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8/30 09:57:50
Name AraTa
Subject [일반] 엄마 아빠, 그리고 아가에게..
아라타입니다.


어제 오후 5시경입니다.

응급실에 있다고 문자가 오면서, 전화해도 받지 않더군요.
보호자에게 통화를 하면서 병원과 위치를 알아내어 급히 달려갔습니다.


응급실 6번 침대.

해맑게 그 분이 웃으면서 어서 오라고 누워서 반깁니다.


무슨일이야?
왜 여기 누워있어?

하혈을 자꾸해..
자궁에 붙어있던 2.5cm x 2.9cm정도 되는 미래의 아가가 자궁에서 떨어져 그 안을 돌아다니고 있대..


근데 웃음이 나와?

별로 아프진 않어~ 잘 되겠지뭐~


오늘은 더이상 해 드릴 수 있는게 없고, 내일 아침에 다시 검사를 합시다.
입원을 하는 편이 좋겠지만, 입원 한다고 저희가 어떤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퇴원하실거면 내일 오전 중으로 다시 오세요.(의사)




의사선생님 역시 추이를 치켜볼 수 밖에, 별달리 해줄 수 있는게 없음을 긴장된 목소리로 설명 하시더군요.




그 분은 퇴원했습니다.
이제 13개월된 큰 애를 돌보느라 너무나도 지쳐있던 그 분이었지만,
그 분 만큼 힘들어하고 있는 남편을 생각하면 도저히 어제 하룻밤 조차도 남편에게 큰 애를 맡길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금 오전 9시 40분.





작은 애는 결국 유산되었습니다.

어젯밤 큰 애가 하늘을 보며 손을 계속 흔들어서 이상했다던 남편분..
결국은 이렇게 떠나보내는군요..




눈도 손도 발도 없는 그저 수정란에 불과하지만, 그 애는 어떤 아이였을까요.



뭐라 위로해야할 지 전혀 모르겠는 상황에서,







여자친구와 그의 언니, 형부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그리고 세상을 보지 못한 그 아가에게도..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이유♡
10/08/30 09:5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네요 ㅠㅠ

힘내세요!!!!!!!
10/08/30 10:04
수정 아이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무슨 뜻에서든 하나를 가져가셨으면 다른 하나 이상으로 돌려주시리라 믿습니다.
Ironmask
10/08/30 10:1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부모 분들과 하늘로 떠난 아가를 위해 기도드릴게요..
10/08/30 10:30
수정 아이콘
얼마나 힘이 드실까요... 제가 아는 한 지인도 얼마 전에 유산을 했었습니다..

배도 많이 부른 상태라 상당히 힘들어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아빠께서도 그러하실테지만 산모의 마음은 찢어질 거라 생각이 듭니다..

가족분들이 보살펴 주시겠지만, AraTa 님도 곁에서 힘이 되어주세요..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10/08/30 10:40
수정 아이콘
유산... 임신을 원했던 임산부나 그 가족에겐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죠.
제 아내도 지금 딸아이를 낳기 전에 유산을 했었는데 계류유산이라고...
몸도 마음도 지치고... 일단 유산으로 자궁에서 긁어내는 경험 자체가 아주 기분이 더럽다고 하는데 저는 남자인지라 정확히 그 느낌을
알지는 못하고 이럴 것이다 생각만 했습니다.
수술 후 잡아 준 손의 차가운 느낌에서 이제 우리곁을 떠나버린 태아의 식어버린 체온처럼 제 손 끝을 찌르더군요.
유산은 결혼하게되면 또 임신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겪게 될 수 있는 슬픈 일중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아내에게 잘합시다. T.T (그러면서도 요즘도 가끔 싸우고 왜 이렇게 사나 하는 생각은 하네요. ^^)
10/08/30 12:55
수정 아이콘
어쩌면 유산은 흔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분수님처럼 계류 유산을 경험했는데,
제 직장 문제와 겹쳐 어려운 시간을 보냈죠....
발가락
10/08/30 13:57
수정 아이콘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를 하고 있지만..

정말 깜깜했던 지난날이 있었죠.. 6년동안 아기를 갖지 못해서.. 임신이 자꾸 실패되서..

검사비, 수술비등의 돈도 돈이었지만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불어나던 그 시절은 정말로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지난 날입니다.

어느정도 포기하고 있던때에 기적같이 같게 된 아기.. 너무 이쁘게 잘 자라는 아기만 생각하면
다 해주고, 뭐든 다 될거 같았던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벌써 까먹고, 10분 놀아주기도 힘든 평범한 10분 아빠로 가고 있네요.. 크크크

오늘은 간만에 일찍 퇴근해볼까.. 무려 15분을 놀아줄수도 있을듯..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725 [일반] 브론즈부터 다이아까지! PgR21 스타2 토너먼트가 시작 됩니다. [10] kimbilly3106 10/08/30 3106 0
24723 [일반] 7개 여대 여성 ROTC 설치 신청 [54] 아카펠라6114 10/08/30 6114 0
24722 [일반] [원피스 스포 주의]잔혹한여사의 요즘 이야기. [15] 잔혹한여사5063 10/08/30 5063 0
24721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8/31(화) 프리뷰 [14] 멀면 벙커링3493 10/08/30 3493 0
24720 [일반]  GSL Open 개막식 이벤트결과 발표! [12] 항즐이3597 10/08/30 3597 0
24718 [일반] 남자의자격 배다해,선우 소프라노 솔로 [73] jipll17903 10/08/29 17903 0
24717 [일반] 몇몇 조건을 만족하는 인터넷커뮤니티를 찾고 있습니다. [35] 김연아이유6810 10/08/30 6810 0
24716 [일반] [스포라면 스포] 슈퍼스타 K2의 top11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63] 바카스9669 10/08/30 9669 1
24715 [일반] 판타지 소설을 읽다가.... [32] 잔혹한여사6141 10/08/30 6141 0
24714 [일반] 강풀, 그가 돌아왔습니다. [12] 밀로비6503 10/08/30 6503 0
24713 [일반] 엄마 아빠, 그리고 아가에게.. [7] AraTa3686 10/08/30 3686 0
24711 [일반] [자전거 여행] 서울 -> 부산 자전거 여행#2 (야외에서 첫샤워?) [5] Eva0103499 10/08/30 3499 0
24710 [일반] [그것이알고싶다]고종 비자금편 일본해표기 [35] 외대김군5804 10/08/30 5804 0
24708 [일반] [부산정모후기] 러브포보아의 부산정모 후기입니다~ [52] 러브포보아9243 10/08/30 9243 1
24707 [일반] 가창력을 버린 건 대중?회사? [74] 모리아스6662 10/08/30 6662 1
24706 [일반] 시사매거진 인천공항 민영화 [48] 몽키.D.루피5960 10/08/30 5960 0
24705 [일반] 김진우선수가 복귀를 한다네요. [39] 페르세포네5859 10/08/29 5859 0
24704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8/29(일) 리뷰 [15] 멀면 벙커링3591 10/08/29 3591 0
24703 [일반] 아직 옵티머스Q의 구입을 망설이시나요? 지르세요! [36] 모모리6609 10/08/29 6609 0
24702 [일반] 업타운의 "Birthday (feat. UV)"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3] 세우실3380 10/08/29 3380 0
24701 [일반] 아이폰 쓰시는 분~ [25] Adun_Toridas5745 10/08/29 5745 0
24700 [일반] 사직 구장 구경기 (10.08.24) [9] 요비4125 10/08/29 4125 0
24699 [일반] [약간 주의?!] 영국에서도 맛있는 치킨을 먹어봐요 - 난도스(Nandos) [43] Surrender4665 10/08/29 466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