미 패배하고 역사의 뒤안길에 서게 될 것이다' 라고 선언하기에는 인간들은 너무나 우울하고 재미없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속주의가 승리선언을 하려면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고 남을 돕고 행복한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인간은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 까지는 '과학적 진실'이니까요.

막말로, 아이돌 팬덤이나 애완견 커뮤니티가 종교를 대신할 수는 있을 겁니다. 정부는 안 됩니다. 사랑의 공동체를 만드는데 꾸준히 실패해왔으니까요. 당장 PGR 커뮤니티만 해도 (방향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부 욕/전 정부 욕이 흥한 글에 절반 이상이지 않습니까?
계층방정
22/12/08 16:02
수정 아이콘
그런데 외적 통제감이란 관점에서, 정부가 불안정할수록 사람들이 종교를 찾는다는 연구결과가 있기는 합니다.
https://psycnet.apa.org/record/2010-21640-001
22/12/08 16: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맞습니다. 또한 전쟁 직후에 종교가 부흥하기도 하지요. 불행이 인간의 종교성을 부추기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정부가 종교를 대체했을 때 인간이 (다른 공동체 없이) 행복하다는 것은 심리학 연구에 위배되는 말입니다. 티모시 윌슨 교수는 이미 인간 행복에는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게 꼭 종교일 필요는 없지만 기업이나 정부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속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공동체는 인류에 필수다']라고 말하고 있지. '종교는 인류에 필수다'라고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세속주의는 아직까지도 자신이 장담하듯 종교 없이도 모든 걸 줄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고. 그 주지 못하는 것은 공동체다. 빨리 줘라. 나도 한번 맛 보고 알려주겠다.']에 가깝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계층방정
22/12/08 16:28
수정 아이콘
중요한 지적이네요. 정부가 안정되면 사람들이 종교를 덜 찾고 정부에 의지한다고 해서 그게 정부가 행복을 준다는 의미는 아니니까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소독용 에탄올
22/12/08 17:06
수정 아이콘
도덕이란것이 말씀하신 그 건데요. 원하건 원치 않건 사회구성원으로서 준수해야 하는 규범적 질서가 도덕과 윤리고, 사랑으로 이웃을 대한다는 규범 역시 도덕이죠. 법은 도덕중에서 높은 강제력을 가지고 준수할 것을 폭력을 독점하는 사회기구가 강제하는 일부분이고요.

저는 신자가 아니라서....

자본주의는 SNS를 통해서 비교가능한 대상을 주입함으로서 종교에 기반해서 행복을 유지하던 사회에서 행복감을 급격하게 떨궈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사회복지같은걸 상대적으로 거의 하지 않는 사례라서 말씀하신 대표사례로 써먹긴 곤란합니다.

사랑은 개인들이 열정을 매체로 하는 상호작용입니다. 금융치료는 경제체계에서 화폐를 매개로 한 교환이라 사랑하곤 다르죠.
사랑은 다른 상호작용과 마찮가지로 한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습니다.

한국사회는 정부가 종교를 대체한 사회가 아닙니다. 한국 정부는 돌봄이나 사회복지영역에서 시민에게 다른 복지국가들 만큼 개입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한국은 국가가 종교를 대체하느냐 마느냐 하는 사회가 아니었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종교공동체들은 다른 공동체들 만큼이나 세속화 되어 있었고, 있고, 있을것이니까요.

인간은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필요가 특정한 공동체를 직접 지시하는건 아닙니다. 소속감을 어떤식으로건 제공할 수 있는 대상이면 충분하죠. 국가는 다수의 시행착오 끝에 해당하는 공동체에서 벗어나고 있고, 이 방향의 변화를 저는 나름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공동체의 기능을 대체합니다. 다른 범주의 공동체들이 공동체의 정서적 기능을 여전히 유지한다고 해서 정부가 공동체의 기능을 대체한다는 사실이 변하는건 아닙니다.

한국에서 정부에 대한 소속감은 국가주의의 약화와 함께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정부가 공동체가 아니게 되어가는것이지, 정부가 공동체가 아닌것도, 소속감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죠.....
22/12/08 17: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정부가 공동체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말씀은 개념적으로 엘리트들이 그렇게 믿고있다는 말씀이지, 현실과는 무관합니다. 관계를 맺고 계신 지역 공무원이 있으신가요? 교사와 학부모조차 고소남발로 붕괴된 사법주의와 관료주의의 환장의 파티가 현실이지 말씀주신 내용과 현실은 거리가 너무 머네요. 그건 해외의 지상낙원 정부가 아니라서가 아닙니다. (되려 한국행정은 세계 톱급이죠.) 그냥 정부는 공동체가 못 되는 거죠. 공동체들이 건강하게 돌아가야 정부도 제 역할을 하는것에 가깝습니다.

말씀대로 박정희의 국가주의, 새마을운동은 공동체 역할을 해주었죠. 가장 큰 스폰서는 보수 장로교긴 했지만요.
소독용 에탄올
22/12/09 19:50
수정 아이콘
국가주의하에서 정부는 국가를 하나의 공동체로 조직하고 관리했습니다. 당장 한국에서도 통반장에 이르는 수직적인 조직화로 통해 지역공동체를 직접 동원하고 관리하던 역사가 있습니다.

국가주의의 약화에 따라서 해당하는 양상이 줄어드는건 오히려 바람직한 이야깁니다.

토크빌이 미국에서 본 중간규모 단체들은 한국같은 초집중화 사회에선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거의 다 없어졌습니다.
지역공동체가 인구이동으로 향우회나 동창회 같은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이후 종교공동체들이 해당하는 공동체를 대체하려고 시도해 온 형태니까요. 대체에 성공하진 못했지만요....

스폰서가 아니라 동원대상이었죠. 뭐 돈주머니를 스폰서라고 하면 그건그럴겁니다만.....
22/12/09 22:00
수정 아이콘
국가주의적인 공동체가 옳다고 한 적 없습니다. 공동체가 없어서 불행해진다는 과학적인 팩트를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고립된 인간은 불행하다는 과학적으로 (+직관적으로) 이미 증명된 결과를 부정하시니 이야기가 자꾸 도는 겁니다.
+
외로운 사람들은 진정한 친구 한 명과 1억 원의 돈 중 무엇을 선택할까? 결핍된 사회적 욕구는 외로움으로 이어지며, 타인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외로움이 경감될 수 있다. 따라서 외로울수록 물질주의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고 선호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외로운 사람들은 돈을 행복의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에 진정한 친구보다는 1억 원의 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 1, 2). 하지만 외로운 사람들의 믿음과는 달리 실제로는 돈이 사회적 관계보다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 3).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외로운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보다 돈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외로움의 원인에 대하여 현재까지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물질주의적인 관점으로 해석한 연구라는 의의가 있다.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086224
소독용 에탄올
22/12/10 14:13
수정 아이콘
공동체가 종교를 전제하는게 아니라 국가주의 공동체 사례를 든 것 뿐입니다.

국가도 공동체를 제공했다는 평범한 사실을 적시한것 뿐이죠.
공동체가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종교공동체와 국가주의 공동체가 여실히 보여준 일이고요.
22/12/10 14: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소독용 에탄올 님//

국지적으로 문장 단위로 끊어서 지적하시고 계신데요. 제 말의 본질은 하나입니다.

교회 비판에 앞서, 세속주의자들은 지금 공동체가 없어서 매우 우울한 현 사회에서 교회보다 나은 공동체를 만들면 그게 개독 퇴치 운동이란 겁니다.

비판한다고 교회 사라지지 않고요, 교회의 문제점은 이미 천하가 다 압니다. 이제는 그럴 때가 아니라. '세속주의가 어떻게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라는 책임을 져야 할 때인 겁니다. 국가나 종교의 공동체 비판은 이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주류가 아니니까요. 현재 상황은 정당, NGO, 모임 등은 지리멸렬한 거 같고, 가족이나 연인마저 파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젊은층의 문제는 이미 종교의 억압이 아닙니다. 종교는 없는데, 그 빈 공간인 공동체가 텅 빈거죠.

[이제 '자 네가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줘봐'라는 시간이 온 겁니다.] 집권세력이 됐으면 이제는 책임을 지기 시작해야 할 때인 거죠.
22/12/08 15: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 이게 정부를 탓하는 건 아닙니다. 저는 정부 서비스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요. 정부 비판도 상당히 자제하는 편입니다. 문통이든 윤통이든 대통령으로써 존경을 표해야 한다 생각하고, 한국이란 위대한 정부 시스템에 덕 보고 사는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업도 비슷하게 존경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와 기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으니 교회는 이제 필요없다. 인류는 이제 너무나도 행복하고, 서로 사랑하며, 자유롭고, 그러면서도 선하다. 모두가 성과 인종, 학력수준, 돈 등으로 차별받지 않는 공동체에서 함께 살고 있다. 그러므로 종교는 필요없으며 세속주의는 승리했다. 라고 승리 선언을 하기에는 세상 꼴이 말이 아니라는 거죠. 고작 내부 모순으로 지리멸렬해진 교회 공동체보다도 비참하게 실패할 정도로요.

아마 소독용 에탄올 님께서도 정부와 기업을 너무나 사랑하고, 이것만으로 세상의 문제가 다 해결되서 참 든든하다 기분좋다. 이런 뜻은 아니실 겁니다. 교회가 너무나도 싫으신 거겠지요. 그럴만 한 이유가 있으실거 같고요. 저는 교회보다 더 사랑하고, 정부와 기업이 당연히 못해주는 인간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세속주의의 공동체가 나오기를 진심으로 고대하고 있습니다. NGO, 사회적기업, 정당... 뭐 다 아직은 갈길이 먼 것 같습니다. 가족을 넘어 연인관계까지 해체되고 있는 요즘이니까요.
소독용 에탄올
22/12/08 17:09
수정 아이콘
정부는 체계고, 누가 집권하는지는 체계의 작동방식에 영향을 주는 요인입니다. 체계의 작동이 부족하다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고요.

정부와 기업이 교회를 대체하는것은 교회가 필요없어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럴 수 있으니 대체하는 것 뿐이죠.

종교도 인류를 행복하고, 서로 사랑하며, 자유롭고, 그러면서도 선하고, 차별받지 않는 공동체에서 함께 살게 할 수 없는건 마찮가지라서 이 부분에서 뭘 대체할 여지는 없습니다.

저는 정부와 기업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종교공동체가 수행하던 기능을 과대평가하지 않느 것 뿐입니다.
원래 수행하지 않던 일을 대체할수는 없죠.
22/12/08 17:28
수정 아이콘
아니요. 교회와 절은 지금 세속주의 사회보다는 사회를 묶어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금 사회는 공동체가 붕괴해 있습니다.

로버트 퍼트넘 교수의 '우리 아이들'이 현대사회의 공동체 붕괴 현상을 지적했습니다.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99180391

굳이 연구가 아니더라도 20대는 기성세대보다 종교단체 포함 소속감있는 단체가 없습니다. 굳이 증명할 필요도 없는 사실입니다.
소독용 에탄올
22/12/09 19:57
수정 아이콘
지금 사회가 공동체가 붕괴한 것이 아니죠. 공동체는 이미 무너져 있었습니다.
자본주의랑 시장체계 발달로 공동체가 무너진게 서양은 수백년, 한국에서도 백여년 된 일인건요.
한국에선 기존에도 약하던 중간단체들이 전쟁과 국가주의로 잘 동원되고 잘 부역하는 공동체들 정도만 남고 거의 다 밀려나간 형태죠.

로버트 퍼트넘 교수의 접근은 미국에서 계층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시장과 자본주의가 공동체를 파괴한다는거야 공동체주의적인 보수주의의 본류에서 굉장히 오래전부터 나온이야기일 뿐이고요....
22/12/09 21:56
수정 아이콘
진보는 공동체 같은거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애초에 운동권만큼 공동체 빌드업에 노력했었던 곳은 교회 정도밖에 없습니다. 심리학 연구 결과에서 공동체는 인간 행복의 필수 요소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Timothy Wilson 교수의 Redirect 보시면 됩니다.
소독용 에탄올
22/12/10 14:11
수정 아이콘
공동체가 무너진게 과학이나 종교가 없어서가 아니란 말입니다.

공동체는 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진행되며 무너진거고, 종교에 기반을 두지 않는 공동체들도 얼마든지 있고 이 공동체들도 시장 앞에 무너진거죠.
22/12/10 14:25
수정 아이콘
소독용 에탄올 님//

공동체가 사라진게 종교가 없어서라고 한 적 없습니다. 아직도 이웃돕기와 계급이 아닌 조건없는 인간관계 연결에서 (공동체가 아닌 정부와 기업을 제외하면) 종교 공동체가 원탑이라는 현실을 말했을 뿐이고요. 이걸 세속주의 공동체가 시장과 맞서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겁니다. 세속주의자들의 단체가 교회조차 이기지 못하면서 교회를 비판해봤자 소용 없다는 거죠.

저는 이거는 교회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도킨스 주장 반박할 거 하나 없습니다. 그냥 교회가 자기 말대로 더 사랑하고, 더 나누고, 더 자기가 하는 말 실천하면 됩니다. 그걸 못 해서 교회가 욕 먹는 거죠. 세속주의자도 그냥 교회보다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면 되는데, 지금은 교회보다도 시장주의적이고 사랑이 없는 공동체를 만들고 부수고 서로 싸우고 미워하면서. 자기들은 교회를 까봤자 허망하단 겁니다. 결국 공동체 싸움이고, 누가 더 사랑하고 남을 돕는 모범을 세우냐는 싸움입니다.
계층방정
22/12/08 11:0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천국을 '이 세상이 끝난 후 가는 나라'가 아닌 본문에도 언급하는 '하나님 나라'와 동의어로 받아들일 수 있고 이런 설교도 많이 들어본 것 같지만, 정작 한국교회가 하는 행위는 그와 부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기독교를 더 많은 사람들이 믿게 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성경이 아니고 특정한 신자들의 해석일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텐데, 정작 한국교회를 세운 사람들이 다 그 여덟 글자에 열광하던 사람들이라 그걸 못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모든 이들의 종교가 되어야 할 기독교가 예수천국 불신지옥만을 위한 종교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기독교 내에는 천년왕국이란 주제가 있는데 전천년설, 후천년설, 무천년설로 나뉩니다. 각자 성경적인 근거가 있지만 신자들의 세계관에 따라 수용하는 정도가 다른데 이는 전천년설이 세상은 악해질 것, 후천년설은 세상은 선해질 것, 무천년설은 중립적인 세계관을 지지해주는 탓입니다. 글쓴분의 세계관은 기독교도는 세상을 선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후천년설에 가까운 것 같은데 후천년설은 결국 인간이 노오력해서 세상을 선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개인적인 신앙에 천착하는 전천년설주의자들과는 다른 의미에서 하나님 없는 세계를 만든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2/12/08 11:05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거 같습니다.

성경은 처음에 시로 시작해서, 다윗부터 예수와 사도의 이야기까지는 점차 역사의 영역으로 갔다가. 계시록에서 다시 급격하게 시로 바뀐다 생각합니다. 창세기 보면 천지창조가 창세기 1장과 2장에서 두 번 나오는데 둘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게 이상하다는 건 3천년 전 인류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팩트가 아니라 시인 파트인 겁니다. 계시록도 마찬가지, 시는 시로 읽어야 한다 봅니다. 이걸 수학적으로 대입하기 시작하면 진짜 중요한 걸 놓치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성경 무오설을 부정하는 거냐. 한번 그러면 예수 부활도 비유가 되고....'이러는 분도 있는데. 4복음서는 정말 기를 쓰고 저자가 팩트임을 증명하려 합니다. 계시록과 창세기는 누가 봐도 저자의 의도가 그렇지 않습니다.
계층방정
22/12/08 11:08
수정 아이콘
어, 제가 좀 글을 잘못 썼나 싶네요.

본문의 내용은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예수는 천국이 아니라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와 부활을 가르쳤다는 점에서 성경적이지 않다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그런데 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고'를 강조하는 신학은 자칫하면 하나님 없이 인간들의 노력으로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 수 있다는 오류로 빠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한 글쓴분의 의견을 여쭙니다. 후천년설은 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고'를 강조하는 신학의 예로 든 것이었고요.
22/12/08 11:13
수정 아이콘
아하 네네. 소위 진보 계열의, 민중신학 쪽의 주장이라 불리는 쪽 말씀이시군요.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근데 저는 사실 그 부분은 그냥 '인간의 오만'이지, 너무 성경과는 동떨어진 주장인거 같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의 나라는 최종적으로는 예수만이 임하게 할 수 있다고 요한계시록 5장에 명확하게 쓰여 있는데 말입니다.

[나는 또, 그 보좌에 앉아 계신 분이 오른손에 두루마리 하나를 들고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 두루마리는 안팎으로 글이 적혀 있고 일곱 인을 찍어 봉하여 놓은 것이었습니다.
내가 보니, 힘센 천사가 큰 소리로 "이 봉인을 떼고 두루마리를 펴기에 합당한 사람이 누구인가?"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두루마리를 펴거나 그것을 볼 수 있는 이는, 하늘에도 없고 땅 위에도 없고 땅 아래에도 없었습니다.
이 두루마리를 펴거나 볼 자격이 있는 이가 하나도 보이지 않으므로, 나는 슬피 울었습니다.
그런데 장로들 가운데서 하나가 나에게 "울지 마십시오. 유다 지파에서 난 사자, 곧 다윗의 뿌리가 승리하였으니, 그가 이 일곱 봉인을 떼고, 이 두루마리를 펼 수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크로플
22/12/08 11: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하느님이 원하는 방향이 뭔지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행동해서는 안되죠.
기도를 통해 계속 하느님의 방향이 내 생각과 맞는지 겸손하게 검토하고 반성해볼 시간을 가져야된다고 배웁니다.
-안군-
22/12/08 12:05
수정 아이콘
당초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구호는, 구한말 못배우고 무식하고 기독교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교회로 나오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만들어낸 구호였지, 그 자체가 뭔가 심오한 교리를 담고 있는게 아니죠. 그게 아직까지도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 한탄스러운거지...
한국교회가 무속신앙의 기복적 성향과, 불교의 환생론 등이 막 뒤섞인 이상한 형태로 발전하는 와중에 교리가 엉망진창이 되고, 신앙의 방향성도 묘해진건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라고 해서 딱히 안그러느냐 하면... 음...;;
22/12/08 14:44
수정 아이콘
너무 몰라서 되려 문제인거 같습니다.
글링트
22/12/08 12: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히려 구약에서는 사후세계의 대한 언급이 없다시피하고, 신약의 초기 기독교 공동체들도 죽으면 지옥이나 천국같은 사후세계의 간다는 개념이 아닌 완전히 죽고 문자 그대로 부활을 믿었더라고요. 사실 지금 일반적인 기독교인들이 사후에도 영혼이 불멸한다는 개념이나 사후세계의 대한 생각은 파에돈에서 볼 수 있는 플라톤 철학을 종교화시켜서 받아들인 것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22/12/08 14:45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유대인과 개신교의 싸움이 얼핏 무신론과 기독교의 싸움으로 보일 정도로. 그리고 로마인이 기독교인과 유대인을 '무신론자'라고 경멸조로 불렀던 것처럼 말이죠.
비선광
22/12/08 14:48
수정 아이콘
실제로 구약, 특히 모세오경을 인정하며 내세는 없다 주장한 자들이 사두개인들이지요.
그래도 구약에도 '스올'이란 묘사도 있고,
사두개인들과의 논쟁에서 예수님이 "그럼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죽은 자들의 하나님인가"라고 대답하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욥이 보상받을 때 다른 재물은 2배로 받는데 자식만 1배인 이유는 이미 천국가서..라고 해석하기도 하더군요
22/12/08 12:52
수정 아이콘
여러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주로 개신교 쪽 이야기가 많아 보완하는 측면에서 천주교 교리서 중 천국과 지옥에 관한 내용을(아마도 연옥의 존재는 동의하시지 못할 분들이 많으니 생략하고) 발췌해 옮겨봅니다. 제가 그 내용을 논할 수준은 안될 것 같고.. 그냥 참고하는 측면에서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12절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II. 천국:

1024.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과 함께하는 이 완전한 삶, 곧 성삼위와 동정 마리아와 천사들과 모든 복되신 분들과 함께하는 생명과 사랑의 이 친교를 ‘천국’이라고 부른다. 천국은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며, 가장 간절한 열망의 실현이고, 가장 행복한 결정적 상태이다.

1025. 천국에서 사는 것은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다. 뽑힌 이들은 ‘그리스도 안에’ 살지만 그들이 그곳에서 자신들의 참된 신원과 자신들 본래의 이름을 간직하며, 간직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발견한다고 할 수 있다.

1026.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에게 천국을 ‘열어’ 주셨다. 천국의 복된 사람들의 삶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의 결과를 완전히 차지하는 데 있으니,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믿고 당신의 뜻을 끝까지 충실하게 지켜 온 사람들을 하늘의 당신 영광에 참여시키신다. 천국은 그리스도와 온전히 한 몸이 된 모든 사람의 복된 공동체이다.

IV. 지옥:

1033.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기로 자유로이 선택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그분과 결합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이나 이웃이나 우리 자신에 대해 중한 죄를 짓는다면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죽음 안에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모두 살인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살인자는 아무도 자기 안에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1요한 3,14-15). 우리 주님께서는 만일 우리가 그분의 형제들인 가난한 사람들과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절박하게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기를 소홀히 한다면 당신과 갈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신다. 죽을죄를 뉘우치지 않고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죽는 것은 곧 영원히 하느님과 헤어져 있겠다고 우리 자신이 자유로이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옥’이라는 말은 이처럼 하느님과 또 복된 이들과 이루는 친교를 결정적으로 ‘스스로 거부한’ 상태를 일컫는다.

1037. 하느님께서는 아무도 지옥에 가도록 예정하지 않으신다. 자유 의사로 하느님께 반항하고(죽을죄를 짓고) 끝까지 그것을 고집함으로써 지옥에 가게 되는 것이다. 미사 전례와 신자들의 일상 기도를 통하여 교회는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2베드 3,9) 바라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빈다.

V.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희망:

1049. “그러나 새로운 땅에 대한 기대가 이 땅을 가꾸려는 관심을 약화시켜서는 안 되고, 오히려 그러한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 땅에는 이미 새로운 세기의 어떤 밑그림을 제시하여 줄 수 있는 저 새로운 인류 가족의 몸이 자라고 있다. 따라서 현세 진보는 그리스도 왕국의 발전과 신중하게 구별되어야 하지만, 그 진보가 인간 사회의 더 나은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그만큼, 하느님 나라에 커다란 중요성을 지닌다.”

간추림:

1058. 교회는 아무도 멸망하지 않도록 기도한다. “주님, 주님을 결코 떠나지 말게 하소서.” 아무도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기를 원하시며”(1티모 2,4)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26)는 것도 사실이다.]
22/12/08 14:47
수정 아이콘
공유 감사합니다. 저는 개신교인이지만 로버트 배론 주교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를 흥미있게 보고 있고요, G.K. 체스터턴, 톨킨, P.D. 제임스, 그리고 플래너리 오코너 등의 가톨릭 저술가들은 매우 좋아합니다. 가톨리시즘의 저력이 있는거 같습니다.

공유주신 부분은 상당히 흥미롭네요. 천천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밀리어
22/12/08 17:29
수정 아이콘
비기독교인을 편의상 무신론자라고 쳐요. 무신론자는 눈으로 안봤으니 과학적인 측면에서 예수를 '존재하지않는다or오지않는다'고 할것이고 기독교인은 눈에 안보이지만 있다고 하지요.

기독교인이었던 본인이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녀봤지만 빠져나오게 된 계기는 세가지인데,

첫째는 기독교인과 무신론자의 입장차가 너무 크다보니 그 부분에선 양측이 반박만 내세울뿐 전혀 합의가 안된다는 점이구요. 그래서 이들이 논쟁하다보면 종국에는 서로 하는 말이 결국 '서로 믿고싶은대로 믿읍시다'이지요.

둘째는 교회에서 문제일어날때마다 일부탓으로 돌리는거에요. 길게 말할것은 아니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셋째가 결정적인 이유인데요. 얘네도 교파가 어디냐에 따라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곳도 있습니다. 우상숭배는 내년에 있을 제사,성묘,추모 다 포함하는거거든요. 가족중 한명이라도 저 교파와 연결되있으면 갈등이 없을수가 없습니다.
22/12/08 18:09
수정 아이콘
네네 1번 2번은 사실 굉장히 본질적인 문제라 뭐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고요. 3번이 재미있는데. 제사가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많나요? 되려 제사가 싫어서 어머니 주도로 기독교 믿은 집안이 그렇게 많다고 듣기는 했습니다만. (이건 비판이 아니라 순전한 호기심이라 봐주심 감사하겠습니다)
밀리어
22/12/08 18:34
수정 아이콘
저는 일이 있어도 억지로 제사에 시간낼만큼 열성적이진 못하지만 저희는 친척이 전통적으로 제사를 지내와서 자연스럽게 따랐지요. 제사를 없애자는 의견도 많이 늘은걸로 알긴합니다만..
22/12/09 09:00
수정 아이콘
저는 제사를 믿지 않을 바에야 그 수고롭고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는 일을 없앨 핑계라도 준다는게 기독교가 한국사회서 한 순기능이라 생각했습니다. 관성이란게 무서우니까요. 그런데 그 역도 있겠군요.

저는 제사는 해도되고 안해도 되는데, 원래 제사는 지방유지만의 권리였던만큼 중소기업 사업가 급 이상 중 유교가 중요한 이들이 하는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22/12/11 00:24
수정 아이콘
제칠일안식교에서 영혼멸절설을 주장합니다. 읽어보니 일리가 있네요.
애초에 100년살면서 그냥저냥 살았던 사람이 예수 안믿었다고 히틀러처럼 백년의 고통도 아닌 만년 혹은 몇억년동안 지옥에서 고통받는다고 하는데
그뜻은 고통받을려고 태어났다는것인데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이 맞나요?
죄에 값을 치뤘으면 끝이 나야지 영원토록 고통받을에 이유는 없습니다. 선악과 먹으면 정녕 죽는다고 했어요.
22/12/11 07:5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굳이 고통을 신이 더해준다고 보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문을 잠그는 거죠. 가면 갈수록 이기적이고 고집불통이 되어가는 이들을 보면 저게 지옥이겠구나 싶습니다. 신이 준 것은 불멸성과 자유의지라 생각합니다.
https://youtu.be/ZZdp7nR38XE

아 그리고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선악과 먹으면 정녕 죽는다고 해서 이후에 죽고, 그 전에는 죽지 않았다고 성경은 보고 있습니다. 인간이 선악과를 먹으면서 창조 질서를 깨뜨린 것이 죄고, 죄의 삯이 사망이라고 성경은 반복해서 나옵니다. 신의 발명품은 아니란 거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391 [일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짓누런 광기의 폭주. [34] aDayInTheLife9658 22/12/12 9658 1
97390 [일반] 매매혼도 꼭 나쁘진 않은거 같아요 [88] rclay16470 22/12/12 16470 12
97389 [일반] '젊은 의사들이 소아과를 기피하는 이유'를 보고 [325] atmosphere21994 22/12/12 21994 4
97388 [일반] [방산] 이거 폴란드 가는 물건 아닙니다. [50] 어강됴리14398 22/12/12 14398 2
97387 [일반] 하루하루가 참 무서운 밤인걸 [20] 원미동사람들12570 22/12/12 12570 24
97386 [일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보았습니다~ [4] 포졸작곡가8812 22/12/12 8812 7
97384 [일반] [리뷰] 슬램덩크 극장판 짧은 리뷰 (약스포) [48] 아케이드13014 22/12/11 13014 5
97382 [일반] 2022년 노벨 수상식 개회사 (번역) [4] No.99 AaronJudge10903 22/12/11 10903 10
97381 [정치] 대구 도시계획과 대구의 부동산 [32] 김유라18174 22/12/11 18174 0
97380 [일반]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 현실과 융합하는 판타지.(최대한 노스포) [6] aDayInTheLife9633 22/12/11 9633 1
97379 [정치] 혐오는 민주주의의 아이러니한 도덕이다 (부록: 유전자결정론에 대한 생각) [31] 계층방정13909 22/12/10 13909 0
97378 [정치] 서울시가 전장연 시위 지하철역 무정차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148] 만수르22157 22/12/10 22157 0
97377 [일반] [팝송]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Midnights" [4] 김치찌개9233 22/12/10 9233 5
97376 [정치]  尹, 인구소멸 해결 나선다…해법은 ‘이민’ [292] Taima27655 22/12/09 27655 0
97375 [정치] 1. 사건은 우리 옆을 스쳐 지나간다. [33] 노틀담의곱추11903 22/12/09 11903 0
97374 [일반] 코로나19 백신(BA 4/5) 4차 접종 후기 [46] Regentag13113 22/12/09 13113 1
97372 [정치] 화물연대 현장 복귀…"투표 결과, 파업 종료 결정" [180] 핑크솔져22396 22/12/09 22396 0
97370 [일반] 주식 초보자의 2022년 하락장에 대한 소감 [34] 보리야밥먹자13577 22/12/09 13577 5
97369 [일반] 학폭위 10년.. 지금 우리 학교는 [25] 택배13161 22/12/09 13161 5
97368 [일반] 38년 돌본 뇌병변 딸 살해…"난 나쁜 엄마" 법정서 오열 [103] will17071 22/12/09 17071 11
97367 [일반] 사랑했던 너에게 [6] 걷자집앞이야10408 22/12/09 10408 40
97366 [일반] 역시 인생은 한방인가?...;; [12] 우주전쟁16138 22/12/08 16138 10
97365 [일반] 요즘 본 영화 감상(스포) [4] 그때가언제라도8976 22/12/08 897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