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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3/10 11:54:32
Name paramita
Subject 언론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안녕하세요...paramita입니다....정말 오랜만에 write 버튼을 누르네요...
e-sports를 사랑하는 사람의 한 명으로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저 역시 때론 울분을 느끼기도 합니다...pgr인들을 비롯한 많은 e-sports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왜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지 언론밥을 먹고 있는 사람으로서 반성도 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현재 지방에 있는 모 신문사의 기자로 재직중입니다....저도 이 세계 밥을 먹은지 이제 5년째 접어드네요...짧다면 짧은 시간이나 그 새 3번 정도 이직(지방지 2곳, 중앙지 지방주재기자, 인터넷 신문  등)했고, 현재 몸담고 있는 곳이 4번째 직장입니다...요즘에는 일반 회사원들도 자기 능력에 따라 더 좋은 곳으로 가는 등 이직이 전 보다는 훨씬 자유로와지고 많아졌으나 언론, 구체적으로 신문쪽은 이직이 이 보다 훨 잦습니다..

이 같은 원인은 무엇보다 처우가(이는 지방지 뿐 아니라 조중동을 제외한 대다수 중앙지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습니다) 너무나 열악하다는 데 있습니다...실례로 저 같은 경우 첫 번째 몸 담은 곳에서 받은 월급이 한 달에 75만원 이었습니다..그 중에 세금떼고 건강보험 등 떼고 나면 70만원 정도 였습니다...ㅠ.ㅠ 월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죠..그냥 용돈이라고 하는 게 나을런지도...못믿겠지만 사실입니다...

지금은 그 나마 지역에선 제일 탄탄하고 괜찮다고 하는 곳임에도 150만원 가량을 받습니다...-.-; 전에 비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격으로 월급이 올랐으나 솔직히 이 돈가지고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죠...현재 애가 없어서 그렇지 애까지 낳게되면...-,-;
물론, 제가 다른 지방이나 중앙지, 스포츠지 등 모든 매체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하지만 제가 들은바로는 다들 어렵다고 들었습니다...왜냐면 신문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층은 신문을 사서 보려하지 않기 때문에(왜냐면 인터넷에 다 나와있는데 굳이 돈주고 사서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독자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이는 바로 신문사의 핵심 수입원인 광고비와 직결됩니다...대다수의 신문사(특히 지방지는 심함)의 수익은 50~60%가 광고, 20~30%가 시와 구군청 등의 홍보예산(한번씩 신문에서 시리즈물이나 특집 등으로 행정관청을 띄워주는 기사 대가)이나 기타 행사협찬수익(이것 역시 기업체에 손을 벌리죠), 나머지 10% 구독료 정도로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결국 광고 수주가 줄어들면 그 신문사는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이해가 되셨나요? 언론의 힘이 막강하다고 하지만 그 위에서 언론을 조정하는 것은 기업체죠...그것도 대기업...이 대기업의 힘이 실로 막강한 것입니다...그 일례로 얼마 전 있었던 시사저널 사태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죠....만일, 어떤 기자가 대기업의 비리를 파헤쳐 기사를 쓰려고 한다...그러면 그 기업체는 이미 해당 언론사에 담당 부장이나 편집국장, 아니 사장에게 손을 뻗쳐 기사를 못 쓰게 해놓습니다..(이쪽에서는 은어로 소위 '엿 바꿔먹는다'라고 하는데, 기사 안쓰는 대가로 광고를 수주하는 거죠) 또 기자가 기사를 출고했음에도 다음날 신문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고민을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그 때문에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나온 적도 있었으나...결국은 제가 이 세계에 몸 담고 있는 한 그러한 고민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듯 보입니다...신문사..아니 언론사가 대기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기사를 쓸 수 있는 그날이 오지 않는 한...

저도 이 문제가 한시 빨리 좋은 쪽으로 해결돼었으면 하는 게 바램입니다..(저의 유일한 취미이자 낙이 스타 보는 것이거든요.^^;) 협회가 부디 많은 e-sports 팬들의 염원과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았으면 하네요...방송사들도 e-sports의 한 단계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조금 양보했으면 하구요...두서없이 적었는데,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럼,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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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FELIX
07/03/10 12:1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 '엿바꿔 먹은' 기사를 볼때마다 솔직히 화가 납니다.

그래서 매번 화를 내고, 결국 체념합니다.
부디 건필하시길 빌겠습니다.
07/03/10 12:36
수정 아이콘
언론인들, 특히 신문기자들의 경우 의도하지 않게 편집이 되거나 살기위해 쓰는 기사들 때문에 고민이 많으시더군요. (더불어 그에 대한 댓가로 욕까지...)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는 곳에서 사실만을 전달하면 밥먹고 살기 어렵다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07/03/10 12:53
수정 아이콘
이젠 언론을 압박하는건 칼,총이 아닌 돈이군요..,,,
가즈키
07/03/10 13:01
수정 아이콘
시사저널 사태일때 어떤 늙은 언론인이 그랬다죠..확실하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권력으로 언론을 움직였는데.. 지금은 돈으로 움직인다고..
07/03/10 17:11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때 세계사 선생님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움직이게 했던 힘은 '돈', '경제' 라고 말씀하셨을 때 충격먹었던게 생각나네요. 그 당시만 해도 '정치'와 같은 권력이 흐름을 좌지우지 하는 줄 알았거든요. 물론 여러가지가 얽혀 흐름을 만들어가고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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