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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14 17:51:00
Name 캡슐유산균
Subject [연재] 장풍 맞은 사과와 뉴튼...스톡홀름 증후군 vs 무림소녀(4)
그도 그럴 것이 어제 오후부터 무림소녀는 가져다 준 물도 음식도 다 거부하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다.
소녀는 산초를 보자 이빨을 드러내었다.
산초는 소녀의 이빨을 보자 퇴마를 끝내야 함을 더 깊이 확신하였다.
‘엑소시스트에 보면 악마 소녀도 저런 표정이었지. 오 신이시어!’
산초는 한국말로 외쳤다.
"이 악마!"
산초는 못알아듣는 무림소녀의 얼굴을 보고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서둘러 중국어로 말했다.
"이 악마! 어서 나오지 못해!"
",,,,,,,."
무림소녀는 독기를 뿜다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산초는 성호를 긋고 성경을 높이 들고 무림소녀를 때리려는 자세를 취하였다.
무림소녀는 눈을 감았는데 잠시 동안 아무 일이 없었다.
무림소녀는 이상한 주문을 들었다. 소녀는 실눈을 떴는데 이 이상한 검은 옷을 입은 곱추는 자신의 앞에서 검은 책을 꼭 안은 체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무림소녀는 일이 크게 꼬였음을 짐작하였다.
'이 이상한 의자와 사람들이 입고 있는 이상한 복장들 천정 전체가 빛나는 이상한 불빛 그리고 어제 가져온 반짝이는 쇠로된 수저와 황실에서나 사사로이 쓸 정도의 보물급 사기그릇들, 그리고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들,,, 난 대체 어디 와 있는 것이지?'
어제 프란체스카는 무림소녀에게 한차례 물과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무림소녀는 산초와 프란체스카의 옷을 이상한 복장, 스텐레스 제질의 수저를 보고 반짝이는 금속, 고급 식기 셋트를 보고 보물이라 생각한 것이다.
곱추는 기도는 절규로 바뀌었다.
"으으으 신이여 응답하소서! 죄악의 늪에서 타락의 길로 접어든 이 추하고 사악한 소녀의 영혼을 구하시오소서!'
곱추는 일어서며 양팔을 하늘로 뻗어 구원을 갈구하였다.
"으으으! 신이여 응답 하소서! 이 산초에게 힘을 주시고 권능의 퇴마의식으로 소녀의 영혼을 구하도록 도와주소서!"
무림소녀는 명망 있는 무림가문의 자손으로 연륜 있는 사부들로부터 강호의 지식과 험난함에 대해 교육받았고 어린 나이였지만 또래보단 많은 강호의 경험을 쌓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무림소녀가 보고 있는 이런 괴이하며 황당한 경우는 교육받지도 또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이었다.
소녀는 단지 추한 곱추가 신을 언급하며 자신을 악마로 모는 것을 보고 일반 마도가 아닌 아주 중증의 사이비 종교 광신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였다.
'날 추한 악마라고? 이 자들은 부녀자를 간음하고 죽인다는 천천교인가? 아니면 천축 밀교 내에서도 백안사 된다는 좌도밀승? 아니면 악마교? 나를 악마로 몬 이상 저 추하게 생긴 곱추는 분명 나에게 끔찍한 짓을 할거야.'
꽥꽥 소리 지르는 곱추를 보고 있는 소녀는 점점 두려움이 차올랐다.
산초는 어느 정도 기도가 끝나자 정화의식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산초는 퇴마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성수뿌리기 의식을 위해 분무기를 집어들었다.
무림소녀는 광신도 곱추가 품에서 이상하게 생긴 물병을 집어들자 의자 손잡이를 꽉잡았다.
'독수!'
독수를 얼굴에 맞으면 살과 뼈가 녹거나 아니면 극심한 가려움과 두드러기를 일으켜 살점을 스스로 뜯어내게 만들 수 있다.
무림소녀는 조금 다급해진 어조로 말했다.
"내가 누군줄 알고 이러느냐? 이런짓을 하고 무사할성 싶으냐?"
산초는 성호를 그리며 하늘을 향해 말했다.
"악마! 그 사악한 혀로 나를 농락하려 하지만 흐흐흐 이 산초님에겐 통하지 않아!"
말을 마친 산초는 분무기를 무림소녀를 향해 뿌렸다.
"치이익!"
"자,, 잠깐!"
무림소녀는 급히 말했지만 얼굴에 물세례를 받았다.
무림소녀의 얼굴에 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산초는 성호를 그으며 외쳤다.
"이제 인정하고 나와라 이 악마!"
무림소녀는 얼굴에 흘러내리는 액체가 그냥 물임을 알았으나 아까전 보다 훨씬 무서웠다.
어제 마도요괴도 그렇고 검은 옷 입은 여자도 그렇고 눈앞에 곱추도 그렇고 이자들 모두는 미친게 분명했다.
그러고보니 어제 본 검은 리본이 달린 옷을 입은 여자도 분명히 눈 밑이 시커먼게 음침했고 아무 말 없이 음식만 놓고 갔는데 음울하고 찬 기운이 역력했다.
산초는 이제 꽥꽥 절규했다.
"이 악마 어서 소녀의 몸에서 나와! 오! 신이여! 소녀를 구원하소서!"
산초는 또 분무기를 쏘았다.
"치이익!"
물을 맞는 무림소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이 자들은 완전히 미쳤어! 난 미친 집단에 잡혀온 거야!'

"칼에 미쳤어."
위무적은 말을 마치고 앞에 보이는 역시 검은 똑같은 모양의 연무복을 입은 7세 정도의 아이의 어께 자세를 고쳐주었다.
위무적은 검은 연무복을 입은 체 무림맹에서 개최한 무림어린이 교실에 참여한 7세 어린이들 약 100여명을 지도하고 있었다.
무림어린이 교실은 전국 무림 어머니 연맹에서 해마다 어린이 인재 양성과 어린이들의 숭무정신을 고양하고자 개최되는 행사로 무림맹 맹주의 지도 수업과 정파와 사파 세외 무림체험 학습장 그리고 우수 강사의 초빙 강좌 등 알차고 유익한 학습 내용으로 인기가 높았다.
매년 이 행사에 아들을 넣고자 전국무림어머니 협회에는 청탁과 뒷돈이 장난 아니게 오간다.
위무적 옆에는 얼굴이 뻑뻑하게 자란 수염이 가득하며 얼굴이 붉고 눈도 충혈된 30대 사내가 있었는데 그도 역시 검은 연무복을 입고 있었다.
수염 사내는 위무적의 말에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칼이 미쳤다 하옴은 주화입마란 말씀이옵니까? 칼도 주화입마가 있는 것이었군요. 탁월하신 식견. 역시 맹주님이시옵니다."
위무적은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이 자식 처남만 아니면 콱 잘라 버리는건데,,,,,,.'
수염사내는 스스로 적절한 아부를 했다고 생각했는지 득의한 표정을 지었다.
수염 사내는 루루해유 류비대로 이전 무림맹 맹주 류세준의 아들로 위무적의 처남이자 위무적의 아내 삼삼박수 류박수의 작은 동생이었다.
루루해유란 별호는 눈물이 바다같이 흐른다는 뜻으로 눈이 돌아가 싸울때 상대가 그렇게 된단 뜻이 표면적인 것이고 모자라 눈물이 앞을 가린다는 다른 뜻도 있었다.
류비대는 사람 자체가 모자라고 어리석어 선대 맹주 류세준은 맹주 선출 대회에 아들을 차마 후보로 올리지 조차 못하였다.
그나마 선대 무림맹주 류세준의 딸인 삼삼박수 류삼박은 사람이 당차고 강해서 선대 맹주의 딸이란 신분과 무림 어머니 연합이라는 어찌보면 무림맹보다 강한 뒷 세력을 거느라고 바보 동생의 지위와 신변을 보호하며 남편에 버금가는 권력을 누렸다.
삼삼박수 별호는 류삼박이 쓰는 삼삼구단수박장 박수소리와 절묘히 맞아 타격음이 들린다는 뜻으로 이름과 어울리는 별호였다.
세간에는 무림서열 순위 9위로 8대고수의 칭호를 얻지 못한 류삼박은 실상은 위무적보다 더 쎈 존재란 우스게 소리가 공공연히 떠돌았다.
위무적은 한숨을 푹하고 쉬며 말했다.
"주화입마 보다 심각한 일이야. 무인의 칼은 사람의 마음라 결국 내가 보고 싶은 영혼인 칼에 서린다. 아무리 신검이고 검혼(검의 영혼)이 있다 해도 검과 인간의 주종관계는 명확한 것이야. 검을 너무 사랑하여 검이 주가 되면 검은 인간을 먹는다. 어제 만난 철철검객 철상의 몸에선 검은 검의 예기가 나오고 있었고 자신보다 강한 나를 보자 극도로 경계하고 검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였지. 주종관계는 역전되었고 검은 이제 사람을 종처럼 부릴 것이다. 아마도 마도요괴가 철상을 찾았을 때 철상의 약점을 알게 된다면 철상은 그 약점으로 인해 죽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야."
류비대는 이해가 안 되었다.
"칼이 주인을 먹는다 함은,,,, 칼이 요괴란 뜻이었군요. 혹시 마도요괴와의 관련성을 조사해볼까요?"
위무적은 아이를 지도하는 손을 멈추고 발끈 화를 내려다 포기하고 다시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내가 말을 말아야지.'
"됐네, 사라진 미모나 찾게."
말을 마친 위무적은 눈에 넣어도 안아플 무남독녀 외딸 위미모의 안위가 걱정되어 눈빛이 흔들렸다.
류비대는 종남산 주변을 탐문해 찾은 정보를 보고했다.
"최종 발견지점은 종남산 북쪽 길목 작은 여각으로 금천만이 죽기 사흘 전까지 투숙기록이 있습니다. 탐문결과 유람을하다 근방에 꽃미소년 실종사건을 듣고 몰래 조사를 하였다 합니다."
류비대는 어리석었으나 전해온 부하들의 말을 고대로 보고하는 것은 그런대로 해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흐흐흐 제 외조카도 이제 과녀하여 꽃미남에 관심이 갔겠죠."
위무적은 류비대를 잘라버리고 싶었다.
'처남만 아니면,,, 머리가 아프구나.'
위무적은 지도하던 이아들이 듣지 못하게 단상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전서구를 보니 감금되어 있던 23명의 소년들이 있더군. 먼저 마도요괴의 초상과 그자가 들고 있던 병기의 형상을 그리게 시킨 다음 미모의 용모파기를 보여주고 본 적 있는지 탐문하고 일을 마치면 다 죽여 입을 막아라."
류비대는 모질지도 못했다.
"무고한 소년들을 죽일 필요가 있을까요?"
"8대 고수 중 명망 높은 한 사람이 미소년을 납치해 엽색행각을 벌렸다. 무림인의 위신도 있고 8대 고수의 체면도 있어 당연히 밝혀서 좋을일이 아니지. 무림일보 기자들이 냄새를 맡고 기웃거리고 있으니 시킨 대로 빨리 해결해!"
수많은 어린이들도 있고 공공장소에서 내린 비밀지령이라 눈치 것 무릎을 꿇지 않고 사라지면 되겄만 류비대는 눈치도 모르고 털썩 주저 않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존명! 목숨을 다해 명 받들겠습니다."
무예수업 받던 모든 아이들과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학부모들은 류비대와 위무적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몇몇 아이는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아아아아앙! 엄마!"
위무적은 어색한 표정으로 학부모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순간 루루해유 류비대는 비장한 어조로 외쳤다.
"그리고 칼이 사람을 먹었다니! 감히 칼이 주인을 먹다니! 강상의 지도를 어긴 식인검 역시도 수배해 추살령을 내리겠습니다."
위무적은 학부모들에게 어색하게 손을 흔들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무림일보엔 이런 기사가 대서특필 되었다.

--무림맹 맹주 위무적 공식석상에서 식인검을 언급하다. 식인검은 과연 존재하는가?--
검장인협회 협회장 모루모루 검판장 옹 특별대담 수록

뉴튼은 집안에서 풍겨오는 낯선 냄새를 맡았다.
이 냄새는 이 집 가족들에게서 풍기는 냄새와 달리 아주 밝고 상쾌하였으며 태어났을 때 처음 자신을 안아주었던 인상 좋은 아주머니의 것과 비슷하게 사람 냄새가 진하였다.
뉴튼은 이 집 서열 1위인 배트맨이 틈을 보이면 집안으로 들어가 냄새의 주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배트맨은 뉴튼 자신과의 산책을 끝내고 집 문을 열었다.
뉴튼은 배트맨보다 앞서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배트맨은 뉴튼이 집안을 휘저어 놓을까 싶어 뉴튼을 불렀다.
"뉴튼 이리와. 밥은 밖에서 먹어야지."
"후다닥."
뉴튼은 배트맨의 명령을 무시하고 미끄러운 바닥을 박차고 지하실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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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유산균
14/02/14 17:53
수정 아이콘
이 글 말고 루루해유 류비대란 별호를 보신분 있으면 댓글이나 쪽지 부탁드립니다.

혼자 생각해서 만들어봤는데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라 누군가 먼저 썼을 가능성이 있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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