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배닝이라는 한 무명 작가가 처음으로 자신의 소설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오프라인에서 작가 사인회를 개최했는데 달랑 2명만 나타났습니다. 사인회 소식을 전했을 때 온라인 상에서 꼭 가겠다고 대답했던 사람은 37명이었지만 정작 행사장에 나타난 것은 작가의 친구 2명 뿐이었습니다. 사인회를 준비한 사람들에게도 면이 안섰을 것이고 속된 말로 쪽팔렸을테지요. 작가는 이런 속상하고 민망한 마음을 트윗에 담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스티븐 킹, 마거릿 애트우드 같은 유명 작가들이 예전 자신의 민망했던 작가 사인회의 에피소드들을 공유하면서 첼시 배닝을 격려해 주기 시작합니다. 스티븐 킹은 자신의 두 번째 소설
[살렘스 롯]의 첫 작가 사인회를 했을 때 딱 소년 한 명이 왔었는데 그 소년이 자신에게 다가와서는 "아저씨, 나치 관련 책들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라고 물어봤던 일화를 공유했고
[시녀 이야기]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자신의 예전 작가 사인회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스카치 테이프를 사려고 했던 한 남자가 거기에 있던 마거릿 애트우드를 가게 점원으로 착각했다는 일화를 공유했습니다.
이런 자기고백과 위로의 트윗이 여러 유명인들의 동참으로 물결을 타고 번저나가기 시작했고 ABC, CNN,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의 매체에서 첼시 배닝의 이야기를 다루게 됩니다. 이 덕분인지 첼시 배닝의 판타지 소설
[Of Crowns and Legends]는 판매량이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구매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작가는 쏟아지는 격려의 메시지에 몸 둘 바를 모르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합니다.
첼시 배닝이 만약 그 트윗을 올리지 않고 속상하고 창피한 마음을 그냥 속으로만 삭였다면 아마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는 않았겠지요? 참 알다가도 모르겠는 게 우리네 인생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